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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넋두리예요..

싫으신 분 패쓰요망 조회수 : 834
작성일 : 2010-05-12 09:38:14
이제 마흔을 넘겼어요.
돈은 별로 못 모았고, 커가는 아이 하나랑 남편 하나 있네요.

사는게 너무너무 허무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져요.
보람이랄까.. 성취감 같은거.. 뭔가에 몰두해서 해냈을 때 느껴지는 그런 감동같은 것이 없네요.
아이는 너무 착하고 너무 이쁘고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남편은 절 사랑하지만
중요한 결정을 놓고서는 대화가 통하지 않아요.

제 의지와 상관없이 남편의 강요 반 상황 반으로 10년간 일해 온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고
소일삼아 알바를 잠깐씩 하는데 급여도 4분의 1, 보람은 없고 자괴감만 들어요.
그냥.. 집에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나와 있는게 마음이 좀 나으니까 하는 것.

처녀적엔 영화, 음악, 책, 여행, 드라이브, 전시회... 화려하진 않지만 나름 즐거운 문화백수생활을 즐겼는데
아 물론 직장도 다녔지만요..
아이가 생기고부터는 그 좋아하던 영화를 딱 한 편밖에 못봤어요.
혼자 있는 것,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멍때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생활에 치여 아무생각 없이 미친듯이 살림하고 직장생활하고 아이 키우고 그랬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10년이 지나 마흔을 넘겼어요.
이젠 어떻게 화장을 하고 어떻게 옷을 입어도 전혀 예쁘지 않은 나이.
이젠 우아하고 귀하고 여유로워 보여야 할 나이인데
여전히 삶에 치이다보니
얼굴은 어둡고 칙칙하고 표정은 쓸쓸함이 그대로 묻어나요.
거울도 보기 싫군요. 제 얼굴을 보면 제 삶이 보이거든요.

이젠.. 취미가 뭔지 모르겠어요.
제가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 말고, 제 정신과 영혼을 풍요롭게 해 주고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취미.
아무것도 좋은 것이 없어요.
쇼핑? 독서? 요리? 여행? 드라이브? 십자수? 공예? 음악? ...
뭔가에 몰입해서 세상 근심 다 잊고 단 한 시간만이라도 빠져볼 수 있는 그런것들...

좀전에는 심지어 세이클럽에도 함 들어가 봤네요.
불륜 따위엔 관심 없구요 성격상 좋아하지도 않구요.
그냥 소소한 대화가 너무 그리워서요.
생활, 먹고사는 일, 이런 것들 말고
그냥 날씨, 연예인, 옷, 여행, 이런 뭔가 제3의 대상에 대한 가볍고 경쾌한 대화가 너무 그리워서요.
어딜 가야 그런 대화상대를 만날 수 있을지 몰라서 그냥 제일 유명(?)한 세이클럽이라는 델 들어갔는데
이건 뭥미 ㅠ.ㅠ
회원가입 하자니 주민번호가 아까워서 걍 나왔어요.

아이를 생각하면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어쩜 이렇게 삶이 귀하게 느껴지질 않는지.
어쩜 이렇게 제 자신이 하잘것 없게 느껴지는지.

그냥.
넋두리였습니다...
IP : 125.250.xxx.24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__
    '10.5.12 9:42 AM (211.207.xxx.10)

    힘내세요. 우리 다 그래요.
    그래도 희망이라는게 있잖아요.
    어릴때 10살이전에 뭐가 되고싶었는지 찬찬히 생각하시고
    그걸 이루기위해 새로운 도전을 해보세요.

    전 39세에 대학원가서 전공바꿔서 지금은 49세에 한창 일합니다.
    이런 사람도 있어요. 학비도 내가 벌었구요.
    그랬더니 남편한테도 당당하고 다니던 직장 10년 그만둔것도 아깝지 않아요.
    저도 물론 타의에 의해서 관두고 흐지부지 될뻔했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답니다.

  • 2. 원글
    '10.5.12 10:04 AM (125.250.xxx.244)

    댓글 처음에 힘내세요 우리 다 그래요만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정말 우리 다 그런건가요? 저는 저만 빼고 다 너무 행복하고 다 보람있게 다 열심히 잘 사는것처럼 느껴진답니다. 저만 바보처럼 우울해 하고 괴로와하고 자책하고 자학하고 그러는줄 알아요..

    __님께서는 어떻게 그렇게 하셨는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도전해 볼만한 힘 따위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차가운 물 밑 딱 10cm 정도 되는 곳에 가라앉을 듯 뜰 듯 부유하는 느낌.
    숨을 쉬어 보자니 물 밑이라 쉴 수가 없고 아예 가라앉자니 그것도 안되는 상황...

    언니..라고 부르면서 그 무릎 앞에서 딱 한 시간만 통곡하고 싶어요.
    친구도 친정엄마도 남편도 그 누구도 절 이해 못해요.
    이해시킬 힘도 의지도 능력도 없구요.

  • 3. 흠...
    '10.5.12 11:30 AM (113.60.xxx.125)

    정말 다 그래요...저도 사소한데서 가치를 찾으려합니다...
    오늘은 우리 초등아이가 저한테 이러더군요..."엄마는 왜 그렇게 못생겼어?'
    헐~~제가 47세인데요 늦둥이아이죠...뭐 아이눈에 이쁠리가 있겠습니까...
    뭘입어도 안이쁠나이...또래엄마들은 나름 30대중반쯤되니 날씬하고 훨 곱겠죠...
    오늘아침 그말듣고 뭐라 설명하기도 글코...참 우울해서 님같은생각 잠시 저도
    해봤네요.....저는 뭐 하고싶지는 않고요...(대충 일도해봤고...취미생활도 많이해봤고..)
    요즘 낙이라면,요리와 아이 공부하는것 풀어보고하는것과 책보고...시장보고...
    뭐 이러는데요...순간적으로 우울할때는있지만,평상시에는 그런생각 안해요...
    아이말듣고 고운옷사고 외모꾸미고 이렇게는 또 못할거같은데..(화장하고 옷 곱게차려입고
    뭐 이런게 이쁘다고 생각안하구요 내추럴한게 최고라 생각하니...)
    딱 오늘 아이한테 걸리네요...ㅎㅎㅎ
    다 그러고사는게 맞어요...윗분말씀처럼요...님 인생 님이 주도하세요..

  • 4. 에효
    '10.5.12 11:41 AM (58.125.xxx.216)

    억지로라도 웃고 사세요 저 맨날 억지로 웃고 다녀요

  • 5. 하늘색꿈
    '10.5.12 12:03 PM (221.162.xxx.226)

    맞아요 대부분 다 그러고 살아요
    오늘은 저도 웬지 그냥 기운없고 기분은 자꾸 가라앉고..
    원글님 기운내세요

  • 6. ^^
    '10.5.12 12:07 PM (221.159.xxx.93)

    님글 읽다가 나도 울었네요
    저는 곧 50이지만..사는게 힘에 부쳐요
    나도 좀 챙겨주는 사람 있음 좋겟어요..오늘도 갑상선 기능 저하로 정기검진 하고 왓어요
    그힘에 겨움이 몸에 병으로 나타나네요..글쓴님 건강 챙기세요
    다 괜찮아 질거에요..사람 사는거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요?..힘내요..가까이 살면 언니 해주고 싶네요..ㅎㅎ내코도 석자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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