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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 조회수 : 1,403
작성일 : 2010-04-14 16:02:11




광고 배너만 봐도 눈물이 차오르네요.
요새 힘들어서 그런가..돌아가신지 10년이 다되어가시는
엄마생각에 마음이 아파와요.

작년에 연극도 보러가고 싶었다가 못갔는데
이번 영화는... 꼭 우리 언니랑 보러갈려고요.

김해숙씨가 정말 저희 엄마랑 꼭 닮으셨거든요.
가끔 티비에서 나오는 연예인이 엄마 닮아서
보고 싶어질때 있으시죠?


죄송하고 안타깝고 저지른 불효가 커서
나이가 들수록 엄마생각에 마음이 더 애잔해집니다...


꽃이 피는 4월, 유난히 쌀쌀한 오늘
사무치는 엄마생각에 눈물삼키며
시 두편 남기고 가요..






엄마생각 - 기형도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幼年)의 윗목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IP : 203.234.xxx.12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_ㅠ
    '10.4.14 4:07 PM (183.96.xxx.15)

    가족과 떨어져서 어떤 남자와 살겠다는 딸의 살림을 장만해주시고
    그 살림 속에 당신이 만드신 반찬 채워주시고 이제 가시겠다고 하는데
    꼭 고아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엉엉 울어댔어요.

  • 2. 쌍용아줌마
    '10.4.14 4:23 PM (118.223.xxx.132)

    아직 친정엄마가 살아계셔 님과 같은 커다란 그리움은 와닿지 않네요.
    그러나 요즘 이런 저런 사소한 일들로 엄마를 귀찮아(!)하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고 마음을 고쳐 먹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나중에 뼈아프게 후회하게 되리란 걸 알면서도
    자식이란 나이가 먹어도 철이 없다더니 어찌 이렇게 의도적인 말로 꼬집어 뜯게 되는지.
    원글님 덕에 요즘의 저를 되돌아 보네요.

    어쩌나...
    저는 나 죽은 후 그리움에 목 울대가 먹먹하도록 울어줄 딸이 없어서...

  • 3. .
    '10.4.14 4:23 PM (219.241.xxx.42)

    님. 올려주신 두번째 시가 제 가슴을 울리네요. 전 태어난지 한달만에 엄마가 돌아가셔서 엄마 얼굴도 못 봤어요. 사진 속에서만 봤지요. 정말 5분만이라도 한 번 뵙고 울고 싶어요. 나이 먹을대로 먹었는데도 문득 그런 생각이 나네요. 젊을 때는 신기 있는 무당을 찾아가서 신내림이라도 받아서 엄마하고 한번이라도 대화를 해볼까..... 심각하게 그런 생각도 했었다니까요.

  • 4. ..
    '10.4.14 4:31 PM (110.8.xxx.231)

    친정엄마 영화로 봤는데.. 자기인생은 없고,
    오직 딸에게만 맞추어진 ...이해는 가지만.. 정신적으로 문제있어보였어요. ;;

  • 5. ...
    '10.4.14 4:40 PM (124.50.xxx.16)

    제 친정엄마도 돌아가신지 2년이 넘었네요. 아직도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울컥할때가 있어요. 엄마라는 말은 이제 쓸수없다는것이 너무 가슴이 아파요. 제발 꿈에서라도 나타났으면 하는데... 괜히 이글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네요.

  • 6. 윗글
    '10.4.14 5:18 PM (121.165.xxx.143)

    윗글보니 자식에게 헌신적인 엄마얘기인가본데,
    그런 엄마가 비정상인게 맞는거지만, 그래도 엄마라고 하면 다 자식에게 헌신적이고 뭐 그런게 이상적인걸로 아직은 되어있고, 또 그런 엄마도 많고 그래서인지,
    헌신적이지 않은 엄마를 가진 저는, 이런 영화나 책에 상처가 또 된다는..... 울 엄마만 달라서...

  • 7. 기형도
    '10.4.14 8:34 PM (59.10.xxx.7)

    기형도의 열무삼십단 이 시...조하문 이라는 가수가 곡을 붙여서 참으로 구성지게 불렀더랬죠. 조하문 4집에 있는데요...

    정채봉님의 엄마...정말 가슴이 울컥해지는 시에요.
    대학로 갈때마다 샘터사에 정채봉님이 편집장으로 있을때 들어가서 책에 사인받고 싶었었는데...쑥스러움 반..게으름 반...으로 눈이 아주 펑펑 내리는 날 가신 후에야 후회 하게 되네요.

    제 엄마...그러게요, 윗글 쓰신 님처럼 울엄마 하고 아련하게 떠오르는 느낌은 아니지만요.
    요즘 제게 엄마는, 제 아이들의 엄마인 저를 생각하게 되요.
    제가 제대로 못있어주면, 울아이들이 저렇게 마음 저리는 일을 당하게 되겠구나 하고요.

  • 8. .
    '10.4.14 11:18 PM (125.184.xxx.162)

    저 역시 친정엄마가 따뜻하질 못해서 사춘기때부터 꼭 엄마없는 아이처럼 그렇게 엄마가 그립더라구요. 엄마 말만 들어도 가슴이 미어질것같은 사춘기를 보내고 내아이에게 나는 정말 엄마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그닥 바람직한 엄마도 못되는거 같고..
    멀쩡하게 엄마는 살아계시는데 저는 항상 맘속의 엄마가 그리워서 눈물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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