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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꽃비 조회수 : 1,110
작성일 : 2010-04-24 13:01:45
명문대에 다니는 남학생.

전역하고 자기의 미래를 생각해보았다. 남자는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전공은 아니었으나 교양 때 들은 심리학이 자신을 매료했다.

남자는 외국에서 심리학을 공부해서 한국에 돌아와 직업 강사라도 하고 싶었다.

돈벌이가 시원찮은 직업 강사라도 심리학만 공부할 수 있다면 더이상 기쁠 게 없었다.

하지만 부모는 남자에게 고시를 권유했다.

남자의 아버지는 큰 은행에 다니고, 형은 의대 레지던트였다.

남자는 집안의 기대에 걸맞은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결국 남자는 행정고시에 도전했다.

자기를 기다려준 여친도 있고, 졸업하면 결혼도 해야 했기에 남자는 현실적인 진로를 선택했다.

남자는 하루 종일 도서관에 처박혀 공부만 했다. 여친은 남자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1차 시험. 낙방. 수험 기간이 짧았다. 가족과 여친은 남자를 위로했다.

다음 1차 시험. 낙방. 가족과 여친은 다음 기회를 노리라고 위로했다.

다음다음 1차 시험. 낙방. 아버지는 한숨을 쉬고, 어머니는 투덜거렸다. 남자는 공포를 느꼈다.

친구들은 졸업하고, 기업에 취직하고, 결혼하고... 좋은 소식이 들려왔지만

자기는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었다. 오직 여친만이 남자를 위로했다.

"걱정 마. 꼭 해낼 수 있어. 몇 년이라도 기다릴 테니까 힘내!"

그렇게 5년이 지났다. 남자 나이 31살.

계속 낙방하는 남자를, 가족은 더이상 기대하지 않았다.

추석 같은 명절날 가족들은 친척들에게 남자를 소개하지 않았다. 그저 좋은 기업에 다니고 있다고

거짓말했다. 친척들은 집안이 모두 빵빵하다며 칭찬했지만 가족의 마음은 늘 씁쓸했다.

엄마는 친구들을 만나면 자식 자랑을 늘어놓지 못했고, 그저 남의 자식 자랑만 들어야 했다.

남자는 거의 포기 단계였다. 고시는 3년해서 안 되면 때려치라는 말이 뇌리를 엄습했다.

남자는 매일 도서관에 처박혔지만 스트레스에 시달려 집중하지 못했다.

모두 자기를 패배자처럼 바라보는 듯했다.

누가 수군거리면, "저 학생은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고시 공부만 하나 봐."처럼 들렸다.

여친은 졸업하고 기업에 취직했다. 여친은 남자를 기다려주었고, 남자가 고시에 낙방해도 결혼할 생각이었다.

어느 날, 여친은 문자를 받았다.

<그동안 고마웠어. 사랑해. 내가 사랑한 사람은 너뿐이야. 그리고 미안해. 안녕.>

여친은 가슴이 철썩 내려앉았다.

남자의 장례식장,

남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학교 친구들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친구들이 남자의 엄마에게 조문의 위로를 건넸다.

엄마가 친구들을 보자마자 하는 말.

"너는 어디에 다니니?"
IP : 220.122.xxx.14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이여
    '10.4.24 1:09 PM (222.106.xxx.150)

    그와는 반대로 공부잘해서 검사 된 인간들 지금 보면 죽은 남자의 모습이 어떤 인간상으로 남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한국교육의 양면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글로 받아들일게요.

  • 2. 대박
    '10.4.24 1:16 PM (112.72.xxx.74)

    설마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니겠죠?
    우리나라에서는 사법고시만 패스하면 인생이 보장되기때문에 여기에 매달리는 많은 젊은이들과 그걸 부추기는 주변의 환경을 풍자한글 같은데.

  • 3. 가슴이 서늘하네요
    '10.4.24 1:54 PM (58.229.xxx.252)

    저도 아이들 키우고 있느데, 우리 한국 사회만의 문제인건지..과정보다 결과에 더 포커스가 맞춰지는게 안타깝습니다.

  • 4. ㅠㅠ
    '10.4.24 4:14 PM (110.10.xxx.207)

    꽃비예요~ 댓글 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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