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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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한韓 이름은 명숙明淑,열녀烈女,노공盧公의 승상承相.

13년간 지조를 지켜 누명 쓴 지아비를 옥바라지 하였으며,

그 인품과 덕을 높이 산 노공에 의해 승상에 올랐다.

이후 노공이 저 세상 가는 길 끝까지 충성을 다하여 백성으로부터 칭송이 자자했다.


노공사후 백성이 도탄에 빠지자,간악한 무리들이 나라 위하는 척을 하며 관직에 오르니,

혹자는 남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바다 건너로 도망가는 일이 잦았다.

그 중 자신들을 '덕을 숭앙코저 검을 쓰는 칼잡이(德劍士[덕검사])'로 자칭하며

천지를 분간 못하고 칼을 휘두르던 자들이 이 여인을 만만히 보아 섣불리 둘러싸 암습하였으나,

그녀 또한 무공에 조예가 깊어 '모두에게 한칼씩 베풀어주는 초식(皆武施[개무시])'시전해 이를 제압하였다.


남정네 여럿이 여인하나에 패배하자,분에 겨운 칼잡이들이 모여

'저 여인이 승상시절 상인에게 삼만냥을 편취하였다'며 누명을 씌우려 들자

이여인,'내가 인생을 그리 살아오지 아니하였다'고 일갈하니

그에 대해 잘 모르던 백성들마저 깊이 공감하며 오히려 따르는 무리가 늘어났고,

구르는 의자 위에 오른 병든 노인 하나 다가와 이르길

'그 삼만냥은 홀연히 나타난 의로운 자(義者[의자])가 따로 가져갔다'고 하여 누명을 벗었다.

이후에도 칼잡이들이 서초동 주막에 모여 '감자탕 등뼈 뒤에 붙은 우거지(骨後菜[골후채])'를 씹어가며

복수를 다짐하였으나 무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