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사랑받고 컸는데 왜 저도 은조 성격일까요...

은조 조회수 : 1,617
작성일 : 2010-05-06 09:58:14
은조랑 효선이 둘 놓고 봤을 때 저는 은조 성격에 가까워요.
은조야 자라온 환경이 그래서 그렇다지만
저는 부모님 사랑 받으면서 평범하게 컸는데 왜 그럴까요.

남들과 안주고 안받자, 이 성격이에요.
우리 아이들 봐달라는 말 절대 안합니다.
대신 남의 아이들 돌봐주는 거 힘들고 싫습니다.

동네 엄마들과는 몇년이 돼도 딱 그 거리만큼 유지하고 지냅니다.
만약 이사를 가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요.
한 엄마는 제가 너무 매정하다고 해요.
친하다 싶으면 아닌 거 같고... 또 아니다 싶어서 자기가 저를 멀리 하려고 했지만
사람이 좋아서(^^;)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친구들과는 오랜 세월 잘 지내고 있어요. 10년 20년.
제가 사람 사귀는데 어떤 범위를 정해놓고 사귀나 봐요.
내 사람, 내 사람 아닌 사람... 이렇게요.
예전에 고등학교때 집에서 같이 살던 삼촌이 돌아가셨고
강아지도 죽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일기장에 다시는 사람한테도 동물한테도 내 마음을 모두 주지 않겠다... 이렇게 썼던 거 같애요.
다시는 내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하겠다... 하면서요.
그래서 가끔은 내가 너무 건조하게 사는구나 싶을 때도  있어요.

근데 문제는 가족들에게도 그래요.
남편한테도 대부분 무뚝뚝... 애들한테도 무뚝뚝...
저는 우리 애들이 아기였을 때도 상냥하게 말을 못했던 거 같애요.
얼굴에는 미소가득한 얼굴로 아기들을 보면서도
입에서는 그냥 그렇고 그런 말투들이 나왔던 거 같애요.
이런 저를 본 후배가
언니는 아기를 다 큰 애한테 말하듯이 말한다... 그랬어요.

그래서 이웃의 아기들을 보게 되고 뭔가 말을 건네야 하는 상황에서
(그 아기들이 절 보고 웃거나 인사를 하면 저도 인사를 해줘야되잖아요)
아이구 이뻐라... 이렇게 말할 때 어색해서 죽겠어요.

근데 10년 넘게 자상한 남편과 살다보니
남편의 말들이 진심이었구나... 남편의 자상함이 진심이었구나... 조금씩 깨달아지네요.
무뚝뚝하게 말을 내뱉은 순간,
아 아니지... 좀만 상냥하게 말해보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인제는 사랑스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어요.
안타까운 은조를 보면서요...

IP : 121.136.xxx.2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5.6 10:03 AM (61.78.xxx.51)

    '사랑'을 받았는지 '지원'을 받았는지를 잘 생각해보세요. 둘은 많이 다르거든요.
    후자는 부모님의 욕심, 전자는 아이에 대한 넘치는 사랑, 조건없이 베푸는 따뜻한 마음..

    저도 어려움 없이 컸지만 은조성격이에요.
    자상한 남편과 사신다니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 2. 은조
    '10.5.6 10:14 AM (121.136.xxx.29)

    그렇군요. 사랑과 지원이 다르겠네요.
    맞아요. 우리 부모님 많이 바쁘셔서 저희를 직접 돌보시기 힘드셨어요.
    대신 지원은 확실히 해주셨는데 저는 그걸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흑 갑자기 제가 불쌍해지네요.

    그리고 저도 우리 애들한테 사랑이 아니라 지원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해보네요.
    아이들에게 조건없이 베푸는 따뜻한 마음이 나한테 있을까?
    자신이 없네요.

  • 3. .
    '10.5.6 10:50 AM (61.78.xxx.51)

    그게, 조건없는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자연스레 주게 되더군요..
    저도 지원은 많이 받았는데 항상 조건이 붙었었어요. 그건 주는게 아니에요.. 베푸는게 아니랍니다.
    사랑이라 생각했지만,,,,, 커서 다른 시각으로 보니,, 부모님의 은근한 자기중심성이었어요.
    부모님도 당신들이 뭘 주는지 (사랑인지 욕심인지) 모르는데, 아이는 더더욱 구분할 수 없죠.
    저도 아이 시절에는 전혀 구분할 수 없었어요.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이, 단 한가지,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이, 따뜻하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거에요. ^^
    원글님은 이미 가지셨네요. 전 없는데..

    부러워요. 앞으로는 남편분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뜻하고 행복하게 사세요..

  • 4. caffreys
    '10.5.6 12:39 PM (203.237.xxx.223)

    반대로,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해서 효선 같은 성격이 된다는 것은 아니죠.
    효선이 오히려 더욱 애정 결핍으로 보이는데...

    받기만 해서, 받는 것에만 익숙해지는 애들이 태반이죠.
    은조가 위악적인 면만 없다면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가 확실한 성격이죠.

    효선이 만일 반대의 은조의 환경에서 자랐다면 은조처럼 변했을까 생각해보면
    그것은 절대로 아닐듯해요.

  • 5. ㄴㅁ
    '10.5.6 2:17 PM (115.126.xxx.87)

    어렸을 때 겪은 삼촌이나 강아지의 죽음도 영향을 미쳤을 거예요..
    눈물도 치유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는데...넘 울지 않고 살아오신 것 아닌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2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5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1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0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4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2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8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0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78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5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0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1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0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8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2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