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암기력 꽝인 아들을 어쩌나요
울 둘째로 말하자면 이제 고학년이니 자기한테 신경 좀 쓰라고 부탁하면서
막상 신경이라도 써 주려면 지가 다 알아서 할테니 신경 꺼달라는 초4짜리 아들인데요..
요즘 4학년답지않게 태권도학원가서 매일 두시간씩 있다오고
영어 살짝 하고 피아노 일주일에 세번 다니고 책 쫌 읽고 땡입니다.
아.. 연산학습지 일주일치 몰아서 주말에 하네요.
맨날 나가놀더라도 요샌 시험준비기간이니 그래도 책상 앞에 잠시잠깐씩 와서 앉아있긴 합니다.
그래서 제가 요 녀석을 요즘 관찰해보니 참 특이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그래요.
우리 둘째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암기가 잘 안된다는 건데요.
이게 얼마나 심각하게 안되냐면
일단 일상생활에서 반 아이들 이름을 못외웁니다. 저학년땐 그려려니 했는데 4학년이 되어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애들 이름 안외워지는 문제로 반장선거에 못나갑니다.
현재 반아이들 이름 반쯤 외웠을라나..여자애들은 서너명 알라나...
동네이름 상가이름 가게 이름 이런 거도 잘 못외요.
그러다보니 공부로 들어가면 사회에서 지역특산물이니 각지방전통놀이니 이런 거 쥐약입니다.
1,2학년 때 받아쓰기 백점 맞아본적이 한두번인가.. 것도 제가 두번정도 쥐잡듯해서죠..
철자가 외워지지 않습니다. 원리를 갈쳐줘도 소용없습니다. 저 국어샘 출신입니다.
가문의 역사에 남을 받아쓰기 30점 기록도 세웠네요.
영어단어를 잘 못외웁니다. 발음원리를 아니까 대충은 외우지만 완벽하지가 않아서
단어시험 백점 맞은 적 없습니다. 꼭 한두철자씩 틀립니다.
다른 애들은 본문도 몇번 들으면 외우던데 울집 넘은 열줄 가량의 본문 외워오기 숙제가 나오면
한시간도 넘게 외우고..것도 완벽하지가 않아요.
그러다보니 외울 거 많은 영어공부가 즐겁지가 않습니다.
전화번호도 집전화랑 엄마핸펀 빼고는 아빠 거랑 형 거는 알다모르다 합니다. 뒷번호가 다 통일되어있는데두요.
컥... 쓰다보니 바보를 키우는 듯한....
이쯤되면 심각하지요?
웃긴 건 울집에 아들이 또 하나 있는데
큰아들은 머든 외워대는 게 일종의 자기 취미생활이라는 거죠.
역사적 사실의 연도라던가 사건, 인물, 인물의 출생과 사망연도, 연대표, 100개이상 나라이름과 수도이름...
영어단어 백개를 순식간에 외우기...
책 한권을 읽으면 거의 촬영수준입니다.
뭐든 토씨하나 안 틀리고 외워대고 또 외워댑니다..
쓰다보니 이 넘도 어쩐지 쫌 이상한 듯한...
다시 둘째 아들로 돌아와서..
살짝 부족한 둘째넘의 장점은
책의 내용을 잘 파악하고 인과관계를 잘 알고 내용의 흐름을 매우 정확히 읽어낸다는 거죠.
책을 읽으면 주제를 끄집어내는 데는 상위에 들겁니다.
등장인물에 대한 공감능력도 좋구요.
사고력과 창의력도 제법 괜찮아서
기발한 것들을 잘 만들어내요.
어제도 셤공부 살짝하더니 집어치우곤 스스로 보드게임을 만들고 설명서 메뉴얼을 몇장 끄적거리고 만들어서
퇴근한 아빨 붙잡고 몇시간동안 자기가 만든 보드게임을 즐기더군요. 말과 말판도 다 만들어서..
아빠말론 천재라는데...
수학도 나쁘진 않아요.
시험을 앞두고 제가 디딤돌 응용 문제집을 사왔는데(겨울방학때 기본문제집 절반 정도하다가 그만뒀음)
응용문제집의 모든 문제를 완벽히 풀어내더군요.
저도 큰아이를 키워봐서 이거보다 몇배나 난이도 높은 문제집들이
위쪽으로 더 있다는 건 알지만 기대없이 들이밀었던 거에 비에 횡재한 기분이랄까...
아.. 이넘이 바보는 아니구나..
문제는
공부란 게 어차피 외워제껴야 하는 게 현실인데...
앞으로 그 험난한 공부의 세계에서 과연 이 아이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겁니다.
제가 공부를 엄청 중요시여기는 엄마는 아니고 쪼금 중요시여기는 엄만데
너무나 드라마틱한 성향을 가진 울 아들이 참 난감합니다.
요새 중학교 첫시험 준비하는 큰아이를 보니
어찌나 외울 게 많은지... 전 그 모습을 보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큰아이보다
시간이 남은 둘째가 오히려 더 걱정입니다.
물론 제 작은 아이가 한해 한해 나아지긴 합니다.
예전엔 영어 단어 10개 외우려면 제가 도와줘가면서 어렵게 하곤 했는데
이젠 시간도 많이 줄었고 혼자 해결하긴 해요. 실전에서 틀려서 문제지만...
말은 청산유수고 생긴 것도 조각미남(켁,,,)인데
뭔 말이건 중요단어에서 꼭 한 글자씩 틀려말해줘서 어록도 있습니다.
최근엔 ..아빠, 허생원 언제 해요?.. 합디다 ... 뭔 허생원?... 했더니 ..그거 옛날의사 나오는 거요...
니가 말한 허생원이 제중원은 아니겠쥐???
지금도 일기 쓰면 문장은 봐줄만 한데 틀린 철자가 수두룩해요.
아.. 나중에 여자친구한테 망신 당할텐데...
1. 둘째는
'10.4.27 3:06 PM (61.41.xxx.63)다 그런가 싶네요~~ㅋㅋ
넘 자신에게는 너그럽고 여유만만이고 욕심은 끝없는 듯하면서도 얼핏보면 세속을 초월(?)한 도인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초3인 울 둘째녀석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녀석 저런 녀석 다 있어야 세상이 굴러가겠지 싶어서 지켜보는 중입니다. ㅋㅋㅋ2. 덧붙여서
'10.4.27 3:07 PM (61.41.xxx.63)ㅎㅎㅎ 웃기지만 단어들이 자기를 거부한데요
머리속에 넣어보려고 하지만 머리가 단단해서인지 안들어 오려한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뱉어줍니다. ㅡ.,ㅡ3. 원글
'10.4.27 3:13 PM (211.211.xxx.170)진정 울아들이랑 같은 과네요..ㅋㅋ
아..왜 단어들은 하필 우리 아들들 머리를 거부하는지..
근데 스스로 사는 게 고달픈 걸 알아요. 자기의 치명적 약점땜에...4. ㅎㅎㅎ
'10.4.27 3:16 PM (121.180.xxx.40)중간고사중인 울 둘째(중1) 놈..딴 얘깁니다만..
암기 꽝인데다가, 모르는 문제는 답을 안 적었답니다. 왜 안 적었냐니깐 실력이 아니랍니다.
점수나 넉넉히 받아놓고 배짱 부리면 말도 안 합니다. 80점 간당간당 ㅠㅠ5. 4학년
'10.4.27 3:17 PM (123.109.xxx.158)울 아들 암기력 꽝입니다. 그러나 자기말로는 항상 시험은 자기만 100점이라고 하고 옵니다. 결과는 항상 아닐때가 많아요..ㅎㅎ
애랑 사회공부하다가 꼭지가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오늘 시험이었는데 전문제가 서술형이었다고 해요. 수학도 그렇고..자기는 아주 잘 썼고 귀잖아서 시간남아도 다시 보지않았다고 하니..참..
암기력은 우리부부 서로 나 잘났소 하고 있어요. 뭔가 하나는 잘하겠지요?6. ??
'10.4.27 3:18 PM (220.71.xxx.144)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제 아이들 중에서 딸은 어려서부터 기억력이 좋은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면 할머니집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딸은 한번에 기억하고 후에 물어봐도 아는데
아들은 영 못 외우더군요.
몇달을 두고 다시 물어보면 기억하지 못하고해서 애는 공부하기는 어렵겠구나 싶었습니다.
그게 초등때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딸에게 기대가 참 많았습니다만...
지금 딸은 만화가 된다고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고 있어 좀 아쉽습니다.
허나 아들은 기억력이 어디서 생겼는지 공부를 그런데로 해서 지금은 의대 다니고 있습니다.
천천히 지켜보시고 어떤 좋은점이 있는지 눈여겨 보시면 좋겠습니다.7. 원글
'10.4.27 3:24 PM (211.211.xxx.170)위에 ??님 글보니 좀 위안이 됩니다. 울 아들도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재로선 꿈같은 얘기지만 지켜볼랍니다.
그래도 엄마인 제가 쫌 낙천적인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요.8. 전
'10.4.27 5:01 PM (211.211.xxx.214)저희집 큰애가(초4) 암기력 꽝~ 이고
둘째는(초1) 그냥 쓱~ 한번 보면 잘 외웁니다.
단어를 외울때도 큰애는 쓰면서도 외우고 소리도 내서 읽고 별의별짓을 하고 외워가도 ... 몇개씩 틀리는 반면...(2학년때를 돌이켜볼때... 2학년때 영어를 시작했으니...)
작은녀석은 그냥 앉아서 10분 눈에 불을 켜고 읽으면 15개씩은 외우네요...(이녀석은 1학년때 시작했는데도...)
뭐든 마찬가지예요...
역사연대표나 몇세기 고구려... 신라... 뭐 이런것들도 맨날 보고 입에서 튀어나오는대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박물관에 가면 얼마나 재미있어하는지 몰라요...
큰애는 오늘도 지방자치단체.. 뭐 이런거 설명해주다가 지금 재웠어요..ㅎㅎ 머리아프대요..ㅎㅎ
전 그릇이 다르다... ==== 이렇게 이해되는데요...
크면 바뀔수도 있다는거죠?9. 중학1학년
'10.4.27 7:00 PM (125.141.xxx.210)중학 1학년인 저희 딸은 정말 영어단어는 귀신 같이 외움니다.빨리외우면 10분에 100개도 외우더군요. 시험치면 그중2~3개 틀리고.영어학원에서도 단어는 신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런데 그런데 왜 수학공식은 그렇게도 못 외우는지 미치겠습니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 같은 암긴데 왜 수학공식은 안 외어 지는지 수학 문제 푸는거 볼때마다 수포대포(수학포기는 대학포기)를 말해야 하는 제가 숨이 막혀 죽을것 같아요.ㅠ.ㅠ
10. ㅋㅋ
'10.4.27 7:31 PM (114.204.xxx.67)저흰 완전 꽝은 아니지만..저랑 우리 둘째넘 같아요..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