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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총리 최후진술. 우리 모두 울었습니다

최후진술 조회수 : 1,976
작성일 : 2010-04-03 13:26:44

“표적수사의 참담한 비극 더 이상 반복 안 되길”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이제 피고인으로서 치러야 할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가 왜 피고인으로서 이 법정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하는 말에 보내는 그들의 날 선 적대감과 증오를,
그저 놀라운 눈으로 지켜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의미에서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건을,
보편적이고 법리적인 방식으로 이끌어 오신 재판장님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친절하면 돈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고,
식사를 하면 청탁과 이권이 오고 가는 관계로 발전한다는
해괴한 논리의 세계를 저는 사실 잘 알지 못합니다.

총리를 지냈으면 훨씬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받아야 당연하지만,
뚜렷한 증거도 없이 추정과 가정을 바탕으로 기소당해야 한다는 현실은
참으로 참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피고인석에 앉아 검사들을 바라보며 저는 마음속으로 그들에게 묻고 또 물어봤습니다.
왜 저를 그렇게 무리하게 잡아넣으려 했는지,
왜 저에 대해 그토록 망신을 주고 흠집을 내려 했는지,
대체 어떤 절박한 상황 때문에 그렇게 했는지를 말입니다.

저는 법률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법관이 판결문으로 말하듯이
검사는 오로지 사실 관계에 기초해 증거와 공소장으로 말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실을 다투는 과정은 오로지 재판정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찰이 공명심에 사로잡혀 표적수사를 벌임으로써 생겨난 참담한 비극의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폐해가 얼마나 큰 지를 아프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역사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제게 주어진 시련을 견뎌내는 동안 몸도 마음도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특히 영문도 모르고 모진 일을 겪게 된 주위 분들과 가족들의 고통을 바라보는 일이 무엇보다 힘들었습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조용히 공부하며 지내는 아이가 마치 깨끗하지 않은 돈으로 유학 생활을 하는 듯 얘기되어지고,
홈페이지까지 뒤져 집요한 모욕주기에 상처받았을 마음을 생각하면
엄마로서 한없이 미안하고, 제가 받은 모욕감보다 더 큰 고통을 느낍니다.

그러나 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정에서 최선을 다했고 저의 결백을 입증할 소명도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16차례에 걸쳐 공판중심주의의 이념을 법정에서 구현하여 충실하게 심리해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저를 믿고 변함없이 격려해 주신 수많은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변호인단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아무쪼록 저의 결백을 밝혀주셔서 정의와 진실이 반드시 이긴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0년 4월 2일

한명숙
IP : 180.67.xxx.15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0.4.3 1:35 PM (110.9.xxx.240)

    ㅠㅠ....힘내세요..맘이 너무아파요,,,행간속에 오죽하면 그분이 돌아가셨을까...라고 읽혀요

  • 2. ㅠㅠ
    '10.4.3 1:36 PM (112.152.xxx.130)

    아고! 저도 가슴이 찡하네요.

  • 3. 최후진술
    '10.4.3 1:45 PM (180.67.xxx.152)

    판사님이 보수적 성향의 공판중심주의 신봉자라고 해요.
    애초부터 무리한 기소였던터라 심리 내내 우기고 졸라대는 검사들을 이성적으로 잘 다루셨다고 하구요.
    "상식적인 결과" 기대해볼랍니다.
    한총리님... 변호사님들... 모두 고생하셨어요~

  • 4. ㅈㄹ같은검찰
    '10.4.3 2:00 PM (116.38.xxx.229)

    부디 견뎌내십시오!!!
    국민이 모두 응원합니다!!!

  • 5. ~~
    '10.4.3 2:00 PM (121.147.xxx.151)

    좋은 판결 기대합니다.

  • 6. 뼈저린 학습효과
    '10.4.3 2:31 PM (121.190.xxx.96)

    소중한 사람을 그리보내는 비극은 두번 다시 없어야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검찰만은 참으로 변함없네요.

  • 7. 힘내세요
    '10.4.3 2:41 PM (221.138.xxx.74)

    대한민국 국민인게 부끄럽습니다.

  • 8. ,,,,,,
    '10.4.3 2:47 PM (124.53.xxx.175)

    BBK는 무혐의 처리,,,,노무현 대통령은 수사중,,,,,,,한명숙 총리 기소,,,,,,,,,,,,,,그들만의 세상에서 히히덕 거리는 검찰의 모습을 상상하면,,,,,,,열불나는 군요...이래도,,그들은 아무런 죄가 없다고 합니다..정말,,,그들에게 죄가 없는 건가요?

  • 9. ,,,,,,
    '10.4.3 2:50 PM (124.53.xxx.175)

    위세좋은 대한민국 검찰, 일제시대 검찰과 다름 없는 그들의 행태는 잊어버리지 않고 분명히 죄를 물어야 합니다.

  • 10. .......
    '10.4.3 2:52 PM (211.177.xxx.101)

    앞 앞 페이지에 게시글 링크 거는 센스~
    링크도 걸면 그글 베스트에 오르겠덴데......^^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3&sn1=&divpage=87&sn=off&...

  • 11. 세상이왜이래
    '10.4.3 5:59 PM (122.37.xxx.51)

    서명이라도 해서 억울함을 알리고 싶어요

  • 12. 우리 모두
    '10.4.3 6:07 PM (110.9.xxx.43)

    가슴 속에 '한'을 품어야 합니다.절대 잊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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