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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 기나긴 시댁 어버이날 행사(?!)

따뜻한오후 조회수 : 2,183
작성일 : 2010-05-11 16:20:59
결혼 석 달 된 새댁이에요.
시댁은 부산~ 저희는 서울~ 이번에 어버이날 겸 시댁 집들이 했습니다.
멀리 계시니 자주 뵐 수 없고, 잘하지는 못하지만 요리 좋아하고,
친정 식구들은 지척에 살아서 신혼집 몇 번 다녀갔는데 시부모님은 아직 못 와 보셨기에
주말에 오셔서 자식들 재롱(^^;) 보고 가시라 했지요.
어버이날 선물, 카네이션, 왕복 기차표, 오시면 주무실 이불 준비하고,
맛난 거 뭐 해 드릴까 레시피 연구해서 장도 봐 두고. 집안 대청소하고, 결혼사진 찾아두고...
나름 일주일동안 이것저것 준비 해 뒀네요.
그런데 남편 금요일 출근해서 급 전갈!  
주말에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겨 시간을 뺀다고 한 게
6시 출근-6시 퇴근 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월요일에 쉬기로 했다고...
그래도 저희는 저녁에라도 부모님과 함께 시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생각하고,
시부모님께서 남산, 63빌딩 나들이 가고 싶다 하셨기에 회사사정을 말씀드렸더니
밖에 나가면 돈 쓰는데 집에서 편하게 얼굴 보고 밥 먹으면 그걸로 좋다고...
이때까지는 뭐 부담스러운 것도 없었고 괜찮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두 분 즐겁게 계시다 가셔서 저도 기분 좋기는한데...
생각도 많아지고,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좀 힘들었네요(-_-;)  

1.
토요일 오전에 오셔서 일요일 오후에 가시기로 했는데~
금요일 저녁에 오셔서 오늘 아침에 가셨네요.
식사는 11번 하셨고요. 정말 할 줄 아는 모든 것을 해드렸어요. 중간에 장도 한 번 더 봤고요.
남편이 외식을 시도했으나 어머님께서 밖에 나가기 싫으시다며...
밖에서 돈 쓰지 말고 간단히 집에서 먹자 하셔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준비하고 치우는 거 보통 힘든 일 아니고 대충 먹는 게 아니니 돈 안 들어간 거 아니었지요.
2시간 준비하고 30분 먹고 2시간 치우고... 중간중간 과일이며 차 드시고...
정말 먹고 돌아서면 또 끼니 때 된다는 말 몸소 경험하니 벌써부터 명절이 두려워지네요.
마음에서 우러나와 즐겁게 준비하긴 했는데 말로 표현 못 할 기분 오묘함이 있네요.
시어머니께서 ‘네가 차리는 상 받고 갈거다’ 하셨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하실 줄 몰랐거든요.
시댁 보수적인 분위기 알고 있었지만...
남편이라도 같이 있으면 함께 준비할텐데 혼자 모든 걸 다 하려니 많이 힘들더라고요.
‘우리 며느리가 밥도 참 잘하고 음식이 다 맛있고 혼자서 고생이 너무 많네~’
시아버지 좋아하시고 칭찬 많이 해주셨지만 그때마다 시어머니께서는
‘이건 싱겁네. 이건 짜네. 이 정도는 해야지. 나는 결혼하기 전부터 이런 거 척척 했다 등등등’
맘에 안 들어 하시더라고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그리 말씀하시니 좀 더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사라지더라고요.


2.
남편 없이 두 분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게 TV를 보거나, 식사를 하거나,
집 주변을 산책하거나 뭐 이것저것 말씀 나누는 거 마냥 어렵지는 않았지만
늘 조심하게 되어 몸이 경직되는 것 같더라고요.
내 말이나 행동. 혹 실수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고.
시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 여자가 남자보다 똑똑할 필요 없다. 남편을 이기려고 하지 마라. 복종하는 게 결국은 이기는거다.
나는 동갑이지만 남편에게 존대하고 안에서나 밖에서나 왕 대접 해준다.
요즘 세대는 남녀평등 많이 외친다지만 여자는 대우 받기 전에 남자를 먼저 대우 해 줘야 한다.

(제가 나이가 더 많고, (대단하지는 않지만) 대학원 마쳤거든요.
저희가 서로 이름 부르는 것 지적 받기도 하고...
저희 부부 전혀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인데 시어머니께서는 신경이 좀 쓰셨나봐요.
제가 남편 무시할까봐요.
시어머니께서 남존여비 사상이 이렇게까지 강하신 줄은 몰랐네요.)

- 허리, 무릎이 너무너무 안좋아졌는데 서울에 있는 병원 다니는 게 좋을 것 같다.
나 몸 더 안 좋아지만 네가 날 잘 보살펴야하지 않겠냐.

(집에 단 하루도 계시지 않을 만큼 교회 성대가 활동, 동창회, 지역 봉사활동 열심히 하고 계세요.
건강 더 많이 안 좋아 지시기 전에 좋은 병원에서 치료 받으시는 것 좋겠지만
제가 매번 모시고 다녀야한다 말씀하셔서 웃고 말았어요.)

- 평생 부산에서 지내며 형제,친구들도 다 같이 살아왔기에
다른 곳으로 떠나 새롭게 사람 사귀는 게 두렵다고만 생각했는데
너희들 있는 곳이라면 힘들지 않을 것 같다.
나이 드니 아들 밖에 없다... 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든든하고 핏줄이 최고다.

(누나 2명 있고 아직 미혼인데.
남편도 대한민국 남자들 다 그렇듯 언젠가는 부모님 모시고 살 생각을 해왔지만...
얼마전에 저희가 부모님 노후에 대한 얘기를 나눈적이 있어요.
결론은 서로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였고요. 모시는 것 보다는 가까이 사는 것이 옳다. 였어요.
저희 친정 얘기를 좀 하자면...
사돈어른 그러니까 올케가 친정어머니께서 오래 암투병 중이신데
그 때문에 제 남동생이 결혼을 엄청 일찍 해서 장모님 모시고 살고 있어요.
그래서 올케가 시부모님 모시고 살 거다 늘 얘기해도
저희 친정부모님께서는 늘 두분께서 지내시겠다 하시거든요.
저희 집 사정을 저희 시부모님께서도 알고 계신데 시아버지께서는 좋게좋게 말씀하시는 반면
시어머니께서는 그러면 안된다고~
올케가 막내지만 언니들이 결혼해서 외국&지방으로 가고 제 남동생이 원해서 그렇다고
몇 번을 말씀드려도 그러면 안된다고 이번에도 또 그러시네요.)

- 시댁 아버님,어머님,형님들 생일, 아버님의 친-외가 분들의 생신과 제사,
어머님의 친-외가 분들의 생신과 제사 등등등...
가계도 설명과 함께 제가 챙겨야 하는거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지금 전화 한 통씩 돌려야 한다고 해서 얼떨결에 시어머님 앞에서 2시간 동안 여기저기 전화했네요.
결혼식 때 안 오신 분들이 더 많았고요...
저희 부부가 직접 가서 결혼 전에 인사 드렸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연락드리고 조만간 찾아뵈어야 한다고요.
예를 들어... 시할머니 친정의 사촌올케언니 아들이 지금 암투병 중인데
제가 찾아 뵙고 안부인사 자주 드려야한다고요. 시어머님과 가깝게 지내시는 분이실지도 모르겠지만...
몇 촌 관계인지도 모르겠는 분...

(남편에게 얘기하니 ‘지금껏 살면서 만나거나 연락해 본 적 없는 얼굴도 모르는 친척이라고...
우리 엄마 왜 그러시지? 내가 다시 얘기 해볼게’ 하며 좀 놀라더라고요.
서로의 부모님, 할머니, 형제만 챙겨도 바쁜 인생이라고...
우리가 꾸리는 가족이 일 순위이고, 서로의 원가족은 그 다음 순위이지만
우리의 뿌리이니 최대한 기본은 다하자 했고요.
‘어머님 제 생일은 제 핸드폰 뒷자리 O월 O일 이에요~’ 몇 번을 말씀 드렸는데 못 들은 척 하셔서,
'어머님 적어 드릴까요?’ 까지 했는데, 나중에 적어 달라 하시더라고요.)

3.
신혼 살림 하나하나 뜯어보시며
이거 이쁘다, 이거 좋다, 이거 어디서 샀냐, 이거 얼마냐, 나도 이거 필요했는데,
이거 내가 쓰면 딱 좋겠네, 이거 가져가도 되나, 아~ 이런것도 있구나 등등등
좀 심하시다 생각 될 만큼 살림살이 욕심을 내시더라고요.
인터넷으로 산 몇가지를 알려드렸는데 밤에 인터넷 하고 있는 아들에게
제가 알려드린 사이트 보고싶다 하셔서 옥*에서 검색해 보여드렸더니
똑같은 걸로 지금 주문하면 되겠다 하시며 아들 얼굴을 계속 쳐다보시더라고요.
그 후 전화가 와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영문도 모르던 남편이 이것저것 50만원 결제 해 드렸네요.

(솔직히... 좀 너무하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정과 시댁 비교하면 안되는데...
하나라도 더 퍼줄 생각하시는 친정부모님과는 다르시더군요.
저희 결혼할 때 양가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허례허식 다 생략하고 알뜰살뜰 준비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5천만원이나 대출 받아 전셋집 얻고...
돈 천원도 두 번 생각하고 쓰고~ 돈 귀한 줄 알며 살고 있거든요...
힘들어서 아이 낳는거 미루고 돈 모으려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제 생각에는 지금 꼭 급히 사지 않으셔도 되는 물품들이거든요.
게다가 제게 돈 쓰지마라 매일 노래를 하시는 분이라서
‘저희 돈 아끼며 지내니 그리 걱정하시면 저희가 더 걱정된다’고까지 말씀드리는데 말이죠...
뭔가 앞 뒤 말이 맞지 않은 것 같아요.)



여튼... 4박5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전 뻗어있습니다.
버스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에 오는 길에 친정엄마 만나 마음 풀고 왔는데도 기분 오묘합니다.
맛있게 식사 차려드리고 잘 해드렸냐고. 알콩달콩 잘 사는 모습 보여드렸냐고 말씀하시는 엄마...
저도 좋았다고... 잘 가셨다고... 웃고 왔네요.
시아버님께서는 부산 분이시지만 저와 함께 노사모 회원이시고~ 작은 일에도 늘 칭찬해주시고~
‘결혼 할 때 아빠가 조금이라도 보태줬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내가 바라는 건 너희 둘이 힘 합쳐서 잘 사는 것 밖에 없다.’ 이번에 이런 말씀도 하셨고요...
그래서 이번에 함께 시간 보내며 시아버님을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시어머님... 지금껏 기회가 없기도 했겠지만...
이런 모습 처음이라 솔직히 좀 실망스럽긴 합니다.
저랑 단 둘이 있을 때만 제가 부담스러워 할 만한 말씀들 하셨고 좀 지나치셨으니까요.
제가 그동안 시어머님을 알게 모르게 안 좋게 생각했던 게 쌓여있었나봐요.
시아버님과 많이 비교되어 더 그렇겠지만
이번에 여러 가지로 마음을 굳히게 되는 것 같아서 속상합니다.

그래도 저 수고 많이 한 거 맞죠?
부모님께 해 드리는 거 생색내는 거 아니다 해도 저 최선을 다 했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남편이 퇴근 후 외식하고... 청소, 빨래, 주방정리 다 하겠다고...
푹 쉬고 있으라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좀 녹았지만...
시어머님의 여러 가지 말씀 중 서울 병원 다니고 싶어 하시고, 합가 원하시고,
필요한 거 다 사주길 바라시는 것 등에 대해서 얘기를 좀 나눠야겠어요.
아~ 남편 오해하거나 서운하지 않게 잘 얘기해야 할텐데 벌써부터 졸리네요 zzz...

IP : 210.2.xxx.15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5.11 4:26 PM (121.184.xxx.186)

    고생많이 하셨네요...
    새댁인것 같은데.....

    처음부터 너무 잘하시면 안되요. 내년 어버이날은 또 어쩌시려고.....

    얼른 푹 쉬세요...

  • 2. 에휴~~
    '10.5.11 4:27 PM (143.248.xxx.67)

    결혼하고 나니 어버이날은 점점 시부모날이 됩디다.
    그냥 하나의 명절챙기는것 처럼 방문해야 되고, 선물이나 꽃이나 드려야 되고..

    ㅠ.ㅠ

  • 3.
    '10.5.11 4:29 PM (218.38.xxx.130)

    님 혼자 있을 때 오시도록 하지 마세요. 직업이 없으신지요?
    며느리 직장 있는 게 아주 유용한 방패가 될 때가 많은데..
    거짓말로라도-_-;; 학원 강의를 일주일에 두번이라도 나간다든가. 뭐 시도하면 어떨지.
    지방 사는 시모라도 시시때때로 올라와서 더 징그럽게 구는 경우 많이 봤어요.
    크리스마스에도 올라오고 싶어할 것 같은데요?

    분위기 보니 시모가 님을 질투하네요.
    아들을 데려간 걸 질투하고 서울 살면서 이쁜 살림 사는 걸 질투하고 ㅎㅎ

    시아버님은 좋은 분 같은데 시모가 좀 피곤하겠어요.
    너무 네, 네, 하고 웃어주지 마세요.
    얼굴 굳힐 줄도 아시고,, 미소 지우고 냉랭해지는 법도 배우세요.
    지나치게 할 필욘 없지만 내 바운더리를 지키려는 노력을 익히세요.

    남편은 일견 독립적인 사람인 것 같지만 어버이날이라고 4박 5일 충성하는 것에 동의한 자체가 좀..의아하네요..
    뭐 시골 사는 부모님 한번 올라와서 오래 있으려 할 수도 있지만.

    현명하게..돌려 말하고..시모가 귀찮게 해도 적당히 자를 줄 아는 냉정함을 익히시길..

  • 4. 아 로긘했어요
    '10.5.11 4:33 PM (118.216.xxx.94)

    짜증나요, 말만들어도.
    무슨 벼르고 별렀던 양반마냥 며느리 들인지 3개월 됐는데 그리 달려드신대요.
    무서워요 님시어머니...
    무조건 거리를 두세요.

  • 5. ..
    '10.5.11 4:40 PM (175.118.xxx.133)

    헉헉.. 몇가지 읽는데도 벌써 숨이 막혀오네요.
    어떻게 사신대요.?

  • 6.
    '10.5.11 4:41 PM (211.42.xxx.225)

    너무 잘하려고 하시면 몸이 고달퍼집니다.
    효도는 남편한테 넘기시고 님은 친정에 효도를...

  • 7. 토닥토닥
    '10.5.11 4:42 PM (115.145.xxx.80)

    아유.. 읽는 제가 다 어지럽네요...
    시 모드 발동인가요~~

  • 8. ..
    '10.5.11 4:42 PM (116.39.xxx.132)

    제가 다 숨이 턱 막힙니다....평생 한 번으로 족합니다.
    다음번엔 이런 상황 만들지 마세요..암튼 수고 많으셨으니 푹 쉬셔야 할텐데...

  • 9.
    '10.5.11 4:49 PM (59.10.xxx.48)

    시어머니는 교회는 다니면서 왠 제사도 챙기라고 한대요??
    사이비신자네요 며느님에게 하시는 거보니 완전 공자의 수제자시구먼...

  • 10. 그냥
    '10.5.11 5:17 PM (59.23.xxx.195)

    새며느리를 본 시어머니의 노파심이라 생각하시면 안되나요?
    무조건 피곤하고 무조건 시어머니의 말씀은 비위 거슬린다 여기시는 건 아닌가요?
    결혼후 처음으로 시어른께 그 정도의 헌신은 가능핟 생각해요.친정어머니도
    또 다른 시어머니시고 우리들도 곧 시어머니가 된답니다.

  • 11. .
    '10.5.11 5:21 PM (59.10.xxx.77)

    이제 막 시작한 신혼부부에게 50만원어치 선물 받아가신거네요. 그정도의 헌신이 정말 쉬운거라 생각하세요? 이게 어떻게 무조건 피곤하고 무조건 비위 거슬리는건가요.
    노파심 정도가 아니라 질툰데요.

  • 12. 아니예요
    '10.5.11 5:22 PM (78.48.xxx.32)

    이건 어버이날이 문제가 아니고 노파심도 아니예요.
    저 시어머님 많이 심하신 것 아닌가요?
    윗님은 글 잘못 읽으셨어요?
    원글님은 어버이날 이번 행사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준비하셨어요. 헌신이라고 생각도 안하시고, 다만 그 사이사이 시어머님의 행동과 말씀들에 좀 겁을 먹은거죠. (걱정이 된거죠)
    제가 봐도 그냥 보통 시어머님은 아닌 것 같은데..
    가끔보면 시월드 이야기에 무조건 며느리, 올케 편 드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너무 원론적인 말로 억지부리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글 읽고 객관적으로 좀 판단했음 좋겠어요
    어쨋든 남편분과 잘 이야기해서 서로 마음 상하지 않고 지혜롭게 해결해나가길 바래요

  • 13. ㅎㅎ
    '10.5.11 7:28 PM (59.22.xxx.60)

    누구나 원글님 같은 시절이 있었지요. 그러다 그러다 지쳐서 효도는 셀프라는 이상한 구호까지
    외치게 되는 ㅠㅠ.

    전 남편한테 너무 많이 이야기하지 마시라고 하고 싶네요.
    결혼생활 이십여년 가까이 되면서 느낀 건 남편은 남의 편이라서 남편이라고 하는구나.
    부부간의 사랑? 그것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 역시 핏줄이 최고???

    처음에는 괜찮을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자기 엄마가 불합리한 사람이고
    내 아내가 힘든 것 다 알아도 그것 좀 참으면 되지 그렇게 꼭 따박따박 따져야 하나?
    조금 참으면 되지 그것도 양보못하나 등등 ㅠㅠ. 더 이상 열거하기는 그렇고요.
    많이 언급하지 마시고 너무 무리해서 나서서하지 마시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만 보세요. 하란다고 째깍 움직이지도 마시고요. 남편이 보지도 못한 친척에게
    인사하는 것 말씀하시면 **(남편)랑 의논해볼께요. 하시고 굳이 의논하지도 마시고
    나중에 들먹이시면 깜빡했다하시고. 저희 시어머니도 그러시더군요. 아들은 싹 자르지만
    며느리는 못그러는 것 아시니까 부엌에 들어오셔서 저를 조으셨지요.
    나중에 부당하다고 불평해봤자 남편 입장에서는 쟤는 자기가 해야된다고 해놓고 왜 이래?
    시어머니는 모른 척. 저도 참 안됩니다만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기, 남편에게 떠밀기.

    정 해야 할 일이면 남편도 자기가 아내한테 강요해야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는 것,
    님이 나서서 해봤자 지좋아서 해놓고 왜 난리야 내지는 그냥 좋게좋게 좀 하면 안되나?
    이런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죠.

    남편? 남의 편입니다. 원글님 남편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가끔씩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시댁건으로 시비가 붙으면 가슴에 찬바람이 휙 붑니다. 님 남편은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시어머니 비판?비난? 너무 많이 하지 마세요. 이러나 저러나 자기한테는 엄마니까요.
    그냥 가능하면 아무말도 않으면서 상황을 피하시거나 조용히 남편에게 미루세요.
    단 한가지는 못박아야겠죠. 무엇을 어떻게 하고싶든 나하고 합의한 후에 서로 동의한 후에
    진행하기로 한다는 것.

    솔직히 말씀드려 원글님 시어머니 무지 만만치 않은 스타일이십니다.
    저희 시어머니 만만치 않으심에도 질투심 무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첫 생일은
    말하지 않아도 챙겨주셨거든요. 그런데 4박5일을 대접받으시며 본인은 요구사항
    그렇게 장황하게 나열하시며 선물도 챙겨받으시며 며느리 생일 듣고도 모른척하시다니요.
    솔직히 앞날이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말로 많이 하지 마시고 많이 생각하시고 또 생각하신 후에 행동하시길.
    잘한다고 고맙다할 분은 아니신것 같네요. 그런데 시아버님은 또 알아주시는 분이니
    곤란하시겠어요. 알아주시는 분을 위해서는 잘해드려야 하는데 ㅠㅠ.

    제 딸이 결혼해서 사는 시절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운 것을 아는 날이 될까요.

  • 14. 휴우
    '10.5.11 9:30 PM (110.9.xxx.49)

    시어머님 행동.. 정말 질투라고 밖에 보이질 않네요. 어른스러움도 하나 없으시고, 질투심에 불탄 나머지 며느리가 많이 배운 것도, 며느리가 밥도 안차리고 밖에서 편하게 밥 먹는 것도 다 보기 싫다. 이거네요 뭐. 신접 살림을 가져가도 되냐고 물으시다니.. 참... 앞날이 참 깝깝합니다.
    이럴 때는 무조건 예예 하지 마시고 똑 부러지게 의견 말씀하세요.
    처음엔 불편하고 어색해지고 오해가 쌓이겠지만, 며느리인 나도 내 생각이 있다는 걸 강력하게 알리셔야 뒷날이 편합니다. 다행히 아버님이 트이신 분 같으니 아버님 앞에서는 아버님 저 오늘은 좀 힘든데 나가서 먹어요~~ 하고 애교도 부리시고 하시구요.(이런 아버님들이 보통 며느리 애교에 약하시더라구요.)
    참.. 안하고 싶어도 여우가 되어야하는 며느리를 만드시네요.

  • 15. 기싸움
    '10.5.11 11:43 PM (115.139.xxx.47)

    나의 신혼초를 보는것 같아 순간 잊으려,잊은척 지냈던 필름들이
    스치며 심장 박동이 다시 뛰네요.

    원글님,하나만 꼭 당부하고 싶어요.

    지내면서 어머님하고 한번은 터놓고 이야기를 하거나
    서로 감정표현 할수밖에 없는날이 올겁니다.

    여러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요령(?)이란것이 생기게 마련인데요
    시댁은 잘해도 욕먹고 잘 안해도 욕먹는다는것을 명심하고
    다가오는 추석부터라도 최선을 다하는것에서 적당히로 낮추세요.

    저처럼 위염약,편두통약 안드실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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