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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자인 딸이 어버이날 땜에 고민입니다. 뭘 해드릴까요?

..... 조회수 : 955
작성일 : 2010-04-26 17:40:41
20대 후반, 아버지와 갈등이 심해 집을 나와 자취한 지 4년째고요
멀쩡한 대학 졸업한 지 2년째인데 아직 취직을 못했네요.
계속 알바로 겨우겨우 월세 내고 하루에 두 끼만 먹으며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와는 집 나온 이후 거의 연을 끊다시피 했고 엄마와만 가끔 연락하고 밖에서 만나며 지내는데
지난해 어버이날엔 제가 정말 라면값도 없어서 아무것도 못해 드렸어요.
다행히 올해는 한 5만원 안에서 뭔가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뭘 해드리는 게 좋을지
에휴 적지 않은 나이에 이 정도 금액으로 해드릴 게 참 마땅치 않네요.
엄마 친구분 딸들은 하나같이 잘 나가서 대단한 거 해드릴 텐데... 괜히 비교만 될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은 하도 친구 딸들 얘기를 많이 하셔서 지난번엔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다고 그만 좀 얘기하시라고
성질을 버럭 냈어요 ㅠㅠ 처음으로 그랬는데... 엄마도 많이 놀라신 것 같았고 저도 지금까지 마음이 안 좋네요
그래도 5만원짜리나마 안 해 드리는 것보다야 낫겠죠
엄마 연세는 쉰 여섯이시고 직장 다니시고, 아직 청바지에 티셔츠를 즐겨 입으시고 젊어 보이시는 편입니다
독서 좋아하시고, 음식은 주로 냉면이나 메밀소바 같은 면 음식 좋아하시고 회 좋아하시고
단 것 좋아하시고... 특히 팥빙수랑 호두파이를 참 좋아하세요.
제가 생각해본 것들은

1. 무스쿠스에서 식사
홈피 가보니 주말에 2인이면 거의 6만원이 나오네요.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그래도 메뉴가 저희 엄마 입맛에
비교적 맞을 것 같은데... 근데 이걸로 하면 다른 선물 같은 건 전혀 못하죠.

2. 백화점 상품권 5만원짜리
사실 이게 가장 나을 것 같지만 좀 성의없어 보일 것 같기도 하고 금액이 너무 적나라해서 좀 민망하네요.
10만원짜리도 아니고...

3. 좀 저렴한 초밥집+디저트
2인에 3만원 넘지 않는 초밥집에서 식사하고 엄마가 제일 좋아하신다는 현대백화점 밀탑 팥빙수
먹으러 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2인에 3만원 넘지 않고 엄마 모실 만한 초밥집이 있을까요??
저는 초밥 같은 거 먹으러 다닌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4. 뭔가 작은 선물+호두파이
말 그대로 뭔가 작은 선물 하나 준비하고 좀 유명한 곳에서 호두파이 주문해다가 같이 드리면 어떨까요
근데 작은 선물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파이값 빼면 3만원 정도 남는데...
이 가격으로 백화점에서 살 만한, 56세 어머님에게 드릴 만한 아이템이 뭐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제가 생각해본 것들 중 뭐가 가장 나을까요?
많은 조언과 추천 좀 부탁드려요^^
IP : 203.210.xxx.14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4.26 5:49 PM (111.91.xxx.34)

    3번으로 오붓하게 데이트하시거나, 아니면 화사한 스카프랑 호두파이면 5만원 내에서 해결될 것 같은데요~

  • 2. ...
    '10.4.26 5:50 PM (183.98.xxx.205)

    제 젊은 시절이 생각나 마음이 쨘하네요.
    마음을 담은 편지 드리고 같이 저녁 드세요.
    부페는 너무 소란스러워 오히려 안 좋을 것 같구요,
    꼭 비싼 밥이 아니어도 좋으니 식사하시고 차 마시세요

  • 3. ..
    '10.4.26 5:59 PM (115.86.xxx.234)

    엄마랑 단 둘만 식사하는건가요? 아니면 부모님 다??
    어차피 돈 없는거 알텐데, 부모님입장에서도 님이 돈쓰는거 보면 맘아플듯..
    차라리 집에 들어가서 당일 아침에 이것저것 맛있는 반찬으로 아침 차려드리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

  • 4. 토요일
    '10.4.26 6:00 PM (211.210.xxx.62)

    토요일이니 몇가지 밑반찬 해서 같이 저녁 드시면 어떨까요?
    고기 재우고, 밀쌈이나 구절판 같이 음식솜씨 티 안나는것으로 한가지 준비해서요.

  • 5. .....
    '10.4.26 6:07 PM (203.210.xxx.149)

    원글인데요, 제가 집에 못 들어가요; 원글에 적었다시피 아버지랑 연을 끊다시피 했거든요.
    밖에서 만나야만 해요~ 물론 엄마랑 단 둘이서만요..

  • 6. ..
    '10.4.26 6:11 PM (24.85.xxx.43)

    원글님, 힘내세요.
    나중에 잘 자리잡으시고
    부모님께 맘껏 효도하실 수 있는 날 올거예요.
    청년 실업이시라면서
    부모님 도움 안받고 그렇게 열심히 생존하고 계시다니
    응원해드리고 싶어요.

  • 7. 직장 다니시면
    '10.4.26 6:13 PM (125.131.xxx.199)

    원글님 경제사정 안좋으신데 값비싼 식사는 사치구요. 아직 효도할 기회 많습니다. 넘 맘 조리지 마세요.
    어머니 만나서 김치찌개나 비빔밥 한끼 드시고요. 청바지에 티셔츠 입으신다니 티셔츠 한벌 사드리세요.
    따님이시니 어머니 취향 아실테고, 저렴하면서 무난한것으로 하나 해드리세요.
    직장 다니신다니 기본만 되면 유용하게 입으실겁니다.

  • 8. 장터에
    '10.4.26 6:22 PM (222.235.xxx.45)

    카네이션화분 어떠세요?
    식사 한끼 하시면서 건네드리면 좋을거 같아요.

  • 9. ..
    '10.4.26 7:03 PM (119.201.xxx.214)

    여름이 다가오니 양산 어떨까요??좀 저렴한걸로 사시고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호두파이 대신 아버지가 좋아 하는 음식을 포장해드리면 안될까요??

  • 10. 호두파이비싸네
    '10.4.27 1:12 AM (203.130.xxx.17)

    원룸에 어머니를 초대할 형편은 안되는지요?
    식사는 집에서 대접하고 선물드리면 좋을거 같은데요.
    티셔츠 잘 입으신다니 저라면 셔츠해드릴거 같아요.

  • 11. 원글
    '10.4.27 1:27 AM (203.210.xxx.149)

    윗님, 제가 고시원에 살아서요..;
    에휴 생각해보니 3, 4번은 안 될 것 같고 1, 2번 중에 고르고 싶은데
    무스쿠스는 제 상황에 너무 사치인가요 ㅠ 추천하시는 분이 전혀 없네요...
    암튼 댓글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특히 24.85.226님 감사해요...

  • 12. 부모님
    '10.4.27 5:03 AM (112.152.xxx.146)

    엄마께 맛난 거 사 드리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부모님은 먹는 걸로 돈 쓰는 거 아까워하세요... 그러니까 1번은
    선택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패스하세요. 그래서 추천이 없는 거에요.
    손에 남는 물건이 좋아요. 그것도 엄마한테 필요는 한데 본인이 잘 안 사 쓰시는 걸로.
    화장품(에센스 종류 좋죠)이나 스카프... 티셔츠 같은 걸로 하세요.
    돈으로 드리면 도로 주실 것도 같고... 금액 보이는 것도 원치 않으시는 것 같으니까요.

    에휴. 저도 마음 이해해요.
    저는 엄마한테 뭔가 해 드리고도 싶고 (다른 엄마들 다 가졌는데 우리 엄마는 못 가진 좋은 가방 같은 거...)
    맛있는 거 사드리고도 싶고 용돈을 드리고도 싶은데
    돈 드리면 엉뚱한 데 쓰실 거 뻔하고 가방이나 뭐 해 드릴 능력도 아직 안 되지만
    무리해서 해 드린다 한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란 생각 들어요.
    그 돈 있으면 엄마 빚 갚는 데 쓰는 게 맞거든요... 저는.
    근데 또 엄마가 엉뚱하게 지고 다닌 빚 갚아 주기는 싫어요...
    이래저래 아무것도 안 해 드리고 그냥 살아요. 딜레마죠. 엄마를 보면 딱하긴 한데.

  • 13. 그냥
    '10.4.27 5:06 PM (211.245.xxx.28)

    같이 시간 보내는걸로 엄마는 만족해 하실거예요
    너무부담갖지 마세요 ㅋ

    알바하면서 혼자 지내느라 고생 하네요
    쨘해요

    울딸은 28살인데 이런고민 전혀 안해요
    지금은 공부하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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