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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초등 아이를 제 차에 태워줬어요.

과잉 친절? 조회수 : 2,321
작성일 : 2010-04-27 15:16:28
오늘 아침의 일입니다.
저의 초등2학년 딸아이가 준비물을 놓고 갔다고 가져다 달라고 해서 급히 아이의 학교로 가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갑자기 비가 아주 많이 쏟아졌어요.
아파트 단지를 나와 4차선 도로로 진입을 하려는데 초등 1학년으로 보이는 아주 키가 작은 남자 아이가
큰 어른 우산을 쓰고 가고 있는 거예요.
장대비가 쏟아지는데 걸어가는 것도 안되 보였고, 등교시간도 막 지난 그 시간에 걸어가면 수업에 늦을 것 같아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려 "너 ** 초등학교 가니?" 라고 묻자 그렇다고 하더군요.
학교는 차로 약 10분 거리이고요.
제가 "너 ** 아파트(제가 사는 아파트) 사니?" 묻자 아니라고 다른 아파트 이름을 대는 거예요.
그 아파트는 저의 집 앞 4차선을 따라 어른 걸음으로도 20분은 족히 걸리는 약간 멀리 있는 아파트예요.
그 아이는 매일 걸어다는다는 군요.

저는 그 아이를 태우자 더럭 겁이 났어요. 왜냐하면 오늘 이 아이가 저같이 좋은^^ 아줌마를 만나
편히 학교에 갔으니 다음에 누가 차에 타라고 하면 덜썩 탈까봐요.
다음부터는 절대 다른 사람 차 타면  안된다고 몇번을 다짐을 하기는 했는데 하루종일
마음이 안 좋네요.

어린 아이가 그 먼데서 매일 걸어다니니 힘들텐데 괜히 오늘 제 차 타고 쉽게 학교에 간 경험때문에
아무 차나 덥썩 타지나 않을런지요?
아무래도 제가 잘못한 걸까요?

IP : 123.212.xxx.232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려라하니
    '10.4.27 3:19 PM (115.20.xxx.158)

    친절을 베풀어도 받아도 안되는 씁쓸한 세상이 되어버렸네요 ㅠㅠ

  • 2. 이궁..
    '10.4.27 3:20 PM (119.64.xxx.152)

    아이엄마라면.. 먼곳 걸어다니는 남의아이 태워주고 싶은맘인데
    태워주고도 이런 걱정 해야 하는 세상이라니....ㅠ.ㅠ

    남의 차을 타도 걱정,,,
    차를 안타더라도 먼거리를 다니는 아이라면.. 걱정이 되네요.

    님이 당부하셨으니 아이가 잘 알아서 할거에요.

  • 3. 사랑이여
    '10.4.27 3:24 PM (210.111.xxx.130)

    어찌 이런 사회가 됐는지 모르겠군요.
    선한 일을 하면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사회....

    자신의 자식의 입에 들어가는 쇠고기가 걱정되어 수입반대 집회로 유모차를 끌고가도 죄가 되는 세상이니...ㅉㅉ

  • 4.
    '10.4.27 3:32 PM (211.178.xxx.122)

    아이가 남의 차를 타지 않는데 예외를 두면 안 되기에 오늘 태워준 게 잘한 행동이 아니라고 봅니다..

    애들을 가르쳐 보면 알 겁니다.

    길가에 누가 차를 세우고 길을 물을 때 차에 다가가지 말고 한 걸음 두 걸음 '차로부터 멀리' 떨어진다.. 세 걸음 째는 집쪽으로 달려라.
    이 때 길을 가르쳐 주지 마라. 아이들은 어른에게 길을 가르쳐 줄 필요가 없다. 아이의 착하고 친절한 마음을 이용하는 나쁜 어른이 좋은 어른과 섞여 있기에 친절할 필요가 없다. 착한 어른들은 다른 어른에게 길을 물을 것이다 걱정마라.

    그리고 남의 차는 무조건 타지 않는다. 아무리 상냥하고 따뜻한 얼굴을 가진 어른이라도 그 차를 타지 않는다.
    부모차, 이모 차만 타라. 그 외의 모든 차 외삼촌차도 타면 안된다..라고

    가르쳐야 알아들을까 말까 해요.

    자꾸 예외가 생기면 애들이 헷갈리고 혼돈스러워 하고 자기가 자꾸 예외를 만들고
    그러다가 사고 나는 거죠..

  • 5. 원글
    '10.4.27 3:36 PM (123.212.xxx.232)

    저도 "음"님 생각과 같아요.
    그래서 오늘 내내 마음이 안좋아 일도 안되서 여기에 썼어요.
    친절이 항상 그 사람에게 좋은 것만은 아닌데 말이죠.
    앞으로는 정말 생각을 깊게하고 행동해야 겠어요 ㅠㅠ

  • 6. 아이쿠
    '10.4.27 3:44 PM (113.199.xxx.117)

    제가 몇 년 전 여기에 아주 똑같은 글을 올렸었네요.
    게다가 제가 태운 아이는 우리나라 아이도 아니고, 외국인이었어요.
    3월초 아주 추운 날 비도 퍼붓는데, 우산도 없이 홑겹점퍼차림이었거든요.

    같은 반 아이이긴 했지만, 아직 그 엄마와 안면도 없는데, 제가 너무 오지랖 넓은 행동을 했나 싶어 너무 후회가 되더군요.
    그래서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큰 실례였을까 여기에 여쭤 봤었지요.

    결론은 앞으로는 모르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크게 위급한 상황 아니면 제 차 안 태우려고요.
    만약의 경우에 사고라도 나면 뒷감당이 안 될 듯 싶어요.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 7. ..
    '10.4.27 4:03 PM (180.68.xxx.83)

    그냥 지나치기 너무 안스럽다면 아이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허락맡으면 어떨까.. 싶지만 이건 번거롭고 더 이상하겠죠? ^^;

  • 8. 아이를
    '10.4.27 4:11 PM (115.95.xxx.171)

    그냥 지나쳐도 맘에 걸리고
    태우고나서도 잘한 일인지 의문을 가져야하는 세상이 우리네 현주소네요
    그래도 님같은분이계셔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싶네요
    오늘 아침 그아인 님의 따뜻한맘을 느꼇을겁니다

  • 9. 무서운 세상.
    '10.4.27 5:36 PM (112.150.xxx.233)

    그냥 안쓰럽더라도 다음에는 그냥 지나치세요.
    만약 제 딸이 모르는 사람 차 타고 등교했다면...
    생각만해도 식은땀 흐를것 같아요.
    세상이 워낙 흉흉해져서...

  • 10. 에공~
    '10.4.27 5:44 PM (119.67.xxx.242)

    어찌 이런 사회가 됐는지 모르겠군요.
    선한 일을 하면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사회.... 22222222

  • 11. 오늘날씨
    '10.4.27 6:21 PM (59.7.xxx.136)

    너무 바람불고 비도 흩날리고 저도 어린 초등남자아이가 우산도 없이 걸어가길래 태워가려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ㅡㅡㅋ....우산만 주려고 했네요.
    저도 세상 참 나쁘다 생각들었어요. 태우기도 타기도 이상해진 세상.

  • 12. 순이엄마.
    '10.4.27 8:08 PM (112.164.xxx.224)

    그러네... 시골이라 아직은 덥썩 타고 덥썩 태우는데 생각해 봐야겠네요.

  • 13. 좀 안하는게
    '10.4.27 8:48 PM (121.125.xxx.235)

    좋을듯해요...

  • 14. ..
    '10.4.27 11:52 PM (218.233.xxx.224)

    참 좋은 일인데..
    원글 읽고 댓글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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