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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고수 윤정웅교수칼럼펀글입니다

조회수 : 1,082
작성일 : 2010-04-06 15:40:55

---부부 정 없다고 애 안 낳는가? -


옛날 필자의 동네에 정 없이 산다는 부부가 있었는데 이 부부는 아침저녁으로 치고  받고 싸우는 게 일이었습니다. 허구 한 날 남자의 얼굴엔 여자의 손톱자국이었고, 여자의 팔과 다리엔 반창고투성이가 돼 있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왜 그렇게 싸우느냐고 물었더니 정이 없어 그런다고 하더군요.

정이 없어 맨 날 싸우기만 한다는데 애들은 여섯을 낳았거든요. 싸울 때는 언제고, 사랑할 때는 언제였는지 아리송하더라는 얘기입니다. 그러고 보면 부부간에는 정이 있건 없건 애들은 낳게 된다면서요? 그게 바로 조물주의 조화가 아닌가 생각 됩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면 애들 때문에 곧 헤어질 사람도 헤어지지를 못하더군요. 애들이 끈이 되어 부부를 묶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살다보면 또 그런대로 한세상이 지나가더라는 뜻이지요. 헤어지고 다른 사람 만나면 잘 살 것 같지만 세상이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필자는 대학교에서 부동산학을 강의하는 일 외에 종합법률사무소에서 법률사무를 취급하고 있기에 많은 이혼부부를 봐 오고 있습니다. 이혼하고 나서 잘 되는 사람을 별로 못 봤으니 웬일일까요. 사는 동안 조금 섭섭하고 부족하고, 가난해도 느긋하게 참고 사는 사람이 복을 받더라는 사실을 늘 느끼게 되더군요.

요즘 기존주택시장이 많이 외롭다고 하던가요? 하기야 100% 마음에 드는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이웃간에 끈끈한 정이 묻어있는 곳, 생활하기에 편리하도록 학교, 병원, 백화점, 전철역이 있는 곳을 함부로 버리지도 말고, 황량한 보금자리에도 함부로 가시지 마시라는 취지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의 주택시장을 사자성어로 표현해 볼까요. 기존주택시장은 설상가상(雪上可霜-난처한 일이나 불행이 엎친 데 덮쳐 일어남)이 어울릴 것 같고, 보금자리는 금상첨화(錦上添花-좋은 일 위에 또 좋은 일이 더함)가 좋을 듯싶군요. 여러분들께서도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대출규제로 기존주택시장 묶어놓고 미분양 혜택주어 건설사 살리는 바람에 기존주택시장은 거의 초죽음이 되고 있지요. 그런데 이제는 서울 변두리 그린벨트지역 곳곳에 수십만 채의 보금자리주택을 지어 싸게 공급하겠다고 하니 기존주택시장은 엎친데 겹친 격이 되어 빠져 나갈 구멍이 없게 됐다고 볼 수밖에요.


    -기존주택시장 무시하는 보금자리정책의 허와 실-


보금자리 주택은 첫째, 서울 가까운 곳에, 둘째, 값 싸게, 셋째, 무주택 서민들에게 공급한다는 게 근본 취지일 겁니다.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요. 그러나 많은 집을 지으려면 우선 기반시설이 이루어져야 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의 구성이 먼저 계획되어야 하는데 그런 건 하나도 없이 집만 짓겠다고 하니 그래도 괜찮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서울 외곽지역이나 서울과 접한 수도권에 몇 만 세대씩의 작은 신도시를 동시다발적으로 약 20곳에 짓게 된다면 녹색공간은 다 사라져서 숨이 막히게 될 터, 그리되면 서울과 수도권은 시멘트 덩어리가 될 듯싶군요.  


동북쪽의 남양주 별내. 양주에서부터 서남쪽의 광명. 시흥까지, 북으로는 고양 삼송과 남으로는 강남 내곡 까지 동서남북으로 아파트로 꽉꽉 채워놓게 되면 그야말로 아파트 공화국이 될 것인즉, 숨이나 제대로 쉴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서울과 수도권에 쏟아질 물량이 보금자리 3차까지 약 20만 가구가 되는데 과연 수요창출이 있을까요? 설사 공급의 필요성이 있다 해도 다시 한 번 짚어 봐야 할 일이고, 속도조절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는지요.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정책을 내놓게 되면 나중에 시행착오가 따르게 되고 서민들을 두 번 울릴 수도 있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금자리 주택이 갑자기 나오게 된 이유는 뭘까요? 그렇게 도심재개발을 외쳤던 정부에서 말입니다. 물론, 주택 값이 오를 소지가 많기 때문이겠지요. 금융위기 타개책으로 풀려있는 돈도 많지만 풀려있거나 앞으로 풀릴 토지보상금도 14조원이나 되기 때문에 공급을 늘려 수요세력을 보금자리로 끌어들임과 동시 기존주택시장을 잠재우려 하는 계산이 아닐는지요.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환경을 지탱해주고 있는 그린벨트를 대부분 파 해쳐서 집을 짓는다고 하면 앞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주거환경은 열악해질 것이고, 삶의 질이 피폐해 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결국 흉물스러운 아파트만 남게 되는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보금자리주택 성공 장담하기 어려워-


농사를 지을 때 너무 빽빽하게 씨앗을 뿌리면 수확기에 수확을 할 수 없음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 우리들이 살아갈 아파트를 촘촘히 짓는다면 어찌되겠는지요. 전국에 미분양이 널려 있어서 수요가 그리 급한 상황도 아닌데 말입니다.
현재 보금자리 주택 공급은 3차까지 예정이 돼 있지요. 앞으로 2-3년 후 본 청약에 이르게 될 때 과연 지금처럼 인기가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4차가 나오게 된다면 미분양이 나오게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본 청약에서 미분양이 된다면 옛날 반값 아파트처럼 실패로 돌아가서 가다가 마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기존주택 시장은 정 없어도 자식 낳고 사는 본서방이나 조강지처와 같은 맥락으로 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좀 낡았고, 눈에 차지 않더라도 인프라가 다 갖춰져 있고 부부 서로간의 손때가 묻어 있어 마음이 편하다는 뜻입니다. 또 2008년부터 값이 많이 내려가 있음도 가까이 할 수 있는 매력일 겁니다.

앞으로 보금자리 사전청약이 4차나 5차까지 이어진다 해도 무주택 서민들 모두가 보금자리로 갈 수는 없을 겁니다. 자금형편상 갈 수 없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가점이 낮아 희망사항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럼에도 무주택을 유지하기 위해 전세로만 남게 된다면 앞으로 상당기간 전세시장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연유로 작년 하반기부터 전세시장은 매일 야금야금 오르고 있지 않던가요. 2년이나 3년 후부터 본 청약에 이른다 해도 또 3년 후에 입주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5년 후라야 입주를 할 수 있을 텐데 거리가 너무 멀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요?


결국 2015년쯤에 입주를 하게 되면 다시 7년 내지 10년 전매제한에 걸려 재산권행사를 하지 못하게 되는데 내 집 내가 팔려고 해도 2022년에서 2025년이 돼야 팔 수 있다는 뜻입니다. 주택은 오늘이건 내일이건 내가 필요할 때 팔수도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인구분포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도 고려해야-


문제는 보금자리 주택이 앞으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냐에 달려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다가 조금만 삐끗하게 되면 적당한 선에서 끝이 나버릴 수도 있고, 자칫 세종시처럼 정권에 휘말려 옥신각신하면서 세월만 끌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인구분포는 더구나 그렇습니다. 언제까지나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하라는 법은 없을 테니까요. 행정도시가 되건 교육. 경제도시가 되건 세종시가 되는 건 사실일진대 그렇다면 30만 명에서 50만 명의 인구는 빠져나가야 하지 않겠는지요.

집만 지어놓고 사람이 살지 않는 맹목적인 도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요. 역이민자와 해외유입 인구로 인해 오히려 국내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지요? 2030년부터 인구가 줄어든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남은 20년을 위해 녹색지역을 허물어뜨리는 일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볼 것입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은 언제나 좋게만 흘러가는 일이 없더군요. 가다가 시장에 악재가 쌓이게 되면 모두 본 청약에서 기권을 해 버릴 수도 있을 겁니다. 가점이 우수하여 확실하다면 몰라도 막연한 기대로 보금자리만을 고집하는 일은 신중을 기하시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군요.

너도 가니 나도 간다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자신의 형편과 가점을 충분히 계산해 보심이 좋지 않을는지요. 그리고 입주까지 많은 세월을 어떻게 견딜지도 가늠해 보심이 지혜로운 일일 것입니다. 아니다 싶으면 미운정과 고운정이 들어있는 기존주택시장으로 얼른 발길을 돌리심이 옳다고 봅니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수원 세인종합법률사무소 국장




내 집 마련 아카데미 대표




011-262-4796. 031-213-4796




http://club.r114.co.kr/yjw
IP : 211.177.xxx.7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통령
    '10.4.6 4:51 PM (220.75.xxx.180)

    임기중에 1차보금자리주택 입주시키라고 위에서 압력이 대단합니다.

    그리고 보금자리주택 전매가 10년인데 그때따라 2년이 될 수 있고, 등기후 바로 전매가 될 수도 있구요(입맛에 따라 바로 바뀔 수도 있지요)
    몇년후에 보금자리주택 입주하고 베이비붐세대 은퇴하고 생활비조로 집을 판다고 하던데
    그럼 그때는 어떻게 되나요?

  • 2. 기존주택
    '10.4.6 7:05 PM (121.165.xxx.143)

    기존 주택에 눈 돌릴 여력이 된다면야 목매고 보금자리 기다리겠나요 어디.
    보금자리라도 되면, 생활여건 떨어져도, 내집 한칸 만들어보겠다고 하는거지요.
    이분은, 보금자리 기다리는 분들이 다 여유있는 분인줄 아나봅니다.
    지금 전세로 눌러앉은 사람들중엔 보금자리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거품이 곧 빠질까 염려스러워 함부로 집을 사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고 봅니다. 그래서 중대형까지 다 비싼거라구요.
    심히 나쁘게 보자면,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시는 분이 쓴 글 같아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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