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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집에 오는 아이친구

초등2학년아들맘 조회수 : 5,415
작성일 : 2010-04-23 12:06:05
매일 우리집에 오는 아이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끝나면 집으로 오는 아들 뒤에 "아줌마, 저 왔어요!"하면서 들어오지요.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는데 토요일에도 오고 일요일에도 오고
심지어 그 아이가 열이 나서 학교에 결석했다는 날에도 그아인 우리집엘 오더군요.
"아침엔 열이 많았는데요. %%(저희집아이)랑 놀면 열이 안나는것 같아서 왔어요"
이러면서요.

얼마전 담임선생님 면담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처음엔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를 못하고
아이들을 때리고 괴롭혀서 좀 골치가 아팠는데 어느날부터 아이들과 잘 지내고
학습태도가 몰라보게 달라져서 봤더니 %%와 친구가 되고부터 그런거 같다고
선생님께서 고맙단 말을 하시더라구요.

우리아들이 방과후 수업이 있어서 바로 집으로 오지않는 날도 바로 우리집으로 와서
둘째(7살)와 놀고 있습니다.
3시에 수학학원을 가고 태권도학원을 다닌다는 그 아이는 제가 그 시간이 되어서
가라가라 해야 겨우 일어나 집을 나갑니다.
한번은 일요일 9시부터 와서 다들 자고 있으니까 집에 갔다가 12시 넘어서와라 했더니
"그럼 여기 계단에 앉아서 기다릴게요"하는거예요.

이쯤되니까 아이부모님이 궁금해지더군요.
엄마는 아침일찍 나가서 밤 늦게 오신다고 하시고(매형마트 팀장이라고 하는데)
아빠는 사장님이고 저녁때 나가시지만 집에서 늘 주무시기만 한다고.
학원에서 돌아오면 저녁8시쯤 되는데 아빠가 차려놓고 간 저녁식사를 혼자서 하고
혼자 텔레비젼을 보다가 혼자 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이는 늘 말합니다.
엄마아빠는 나한테 아무 관심도 없다구요.
부모님이 바쁘신거구 사실은 어떤부모님이나 마음은 똑같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뿐...
세상에서 널 가장 사랑하실거다 말하면
"아줌마는 몰라서 그래요"하더군요.

3,4월 거의 두어달을 그렇게 지냈는데 정말 이젠 저도 그 아이의 부모가
너무 무심하단 생각이 듭니다.
이제껏 이 아이가 집에 매일 와서 놀고 주말마저도 우리집에 와서
우리가족과 어울려 노는데도 정말 그 부모님 전화한통 못 받아봤습니다.
열이 나서 학교에 못 온 아이를 친구집에 보내는 그 아이 아빠도 이해가 안되고
일요일 오전부터 집에와서 저녁늦게까지 있는 아이가 궁금하지도 않는지
전화한통 없는 그 엄마도 이해가 안되더군요.
집에 있는동안 "엄마가 걱정하시겠다. 전화 한통 해드려라."하면 그아인
"우리엄마는 걱정 안해요.  전화해봤자 왜 전화했냐는 말만 듣게 될거예요"
라고 하는데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설마 그럴리 없을텐데)를 떠나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고 확신하는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더라구요.

한번은 일요일 오전부터 온 아이에게 아침밥은 먹었냐고 물었더니
라면을 끓여먹었다고 하더라구요.
아빠랑 끓여먹었나보다 했더니
아빠가 가스불만 켜주고 들어가서 주무시고 자기가 혼자서 라면을
끓여서 먹었다는거예요.
깜짝 놀라서 라면을 혼자 끓였냐고 물으니까 어렵지 않다고 잘 끓인다고
하더라구요.

어디갈 일이 있어서 이만 집에 가라 했더니 갈 곳이 없다고 따라가면 안되냐고
묻더군요.
집에 아빠 계신다니 가서 아빠보고 놀아달라고 해라 했더니
아빠는 절대로 놀아주지 않는다고, 자는거 깨우면 욕한다고 싫다는거예요.
그래도 가라고 했더니 "에휴~ 어딜가지? 갈데가 없네"하면서 참 무겁게도 걸어 가더군요.

아이친구가 매일 오는게 귀찮고 싫은게 아니라
이렇게 신경쓰이는게 싫습니다.
아이는 제게 시험지를 보여주면서 자랑하고 이런저런 얘길 제게 하지요.
외롭단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 아이는 저희아들보다 더  제게 붙어다닙니다.
학교에서 물감놀이를 해서 너무 지저분해진 그아이를 씻겨주는데
"%%는 정말 행복한 아이예요.  아줌마가 엄마라서요"하는거예요.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고 그 부모님께 좀 화가 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맘이 복잡합니다.
그렇다고 그 아일 집에 못 오게 할 수도 없고
그아이 엄마를 만나서 이 상황을 말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여기 아니면 갈곳이 없어요"
"빈집에 혼자 있는게 싫어요"
하는 이 아이를 마냥 보듬기엔 제가 그렇게 그릇이 큰 사람이 못됩니다.

오지랖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남의 아이걱정을 왜 하나 싶다가도
백점 맞았다고 시험지를 들이대며 자랑하는 이 어린 아이에게
뭐 이정도도 못하겠나싶고...
어쩌면 별일 아닐지도 모르는데 참 맘이 복잡합니다.
오늘도 그 아인 혼자 우리집엘 올거예요.
우리아이가 오늘 피아노학원엘 바로 가거든요.
당연하듯 들어와서
가방을 놓고 손을 씻고 제 앞에 앉아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종알종알 떠들고 있을 이 아이를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문을 닫고 외출을 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매번 그럴 수도 없구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엄마를 만나서 얘길 해볼까요?
무슨얘길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IP : 58.229.xxx.124
6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4.23 12:15 PM (112.154.xxx.22)

    어째... 저라도 황당하겠어요.
    원글님이 힘드시겠지만 덕 쌓는 거라고 생각하시고 너무 심하게 하면 가르치면서 돌보면 어떨까요. 제가 다 미안하네요...
    원글님 애쓰시는 것만큼 원글님 아이한테 돌아갈거예요.
    에효... 키울 생각도 없으면서 낳기만 하면 장땡인지...
    돈만 있으면 다라고 생각해서 애를 그 지경이 되도록 방치하고 돈을 벌러 다니는건지...
    벌 받을 종자들...

  • 2. 우선
    '10.4.23 12:15 PM (118.176.xxx.218)

    원글님이 참 좋으신분인거 같아요 저같음 휴 그렇게는 못할거에요 그나저나 그집 부모는 세상에 애를 그렇게 방치를 하나요 낳기만 하면 자식인가.. 우선은 그집부모에게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님 벌써 알고있는데도 나몰라라 하는건지도 모르죠 그냥 아이가 참 안됬다는 생각이 드네요

  • 3. ...
    '10.4.23 12:15 PM (59.21.xxx.181)

    아이만 생각하면 맘이 참 안됐네요..ㅡ.ㅜ 근데 현실은 그게 아니란건지요.. 혹시 애가 님 댁에서 놀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덤탱이 쓰는겁니다. 그애엄마한테 전화해서 ㅇㅇ이가 우리집에 거의 매일온다.. 그러다보니 애들 공부든 외출이든 스케줄이 많이 꼬인다. 그러니 조금 자제해달라 얘기를 하세요..마음은 아프지만 어쩌겠어요.. 경험자로서 말씀드리지만 전혀 그집에선 고마워하지도 않는답니다.

  • 4. :::
    '10.4.23 12:16 PM (121.165.xxx.13)

    님도 고달플 거 같고, 그 아이도 참 가엾고 그렇네요.
    대화내용으로 봐서는 아이가 반듯할 거 같은데, 부부사이가 안좋든지 아니면 아빠 되는 사람이
    내논 남편일까요...
    고아원 봉사 한다고 생각할 수도 없고, 이 일을 어쩐답니까...
    제 아이도 1학년인데, 남의 집 가려고 하면 신경이 다 곤두서거든요.
    남의 집 아이 하나 와 있는게 어떤건지 아니까요.
    또다른 변수가 있을 지 모르니까 조금 더 참아보세요... 이사를 간다든지...

  • 5. 아이
    '10.4.23 12:19 PM (124.80.xxx.99)

    원글님에게 따뜻한 정을 느끼나 보네요. 그냥 옆을로 나갈 수도? 있는 아이 잡아 준다 하는 마음으로 받아 주시면 그 것도 덕을 쌓는 게 아닐까요. 아드님을 위해서도요. 제아이도 자랄 때 그런 친구 한명이 있었는데 매일 왔었죠, 그아이 같이, 그부모도 모를 것 같지만 알고 있었어요.
    그 친구 동생 도 저희아이를 형이라 생각하구요.어려운 한때를 잘 넘기는데 의도하지 않은채 도와 준거였죠.

  • 6. 에구
    '10.4.23 12:27 PM (125.178.xxx.192)

    그아이도 넘 가엾고 원글님도 안됐고.. 어쩐대요.
    그래도..넘 야멸차게 내치진 마시길..

    일단은.. 그 아이 엄마랑 통화를 한번 하셔서 내막을 알아는 보세요.

  • 7. ...
    '10.4.23 12:27 PM (121.130.xxx.81)

    만약 그쪽 부모한테 이 사실을 알린다면 모른다는 전제하에 아이를 많이 혼낼것 같네요..
    그러면 아이가 마음의 상처가 클거같기도 하고요..

  • 8. 아휴..
    '10.4.23 12:28 PM (124.54.xxx.18)

    그냥 서로의 상황에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원글님도 맘이 참 예쁘신 분이고, 초2 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그런 말을 한다는 자체가
    놀랍고,...

  • 9. 에휴..
    '10.4.23 12:37 PM (110.12.xxx.222)

    글 읽는 동안 마음이 뭉클하며 저도 아이키우는 엄마라 그런지 눈가에 눈물이 맺히네요.

    저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니 원글님 처럼 하기가 쉽지가 않네요.
    누구나 다 말은 그럴듯하게 할 수 있어도 막상 내 상황이 된다면...
    원글님 참 존경스럽습니다.

    일단은 먼저 그 아이엄마에게 이야기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를 계속 방치하는 것 같은데...
    아이 엄마도 집에 아빠가 있으니까 믿고 일하고 있는 상황인것 같은데요.

    그 아이가 원글님을 엄마품처럼 포근해하는 게 느껴지는데
    서서히 내치시더라도 분명 큰 상처를 받을 것 같아요.

    먼저 그 아이 엄마와 통화라도 해보세요.

  • 10. 다 돌아 오더군요.
    '10.4.23 12:40 PM (124.63.xxx.195)

    저의 시어머님은 아주버님 친구들을 항상 밥해먹이고 하셨대요. 그분들이 지금은 어머님께 용돈도 드리고 시어머님 좋아하시는 것 사가지고 오시고 하더라구요. 아주버님은 친구들이 많아요. 저도 아들 키우는데 놀러오는 친구들에게 잘 해줍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하세요...

  • 11. 저도
    '10.4.23 12:43 PM (203.232.xxx.3)

    원글님이 참 포근하신 분일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런 아이도 쉽게 자기 맘을 아무에게나 주지는 않거든요.
    원글님의 넉넉한 인품이 아마 표정에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 아이는 그게 너무 좋은 거구요.
    그나저나 그 아이 부모님들은 정말 너무들 하시네요. 아이가 정말 가여워요.

  • 12. ..
    '10.4.23 12:49 PM (114.203.xxx.4)

    선을 정하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저는 좀 섬뜩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 아이가 원글님 아이가 부러워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할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13. ....
    '10.4.23 12:54 PM (220.87.xxx.144)

    아이가 하는 말들이 짠하고 안스럽네요.
    걔 엄마 아빠는 고마운 줄도 모르겠지만
    아이는 아마 굉장히 고마워 하고 있는 듯 하구요.
    너무 부담되는 상황이라면 조치를 취하시는게 맞겠지만
    담담하게 지금처럼 대해주시는 것도 큰 덕을 쌓는 일 아닐까요?

  • 14. 제생각
    '10.4.23 12:55 PM (123.98.xxx.151)

    제가 어릴적에 외가집에서 할머니랑 컷거든요..
    할머님도 일하시느라 늦게 오시고 그나마 언니가 있긴하지만...운동선수라서 볼 수도 없고..
    하여간 아무도 신경 써 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친구가 있었써요..
    그 친구집에 매일 놀러가면 그 친구 엄마가 맛있는것도 주고
    같이 놀기도 하고..일년을 그렇게 보냈는데
    그 친구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하지만..
    그 친구와 친구엄마 덕분에 외롭지 않았고(초등학교 1년)
    포근한 가정이 이런거구나~~라는 생각이 지위지지 않아서
    항상 그 친구와 친구엄마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제 어린시절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었답니다.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는 저의 어린 시절과 달라서
    혼자 자라는 아이들이나 부모 사랑 못받고 자란 아이들 친구 없는 아이들이
    얼마나 외로울까~~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요...

  • 15. 에구
    '10.4.23 12:56 PM (61.253.xxx.103)

    원글님 마음도 이해되고 아이도 안쓰럽고 그러네요.
    아이가 정 붙일 곳이 없어서 원글님을 따르네요. 그 부모네는 뭐하는 사람들인지 원.
    일단 담임선생님이랑 한번 얘기해 보는 건 어떨까요? 원글님이 그 아이 엄말랑 얘기
    하는 게 좋을 듯싶지만 힘드시면 담임선생님을 통해서 얘기해 보세요.
    근데 막상 얘기한다 해도 원래부터가 정신머리가 그러한 부모네라면 상황이 달라질
    게 없으리라고 봐요. 원글님만 난처하시고, 아이만 불쌍하고...

  • 16. 제생각
    '10.4.23 1:03 PM (123.98.xxx.151)

    하여간 원글님같은 분이 계셔서
    외로운 아이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것만 알고 계셨음해요..

    원글님이 신경이 쓰이신다면
    원글님이 그 아이때문에 불편하다면
    피하시는것도 좋을듯해요...왜냐..원글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 17. 지라니
    '10.4.23 1:07 PM (120.142.xxx.118)

    그 아이가 나중에 크면 님께 고마워 할꺼에요...
    얼마전에 본 다큐에서 그런거 본적있어요.
    부모 이혼후 혼자 크는 아이가 있었는데
    청소년 시절에 친구집에 가면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던 친구 어머니를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하고 고마워 하고 자주 찾아뵈고 한다는군요...
    그러믄서,본인이 올바로 살아야 겠다고 어린시절 생각한 것은 ,
    그 친구 어머니 때문이었다고...

    님글을 읽으니...마음이 아프네요...

  • 18. 님의 글이
    '10.4.23 1:26 PM (124.63.xxx.25)

    절 울컥하게 만드네요.. 저도 어렸을적에는 일하는라고 바쁘신 부모님들이라서
    살뜰하게 보살핌은 받고 자라진 않았지만 그래도 제게는 형제가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그친구는 외동인가보네요.... 제가 님을 도와줄수있는 상황도 아니라서 뭐라고 말씀드릴수는
    없지만.... 그래도 살뜰하게 아드님 친구분을 봐 주시니 제가 다 고맙네요.

  • 19. 글쓴이
    '10.4.23 1:28 PM (58.229.xxx.124)

    학교가 끝나고 제아들은 피아노학원으로 가고 예상했던대로 이아인 우리집으로 왔네요.
    숙제가 있어서 지금은 숙제를 하고 있습니다.
    둘째가 곧 유치원에서 올거니까 같이 놀거예요.
    그러다보면 피아노학원에서 큰아이가 오겠죠.
    그래도 얼마놀지는 못합니다.
    우린 수영수업이 있어서 가야하거든요.
    오래 놀지도 못하는데 최대한 같이 있으려고 애쓰는 이 아이가 참 안쓰럽습니다.
    매번 가기싫어하는아일 보내는게 싫어서 그럼 같이 수영배우는건 어떨까 싶어서
    엄마께 말씀드려보라고 했지요.
    데리고 다니는건 할 수 있으니까요.
    근데 그게 부담스러우셨던지 엄마가 생각해본다고 기다려 달라고 하셨다네요.
    아이는 "아마 안될거예요"하면서 실망한 눈치였구요.
    수영을 핑계로 통화좀 해보려고 했는데 전화가 없으셨어요.
    먼저 걸어서 내가 데리고 다닐테니 수영수업을 하게 해주면 어떠냐고 묻는것도
    좀 그렇고 해서 그냥 이렇게 있습니다.
    아이엄마와 얘길하는건 참 망설여져요.
    결국엔 아이만 상처입게 되진 않을까싶고 결국엔 우리집에 오지말아달란 얘기로
    들리면 어쩔까 싶어서 그땐 제 맘이 참 서글퍼질것 같아요.
    우리집에 오기전 예전엔 어떻게 지냈냐고 물으니
    운동장에서 놀거나 집에서 학원갈때까지 닌텐도를 했대요.
    근데 운동장에서 놀면 모르는 형들이 골키퍼 시키고 가방이랑 자꾸 잃어버리게 되고
    닌텐도는 아빠가 반으로 잘라버려서 것도 못하게 되었다더군요.
    그냥 왔다갔다 했대요;;
    엄마께 심심하다고 말씀드려라 했더니 그럼 공부방에 바로 가라고 한대요.
    공부방이 어떤지 제가 잘 모르는데 이 아인 공부방에 너무너무 가고싶어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공부방 싫다고 엄마께 말씀드려보랬더니 몇번을 말했지만 엄마는
    그냥 다니라고 한대요. 말해도 소용이 없대요.
    그래서 이젠 말하기도 싫다고 하더군요.
    우리엄마아빠는 내 말을 안듣는다구요.

    물론 제가 모르는, 이 아이도 이해하지 못하는,
    피치못할 사정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너무 어리기만 한 이 아이의 틈이 안타깝습니다.
    좀 더 두고봐야겠어요.
    무슨 방법이 생길 수도 있겠죠.

    댓글다신분들이 말씀하신 유년의 기억만큼 좋은 친구엄마가 되어줄 그릇이
    못되니 이렇게 맘이 복잡한거겠죠.ㅠㅠ
    에구 참.

  • 20.
    '10.4.23 1:35 PM (125.131.xxx.167)

    원글님 댓글에 또 한번 눈물나네요..
    저 역시
    아직은 너무 어리기만 한 그 아이의 틈이 너무 안타깝네요...

    그 아이 부모들..
    사정이 있을까요??

    답은 못 드리고 그저 원글님도 그 아이도 그집 부모도 안타까워
    도움 못 되는 답글만 달고 갑니다.

  • 21. 저도
    '10.4.23 1:36 PM (59.10.xxx.187)

    섬뜩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는 좋겠어요.. 라고 했다는 말은 그 아이가 머릿속으로 수없이 되새긴 느낌일겁니다

  • 22. 저도
    '10.4.23 1:37 PM (59.10.xxx.187)

    섬뜩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는 좋겠어요.. 라고 했다는 말은 그 아이가 머릿속으로 수없이 되새긴 느낌일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초등 2학년의 정서는 아니네요 그것도 남자아이...

  • 23. ...
    '10.4.23 1:39 PM (115.95.xxx.139)

    저희 아이 친구랑 상황이 비슷하네요.
    정말 난감하시죠?
    저희집에서 걔는 저녁까지 먹고 매일 갔는데
    그 엄마는 전화 한 번 없어요.
    대개 아이가 직접 밥도 해먹는 상황이더라구요.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희 동네는 이런 아이들이 pc 방을 전전하더군요.

  • 24. ^^
    '10.4.23 1:41 PM (118.37.xxx.252)

    넘 넘 존경스럽습니다.

  • 25. 음...
    '10.4.23 1:52 PM (110.12.xxx.222)

    원글님 댓글단 글 읽다가 마음이 아려 눈물이 쏟아집니다.

    저도 제 어릴때 추억이 떠오르고 엄마생각도 나고ㅠㅠㅠㅠㅠㅠ
    초3 때부터 친하게 된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는 엄마가 없는 친구였어요.
    그 당시엔 우리 엄마가 너무 좋다고 야단도 한 번 안치실것 같다고 매일 부러워 하는데
    울엄마 친구들 있으면 천사, 친구들 없을때 무지 야단 많이 치고 매도 든다고
    엄마흉 엄청 봤었는데 그 친구가 중학교 들어가서 자기 엄마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고...
    솔직히 너보다 네 엄마가 너무 좋다고 늘 부럽다고 했었어요.

    우리엄마는 걔네 엄마 돌아가셨는지 알고 있었나봐요.
    그 얘가 놀러오면 간식도 내오고 저녁 먹고가라고 일부러 붙들고
    어떤때는 질투도 살짝 났었지만 내 친구가 워낙 착한얘라서 챙겨주는 줄 알았어요.

    고등학교랑 대학은 다른 학교 다니느라 자주 못 만났지만
    방학때는 늘 우리집에 인사오고, 엄마 생신은 저보다 더 잘 챙기고...
    엄마가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땐 딸처럼 수시로 들락거리고
    엄마 돌아가시고 얼마나 붙들고 울었는지...

    지금도 가끔씩 우리엄마가 자기를 반듯하게 키워주셨다고...
    힘든일 있을때마다 울엄마 생각하며 이겨냈다고...
    우리엄마는 딸 친구니까 안쓰러운 마음에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신경 써 주신것
    뿐인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하늘만큼 커다란 위안을 받았나봐요.

    지금도 그 친구는 우리엄마 이야기 하면 눈물 쏟아요.
    정작 난 우리엄마 이야기 해도 이젠 눈물도 안나는데...

    댓글이 엉뚱하게 산으로 가고 있어 죄송해요.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가 너무 그립고 보고싶네요.ㅠㅠㅠㅠㅠㅠㅠ

  • 26. 봄날
    '10.4.23 1:53 PM (110.15.xxx.157)

    아이 상황에 눈물이, 원글님의 배려에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부모에게 관심 밖에 대상이라고 느낄 그 아이의 먹먹한 상황이 너무 안타깝네요.
    댓글 중 몇 분이 아이가 섬뜩하다고 하시지만
    어쩜 그 아인 그런 꿈조차 꾸지 못할지도...그저 꿈꾸는 소망이지 않을까요...
    복 받으실거예요..ㅠㅠ

  • 27. ..
    '10.4.23 1:53 PM (118.221.xxx.235)

    측은한거지 애가 섬뜩 하다니요..어떻게 그런 말씀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지...
    본인 입으로 부럽다는 말을 할수 있을정도면 애가 다른 속이 있는거는 아닐꺼예요.

    아침을 아빠가 가스불켜주면 혼자서 라면 끓여먹는 정도의 아이면 그 외로움과 애정에 대한 결핍이 얼마나 상당하겠어요.. 부모에 대한 원망을 속에 담기보다 그래도 원글님한테 일상적인 대화라도 그렇게 한다니 저는 애가 참 그래도 바르다는 느낌이 드네요.. 저는 어릴때 맞벌이 부모님 아래서 정말 사무치게 외로웠는데.. 누구한테 그 외롭다는 표현 해보지도 못했고 커서도 만성적으로 우울해요.. 원글님처럼 저렇게 돌봐준다는 느낌을 고마움을 깨닫게 해주는 이가 생애에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정말 큰 힘이 됐을꺼고 평생 너무나 감사했을거 같네요.

  • 28. 뭉클..
    '10.4.23 2:03 PM (222.110.xxx.242)

    원글님 배려가 정말 가슴에 와닿네요. 괜시리 눈물나네요
    복받으실꺼에요... 아이도 안타깝고...
    원글님 정말 대단하세요...

  • 29. 이글과
    '10.4.23 2:07 PM (121.167.xxx.85)

    댓글을 읽다보니 왠지 눈물이 핑도네요

  • 30. 정말
    '10.4.23 2:08 PM (59.30.xxx.75)

    대단한 원글님이세요
    제가 그 상황에 처하면 절대로 이렇게 못할거 같은데..
    수영까지 같이 데리고 다니실 생각까지 하시고...
    복받으실거예요.......존경스럽습니다.

  • 31. 저도
    '10.4.23 2:14 PM (122.32.xxx.63)

    2학년 아들 둔 엄마에요..
    원글님 상황도 넘 이해되고 그 아이도 안 됐고 맘이 않 좋네요.
    아이가 정말 부모의 정이 고픈가봐요.
    저도 원글님 상황 정도는 아니지만 울아이가 외동이다 보니
    이런저런 아들친구 애들 집에 많이 놀러오게 하는 편인데...
    종종 비슷한 경우가 있었어요.

    아이가 원글님 아이없어도 원글님집에 와서 원글님 따라다니면서 시험지도 보여주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는 거 보니 참 맘이 찡하네요.
    **는 아줌마가 엄마라서 좋겠어요..그 얘기도 참 맘이 아리네요.

  • 32. ..........
    '10.4.23 2:14 PM (220.76.xxx.113)

    그 아이가 참 가엾고, 원글님께서는 대단하시고.... ㅠㅠ

    제 생각에도 일단 담임 선생님을 뵙고 자세한 말씀을 드리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그 아이 부모님과 상담을 좀 하게 하시면 좋겠습니다.

  • 33. .
    '10.4.23 2:19 PM (211.201.xxx.157)

    담임은 어떤 분인지..
    아이들에게 좀 관심있는 분이라면 상담해보세요.
    뭐, 교사들에게 거의 기대는 안합니다만.

  • 34. ㅠㅠ
    '10.4.23 2:49 PM (222.109.xxx.208)

    넘 슬프서 눈물이 나네요.
    아이가 넘 불쌍해요. 2학년짜리 남자아이가 라면을 끓여먹다니요... 진짜 그 아빠 너무 하신다...
    수영은 그 집 엄마가 미안해서 생각중인것 아닐까요?
    먼저 전화 걸어주심이 어떨까요?
    내 아이를 위해서 정말 오래 살아야겠어요.
    내가 죽으면 우리 아이도 그렇게 될거 아니에요.
    넘 슬프네요.

  • 35. ㅁㅁ
    '10.4.23 2:52 PM (121.164.xxx.197)

    저라면 원글님처럼 못할텐데 그럼에도 원글님께서 조금만 더 그아이를 봐주셨으면 하는 염치없는 마음이 드니 뭐라 드릴말씀이 없어요
    원글과 원글님의 댓글 읽다가 눈물이 났어요
    그아이가 너무 가엾어서요 그래도 원글님같은 친구엄마를 만나게 된 그아이가 백분의 일쯤은 덜 가여워 지네요
    너무 장하십니다 .......


    그리고 아이입장에서 친구가 부럽다고 말한게 섬뜩한일인가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당연한거 같은데요
    아이가 너무 안쓰러워요

  • 36. ...
    '10.4.23 3:04 PM (220.120.xxx.54)

    원글님 정말 훌륭하시네요...그리고 정말 고맙습니다...
    분명 복받으실거에요..원글님 아이들두요..
    근데 그 상황이 계속 갈 수는 없을텐데...그 아이 어쩌면 좋아요..
    선생님하고 일단 상의를 해보시는게 좋겠어요..그 집 상황이 어떤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 부모가 무척 사이가 나쁜게 아닐까 싶은데요..부부사이 틀어져서 아이까지 귀찮아하는 경우...
    가까이 살면 돌아가면서라도 챙겨줄 수 있을텐데요..
    그리고 다른 엄마들하고도 얘기해보심이 어떨까요..
    님네 집에만 오게 하지 말고 이집도 가고 저집도 가고 그렇게요..

  • 37. ...
    '10.4.23 3:05 PM (210.94.xxx.8)

    저도 눈물이 나네요...

  • 38. ...
    '10.4.23 3:07 PM (220.120.xxx.54)

    그리고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저희 앞집에도 한동안 우리집에서 상주(?)하다시피 했었어요..
    그 애는 동생도 있었는데 엄마가 형과 동생을 차별하나보더라구요..(동생은 똘똘하고 자기 할일 알아서 잘 해요)
    방학동안 낮에 동생 유치원 간 사이에 엄마도 나가버리고 애가 심심한걸 못견뎌서는 우리집으로 오는 거에요.
    우리가 나가야 돼서 오늘은 안된다 했더니, 그럼 우리집에서 자기 혼자 있겠다고...자기 집엔 아무도 없어서 가기 싫다고...막무가내로 떼를 쓰는데 정말 난감하더군요..
    방치되는 애들이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네요...낳았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 39. 뭐가 섬뜩
    '10.4.23 3:45 PM (115.21.xxx.128)

    하다는 건지 저런 댓글 단 사람들 참 한심하네요.
    어른들 맞아요??

  • 40. 슬퍼요.
    '10.4.23 3:58 PM (122.37.xxx.4)

    원글님도 아이도 안스럽네요.
    그 부모 말해도 변화는 없을 거에요.
    오히려 아이만 더 상처를 받게 될거에요.
    같이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막막하네요.
    아까 남편자랑글 보고 빵 터졌는데, 이글 보고 눈물나네요.
    먹고사는데 급급해서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들 보면 한숨이 나오네요.
    좋은 방안은 못드리고 같이 한숨만 쉽니다.

  • 41. 저두
    '10.4.23 4:25 PM (211.202.xxx.48)

    ..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 원글님처럼 그리 해주지는 못해네요
    글 읽으면서 제 마음이 참 불편했어요. 저라면 그럴 것 같거든요...나 나쁜가 .....^^;;

    저희 아이 세 살때 놀이터에서 만난 초등학교 아이였는데 좀 큰 여자 아이였나봐요
    울 딸하고 이름이 같은 ... 잘 데리고 놀더라구요. 몇번 놀이터에서 만나 이야기도 주고 받고..
    고맙다 생각했는데 몇 동 몇호 사냐고 그래서 무심히 말했더니
    어느날 집으로 찾아 왔어요

    뜻밖이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래서 맞아 들여 간식도 챙겨먹이고 그랬는데
    막상 울집에 와서는 우리 아이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리 아이 장난감이나 물건에 관심을 보이며
    놀다라구요. 초등 3학년 정도로 기억되는데 ...
    그 아이 동생이 울 집 앞 유치원 종일반에 있어서 시간 맞춰 데리러 나가더라구요

    알고보니 울 아파트 앞 작은 공장에서 엄마아빠 일하시는 분이시더라구요
    엄마랑도 한번은 통화한 것 같은데, 미안하다고 하셨던것 같기도 하고 ..

    그런데 그 날이후 계속 찾아 오는 거예요

    세살 짜리 아이 집에 말이죠. ^^;; 낮잠을 자고 있으면 한숨 쉬며 돌아가고 ....

    암튼 전 부담스러웠어요.

  • 42. 어려운일이죠
    '10.4.23 5:14 PM (112.150.xxx.142)

    저도 아이들 친구가 한동안 자주 찾아와 배고프다고 하는 요구가 좀 심해져서
    한동안 고민을 했었는데요....
    집에서 가방도 좀 놓고, 간식도 좀 때론 해결하고 만나면 좋으련만 그게 어렵나보더라구요
    지금은 애들이 놀러 잘 안오네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너무 박하게 생각하고 야멸차게 구는걸까...하는 마음에
    심경이 무지 복잡했어요
    근데 원글님은 저에 비하면 바다와 같은 마음씀입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 그 엄마와 통화를 하면 그 다음 방향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 43. 눈물이...
    '10.4.23 6:26 PM (175.114.xxx.223)

    원글님 정말 대단하세요. 저라면 그렇게 못했을 것 같네요.
    엄마가 이렇게 너그럽고 마음이 넓은 분이니 원글님 아이도 얼마나 바르고 이쁠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근데 그애는 무슨 죄래요. 어린 나이에 벌써 저렇게 상처 받고...
    애 키우는 엄마로서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 44. jean
    '10.4.23 6:43 PM (71.113.xxx.112)

    얘기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데 그애 부모님은 신경이 어떻게 되 있는 분들이길래 애를 그리 방치하시는지.. 너무 안타깝네요. ㅠㅠ

  • 45. 중요한 타인들
    '10.4.23 7:50 PM (222.111.xxx.245)

    육아방 동경미님 글을 우연히 읽다가 감동적인 내용을 만났어요. 바로 중요한 타인들(significant others)에 대해서인데요, 아무리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이라도 주변에 관심을 가져주고 모범을 보이는 멘토가 있다면 올바른 성인으로 자랄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중요한 타인들이라네요. 동경미님 글 찾아서 읽어보세요. 감동적입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edu&page=1&sn1=&divpage=1&sn=off&ss=...

    기억력이 갈수록 딸리는 저로서도 참 잊히지 않는 말이었어요.
    원글님은 참 고맙고 대단하신 분입니다. 어쩐지 품이 넉넉한 분일 거라는 느낌이...저도 그릇이 작다는 말로 그런 경우를 피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의 작은 베품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지탱하게 해주는 따뜻한 기억이 될 수도 있다니 말입니다.

  • 46. 참 내...
    '10.4.23 8:34 PM (218.153.xxx.18)

    애가 부러워하는걸 가지고 섬뜩하다니... 자식을 키워나 본 분들인지 알 수가 없네요...
    남자애들은 그런 질투심은 안갖습니다
    조금 지나 중학생만 되어도 눈치가 밝아지고 제 앞가림 할거예요
    지금 백점 짜리 시험지를 가져다 아줌마 관심을 끌고자 노력하는걸 보니 눈물겹네요
    그저 자선하는 심정으로 조금만 보살펴주시면 그애 인생에 크나큰 도움이 되실텐데...
    부디 인정으로 살펴주세요

  • 47. 글쓴이
    '10.4.23 10:26 PM (58.229.xxx.124)

    중요한 타인들님...추천해주신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댓글 달아주신분들...정말 감사하구요.
    제가 쓴 글과 댓글들을 읽으며 새삼 제가 뭘 고민했던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네요^^
    해주신말씀 잘 새겨듣겠습니다. 좋은분들도 많고 지혜로우신분들도 참 많으신
    82쿡! 늘 감사해요.

  • 48. ..
    '10.4.23 11:00 PM (58.124.xxx.107)

    어렸을적에 갑자기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셨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그로부터 십년간 맞벌이를 하셨는데 제나이 초등학교 입학때였어요.
    집이 갑자기 무너지니 주변에서 모든 친척 친구들이 다 등을 돌리셨었나봐요..
    여느때처럼 친구네집에 놀러갔는데 이제부터는 저랑 놀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친구 부모님들의 그 돌변하고 차가운 말투가 아직도 생생해요.. 왜그런지 이해할수 없지만
    뭔가 내가 폐를 끼쳤나보다 그렇게 철철 눈물을 흘리면서 집에 돌아갔던 생각이 나네요..
    늘 집안구석에서 아무도 없는 텅빈 집에서 혼자 인형도 없이 노는데.. 돈이없으니 학원도 다닐수 없고.. 어렸을적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퍼요..
    어떤 친구 부모님이시든 그렇게 직접적으로 무안주지않고 다치지 않게 돌려서 얘기해
    주시기라도 하셨다면 참 좋았을텐데.. 그때 느꼈던 큰 혼란이나 무력감이 어린당시에나 성인이 된 지금에서도 큰 마음의 상처로 남았네요. 님이 해주신 그 마음의 성의를 그 아이가 큰 보답으로 베풀지는 못하더라도 앞으로 얼마나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랄수 있는지 몰라요...
    정말 큰 일 해주시는거 같아요. 제가 님한테 감사드리고 싶네요.

  • 49. 복받으실겁니다
    '10.4.24 1:39 AM (121.135.xxx.213)

    아이가 무슨 죄가 있나요? ㅠㅠ
    그저 눈치보고 부럽고... 그런 먹먹한 마음이겠죠.

  • 50. ㅡㅡ
    '10.4.24 9:38 AM (61.73.xxx.238)

    사람들이 참 개도 오만 거 다 해주면서 키우면서 사람은 좀 정 주고 맘 써주는 건 안 되는지.
    별로 애가 많이 바라는 것도 아니구만.
    같이 데리고 사는 것도 아니고 완전 떠 맡아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걳도 아마 한 몇 년
    정도일 걸. 개야 15년 이상씩 데리고 있는 것도 짧다고 난리면서.

  • 51. 섬뜩하다니
    '10.4.24 10:27 AM (122.37.xxx.142)

    뭐가 섬뜩하다는건지...
    **이는 좋겠어요..
    그런 상황에 있는 아이라면 누구라도 제일 먼저 떠오를 생각같은데요
    자기가 간절히 원하는 가족안에 있는 친구가 얼마나 부럽겠어요
    섬뜩하다는 말이 왠지 그러네요..표현좀 가리셨으면

    원글님 맘도 이해되고
    어쨌든 원글님은 그 아이의 유년시절의 가장 따뜻했던 기억으로 남을거 같아요
    힘들 아이나 원글님이나 맘이 아프네요

  • 52. ..
    '10.4.24 10:37 AM (58.233.xxx.111)

    담임은 어떤 분인지..
    아이들에게 좀 관심있는 분이라면 상담해보세요.
    뭐, 교사들에게 거의 기대는 안합니다만

    부모도 놔두는 아이를
    참 오지랍도

  • 53. 허니
    '10.4.24 11:34 AM (110.14.xxx.110)

    애정결핍인거 같아요
    저도 비슷한 아이가 있었는데 고학년되서 뭔가 아니 안오더군요 더구나 우리아이랑 성별이 달라서...
    볼때마다 안됐어요 제 앞에선 참 착하고 예의 바르고 귀여운데 .. 우리 아이말이 그애가 저를 젤 좋아하고 무서워 한대요 세상에서 무서운거 없는아이 같은데 ㅎㅎ
    학교에선 1등가는 말쌍장이라

    엄마가 일 쉬고 돌봐줬음 싶더라고요
    저도 부모 만나는건 말리고 싶어요 그냥 **이가 우리집에 자주 놀러와요 정도 해주시고
    님이 해줄 만큼만 하세요

  • 54. .
    '10.4.24 11:37 AM (121.181.xxx.222)

    블라인드 사이드의 산드라 블록이 생각이 나요...
    넘 따뜻한 분이신거 같아요...
    참... 그런데.. 그 아이가 넘 걱정이 되네요...
    당최 어떤 부모들인지...

  • 55. ...
    '10.4.24 11:41 AM (116.121.xxx.199)

    담임한테 말씀 드려서 담임이 그 아이 엄마하고 상담하게 하세요
    그래도 그 아이는 원글님이 편하게 대해 주시니깐 가는거 같네요
    정말 마음이 짠하네요

  • 56. 원글님께
    '10.4.24 11:49 AM (112.154.xxx.26)

    원글님, 저 아이없는 새댁이지만 글 쭉 읽고 마음이 너무 복잡하여 로긴했네요.

    일단 그 아이 부모님을 욕하거나 원망하는 일은 좀 나중의 일인것 같구요
    맘 고생 심하신 원글님, 누구나 그 상황이라면 화도나고 힘들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럴꺼에요. 본인을 절대 자책하지는 마시구요.
    억지로 떨어뜨려놓기엔 그 아이도 불쌍하고, 원글님도 그런 독한맘까진 안품으실것 같아요.
    그 아이가 댁의 두 자녀에게 미치는 좋은 영향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세요.
    둘째도 그 아이 성품이 나쁘지는 않다면 친형제처럼 같이 놀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발달할꺼구요 댁의 큰아이도 겉돌던 그 아이를 거두어 함께 다니는거 보면 천성도 착한데다가 좋은 단짝 친구가 생겨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얻게 될겁니다. 스스로 그렇게 좀 위로를 하시고

    무엇보다도 그 아이 어머니와 한번은 통화, 아니 직접 만나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나도 같이 아이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힘든건 힘든거고 또 어느정도 의무감은 있다. 이렇게 나를 괴롭힐거라면 금전적 투자라도 해서 아이를 우리아이와 같이 수영이나 영어 수업등은 받게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난 이 아이를 돌보지 않겠다. 이렇게 좀 그 엄마에겐 강경한 어조로 말씀을 하셔야 할듯해요.
    그 엄마가 우리애한테 신경꺼라 이렇게 나올지는 의문이네요. 어떻게든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붙여놓지 않겠어요?
    외국이라면 아동 보호센터에 신고라도 해야할 상황이군요....원글님 보탬은 안되지만 힘내세요. 원글님께 생긴 불행이 아니라 이 일로 분명 댁의 자녀님들께 좋은일이 생길꺼라고 생각하세요.

  • 57. 원글님도
    '10.4.24 12:00 PM (115.178.xxx.253)

    안됐고 그아이도 안됐고 그러네요...

    너무 좋은 분이세요. 원글님..
    담임선생님을 통해서 얘기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같아요.

  • 58. 11
    '10.4.24 12:34 PM (121.161.xxx.248)

    저 어렸을때 기억하나가 나요.
    시골이라 부모님은 너무 바쁘시고 어느 비가 부슬부슬 오는날 동생하고 점심때가 다되도록 부모님이 바쁘셨는지 돌아오지 않으셔서 집밖에 앉아 기다리는데
    옆집 할머니가 불러서는 간식도 주시고 그랬던 기억이 몇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제일처럼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글쓰신분은 누구에게 칭찬받으려 한일이 아니지만 정말 좋으신분이세요.
    그 아이가 일생을 살면서 따뜻한 기억하나를 심어주셨으니까요.
    지금 그아이를 내친다고(?) 님을 흉보거나 나쁘다고 할사람 아무도 없어요.

    엄마가 공부방을 보내겠다고 하니 힘드시겠지만 원글님이 공부는 좀 덜 가르치더라도
    따뜻함을 줄수있는 선생님을 찾아봐주시는건 어떨지 싶네요.
    그 아이가 엄마한테 어디 공부방 다니겠다고 조르면 엄마도 자기가 알아보는거 귀찮아서 그러라고 할거 같은데요.

    아이에게도 잘 말해주세요.
    아줌마한테 이야기하고 싶거나 자랑하고 싶은게 있으면 전화를 하던가 와라.
    그렇지만 이제 점점 학년이 올라가면 공부를 해야하니 엄마 말씀처럼 공부방에 다니는게 좋을거 같다.
    네가 시험을 잘봐서 좋은 성적을 얻는거 보니 네가 똑똑한거 같아 아줌마가 무척 기분이 좋더라.
    네 능력은 공부인거 같으니 더 잘했으면 좋겠다 등등등........

    아마 엄마말은 자신을 방치하려 든다 생각해서 반감이 생기겠지만 원글님이 진심을 담아 말씀해주심 아이가 따를거 같아요.

    자기 아이도 때론 귀찮고 힘들때가 많은데 원글님 같은분이 있어 너무 따뜻한 마음이 듭니다.
    옛날 생각이 나면서 눈물도 나구요..
    감사합니다.

  • 59. 글쓴이
    '10.4.24 4:21 PM (58.229.xxx.124)

    아...제가 글을 올리길 참 잘했단 생각이 드네요.
    많은분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너무 잘 읽었습니다.
    ㅠㅠ
    제가 어쩌지도 못하는데 제가 어찌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니
    그게 결론이 날리없겠죠.

    어제 내일만들 동물탈을 스케치해가야하는 숙제를 하던 그아이가
    제게 와서 어떤 동물을 하면 좋겠냐고 묻더군요.
    좋아하는 동물은 독수리인데 그건 탈로 그리기가 어렵고
    돼지가 제일 그리기 쉬운데 여자아이들이 할것 같고
    다른아이들이 잘 안그릴것 같은 뱀을 그리고 싶은데 얼굴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다구요.
    그래서 아줌마도 뱀 얼굴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용은 그릴줄 안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활짝 웃으면서 자기도
    용을 그릴줄 안다고 그걸 해야겠다더군요.
    그러면서 멋진 용탈을 그려냈어요.
    "와~ 정말 잘 그리는구나. 네가 제일 잘 그렸겠다. %%는(제아들)은 분명히
    호랑이를 그릴텐데 둘이 결투를 하면 진짜 근사하겠다"
    라고 말해줬어요.
    너무너무 재미있겠다고 데굴데굴 굴러가며 웃더군요.

    우리집에 와서 편안하게 웃고 있는 그 아이를 떠올리며,
    여기 82맘님들이 써주신 댓글들을 기억하면서,
    이젠 애써서 무엇을 해야할것 같던 부담감같은걸 지워버리잔
    생각을 합니다.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는 일은 제가 할 수 있으니까요.
    비가 오면 우산을 빌려갈 수 있는 집이 학교가까이에 있고
    추우면 들어와서 코코아 한 잔 쉽게 내줄 수 있는 집이 여기 가까이 있고
    냉장고에 있는 과일을 맘대로 꺼내 먹어도 뭐라하지 않을 집이 여기 있다는걸
    알려주는일...그게 제가 할 일인것 같습니다.
    비누를 잔뜩 묻혀서 세수를 하는걸 대단한 일을 하는것처럼 바라봐주는
    친구의 7살 동생이 있는집....
    자기가 없는집에 와서 있는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친구가 있는집...
    가야할 시간에 가기싫어하면서 가는걸 함께 아쉬워하는 친구가 있는집...
    그런곳이 여기임을 아이가 늘 기억하도록 해줘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지내다보면 그 아이를 위해 어쩔 수 있는 일도 기회도 생길 수 있구요.
    (근데 라면을 혼자 끓여먹게 하는것만큼은 정말 당장 못하게 말리고 싶어요ㅠㅠ)

    제가 해줄 수 있는게 참 별거 아닌것 같은데
    여러분의 댓글들을 읽으며
    어쩌면 저 별거아닌걸로
    아이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줄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기니까
    이런 인연이 닿고 이런 기회가 생긴게 어쩌면 참 행운이란 생각도 드네요.
    생각하기나름이란 인생의 진리가 또 통했나봐요.
    무겁던 맘이 가벼워졌습니다.

    이제껏 해왔던 이상을 할 자신도 없고
    그렇게 할 그릇도 못되는 사람이라
    뭘 어찌하겠단 구체적인것은 없어요.^^
    다만 맘을 좀 더 편안하게 하고 아이를 대할 수는 있을것 같습니다.
    깨달음을 주신 82맘님들 덕이예요. 감사합니다.

  • 60. 아....
    '10.4.26 12:44 AM (125.142.xxx.70)

    원글님 참 마음이 너그럽고 그릇이 큰 분이십니다.
    글도 잘 쓰시구.... 복받으실 겁니다^^

  • 61. 원글님
    '10.4.26 11:48 AM (218.152.xxx.164)

    저도 원글님만큼은 아니지만
    딸 아이 친구(7세때)를 매 주 하루,또는 이틀 저녁까지 데리고 있어줬어요 6개월동안..
    그 아이도 부모가 맞벌이를 하고...오빠가 있긴 한데..터울이 많아 학원에서
    밤 10시에 온다더군요 우리 집에서 놀고 식사하고 외출도 같이 하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우리 가족이 타지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시외전화를 거의 매일 하더군요 보고 싶다고,,,생각난다고...
    그 아이 엄마도 저에게 두고두고 감사하다고 합니다
    좋은 일 하신 거 돌아서 원글님과 자녀들에게 돌아올 겁니다
    저는 지금 또 다른 맞벌이 부모의 딸아이 친구-매주 하루 또 돌봐주구요
    희안하게 우리 딸 아이를 좋아라 하고 우리 집 오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가는 곳마다 생기네요 사랑을 주니까 제 마음도 더 따뜻해지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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