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한명숙 총리 최후진술. 우리 모두 울었습니다

최후진술 조회수 : 1,986
작성일 : 2010-04-03 13:26:44

“표적수사의 참담한 비극 더 이상 반복 안 되길”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이제 피고인으로서 치러야 할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가 왜 피고인으로서 이 법정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하는 말에 보내는 그들의 날 선 적대감과 증오를,
그저 놀라운 눈으로 지켜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의미에서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건을,
보편적이고 법리적인 방식으로 이끌어 오신 재판장님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친절하면 돈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고,
식사를 하면 청탁과 이권이 오고 가는 관계로 발전한다는
해괴한 논리의 세계를 저는 사실 잘 알지 못합니다.

총리를 지냈으면 훨씬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받아야 당연하지만,
뚜렷한 증거도 없이 추정과 가정을 바탕으로 기소당해야 한다는 현실은
참으로 참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피고인석에 앉아 검사들을 바라보며 저는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묻고 또 물어봤습니다.
왜 저를 그렇게 무리하게 잡아넣으려 했는지,
왜 저에 대해 그토록 망신을 주고 흠집을 내려 했는지,
대체 어떤 절박한 상황 때문에 그렇게 했는지를 말입니다.

저는 법률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법관이 판결문으로 말하듯이
검사는 오로지 사실 관계에 기초해 증거와 공소장으로 말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실을 다투는 과정은 오로지 재판정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찰이 공명심에 사로잡혀 표적수사를 벌임으로써 생겨난 참담한 비극의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폐해가 얼마나 큰 지를 아프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역사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제게 주어진 시련을 견뎌내는 동안 몸도 마음도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특히 영문도 모르고 모진 일을 겪게 된 주위 분들과 가족들의 고통을 바라보는 일이 무엇보다 힘들었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조용히 공부하며 지내는 아이가 마치 깨끗하지 않은 돈으로 유학 생활을 하는 듯 얘기되어지고,
홈페이지까지 뒤져 집요한 모욕주기에 상처받았을 마음을 생각하면
엄마로서 한없이 미안하고, 제가 받은 모욕감보다 더 큰 고통을 느낍니다.

그러나 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정에서 최선을 다했고 저의 결백을 입증할 소명도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16차례에 걸쳐 공판중심주의의 이념을 법정에서 구현하여 충실하게 심리해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저를 믿고 변함없이 격려해 주신 수많은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변호인단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아무쪼록 저의 결백을 밝혀주셔서 정의와 진실이 반드시 이긴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0년 4월 2일

한명숙
IP : 180.67.xxx.15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0.4.3 1:35 PM (110.9.xxx.240)

    ㅠㅠ....힘내세요..맘이 너무아파요,,,행간속에 오죽하면 그분이 돌아가셨을까...라고 읽혀요

  • 2. ㅠㅠ
    '10.4.3 1:36 PM (112.152.xxx.130)

    아고! 저도 가슴이 찡하네요.

  • 3. 최후진술
    '10.4.3 1:45 PM (180.67.xxx.152)

    판사님이 보수적 성향의 공판중심주의 신봉자라고 해요.
    애초부터 무리한 기소였던터라 심리 내내 우기고 졸라대는 검사들을 이성적으로 잘 다루셨다고 하구요.
    "상식적인 결과" 기대해볼랍니다.
    한총리님... 변호사님들... 모두 고생하셨어요~

  • 4. ㅈㄹ같은검찰
    '10.4.3 2:00 PM (116.38.xxx.229)

    부디 견뎌내십시오!!!
    국민이 모두 응원합니다!!!

  • 5. ~~
    '10.4.3 2:00 PM (121.147.xxx.151)

    좋은 판결 기대합니다.

  • 6. 뼈저린 학습효과
    '10.4.3 2:31 PM (121.190.xxx.96)

    소중한 사람을 그리보내는 비극은 두번 다시 없어야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검찰만은 참으로 변함없네요.

  • 7. 힘내세요
    '10.4.3 2:41 PM (221.138.xxx.74)

    대한민국 국민인게 부끄럽습니다.

  • 8. ,,,,,,
    '10.4.3 2:47 PM (124.53.xxx.175)

    BBK는 무혐의 처리,,,,노무현 대통령은 수사중,,,,,,,한명숙 총리 기소,,,,,,,,,,,,,,그들만의 세상에서 히히덕 거리는 검찰의 모습을 상상하면,,,,,,,열불나는 군요...이래도,,그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고 합니다..정말,,,그들에게 죄가 없는 건가요?

  • 9. ,,,,,,
    '10.4.3 2:50 PM (124.53.xxx.175)

    위세좋은 대한민국 검찰, 일제시대 검찰과 다름 없는 그들의 행태는 잊어버리지 않고 분명히 죄를 물어야 합니다.

  • 10. .......
    '10.4.3 2:52 PM (211.177.xxx.101)

    앞 앞 페이지에 게시글 링크 거는 센스~
    링크도 걸면 그글 베스트에 오르겠덴데......^^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3&sn1=&divpage=87&sn=off&...

  • 11. 세상이왜이래
    '10.4.3 5:59 PM (122.37.xxx.51)

    서명이라도 해서 억울함을 알리고 싶어요

  • 12. 우리 모두
    '10.4.3 6:07 PM (110.9.xxx.43)

    가슴 속에 '한'을 품어야 합니다.절대 잊을 수 없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35607 뉴스를 보다가 걱정이 되어. 3 ... 2009/02/02 511
435606 '촛불 판사' 사직…"현 정부의 역주행 부끄럽다" 17 두통 2009/02/02 919
435605 개포주공1단지 VS 한신2차 8 아파트 2009/02/02 878
435604 대학 추가합격을 기다린다면 등록금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8 대학 2009/02/02 828
435603 혹시 락포트 구두 아파서 부드럽게 A/S처리해서 신어보신분 계세요? 3 락포트 2009/02/02 985
435602 악녀일기의 에이미 머리. 9 헤어스타일 2009/02/02 3,165
435601 분당 정자동 맛집 3 분당맛집? 2009/02/02 1,117
435600 현랑켄챠님~(별내용없으니까 다른분들은 클릭하지마셔요^^) 1 40대 아줌.. 2009/02/02 528
435599 숙대 VS 서울산업대 VS 연대원주캠, 선택고민입니다. 38 한말씀만 2009/02/02 3,057
435598 칼라TV 이명선 리포터 폭행당하는 장면 동영상 13 개넘들 2009/02/02 972
435597 운전자 보험 드신분 1 운전자보험 2009/02/02 543
435596 아주 심한 복통이 지속되었는데요.. 3 배아파.. 2009/02/02 443
435595 남편 친구가 금을 사려고 한다고 우리도 사자고 하는데요 1 팔랑귀 남편.. 2009/02/02 652
435594 40대중반이 살만한 옷쇼핑몰좀 알려주세요 4 2009/02/02 1,668
435593 손가락 경련... 2 왜 그럴까요.. 2009/02/02 563
435592 혹,,응암1동에괜찮은 어린이집이나유치원아시는지요? 2 하늘 2009/02/02 215
435591 과자만들때 아무버터나 넣어도 디나요? 3 초보 2009/02/02 525
435590 홀시어머니와 관련된 상황...정말 공통점이 많네요. 6 함 풀어보아.. 2009/02/02 1,261
435589 지금 우리애들 ,남편 다 나가고.. 20 .. 2009/02/02 7,175
435588 너무 불쾌했어요. 36 주말 2009/02/02 10,076
435587 설 음식 다 버리셨나요? 그리고 땅에 묻은 김장김치 이제 꺼내야 하나요? 9 음식 버리기.. 2009/02/02 1,085
435586 빚없이 작은집 샀는데 친구가 자꾸 지금 집값 내렸는데 괜히 일찍사서 손해냐 그러네요. 15 - 2009/02/02 2,359
435585 비뚤어진 그 아이.... 4 이해 2009/02/02 1,087
435584 경제에 대한 기대는 접으셔도 좋습니다. 18 구름이 2009/02/02 2,349
435583 혈액내과... 5 급합니다. 2009/02/02 452
435582 시어머니 음식 주시는 거.... 62 어떤게 현명.. 2009/02/02 7,902
435581 野 "용산국회" 與"2차 법안전쟁"… 2월국회 시작부터'꽁꽁' 2 세우실 2009/02/02 256
435580 유족들의 가슴아픈 사연 (철거민유가족들에게 경찰이 막말) 4 세우실 2009/02/02 295
435579 [중앙] `당신 얼굴 전국에 공개됐다`…충격받은 강호순 28 세우실 2009/02/02 6,662
435578 2월 2일자 경향, 한겨레, 조선찌라시 만평 2 세우실 2009/02/02 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