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효녀도 아니고 막돼먹은 딸도 아닌 딱 중간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저라는 딸...
집에서 5분 거리인 친정은
자주 통화하고 1-2주에 한 번은 얼굴 봅니다...외손주 보고프셔서...
그저께 친정과 통화하기를,,,
언니네 가족은 여행가서 일요일(오늘) 온다고 했다 하고
따로 사는 미혼인 언니가 어버이날 온다고 했다네요. 남동생과는 같이 사시고요...
'내일 시댁에 가는데 가보고 어떻게 될지 전화드릴께요.'했습니다.
친정서도 어버이날 같이 저녁먹자.하신 것도 아니고 그래 그럼~하셨고요...
그리고 어제
어버이날이기에
몇 달만에 시댁에 갔네요.
시부모님은 아니고 시숙부님이신데
시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결혼 전까지 이것저것 남편을 잘 챙겨주신 시숙부,숙모님이시고 저희 결혼식 혼주이셔서
거의 시댁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암튼 몇 달만에 찾아뵈었더니
원래는 점심 먹고 나오려고 했는데
사촌시동생이 주말근무 나갔는데 아이 어린이날 선물을 사갖고 오는 길이라 하니
기다리느라 바로 나오기가 힘들었고,,,
아이가 삼촌과 놀다가 늦게 3시쯤에나 낮잠을 자 5시가 넘어 일어났고...
친정에서 같이 저녁이라도 먹으려면 바로 출발해야 할 것 같아서 친정으로 전화를 하니
늦었는데 그냥 내일 와~ 우리 지금 저녁 먹으려고 준비중이니 와도 늦을거야...하시길래
맘 편히 시댁에서 저녁까지 먹었습니다.
그런데
9시가 다 되어서 엄마가 전화하셔서는
'니 언니가 어버이날인데 안온다고 나더러 뭐라 한다~ 집에 올 때 잠깐 들르기라도 해라'하시네요.
그래서 속으론 (아깐 또 내일 오라더니 뭥미...하면서)
'작은어머니가 저녁 차려주셔서 먹었는데 내가 설거지는 하고 가야지, 그러려면 좀 늦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으면 잠깐이라도 들를께~'했습니다.
시댁에서 출발하면서 내비게이션을 보니 10시 반이 넘어야 도착이길래
전화 드리고 그 쯤 도착할 건데 지금이라도 갈까요?했더니
그 때부터
'니 맘대로 해라~'하고 약간 삐지신 듯한 목소리입니다. 모르는 척, 갈께요~했는데
도로가 막혀 11시나 되야 도착할까 말까 내비 시간이 점점 늘어나길래,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전화를 드렸어요.
'차가 많이 막혀서 11시는 되어야 도착할 것 같아서 아무래도 내일 가야 될 것...'까지 말하는데
짜증섞인 소리로 '그래 그럼 그냥 늬 집에 가'
하시네요...
친부모도 아니신 시숙모님께선 정성스런 저녁 만들어 먹여주시고
집에 올 땐 김치랑 이것저것 반찬까지 챙겨주시고
어린이날이라고 친손주와 똑같이 제 아이 옷도 선물로 주시고
결혼도 안한 사촌시동생은 장난감에 조카들과 재미나게 놀아도 주고...
나를 낳아준 친부모는 그렇게 자주 보면서도 어버이날 안찾아왔다고 시댁에 가있는 자식한테 삐진 티를 팍팍 내시고
(그렇게 만날 때마다 꼬박꼬박 식사대접해드려도 밥 한 번 사시는 일이 없고,
명절, 생신마다 용돈 챙겨드려도 어린이날이든 뭐든 아이 두 돌이 넘도록 만원짜리 장난감 하나 받은 적 없이 출산 때 배냇저고리 하나가 다네요.----말하고 보니 제 자신이 참 치사하고 초라하네요...)
집에서 차로 20분인 병원에도
꼭 가야 하는 거 아니지? 하면서 출산 때도 다른 친척들마냥 애 낳고 나서 병원 오시고,,,
(이렇게 적다보니 저도 맺힌 게 많나보네요...ㅋ)
솔직히 저도 어릴 때 어린이날이니 생일이니 해도 선물은 물론이고 친구 초대도 한 번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컸으니 어버이날이 되어도 카네이션이니 뭐니 챙겨야 한다는 굳건한 의지가 안생기는 걸 어쩌라구요.
자식이라고 큰 사고 친 거 없이 표준전과 하나도 안사줘도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알아서 취직하고
알아서 벌어 결혼하고...
내 부모는 참,,,,본인들이 준 것에 비해 바라는 것이 많다...는 되바라진 생각마저 듭니다.
차라리 집이 멀면 돈이나 부치고 전화 한 통 하면 될 걸...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자식인지라 한 편으론 찝찝한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여기 게시판 보면 워낙 부모님때문에 맘고생하신 분들이 많던데
그 분들에 비하면 정말 새 발의 피겠지만
그래도 적고 갑니다...
정말 명절 때마다 시댁 갔다가 친정 가면
이것저것 비교 되어서 마음이 안좋습니다...
이렇게라도 적고 풀어야
이따가 친정 가서
아이 선물은 애시당초 꿈도 못꾸고
남편보기 내심 챙피해도
아~~무 일 없는 것마냥 하하호호
식사비도 내고
용돈도 챙겨드리고...
부모님 은혜 감사합니다(?허허)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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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넋두리...
딸 조회수 : 1,088
작성일 : 2010-05-09 11:43:01
IP : 118.222.xxx.22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딸
'10.5.9 11:48 AM (118.222.xxx.229)아무래도 어제 제가 친정 안갔던 일로 미혼인 언니가 엄마를 긁었고, 엄마는 중간에서 오락가락하시다가 결국 언니한테 안좋은 소리 들은 화풀이를 저한테 하신 것 같은데,,,저런 분위기인 친정을 가려니 참 발걸음이 무겁네요...
2. 내미
'10.5.9 12:35 PM (125.134.xxx.64)속 많이 상하셨겠네요.
우리 엄마는 늘~~~ 시댁일 마치고 늦게 와도 좋고 안 와도 된다고 건강하게만 있으면 된다고 하시며 바빠서 동동거리는 절 위로합니다.
마음 푸시고 마음 넓은 님이 마음가는대로 편안하게 행동하세요.3. 맏딸
'10.5.9 1:17 PM (124.52.xxx.107)저희두 친정부모님은 괜찮으신데 같이 살고 있는 결혼 안한 여동생이 때마다
형제들의 친정오는시간, 선물등을 걸고 넘어지네요.
자기가 대접받는다고 생각하나봐요. 결혼생활 20년이 넘으니 시댁은 오히려 편한데
친정가기가 더 신경씌여 어제두 씁쓸한 하루를 보냈어요 . 원글님 맘 이해가 갑니다.4. 원글이
'10.5.10 6:36 PM (118.222.xxx.229)어제 친정 다녀와서 두 분 댓글 보고 위로를 받습니다...감사드려요~
그냥 부모든 형제든 내 맘 알아주기 바라지 않고,,,그냥 나는 나대로 내가 할 만큼의 도리만 하며 사는 게 제일 마음 편한 길인 것 같습니다.
앞서 걱정하던 것보다 막상 닥치니 수월하게 넘어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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