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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여자

힘내 조회수 : 1,155
작성일 : 2010-04-28 00:37:18
스물 넷 졸업반 여자
수업을 마치자마자 도서관에 가서 하루종일 취업공고를 들여다보고, 지원서류를 써요
학교도서관은 언젠가부터 중간,기말고사할 것 없이 학생들로 빽빽하게 채워있구요...
그래도 저희땐 최소한 신입생때는 마음껏 자유롭게 놀았는데 10학번들이 매일같이 토익이나 자격증공부를 위해 도서관에 오는 모습을 보면 제 주제도 모르고 좀 안타깝기도 하죠.

그러다가 어느날은 문자로 서류합격통보를 받기도, 대부분의 날엔 불합격 통보를 받습니다.
서류통과는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그 다음으로 인적성검사, 1,2차에 걸친 면접이 있으니까요.
학교,학점,토익,인턴,연수,자격증,봉사활동... 참 갖춰야할 것도 많지요. 모두들 그게 면죄부라도 되는양 절실히 매달립니다. 저 역시도 취업전선에 뛰어든 이상 크게 다른 것은 없겠죠.

얼마 전에는 대기업 최종면접에서 떨어졌어요. 지난 4년 동안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 인생을 폭넓게 보는 법을 배운 것을 후회한 적이 없는데, 좀 더 실용적인 학문을 했어야하나 처음으로 후회가 되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해도, 석사선배들을 보면 위태로운 건 매한가지라 취업을 결심했는데 정말 쉽지 않네요.
서류붙기도 쉽지 않은데, 기어코 최종면접까지 이끌어갔건만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한 제 자신을 한없이 미워합니다. 주변에서는 그래도 면접까지 간게 어디냐고 위로합니다.

이제 공채시즌도 끝나는데, 중소기업이라도 알아봐야하나..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교환학생도 하고, 영어와 중국어도 곧 잘하고, 인턴도 했는데.... 아니 그 무엇보다 딸래미 4년동안 대학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 생각하면 대기업에 떡하니 붙어야하는데... 엄마에겐 불합격 얘기도 하지 못했고, 요새는 엄마전화도 피하게 됩니다.
뭐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그에 맞게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같은 처지의 친구들을 만나면, 21살에 대학 그만 두고 치과의사랑 결혼해서 지금은 애가 둘 고교동창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임원아버지 덕에 쉽게 취업한 대학동기를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전업주부인 엄마를 부러워하기도 하지요.

88만원세대는 정말 우리 이야기인가봅니다. 아마 저희세대들은 자식 낳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처럼 이렇게 힘들게 세상 사는 것 원치 않으니까요. 그러게 투표 좀 잘하지라고 말씀은 말아주세요. 저는 2008 총선때 투표하러 먼 길 고향에도 다녀왔고, 촛불도 들었습니다. 취업전선에 뛰어들다보니 사회현안에 무심한 대학생친구들이 이해가 갑니다. 그냥 신문은 안읽어도 경제신문은 탐독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원래는 그저 신세한탄을 하려했는데, 사족이 길었습니다.
저는 그럼 또 다시 구직활동을 하러 갑니다.
IP : 121.169.xxx.23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4.28 12:43 AM (125.179.xxx.133)

    화이팅!!!!이말밖엔...무슨말로 힘을 내게할수있을런지 몰라요.....^^
    24살.....저에겐 너무 부러운나이.....
    힘내세요....30살넘어서 다시 시작하는 저와함께....힘내봐요!!!!

  • 2. dpgy
    '10.4.28 12:50 AM (121.151.xxx.154)

    저는 이제 신입생인 아이를 둔 엄마이네요
    중고시절때 다 버리고 대학을 갔는데 대학가서도 취직땜에 힘들어하는 아이들

    오늘 신문에
    20대들 투표무관심
    정치권 대책무관심이라는 글을 보고는 참 아이러니하더군요
    우리현실은 대학생을 그저 학생으로만 보고잇는듯합니다

    저도 생각해보면 그나이가 그리 좋지는않았습니다
    지금이나이가 더 평온하고 행복하니까요
    그러나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보면 더 좋은날이 온다는것만 기억해주세요

  • 3. 실용
    '10.4.28 12:52 AM (58.120.xxx.243)

    저도 후회가 되네요.실용적인거 좋아요.전문직 아니면..어휴

  • 4. ..
    '10.4.28 8:23 AM (59.13.xxx.86)

    얍!얍!얍! 기를 넣어 드렸어요.

    빠른시일 안에 원하시는 곳에 꼭 합격하실거예요.

    시국이 어수선해도 성실하게 노력하면 좋은 결실이 있더군요.

    실망하지 날고 조금만 더 힘 내세요.

  • 5. 조금만
    '10.4.28 8:39 AM (115.128.xxx.5)

    기다리세요
    웃으면서 추억으로 회상할날이 올겁니다
    홧팅~~~건전한 처자^^

  • 6. 공감
    '10.4.28 9:46 AM (220.79.xxx.31)

    전 대학을 졸업한지 5년이 넘었어요.
    대학졸업반에, 그리고 졸업 후 6개월동안 구직활동을 했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었어요.
    대학에 들어올때까지 뭐하나 힘들게 한 것이 없었고, 원하는대로 하고싶은대로 하며 살아왔었고, 나름 영어며 연수, 학점, 봉사활동 등 성실히 준비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취업을 위해 쓴 잔을 마시기를 여러차례를 지나면서 주눅도 들고, 우울하기도 하고, 인생의 쓴 맛을 처음 본 듯 해요. 나에게 기대를 많이 하는 부모님께도 죄송하고, 그 와중에 먼저 취업한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고, 마음이 괴로워서 공부한다는 핑계로 한동안 만나지 않기도 했죠.
    전 님과 같은 인문계열이라 그 마음 잘 이해해요. 인문계 전공자는 자격조차 주지 않는 기업들 많죠??
    그땐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 드리고 싶어서 로그인 했어요.
    급하다고 지금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목표없이 원하지 않는 곳에 지원하거나 취업하시진 마라고도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음에 차지 않는 곳에 입사를 한다 하더라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내내 마음에 걸리고 더 힘이 들것입니다. 급한 마음에 사회생활 시작한 친구들 중 후회하는 사람 많이 보았어요.
    취업 후 이직하기란 더 어렵거든요. 그만큼 사회생활의 첫발은 중요한 것 같아요.
    아직 졸업반이시라면 올해와 그리고 내년까지는 시간이 있잖아요.
    희망을 갖고 성실히 언젠가는 반드시 기회가 올거라고 믿으세요.

    저도 님과 똑같은 취업전선을 겪고, 사회생활을 한지 벌써 6년차에 들어섰어요. 그때도 취업난이 심각했는데 지금은 더더욱 힘들다죠?? 그래도 열심히 함께 공부하던 제 대학 동기들... 모두 지금은 사회에서 제 몫 톡톡히 하고 있어요. 아무리 힘들다 힘들다 하더라도 열심히 준비한 친구들은 모두 좋은 직장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지금은 누구보다도 평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의 제 모습은 까마득히 잊을 정도로요.. 지금의 저처럼 언젠가는 하하 웃으며 그 시절을 추억할 날이 올거예요..
    그래도 서른이 된 저는... 님의 풋풋한 젊음이 부러워요... 너무 힘들어하지만 마시고 지금의 젊음도 즐기고....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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