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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안전하게 지켜주세요

후련할까... 조회수 : 4,939
작성일 : 2010-04-24 20:03:06
음...언젠가는 한번쯤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런글 써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쓰게 되네요

장문의 글이 될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서른이 되어가는 주부입니다

그냥 제 어린시절의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제 맘도 좀 후련해지고 다른 분들이 도움이 되실까 해서 글써요


제가 어렸을때 두번의 성폭력(성희롱) 경험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국민학교 2학년때쯤

저희집은 일반적인 아파트였구요

최상층이 5-6 층정도라 엘레베이터는 없었어요

4층인 집에 가려고 계단을 혼자 올라가는데 뒤에서 올라오던 청년이 저를 안고 제 아래부분을 만졌구요

잠시 그러고는 도망갔어요

전 그냥 울면서 집에 갔고 엄마에게는 뭐라고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네요

그리고 두번째는 3학년때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어떤 아저씨를 만났는데 저희에게 친근하게 대했어요

어린맘에 아저씨와 놀이터에서 다같이 놀았던거 같은데 그리고 나서 저를 집에 대려다준다고 하고는

또 계단에서  추행을 했습니다

제가 잊고 싶은건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눈을 감으라고 하고는 바나나라면서 빨아먹으라고 했어요

(커서 생각해보니 남자의 성기였던거 같구요)

그리고 제 아래부분도 좀 만졌던거 같아요

그때는 아저씨가 자기를 도와주는거라고 그런식으로 말해서 나쁜일을 당한지는 몰랐던거 같아요

그래서 엄마한테도 말하지 않았구요

그런데 이상하세 그다음부터 지금까지도 저는 바나나를 못먹어요

한번도 먹은적 없구요 스무디 같은데 바나나가 들어있는것도 못먹어요

아마 그 기억이 무의식속에 트라우마로 남은거 같아요

그리고 나서 얼마후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무기명으로 성폭행 같은거 당한적 있으면 쓰라고 했던거 같구

전 첫번째 일만 썼는데 그걸 선생님이 엄마한테 말해서 엄마가 물었던 기억이 있네요

엄마의 특별한 반응은 기억이 안나요

그런데 그런일은 후유증이 더 무섭다고 하죠

전 그 이후로 지금도 비위가 무척 약해요

조금만 입에 안맞는게 입안에 들어와도 구역질이 잘 나구요

또 그 일때문인지 국민학교때 엄마가 없는 친구네 집에 가서

야한 비디오도 가끔 친구랑 보면서 재미있어 하고 그랬던거 같아요

약간 그런부분에 관심도 있었던거 같구요

나중에 보니 원래 어려서 성적으로 그런일을 당하면 그런부분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전 제가 왜 그럴까..하고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었거든요


그리고나서 제가 국민학교 고학년이 되었을때인데

두살 어린 제 여동생이 하루는 울면서 오길래 왜그러냐 했더니

어떤 오빠가 지하실 같은데로 끌고 가서 아래를 만졌다대요

그러면서 빨리 가서 씻으라고 했다고

부모님한테 말하면 죽인다고 했다고 했어요

그때 제가 좀 더 컸더라면 엄마나 어른들한테 말해서 도움을 청했을텐데 저도 어렸던지라

그냥 동생을 달래고 씻겨 주었어요

그리고는 그 이야기는 저와 동생의 암묵적인 비밀이 되었구요

그런데 그 후유증이 저보다 동생은 좀 심해요

저는 이후에 연애도 몇번하고 결혼도 하고 그 사건들은 거의 잊고 살았거든요

아주 가끔만 안좋은 기억 정도로 남아있구요

(아마 제가 원래 좀 긍정적인 성격이라 그런거 같기도 해요)

그런데 동생은 지금도 그게 남아 있는거 같아요

남자를 많이 싫어하거든요

연애는 몇번 했지만 스킨쉽때문에 헤어진적도 많고

지하철 같은데서는 절대로 아저씨들 옆에는 앉지 않아요

그리고 성폭력 관련된 뉴스나 드라마 이야기 등만 나와도 심하다 싶을정도로 치를 떨어요


그리고 저는 지금 아들이 하나인데 솔직히 남편은 딸을 원하지만 딸을 낳고 싶지 않네요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저와 제 동생같은 일들이 정말 많을거라고 생각되거든요

제 딸이 그런일을 당한다고 생각하면.....


어렸을때 저희 엄마가는 방문판매 비슷한걸 하셨어요

그래서 어떤때는 집에 계시던 날도 있고 늦으시던 날도 있고...

또 성격이 좀 아이들을 방임하는 스타일이라 (그래도 사랑은 많이 주는데) 아주 세심하게 저희를 챙기시지

못하셨던거 같아요

학교갔다와서 엄마가 집에 있으면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네요

제가 중고등학교땐 일하시느라 많이 못 챙겨주셔서 저희 끼리 집에 있었던적이 많았구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마음대로 놀기도 했었죠

그리고 한번도 공부하라고 닥달하신적이 없었어요

시험기간에 밤새고 있으면 빨리 자라고 건강해친다고 하시고...

그땐 그게 좋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더 신경을 써주셨었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제가 서울에 상위권 대학을 나오긴 했지만 엄마가 더 신경써주셨으면 더 공부를 잘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전 그래도 그냥 혼자 이렇게 생각하고 마는데 저희 동생은 그게 약간 응어리로 맺혀있는거 같아요

엄마가 자라면서 자기한테 신경을 안써줬다면서 가끔씩 울면서 엄마한테 대들거든요

국민학교때 친구들은 다 우산들고 엄마가 오는데 자기는 매번 비맞으면서 집에 왔었다는 이야기는

열번도 더 들었네요


말이 좀 많이 샜는데요 이런이야기를 다 하는건 저희 엄마를 탓하는것 보다는요

엄마들이 직장맘이던 아니던 아이들에게 조금더 신경써주시면 좋겠어요

지난번에 등교길에 엄마가 데려다 주자는 글 보았는데

전 많이 동감했습니다

아이를 특히 딸아이는...정말 위험한 세상이에요

요새는 더할까요 덜할까요?

그래도 이젠 아파트마다 번호 누르고 들어가고 방범장치들이 많이 되어 있으니 좀 덜하겠지...?

라고 믿고 싶네요


익명게시판이 있으니 제 평생 처음으로 이런 이야기도 해보네요..

많은 분들이 느끼시면 좋겠어요
IP : 222.232.xxx.213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d
    '10.4.24 8:21 PM (118.36.xxx.151)

    저도 어릴 때 여러번 성추행을 당했던 기억이 있어 많이 공감이 가네요.
    그런데 제 주변을 보면 딸에게는 다들 조심하라는 식으로 교육을 하지만, 아들에게는 '여자아이를 만지면 안된다' 라고 교육을 잘 안 시키는 것 같아요.
    아들이 그런 일을 했을 때만 주의를 주는 식이구요(딸에게는 미리미리 주의를 주는 편이잖아요).
    제 주변만 그렇겠죠?
    저는 특히 비슷한 연배의 사촌오빠에게도 당한 경험이 있어서, 어른 남자들만 경계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 2. 후련할까...
    '10.4.24 8:23 PM (222.232.xxx.213)

    아...저도 글쓸거 머릿속으로 생각할때 그 생각도 했었는데 쓰다보니 잊었네요
    맞아요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건 하는 사람도 많겠죠
    특별히 범죄자들 아니어도 이웃 오빠 어른들도 호기심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하는 사람들 많을거 같아요
    아들들도 확실히 교육 시켜야겠어요

  • 3. 저는
    '10.4.24 8:36 PM (121.88.xxx.229)

    원글님 같은 일은 겪지 않았지만 부모님이 좀 방임하는 편이셨어요.
    엄마 말씀으론 니가 알아서 잘 하니 내가 뭐 거들 일이 없었다고 하시지만,
    저도 원글님처럼 엄마가 좀 잘 챙겨주셨다면 어땠을까... 생각하지요.
    저도 맞벌이셔서 낮에 엄마가 안계셨는데, 막내가 초등학교 들어갈때 잠시 직장을 그만 두셨어요.
    그때가 저 고등학생때인데 어찌나 좋던지...... ^^

    헌데 제가 지금 우리 엄마처럼 맞벌이 직장맘이네요.
    저는 아들도 있고 딸도 있습니다.
    언젠가 조두순 사건이 뉴스에서 헤드라인을 차지하던 그때, 딸아이에겐 무슨 일 생기면 무조건 엄마에게 말하라고, 절대 창피한 일이 아니며 꼭 병원에 가야한다고 얘기해 주고,
    아들녀석에겐 누나를 비롯하여 내 아내가 아니라면 절대 원치 않는데 만지거나 하면 안된다고 얘기해 주었답니다.

    우리 아이들 잘 키워야겠어요.
    딸은 더 단속을 잘하고, 아들은 더 많이 일깨워주구요. ^^

  • 4. 저는
    '10.4.24 8:39 PM (121.88.xxx.229)

    덧붙여..
    예전보다 요즘은 좀더 나아졌을까 하셨는데...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더 심해졌음 심해졌지, 나아지진 않은것 같아요.

    지금 초등학교 고학년인 우리 아이들에게도 늘 등교 전, 하교한 후, 학원 가기 전, 다녀온 후
    꼭 전화로 체크하게 됩니다.
    정해진 시간에 전화가 오지 않으면 너무 불안하고 걱정되요. ㅠ.ㅠ

    세상이 험하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한편으론 아이들을 너무 옥죄는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한답니다.
    아직도 세상은 너무 험하고, 나쁜 사람들은 넘쳐나네요. ㅠ.ㅠ

  • 5. 후련할까...
    '10.4.24 8:44 PM (222.232.xxx.213)

    네..세상은 점점 무서워지는군요
    내 아이들 지켜줄 사람은 부모뿐이겠죠
    그렇다고 안으로만 싸고 돌수도 없고...
    그런일 당하고 나서 부모의 대처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6. 에구
    '10.4.24 8:44 PM (125.178.xxx.192)

    얼마나들 상처가 크실까요.
    초등 딸아이가 있어 좀전에 구성애씨 사이트에 들어가서 여러가지 글을 읽었거든요.
    어릴때 안좋은일들 50대 되서도 상처가 된다는 말 맞습니다.

    들어가셔서 도움되는 글들 읽어보시고 아들이건 딸이건 잘 돌보자구요.
    http://www.aoosung.com/

  • 7. 하늘하늘
    '10.4.24 8:50 PM (124.199.xxx.29)

    사실 우리 주위에 그런 일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요. 초등 저학년때 저희 언니도 저랑 길을 가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다가와서 아래를 만지고 달아난 적이 있었고, 초등 5학년 담임은 칠판에 나와서 산수 풀라고 시켜놓고 못풀고 우물쭈물하는 애들은 뒤에서 감싸안고 가슴을 만졌고(그 선생 얼굴과 이름까지 기억나요 ㅠ), 중1때도 거의 할아버지뻘되는 늙은 국어선생(친구 외삼촌 ㅠ)이 늦게 남아있던 무지 내성적인 친구 가슴을 쭈물딱... 그 친구가 어느날 울면서 말하길래 제가 조언이랍시고 했던 게, 그 선생이 다가오면 무서워하지 말고 눈에 힘주고 쏘아보라고 말하는데 하필 그때 그 선생이 교실로 쓰윽 들어오면서 뒤에서 그 얘기를 들은 듯 그냥 나가버리더군요. 살면서 가끔 그 생각이 나면 지금이라도 확 교육청에 신고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뭐 지금은 물증도 없고 피해자 친구도 어디있는지 모르고... 하여튼 남자들 똑바로 키워야 할 거 같아요!

  • 8. 후련할까...
    '10.4.24 8:53 PM (222.232.xxx.213)

    그런 남자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 알기나 할까요?
    아무렇지 않게 가장으로 살아갈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 무섭네요...

  • 9. 후련할까...
    '10.4.24 9:14 PM (222.232.xxx.213)

    지적해주신건 고마운데
    제가 검색해보니

    성폭력이란 강간이나 강제추행 뿐만 아니라 언어적 성희롱, 음란성 메시지, 몰래카메라 등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가해지는 모든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말합니다.

    라고 하네요
    그리고 별일아니라고 생각하는건..좀 아니지 않나요?
    제 글에도 썼다시피 평생 잊지 못하고 않좋은 기억으로 남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당연히 강간을 당한 사람과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그정도 아니어도
    큰 상처입니다...
    잊고 싶지요 당연히..

  • 10. 댓글 황당하네요
    '10.4.24 9:46 PM (124.5.xxx.149)

    비일비재하다고 해서 고통의 절대값이 경감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로는 될 수 있을지언정..
    허 참....

  • 11. 원글님
    '10.4.24 9:55 PM (116.120.xxx.24)

    원글님 글 올리신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들만 두고있지만 정말 딸 키우는 분들 무서울꺼같아요
    아들 키우기도 겁나는 세상이니깐요..

  • 12. 공감
    '10.4.25 12:08 AM (125.177.xxx.199)

    원글님이 담담하게 써 내려간 글..
    공감이 많이 됩니다.

  • 13. ...
    '10.4.25 4:20 AM (220.88.xxx.219)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어릴 땐 성에 대해 잘 몰라 무섭고 기분나쁜다라고 생각되다가 성에 대해 알아갈수록 상처는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 14. 위에 원글님이라고
    '10.4.25 6:04 AM (98.248.xxx.209)

    하신 분, 지적 잘못되신 거에요.
    성폭력이란 성추행과 성폭행 (실제 성행위)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성폭력의 어떤 것도 어느 것이 더하고 덜하고가 없습니다.
    가슴 한번 만지는 걸 당한 여자아이도 심하면 자살도 합니다.
    사람마다 트라우마를 품는 정도가 다르고 해소하는 게 달라서 그렇지 내 몸의 어떤 부분도 나의 원함이 없이 만져지고 행위를 당했다면 기가 막힌 일이지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그런 말 한마디가 피해자들을 두 번 세 번 죽인답니다.
    잊어버리라는 말도 원글님이나 본인들이 다 잊고 싶지 않아서 못 잊을까요.
    너무나 함부로 얘기하시는 것같아 제가 화가 나네요.
    성폭력의 피해자들은 가해자들때문에도 고통을 받지만, 위의 댓글 쓰신 분같이 무신경하게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때문에 더 고통받고 아파합니다.
    만일 내 딸이 길을 걸어가다가 어떤 남자가 가슴을 더듬고 아래를 만졌다면 그래도 그냥 그런 일 비일비재하니 잊으라고 할까요.

    원글님, 아주 힘든 일 겪으셨는데 잘 참고 자라셨네요.
    이렇게 익명의 공간에서라도 털어놓고 얘기하시는 것 아주 좋은 치유법이에요.
    하나씩 하나씩 치유되어가길 바랍니다.
    어머니도 바쁘셔서 미처 손이 다 못가서 그러셨겠지만 얼마나 어린 마음에 힘들었을까 안쓰럽네요.
    어린 시절에 성촉행을 당한 아이들 중 많은 아이들이 성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가지고 그쪽으로 또다시 힘들어지거나 심한 경우에는 성에 지나친 거부감을 갖는 경우들도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도 원글님 그런 모든 것 다 딛고서 결혼생황 잘 하고 계시니 박수를 보냅니다.

  • 15. %%
    '10.4.25 12:37 PM (220.92.xxx.169)

    원글님글에 공감합니다
    전 40대 후반인데 성장이 빨랐습니다 6학년때 이미 165에 53 가슴도 컸고
    그당시만 해도 브래지어라든가 이런 개념이 드물어 그대로 다녔나바요 시골이다보니 더더욱 그랬겠지요 저도 길가다가

    어떤남자가 가슴 퍽 만지고 지나가는데 그 남자의 동물적인 시선을 잊을수가 없었지요
    13살 그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아주 아주 불쾌했지요 그러나 누구에게도 말할수도 없었고
    그게 왜 불쾌한지도 몰랐지요
    또 13살 6학년 양호실에 누워있는데 칸막이로 쳐져진 간이 양호실에서 지나가다가 담임선생님이 오셔서 누워 있는 절 허벅지 그리고 그 주위를 쓱 만지면서 지금에서 생각하면 그건 그 눈빛은 정말이지 ...
    그리고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학교도 졸업하고 직장생활도 하고 .결혼도 하고 .


    저의 유일한 약점은 체중감량이이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언제난 과체중에서 머물렀습니다
    자녀교육을 받는데 강사분이 스쳐 지나가듯이
    체중이 단순한 의미도 있지만 지방을 우리몸에 쌓아둘려고 하는것은 내면의 무언가가 있다고
    지방으로 보호할려는게 있을수도 있다고 하는 말이 제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책도 읽고 여러가지 공부도 하다보니 제 속에 그런 고통이 떠오르는겁니다
    걷잡을수 없는 분노와 슬픔 제가 감당할수 없을까바 무의식속으로 꾹꾹 눌러두고 있었습니다
    13살 멀 잘모르는 소녀는 그 어린 여자 아이는 여성성을 여자로 보이면 혹시나 그런일을 격을수도 있으니까 내몸을 두리둥실 그래서 여성으로 보일 흔적을 숨겨야 된다고 그렇게 여겼던거예요
    그 소녀는 절대로 날씬해지길 원하지 않았기이 아무리 의식적으로 표준보단 날씬하게 가는길 을 가로막았던거예요
    주위분들도 5킬로 정도 감량하면 환상적일텐데라고 진심으로사랑을 담아 이야기 해주어도 그 13살 소녀는 안전하다고 믿을수 없던거지요 그 13살 소녀의 두려움은 의식적인 나를 이기고 지배하고 있었던거예요

    극복하게 된 계기 는 의외로 미드였어요
    미드보면 반드시 그런 성적인 상처가 아니라도 어떤 식으로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그런 상처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살아가는것을 보게 되는거예요
    csi 뉴욕의 스텔라는 상황은 다르지만 입양가정을 거쳤고
    마이애미 호반장은 폭력 아버지에게 매맞고 자랐고 (어떤 에페에서 스쳐 지나가듯 언급해요 )suv인가 거기 여형사는 .태생자체가 너무나 드라마틱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직업도 그분야로 가서 도와주게 되는거지요
    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그런 상처가 있지만 극복하고 그 상처로 하여금 오히려 기회가 되고 가능성이 되게 할려고 노력중이어요
    원글님이 이렇게 글 올리신거 전 개인적으로 너무 고맙다는 말 드리고 싶어요

  • 16. 학생
    '10.4.25 3:38 PM (125.178.xxx.55)

    원글님, 급하게 한마디만 남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17. 동감.
    '10.4.25 4:04 PM (119.64.xxx.94)

    저는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아직 결혼은 안했고요.
    원글님과 비슷한 경험이 있네요. 초등학생때 서예학원 선생이란 노인네가 제 팬티속에 손집어넣었던 기억과
    아직도 가족행사때 만나는 친척오빠가 저 중학교 갓 입학했을때 가슴 주무르던 기억이요.
    어릴적엔 당하고 있을때도 기분만 상하지 뭐가 문제인건지 정확히 모르니 부모님께 말씀드리지도 못했어요...
    십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그런일이 있었다고 고백했네요... 울면서...
    선생놈이야 지금 늙어죽었는지 뭔지 모르지만
    친척오빠는 간절히 빌었었죠... 제발 딸 낳아서 니 딸도 똑같이 당하고 너도 고통받아봐라...이러면서..
    근데 진짜 딸을 낳더라고요... 어릴적엔 남자를 고용해서라도 복수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딸이 무슨 죄겠어요... 그냥 가능한 안보고 살면 그만이죠...
    근데 참 재밌는건... 제가 그런일이 있었다고 말해도 가족들은 아무 대응도 안하더라고요...
    그저 어쩔 줄 몰라하며 '저런... 어쩌니...' 만 반복하죠...
    실제로 엄마가 그 친척오빠 몇년동안 키우다시피했는데 아직도 가끔 제 앞에서 그오빠 칭찬을해요.
    그럼 저는 서러워서 펑펑울고요...
    자기 딸 젖꼭지 만지작거렸던 미친 쓰레기를 칭찬하는 엄마가 아직도 이해가 안가네요...
    한때 저는 그 인간때문에 죽고싶었는데...

    근데 살면서 느낀건데 딸을 지킬 방법이 없어요.
    학교/학원을 매일 따라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친척들 하나하나 의심의 눈초리로 보면서 딸 옆에만 있을 수도 없잖아요.

    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릴때 그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딸을 가르치는게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런 저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라라는거 알았으면 저 멍청하게 당하고 있을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딸 가르치는 거 만큼 본인도 '딸이 지인(가족포함)에게 그런 일을 당했을 때, 혹은
    모르는 사람에게 당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족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보는 눈이 있고 하니 그냥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에 너무나 큰 상처를 받게 되거든요... 기댈 곳이 없어요...

    얼마전에 친척에게 성폭행 당하고 십여년 후에 자살한 여성얘기가 언론에 나왔었죠.
    그때 엄마 대응이 저희 엄마랑 똑같았어요... '저런, 어쩌니, 그치만 그냥 넘어가자...'
    딸이 더이상 얘기 안꺼내니까 그냥 극복한 줄 알았다고 인터뷰에서 그 엄마가 그러더군요.

    말 하지 않고 그냥 속으로 썩어들어간건데....

    갑자기 글 쓰다보니 막 눈물나려고 하네요.
    딸 예쁘고 당당하게 잘 키우세요!!!

  • 18. 휴,,
    '10.4.25 4:37 PM (115.136.xxx.24)

    저도 유사한 경험들이 여러번 있답니다,,,
    가끔 이렇게 기억이 떠오르면,, 다 죽여버리고 싶어요,,
    문방구아저씨,, 버스/전철에서의 이름모를 놈들,, 학교경비 등등등,,,
    내 아들은 교육 잘 시켜야겠다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 19. ...
    '10.4.25 4:39 PM (115.136.xxx.14)

    그냥 많이 위로해드리고 싶어요 이렇게 기억이 생생한데... 잘 극복하셨네요 그리고 또 앞으로도 더 님의 삶을 풍부하게 아름답게.. 그런 기억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시길 바라요. 동생분도요.

  • 20. -
    '10.4.25 5:04 PM (125.135.xxx.35)

    저도 어릴때 트라우마 이후로 만원 버스 타느니 1시간 걸리는 길 걸어가고, 복잡한 영화관 안 갑니다. 사회생활 하다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꾹 참아요. 친척이라도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와 둘이 두지 마세요.

  • 21. ㅠ.ㅠ
    '10.4.25 5:06 PM (58.78.xxx.11)

    저도 초등학교 2학년때 성추행 당했어요
    아저씨가 성폭행까지 시도하셨지만 제 그 부분이 아직 성장을 하지 않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실패했죠
    유난히 성장이 빨랐던 탓에 숱하게 성추행 당했습니다.
    성격도 온순하고 무척이나 내성적이라 싫다 소리 하나 제대로 못했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처음으로 성교육 받고 나서 매일매일 울면서 하나님께 회개기도 했습니다.
    그게 제 잘못인줄로 알고, "싫다"고 말하지 않은 제 잘못인줄로만 알고
    매일매일 지옥가지 않게 해 달라고 울면서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저 위에 과체중 얘기 하신 님 말씀처럼 저도 그 이후로 살을 빼지 못했습니다.
    사춘기 이후 누군가 나에게 여성적 매력을 느끼는 것 자체가 좋으면서도 징그럽게 싫었어요
    나이 서른이 될때까지 내 잘못이 아니야 하고 외쳐도
    울며 울며 회개하고 또 기도하고....
    가슴이 순간순간 덜컥 내려 앉으면서 우울증까지 몰려와서
    맥놓고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던 적이 많습니다.
    대학생 시절 제 귀에 대고 음탕한 소리를 하며 제 엉덩이를 쓰윽 만지고 지나치던 사람, 지하철 성추행 등...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당한게 너무 많습니다.
    여자인게 한스럽게 싫었었어요
    남보다 큰 가슴이며 내 어디가 그런 쪽으로 보이는게 아닌가 미치도록 싫었어요
    저는 친인척에게도 성추행 경험이 있어요
    지금도 결혼하고 싶지 않습니다.
    남편될 사람이나 남자친구나 그 누구도 진심으로 믿기 어렵습니다.
    어렸을때 전설의 고향 이런 것 보면서 난 언젠가 자살해야 하는구나..하며 은장도를 구하러 다닌 적도 있습니다.
    남보다 단지 발달이 빨랐을 뿐인데 어린 시절의 제가 너무 가엾네요
    왜 소리치고 남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했는지 저 자신도 원망스럽네요..
    결혼적령기가 되어 저한테 처녀막이란게 남아 있을까 늘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버리듯 제 처녀성을 잃었어요
    선명한 이불의 자국을 보고는 좋아하지도 않는 그 남자와 깨끗이 이별했습니다.
    기쁘면서도 그날 너무 슬퍼서 죽고 싶었습니다...

  • 22. 후유증
    '10.4.26 1:49 AM (115.139.xxx.11)

    지키려고만 하지 말고, 사건이 발생했을때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것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지키려고만 하다보면..일이 생겼을때 자칫..네가 부주의해서..지키지 못해서..가 될수도 있으니까요.

    네 잘못이 아니다. 벌 받을 사람은 따로 있다. 그리고 그 죄를 저지른 인간은 벌을 받아야한다.. 이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 23. 후유증
    '10.4.26 1:51 AM (115.139.xxx.11)

    그리고 성기를 만지거나 성폭행을 당하지는 않았더라도, 어릴때 어떤 남자가 가슴 언저리를 훑거나 음란한 추잡한 말을 했다거나 하는 정도는..100%의 여성이 겪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초등, 중등, 고등.. 그 징그럽고 무식한 남자 선생들..늙은이들..진짜 나쁜짓 많이 하잖아요. 그냥 길을 가다가도 겪는 일이고요.

    사방에 깔려있는 돌멩이보다 더 많은 그 더러운 인간들 속에서...어떻게 지키기만 할 수 있겠어요?

  • 24. 후련할까
    '10.4.26 1:22 PM (222.232.xxx.213)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험들을 하셨네요...
    학교선생님도 있고 친척들도 있다는게 정말 충격적이고 슬퍼요
    몇몇님들 말씀대로 예방도 중요하고 대처도 참 중요한거 같아요
    아이가 더 큰 상처로 안고가지 않도록 위로해주고
    가능하다면 가해자를 찾아서 처벌한다던지 하면 도움이 될것 같네요

    답글써주신분들께 저도 많은 힘 얻게 되네요...

  • 25. 여러번
    '10.5.26 8:17 PM (211.210.xxx.151)

    한번은 비오는 날 학원 다녀오다가 (초등학교 1학년) 비맞고 있는 아저씨가 있길래 우산을 씌워드렸어요. 그랬더니 자기 주먹을 보여줬는데 손톱이 없는 엄지 손가락이 있었어요. 나중에 생각하니 그건 손가락이 아니라 성기였던 거 같아요.

    다른 한번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떤 머리 박박 깎은 아저씨가 우리집 현관에서 기다리다가 절 지하실로 데리고 들어가 치마속을 만졌어요 같은 아저씨가 한 번 더 집 앞에서 아빠 차속에서 놀고 있는데 제 얼굴을 핥았죠. 나중에 동네 공사판에서 그 아저씨를 발견하고 엄마아빠랑 차타고 가다가 소리 질렀죠. 저 아저씨가 나 핥았다고. 아빠가 내려서 따졌는데, 귀여워서 그랬다고 그랬다네요. 아무리 어려도 그게 아닌 건 알 수 있었는데..

    그리고 제인생에서 결정타는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에게 성폭행 당한 겁니다. 그것도 여러번이요. 마음속으로 용서하게 된지 얼마 안 되어요. 저 30대 중반이에요. 결혼도 했고요. 전 딸 낳으면 정말 어떻게 키울까 막 걱정되어요. 여고생들 지금 눈으로 보면 너무 어리고 귀여운데, 그 선생은 나에게 어떻게 그랬을까 하는 생각 많이 했어요. 자기도 딸키우는 아버진데 어떻게 나에게 그랬을까. 얼마전에 저 신고했어요. 교육위원회에. 아무 증거도 남아있지 않지만. 꼭 처벌하고 저같은 피해자 다시 없도록 하기 위해서 일단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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