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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나도 힘든데 나도 좀 위로해줄래 ㅠ.ㅠ

a형여자 조회수 : 1,060
작성일 : 2010-04-22 01:49:50
맞벌이 부부입니다.
저희 둘 다 요즘 업무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습니다. 당연 야근도 잦구요.
저는 평균 퇴근이 9시, 남편은 늦으면 새벽 2시에도 오고 이번 주말에는 아예 출근해서 못 들어와요;;
그러다 보니 같이 사는데도 불구하고 대화할 시간도 없네요. 아침엔 출근하기 바쁘고 밤엔 쓰러져 자기 바쁘고요.
둘 다 스트레스에 짜증이 머리 끝까지 치민 상황이었어요 이번주 내내 ..
남편은 그게 어제 극에 달했나보더라구요. 오후에 일 터진 거 수습하느라 이리저리 뛰고 들어온 게 새벽
2시였으니까요..;; 자세하게 말은 안하지만, 아니 정확히는 말할 시간이 없었네요.. 많이 힘들어하는 걸
저도 느낄 수 있었구요. 더군다나 월요일에는 저희가 싸워서 말을 안했고, 화요일에 나가서 오늘 새벽에
들어왔으니 저는 미안한 맘도 있었고 많이 보고 싶었어요. 대화도 하고 싶었고..

남편이 오늘은 좀 일찍 끝나서 7시쯤 퇴근 가능했고 저는 야근을 해야 해서 9시쯤 퇴근 예정이었어요.
남편은 먼저 퇴근해서 회사 근처에서 아는 선배를 만나 저녁을 먹는다더군요.
친한 사람이라 저도 알아요 결혼 전에도 같이 몇 번 봤었구요.
솔직히 오늘은 저랑 같이 있어줬으면 했는데 약속을 잡아버렸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8시쯤 퇴근하면서 퇴근한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빈 말이라도 올래? 라고 해주길 기대했는데
잘 들어가라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빈 말로도 오란 소리도 안하냐고, 내가 그런다고 가지도 않을텐데
라고 했더니 비오는데 힘들까봐...이럽니다;;
근데요 제가 제 남편 성격을 모를까요... ; 딱 보니 이건 둘이서 술 먹고 싶은 겁니다.
그냥 고기 구워 먹으면서 회사 상사 욕, 동료 욕 하면서 스트레스 풀고 싶은거죠.
여자들도 그렇잖아요.. 예 그건 저도 이해하는데.. 오늘은 저도 너무 힘들었거든요.
저도 제 신랑이 너무 보고 싶었고 위로 받고 싶었고 같이 맛있는 거 먹으면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오늘 저는 신랑한테 필요 없는 사람이었네요. 물론 친한 친구가 줄 수 있는 위로와 와이프가 줄 수 있는 위로가
다르다는 걸 알아요. 그렇게 술을 마시고 11시 반쯤 들어온 신랑은 기분이 많이 좋아보이더라구요.
스트레스 해소가 됐을 테니까요. 그래서 제가 좀 삐져서 있었더니 달래면서 자기가 어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오늘은 친구랑 얘기가 하고싶었다고.. 물론 회사 사정 잘 아는 저랑 얘기할 수 있지만 그래도
친구랑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요. 그 말을 듣는데 이해가 가더라구요. 신랑 마음이..

그런데요 이해는 가는데 .. 그럼 저는 어찌해야 할까요? 저도 하고 싶은 얘기가 한 가득이고 받은 스트레스가
고대로 쌓여있는데 거기에 신랑에 대한 서운함까지 떠안은 저는 어떻게 맘을 풀어야 할까요?
신랑이 기분 좋으면 됐지..내가 한 번 이해하고 넘어가면 되지..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하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답답하네요. 신랑은 옆에서 코 골고 자는데 저는 뒤척이다 도저히 잠이 안와서
나와 버렸네요-_-)
IP : 112.214.xxx.10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4.22 2:10 AM (59.187.xxx.221)

    원글님도 힘드시겠지만...
    남편분도 이해해주셔야겠네요..
    친구와 술한잔 대화하면서 술한잔 마시는것도 남편분께는 소중한 시간이었을것같은데..
    그것가지고 또 싸움나면 안될것같아요..
    주말에 회포를 풀어보세요~~

  • 2. 인생무상
    '10.4.22 2:10 AM (110.47.xxx.163)

    산다는게 힘들어요 도대체 누굴위해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처절하게 살아가야 하는지...지금 당장보다 나중에 나이들면 더욱 허무해지니 미리 내려 놓을건 내려 놓으세요ㅠㅠ

  • 3. ...
    '10.4.22 2:30 AM (220.88.xxx.219)

    원글님 마음 이해 가요. 자신만 위로받고 싶어하고 남은 어떤지 모르는 그런 성격...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 4. 이럴 때
    '10.4.22 3:21 AM (125.177.xxx.79)

    속 시원히 털어놓고 같이 스트레스 풀 만한 친구분을 만들어두심 어떨까요^^

  • 5. a형여자
    '10.4.22 8:23 AM (218.239.xxx.108)

    네 남편 맘도 충분히 이해하는데.. 제가 힘드니까 저도 아량이 안 생겼나봐요... ㅜ.ㅜ
    인생무상님 의견 공감이 가네요.. 결혼해보니 살아가는 게 결코 쉽지 않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 6. 동병상련
    '10.4.22 9:38 AM (59.19.xxx.203)

    저랑 똑같은 상황이시네요. 저도 어제 그런 일로 좀 많이 서운해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가슴에선 서운한 그런 상황...
    저도 오늘 많이 우울하네요. ㅠㅠ

  • 7. a형여자
    '10.4.22 12:46 PM (218.239.xxx.108)

    남자들은 이런 걸로 서운해하는 거 알기나 하려나....
    친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요. 혼자 서울 올라와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
    이제 자기 집이 있고, 가족이 있으면 어느 정도 조절을 해야 하는데 아직 적응이 안된 듯..;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해본적이 없으니까요...-_-)
    그렇다고 친구 못 만나게 구속할 수도 없고 보내주자니 계속 이럴거 같고 ..어려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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