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길 고양이
지난 겨울에 길 고양이 한마리가 자꾸만 집앞을 지나는 거예요
바람은 매섭고
눈이라도 내린날엔 발자욱을 남겨 놓고 그러더군요
먹을게 없겠다 싶어 밥을 주기 시작했어요
근데 요게 얼굴을 익히면서 부터
새벽부터 와서 기다리기도 하고
날은 추운데 웅크리고 말예요
춥겠다 싶어 스치로폼 집을 마련해 줬어요
그곳에서 쉬다가 자다가 그러면서 밥 주면 먹고 유유히 사라지곤 했는데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고양이 집이 그만 바람에 날아가버렸어요
다시 주어다가 놓았는데 이젠 스치로폼 집엔 안 들어가네요
할수없이
바람불어도 괜찮은 강아지 집을 사다 모포 깔고 놓았는데
그날밤 몹시 놀랐는지 절대 집안엔 안 들어 가요
오늘도 밤새 내린 비에 땅이 축축한데
웅크리고 있다가 절 보더니 야옹~ 하면서 반가워 하드라구요
고양이가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1. 일층이면
'10.4.23 12:56 PM (116.126.xxx.158)베란다 아래 공간이 있지 않나요? 구조는 모르겠지만, 그 공간이라면 한 귀퉁이에 벽돌을 쌓는다던가 해서 외부 바람만 막아주고, 바닥에 폭신한 것을 깔아두면 되지 않을지...겉에서 보기에도 그리 지저분하지 않고, 고양이도 몸 감추기 좋고요. 그런데, 밥이 나온다는 것만 알아도 고양이들은 지 한몸 뉘일 곳은 부담없이 알아서 만들거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생각만해도 귀여운 고양이로군요.
2. 바람
'10.4.23 12:57 PM (211.107.xxx.230)바람에 못 움직이게 집 주위를 돌멩이를 놔주시고 집 안에 먹을 것을 놔두면 들어가지 않을까요?
3. ..
'10.4.23 12:58 PM (180.70.xxx.27)아.. 너무 고마운 분이네요^^
마련해주신 강아지집이 지붕이 있는 형태인가요? 그럼 고양이들이 좋아하는데...
혹시 안들어가면 종이상자를 하나 줘보세요. 그 안에 강아지집을 넣어주셔도 좋고.
고양이들이 종이박스를 좋아합니다^^; 그 안에 밥을 조금 놔주시던가요.
고양이가 완전히 얼굴도 익히고 밥 주는 사람이다 생각하나봐요.
밖에서 사는 삶이 참 고단할텐데 너무 고마울 것 같네요.
밥 챙겨주실 때 사람먹는 양념이나 소금 든 음식은 피해주세요.
길고양이들이 보통 사람 음식쓰레기를 주워먹고 수명이 급격히 짧아지거든요.
마트에서 파는 저급 사료라도 구해서 주시면 주시는 분도 편하고 고양이도 영양면에서 좋을 수도 있어요. 사실 그렇게 챙겨주시는 것만해도 고마운 일인데..^^;4. ..
'10.4.23 1:01 PM (115.126.xxx.13)고양이는 땀을 안 흘리게 때문에 염분있는 먹이는 안된다고..
5. ....
'10.4.23 1:30 PM (180.227.xxx.29)복 받으실분이네요
다른사람이면 그냥 지나쳤을인데도 챙겨주시니..
전 길고양이를 무지 무서워했었거든요 강아지를 키우면서 모든 동물이 예사로 안보이더라구요
가만 생각해보면 길고양이가 나한테 뭔 해꼬지를 한것도 아닌데 혼자 그랬던거 같아요
그 고양이는 그래도 행복한 고양이군요6. 예쁜마음
'10.4.23 1:44 PM (180.64.xxx.175)생명있는 동물을 사랑해주시는 그마음이 너무 예쁘고 고맙네요.
혹여 아파트 사시는분들이 고양이 집 가져다놨다고
뭐라 하실까봐 제가 괜히 걱정이 되네요.
복많이 받으세요7. .
'10.4.23 1:51 PM (211.201.xxx.157)그 집안에 사료 놔두고 물그릇 놔두세요.
길냥이는 물이 꼭 중요해요.8. 길고양이
'10.4.23 2:24 PM (58.29.xxx.50)밥 챙겨주고
쉴 수 있는 집에 따스한 깔개까지 정말 좋은 일 하십니다.
그 고양이
말은 못하지만 고마워하는 마음이야 사람들보다 더 크게 가지니
집 주변에서 멤도는 거겠지요.
고양이가 집에 들어가지 않는 거처럼 보여도
한 번 집이 날라가서 놀라서 그렇지
사람들 오가지 않는 한밤중에 나가 보면
그 집안에서 폭 자느라
다가가도 잘 모르다 화들짝 놀라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어찌나 귀엽고 가여운지.
저도 밥 챙겨주는 고양이 가족이 있는 데
얘네들이 울지도 않고 정말 얌전한 애들인지라
제가 나갈때만 아주 조그맣게 냐용거리며 아는 척을 하는 데
며칠 전에
베란다 문을 열고 볼 일을 보는 데
고양이가 계속 냐옹거리며 우는 게 너무 이상해서 뛰어나가 불러봐도
보통 있던 차 밑에 없는 거에요.
그래서 이상하다싶어 다시 찾아보니
하수구 망 안에 갖혀서는 살려달라고 우는 거였어요.
누군가
고양이를 보고 쫓으니까
애가 하수구로 숨었는 데
밖으로 못나오고 죽으라고 그 하수구 구멍에 철망을 엎어놓았으니
고양이가 애절하게 우는 거였어요.
어찌나 짠한지.
고양이들이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하등의 힘도 없는 애들인데
단지 싫어한다는 것만으로
그렇게 잔혹할 수 있는 인간이 무섭더군요.
원글님께 냥이 대신 감사드려요.9. 윗님 글을 읽고
'10.4.23 2:39 PM (124.195.xxx.140)마음이 참,,, 그렇습니다.
전 개, 고양이 좋아합니다
(쥐는 싫습니다 물론 ㅎㅎㅎ)
그렇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아파트 짓고,
여기는 도시
이렇게 이름 붙이고 사는 거
우리 이외의 생물들은 어떤 생각으로 봐질까
그냥 살게 두는 것도 아니고
숫자가 많아서, 시끄러워서
여기 살지 말고 죽었으면 좋겠어
하수구 속에서 그냥 죽었으면 좋겠어
참 불공평해요
그냥 제 생각이 그렇습니다ㅠㅠㅠㅠ10. ㅠㅠ
'10.4.23 3:19 PM (121.170.xxx.182)아침에 채널돌리다가 하이디란 외국 여자분 나오는 동물뭐였지...그거 봤는데
눈물이 줄줄 흐르더라구요.
동물은 동물일뿐 마음이 있을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식물을 좋아해서 화초랑 대화도 나누고 그랬는데 동물이랑은 왠지 불편했어요.
싫기도 하고...동생이 고양이 키우는데 고양이가 저한터 와서 야옹거리면 싫더라구요.
처음엔 놀래서 소리도 지르고 그랬는데 가라고 물도 슬쩍 뿌리고..
티비 보면서 반성했어요. 동물도 생명인데 왜 마음이 있다는걸 몰랐을까 ㅠㅠ
아 너무 슬펐고 제 자신이 한심했네요.11. ㅠ,ㅠ
'10.4.23 4:01 PM (211.201.xxx.157)12. 원글님
'10.4.23 7:35 PM (118.33.xxx.123)길고양이님.. 정말 좋은 일 하시고 계시네요.
저도 몇년전부터 고양이 밥주고 있어요.
여행이라도 하면 며칠동안 밥이랑 물을 못줘서 얼마나
마음에 걸리는지 몰라요.
사람이 제일 무서운 동물 맞아요.
그런데, 이런 저를 남편은 못마땅한가봐요.
저더러 너무 감성적이다, 그렇게 맘이 약해서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갈래..
고양이 밥주는게 고양이를 위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주위 시선 피해서 줘야해요.
고양이싫어하는 분들 생각보다 많아요.
제가 밥이랑 물을 갖다놓으면 담날 그릇까지 버려서
애먹은적도 많아요.
이짓도 몰래몰래 해야한다는게 서글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