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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왜 불효해?
거의 일년을 연락 끊고 살다가 어버이날이 뭔지 아이들 숙제도 있고 할머니댁에 먼저 안부 인사드리는 바람에 자연히 외갓집에도 전화 시켰습니다.
전화하지마자 시끄럽게 들려오는 호들갑.. 안녕하세요. 잘지내셨어요. 건강하세요 하고 끊으랬더니, 네, 아니요 소리만 수십번을 하고 있네요. 들어보니 보고싶다 놀러와라 하면서 핸드폰을 사주겠다 하는것 같고 십여분을 전화잡고 있더니 내가 이제 안녕히 계세요 하고 끊으랬더니 그제서야 끊습니다.
그러고는 외할머니가 이제 세상이 위험해졌다면서 핸드폰을 사주겠다고 한다면서 엄마는 안된다고 할테니 아빠한테 허락받으라고 했다는군요.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 엄마는 좀 이상해. 외할머니한테 왜 불효해?" 그러더군요.
이제 아이가 커서 엄마 행동이 이상해 보이기 시작했나봅니다. 내가 이 아이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엄마가 학대받으며 성장했고 아직도 마음이 용서가 안된다는 걸 이야기 해야할까요?
아이낳고 한번 잘 지내보려 노력했습니다. 그때마다 똑같이 느끼는 처절한 배신감, 실망.
역시 우리 엄마는 나를 돈줄 이상으로는 생각안하는 구나. 내가 못 살기라도 하면 길거리에서 만나도 나와 애들을 외면 하겠구나 하는 확신이 섰습니다.
이제 내가 받은 상처 등은 그냥 제쳐 두더라고 이제 열한살된 내 딸한테는 뭐라고 설명해줘야 할까요?>
작년에는 애 한테 영어공부하러 같이 미국가자고 꼬셔대더니 어떻게든 보험들듯이 우리집과 한자락 끈이라도 연결해두려고 용을 쓰는것 같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돈도 다 없어지고 어떻게든 살던대로 잘 살아보려고 하는 강한 생존력이 대단합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더 확실해 졌습니다. 나는 엄마를 용서 못하겠습니다.
지금 엄마의 저런 행동이 한줄기 애정이 남아있는 것이라고요? 역겹네요.
밥 먹으란 소리보다 집 나가란 소리 더 많이 듣고 자랐고 몸의 변화가 오면서 여자로서 들어야 할 치욕스런 소리를 해댔었고 돈 받을때마다 퍼붓는 저주.너무 끔찍해서 딱 죽고 싶었습니다. 거지 적선도 그렇게는 안하겠지요. 조금이라도 반발하면 바로 돈 안주는 응징을 받았지요. 한번 대들었다 버스비 없어 학교 못간적도 있었지요.
연년생 남동생 고2되면서 망할년 하나 때문에 아들 장래 망친다고 아들 장래때문데 쫓아내지도 못한다고 학력고사 전날까지 온갖 욕을 다 퍼부어댔지요. 나는 엄마의 쓰레기통이었습니다. 온갖 더러운건 나한테 다 퍼부었지요. 어쩌다 이상하게 선심쓰듯 차려주는 음식들은 상하거나 잘못 만들어져 아무도 먹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손발이 동상걸려 물집이 잡히고 얼굴까지 동상으로 빨갛게 변해버려 학교 선생님이 너무 안타깝다며 적어주신 병원 이름을 주었을때는 제 책들이 마당에서 모두 불태워질뻔 했습니다.
엄마랑 얘기하면서 한번 속시원히 풀어보라고요? 아니요 나는 엄마보다 더 거짓말 잘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뭐라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변명을 해 댈거고 오히려 말꺼낸 걸 평생 후회할겁니다. 아름다운 변명이라 한 것은 지금 시인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기 때문이죠. 그 잘하는 말솜씨로 가장 상처 주는 말만 골라서 참 잘 도 후벼댔습니다.
저는 밤마다 자살하고 싶었고 밤마다 가출하고 싶었습니다. 그저 이렇게도 보잘것 없이 구는 내 인생 나까지 처박아버리면 너무 불쌍해 죽을 힘을 다해 그집에서 버텼던 거지요.
도망가듯이 대학 졸업하자마자 벗어난 친정,. 취직하고 내힘으로 결혼하고 사회생활하면서 애정결핍과 학대받은 성장과정을 극복하려 죽을힘을 다하고 그렇게 가정도 꾸리고 내 새끼들 낳아 누가 봐도 이쁘고 준수하게 잘 키우고 있고 다른 사람들 한테는 쉬워 보이지만 목숨바쳐 꾸린 내 꽃밭에서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같이 놀잡니다. 손주들한테 잘 대해주니까 그저 좋은 외할머니로 생각되나 보죠?
일찌기 친정은 나한테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저의 이런 사정을 모릅니다. 심지어 남편도 정확히는 모릅니다.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아 가슴속에서 병이 되어 버린 채 이제는 제 아이가 자라버렸네요.
그냥 지금까지 지낸것 처럼 적당히 명절되면 만나고 대면대면 살면 별 문제는 없겠지요. 그래도 안쫓겨나고 밥 먹었고 공부했으니 입닥치자 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더 병이 깊어진것 같습니다.
이 우울함을 극복하고자 내가 죽고 싶게 힘들다는걸 알까요? 그저 평생을 몸꾸미고 가꾸는것 외엔 별로 한일이 없는 사람이요?
며칠전 위기의 주부들 에피소드에서 엄마에게 학대받은 소년이 연쇄살인을 하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그 때 내 감정이 저랬다 내가 참지 않았으면 저렇게 범죄를 저질렀을것인데 나는 참았으니 이렇게 병을 가졌구나. 나의 감정들이 무엇이었는지 어떠했는지 이제 이렇게 마흔줄 되어서 겨우 확연해 질만큼 저는 우둔하더군요.
어버이날..나를 닮지 않게 키우는게 내 인생의 목표인 내 목숨인 나의 다른 이상인 내딸이 엄마는 이상한 사람이고 외할머니한테 불효한다는 말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1. ..
'10.5.8 3:30 PM (61.85.xxx.48)뭐라 위로를 드려야할지.
세상에는 분명히 자식을 파괴하는 부모도 있는것 같습니다.
자식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평생 짊어질 필요는 없지요.
지금은 용서하지 마시고.
나중에 돌아가신담에 용서하세요.
돌아가시고 몇년 지나면...좀 무덤덤해지실꺼에요.2. .....
'10.5.8 3:43 PM (123.204.xxx.224)이런 말은 좀 뭐하지만...그 망할놈의 할망구...
딸을 학대하더니...이제는 딸과 손녀사이를 이간질하고 있군요.
딸이 11살이라고요?지금은 순진해서 그렇게 말해도
나중에 좀더 크면 어렴풋이 이해를 하게 될 겁니다.
제생각에는 두가지 선택이 있다고 생각해요.
첫째는 딸과 할머니를 철저하게 격리시키는거...그리해서 딸의 머릿속에 그냥 이상적인 할머니로 남겨놓는거....
두번재는 딸과 할머니를 평범하게 접촉하게 해서 딸 스스로 할머니가 참 이상한 사람이구나...하고 느낄 수 있게만드는거...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자기부모 험담하는 사람을 싫어하기 마련이거든요...
어느걸 선택하시던 따님에게 사랑을 많이 표현하시고,딸앞에서 할머니 흉은 보지마세요.
보통 자식은 엄마가 싸이코가 아닌다음 할머니보다는 엄마에게 끌리기 마련입니다.
어릴때는 엄마가 할머니한테 심하게 하는거 같아 싫었는데...크니 엄마가 이해가 간다..그런 경우 많이보지요.
딸도 나중에 크면서...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엄마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날이 오겠죠.다만 그전에 아이에게 많은 혼란을 줄 필요는 없고요.3. .....
'10.5.8 3:46 PM (123.204.xxx.224)덧붙여서 따님의 말은 너무 신경써서 듣지 마세요.
엄마가 외할머니한테 무심한데도 그게 정상인가 보다..하는 아이보다는
그래도 정이 많은 아이니까 그런소리하는거거든요.
마음이 예쁜아이라...그런 말 하는구나...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중에 원글님께 효도할거예요.4. 부모와 자식
'10.5.8 4:02 PM (221.148.xxx.106)어버이날. 버스로 15분 거리에 있는 친정을 두고도 혼자 집에 있습니다. 이혼이란 법적 절차는 밟지 않았지만, 별거를 했던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혼자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 밑에서 따뜻함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자식을 낳은 책임으로 버릴 수는 없으니 먹고 재워주는 조건으로 어머니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야 했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모든게 용서되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학력, 직장)이 기준에 차지 않으면 주변에 자식인 나를 쉬쉬하던 어머니였습니다. 가족으로서의 따뜻함이 그리워 그런 배우자를 원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현재 배우자와는 이혼을 할 예정이고, 그런 나를 어머니는 모른척합니다. 이혼한 뒤 경제적으로 친정에 신세질까봐 '능력없으면 더러워도 붙어 살아라'하던 어머니입니다. 딸의 마음은 단 한번도 들여다보지 않은채 온갖 욕과 비난을 쏟아붓던 어머니.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가족관계를 아닌 척 살아야하는 내 자신이 정말 싫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낳기도 겁나고, 언젠가 낳는다 하더라도 이런 관계를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원글님 이야기 읽으니 눈물이 줄줄 납니다. 애써 외면하려 신경쓰지 않으려 하지만 납덩이마냥 나를 짓누르는 그 화를 이해합니다. 옆에 계시면 그냥 꼭 안아드리고 싶습니다.
5. ..
'10.5.8 4:51 PM (112.154.xxx.22)살다보니 불행한 관계도 있더군요.
연락을 아예 끊으시고 아이들에게는 할머니 외국에 가셨다고 하십시오.
원글님은 그렇게 해도 잘못하는거 아니고 원글님의 건강과 아이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는것이 좋겠습니다. 마음의 상처는 원글님이 어렸을때 꿋꿋하게 이겨내신 것처럼 스스로를 위해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마음속으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드립니다.6. ..
'10.5.8 4:57 PM (222.99.xxx.160)아이들은 그저 아이들일뿐입니다. 어른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이해할 수도 없을 뿐더러 사실이라고 해도 그 아이들에겐 잘못한 적 없는 할머니를 내가 겪은 엄마로 이해 시키기 힘들지요. 그리고 님이 겪은 고통은 님만이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누가 그 고통을 알까요?지금 심정이 복잡하고 비참하시더라도 아이들에게 말씀하지 마시고 님 자존심 지키세요.피섞인 사람과 관계가 불편하면 어디다 하소연 하기가 참 난감하잖아요.더구나 님 엄마이니..에효 상처 준 사람들은 그 사실조차 모르더이다. 그리고 아이들도 크면 자연스럽게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알게되고 이해하는 폭이 넓어집니다. 그리고 아이들 감정가지고 장난칠 수도 있는 어머니와는 연락을 되도록 하지마세요.
7. 마음의상처
'10.5.8 5:14 PM (221.150.xxx.28)어머니가 왜 그러셨을까요? 정말 안되셨네요. 계모도 아닌거 같은데....더이상 상처 받지마시고 님가정 예쁘게 꾸려가시고 행복하게 사세요. 과거 어두웠던 기억들은 모두 날려버리시고 좋은 생각만 하시고 아이들 예쁘게 사랑많이주시고요...ㅉㅉㅉㅉ 제마음이 다 않좋네요.위로드립니다
8. ....
'10.5.8 5:39 PM (115.138.xxx.21)읽으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말도 위로가 안될것 같아 조심스럽네요.ㅠ
저도 엄마한테 사랑 못받고 자랐다고 생각했어요. 어릴때부터 온갖심부름이며 집안일은 저만 시키고 2년위 오빠는 심부름 하나 안 시켰어요.
오빠는 누워서 티비볼때 전 겨울에 그 차가운 물에 손 넣어서 설거지 하고 그랬어요.
고무장갑도 낄수 없을만큼 어렸던지라 맨손으로 설거지 했고
설거지 하고 나면 손이 빨개져서 이불밑에 손 넣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엄마가 아빠랑 중매결혼했고 엄마는 하기 싫은데 외할머니 때문에 억지로 한 결혼이라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았어요. 그래서 그 분풀이를 저한테 다 하더라구요.
어렸을때 엄마한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저놈의 가시나새끼, 먹는건 잘도 쳐먹는다"
그래서 저는 욕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요. 욕하는 소리만 들으면 정신병자가 될 것같아요.
이제 커서 엄마한테 예전일 말하면서 내 마음속에 울분을 풀고 싶었는데 엄마는 옛날 얘기하면 본인은 먹고 살기 힘들었다며 그럴수 밖에 없었다고 더 당당하십니다. 그게 더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요즘도 가끔 자기 전에 어렸을때 생각이 나서 울면서 잠이 드는데 엄마는 제 울분하나 풀어주기 힘든가 봅니다. 이 상처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신과상담이라도 받으면 좀 편해지려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게 썼네요.ㅠ
힘내세요!9. 99
'10.5.8 5:40 PM (211.207.xxx.10)우리친정엄마만큼 만만치 않은 엄마 여기 또 있네요.
당하지 말고 사세요..그런 엄마는 악마입니다.
따님도 크면 다 알아요. 우리 애들은 외할머니 봐도 그냥 못본척 할 정도입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세상 나쁜 욕지거리뿐
뭐든 돈으로 해결하고 돈없으면 무시하고 말도 마세요.
극악으로 치닫더니 지금 치매와 우울증으로 난리가 났습니다.
더 심해지면 정신병원에 넣을라구요.
129 부르면 잡아간다네요...으이그
양로원 간다했다 안간다했다 맨날 쌈이고
가고싶으면 가시라 그랬죠뭐. 돈있으니 가보세요...이러고 삽니다.10. .....
'10.5.8 7:24 PM (112.72.xxx.25)연락을 안하시면 될거 같네요 철저히
11. ㅠㅠ
'10.5.9 2:05 AM (121.138.xxx.102)툭툭 털어버리세요.
님의 귀한 아이가 외할머니를 경멸하면 더 마음이 아프실겁니다.
그저... 연을 끊으시라고, 잊으시라는 말밖에 못드리겠네요.
힘내시고, 또 힘내세요! 용서하지 마시고 과거의 자신과 꼭 화해하시길.12. 내미
'10.5.9 12:27 PM (125.134.xxx.64)저 같으면 딸에게 "이러 이러해서 난 우리 엄마가 싫다. 그렇지만 넌 외할머니까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라고 말할 것 같네요.
아버지가 딴여자 데려와 한집에서 살아도 아비없는 자식 안 만들려고 꿋꿋이 살아준 우리 엄마 "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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