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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기 삼분전..

오늘은 익명 조회수 : 1,472
작성일 : 2010-05-11 01:04:55
삼년 사이에 시아버지 세번 입원, 시어머니 입원, 시누 세번 입원.......
그 사이에 시어머니 열흘간 해외여행..
병원에 밥 싸서 다녔고, 시댁에 청소하러 다녔고, 시아버지 식사 준비하러 다녔다.
지금도 시댁에 50만원 생활비를 드리지만,(남편이 준다..남편은 내게 말을 했다..나는 기분 좋게 드리라고 했다...하지만, 시어머니, 몇년이 지난 지금도 내가 모르는 줄 아신다. 친척들 모임에 자식들이 생활비 준다는 얘기를 들어도, 우리가 드린다는 얘기는 절대로 안하신다..나는 알고 있는데..)
(그런 공은 없더라)

시누가 암 진단을 받았다. 물론, 불쌍하고 안쓰럽고, 속이 너무 상하고, 믿기지 않지만, 화가 난다.
무슨 팔자가 G랄같아서, 알콜 중독 아버지에, 결혼전 남자에게 돈 뜯겨서 파산 직전까지 가고,
결혼 몇개월 만에, 이혼..여러 남자에게 버림 받고..
우리에겐 돈 만원도 안쓰는데, 남자들 만나서는 메이커 옷 사주고, 돈 쓰고...
그런 시누가 암 진단을 받았다.
나도 가슴이 아프다. 시누를 생각하면 아프고, 시어머니를 생각하면 아프고...
내 남편을 생각하면, 더 마음이 아프다.

아직까지 폭력에, 폭언에, 알콜 중독인 시아버지..시어머니가 감당하기 힘들어 병원에 입원을 시키셨다.
병원에 입원 후에도, 의사 말을 듣지도 않고, 말썽을 부려서,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은근히 퇴원을 권했단다.
병원에 갔더니, 치매 진단을 받았다. 알콜성 치매..
그 병원비는 어찌 감당하나..
몇년 전에도 알콜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했을때, 우리가 병원비에 간식비에, 시어머니 생활비까지 감당했다.
(그래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고, 아무 말없이 당연히 그랬다...고맙다는 말한마디 못 들었다...시누는, 어쩌다 병원비 본인 카드로 긁으면, 내게 명세서 내밀었다. 나는 시누 계좌로 입금했다.)

지금, 남편과 나는 너무나 바쁘다. 정말 눈이 시리도록 잠도 서너시간 자면서 바쁘게 생활한다.
바빠서 아이들 챙기지도 못하고, 반찬도 못하는 줄 아시면서, 밑반찬 한번 해주시질 않으셨다. 반찬 해줄테니 재료 사서 보내라고 하셔서,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했다. 주윗분들이 도와주셔서 여기저기 얻어서 잘 먹고있다(남편은 시어머니 음식이나, 내 음식이 아니면 절대 안먹는 사람인데, 아쉬워서인지, 아무말 없이 먹는다)

정말 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남편..세사람 몫을 하고 다닌다.(시어머니 호출시에 잠깐이라도 늦으면, 나와 남편에게 짜증을 내신다)
네시간 자면 많이 자는데..운전하면서 졸려서 사고날뻔 했다는 말을 들을 때, 정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나도 바빠서 병원에 갈 형편이 못된다.

시아버지 입원했지만, 한번도 못가봤다.
사실, 가보고 싶지도 않다(나쁜 며느리다)
그 동안 할 만큼 했다.
내 앞에서 지갑 열었다 닫았다 하시는 시아버지..내가 용돈을 안드린 것도 아니다.
시어머니 모르게 용돈도 자주 드렸다.
가 봐야 마음이 놓일텐데...그래도 가기 싫다. 오히려 바쁜 이 생활이 더 나은것 같다.
딸이 어디가 아픈지도 모른다..아니, 궁금하지도 않을테지만..
당신 입에 맛있는거 들어가면 좋으니까. 괴롭힐 사람이 있으면 좋으니까..
젊어서도 집안 일에는 관심도 없었으니까..
나 새댁일 적에, 동네 분들이 내 뒤에서 수근거렸다. '그집 며느리야..ㅋㅋ'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창피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술 드시고, 계속 전화해서(임신중에 스트레스로 유산기가 보인다고함)..남편이 전화 받지 말라고 해서 안 받았더니, 죽여버린다고 음성 남기시고...우리 차 타이어를 칼로 다 찌르기도 하셨다.

어제 처음으로 남편이 그랬다.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아버지만 죽으면 가족이 다 편안할것이라고.
(나쁜 자식들이라고 욕해도..이해가 된다..시누의 이혼...결혼 생활에 시아버지로 인한 트라우마가 컸다.)

내가 한가하다면, 양쪽 병원을 들락거려야 하니까...
죽을만큼 경제력이 바닥은 아니니까..아직은 젊으니까...
그래도 힘들어서 눈물이 난다.

그래도 살아가는 이유는, 믿음직한 남편이 있다.

그리고, 아직은 돌아버리기엔... 삼분이라는 시간이 남았기에 행복하다.
항상 삼분을 생각하면서, 시간을 아껴서 산다..
IP : 221.144.xxx.11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휴우~
    '10.5.11 1:26 AM (125.187.xxx.8)

    정말 ㅠㅠ 어떡해요..
    우선 푹 자고 많이 먹고 내일일은 또 내일 생각해요.
    수리수리 마수리 힘내라 힘!!!

  • 2. 힘내세요
    '10.5.11 1:35 AM (58.226.xxx.46)

    무엇보다 사랑하는 남편이 있잖아요
    남편이 없는데 그러고 사는 사람도 있답니다...
    아버님은 노인요양등급 받으시면 조금 도움이 될 듯도 한데....
    조금만 더 힘내세요...화이팅이요^^

  • 3.
    '10.5.11 1:52 AM (211.201.xxx.195)

    저같으면 절대로 원글님처럼 못 할 거예요.
    힘내세요!!!

  • 4. 힘내요~~
    '10.5.11 1:59 AM (112.152.xxx.19)

    제 주변에도 아버지만 돌아가시면 집이 좀 나을것 같다는 분이 계셔요..
    그간.. 넘 스트레스 받으셨겠네요~..
    부부사이가 좋다면.. 서로 의지가 된다면
    좋은 날 올꺼예요~..

  • 5. 삐뚤어질테다
    '10.5.11 2:12 AM (211.49.xxx.221)

    저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생활이시네요.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시고 스스로를 좀 놓아주세요.
    그러다 진짜 돌겠어요. 착한 며느리 역할 포기하세요.
    차라리 나쁜 며느리가 되세요

  • 6. 님...
    '10.5.11 8:31 AM (122.101.xxx.90)

    힘 내 세 요~!!!!!

  • 7. 알콜중독자
    '10.5.11 10:34 AM (122.36.xxx.11)

    가족 정말 힘들어요. 이러저러한 심, 신의 병을 다 달고 살고요.
    시부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알콜 중독자는 마약 중독자와 같아요
    다른 세상에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살고 있어요
    굉장히 이기적이고 사이코 패쓰적 성향이 있기도 해서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감정 따윈 아예 생각하지 못하지요
    원글님 혼자서 사람 노릇하느라 애쓰지 마세요
    알콜중독자는.... 좀 다른 사람이니까...
    미워도 말고 원망도 말고 그렇다고 잘하려고 하지도 말고...
    그냥 당신 인생일 뿐이야.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없으니.
    냉정하게 생각하세요. 돈도 많이 들이지 마세요
    형편되는 대로... 알콜중독자들끼리 사는 공동체도 많아요
    비용은 많이 들지 않아요. 기도원같은 수용시설 아니고...
    알콜중독자 카페 같은 곳에 잘 살펴보세요
    그들 나름대로 치유하는 움직임들 있어요
    가족이 짐을 다 지려고 생각하지 말고
    시부 인생은 시부 인생 하고... 냉정하게.
    알콜중독자 가족..도 치료가 필요한 거 아시지요?
    다 감당하려고 하고, 자기도 모르게 의존되어 있고, 알콜환자 앞에서
    한없이 무능해져서 그냥 당하기만 할뿐 어찌 할 줄 모르게 되고....
    님 남편과 님 역시 그런 단계에 있을 겁니다.
    알아넌 모임이나 A.A 모임 같은 걸 다녀 보세요
    익명이고 무료이고 각 지역마다 다 있어요.
    검색해서 찾아보세요. 길이 있어요

  • 8. ....
    '10.5.11 10:58 AM (114.204.xxx.130)

    토닥~토닥~ .........

  • 9. 힘내세요^^
    '10.5.11 1:45 PM (222.106.xxx.110)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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