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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한건가요

내가 봉이냐 조회수 : 5,676
작성일 : 2010-04-02 21:30:07


남편이 선배 대학원 졸업 논문 영문 초록을 쓰랍니다.
저.. 영어 공부 좀 했었습니다. 애들한테 영어 가르치는 걸로 먹고 살았구요.
하지만 지금은 애낳고 영어에서 손 뗀지도 2년 되어가고, 영어 공부는 커녕 영어 활자도 안본지 2년넘습니다.
잘되면 자기가 술 한잔 얻어마시는거고, 잘못되면 될 때까지 계속 수정해야 된답니다.


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저한테 미리 물어보고 받아온 것도 아니고,
내 가족 친구의 것도 아닌데 잘 해줄 자신도 없고,
그 선배 올해 꼭 논문 통과되어야 한다는데 초록 때문에 안되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어쨌든 제가 혹시나 잘못해서 문제가 될까싶고, 제 실력에도 그만큼의 자신은 없으니까요.
사회학 전공한 선배인데 대충보니 논문내용이 16세기 조선문인들에 대한..뭐 그런거네요. 저는 잘 모릅니다.
게다가 돌쟁이 애기 키우면서 집에 있는게 남편 눈에는 노는 것처럼 보여도
다음주까지 해야 한다는데 기한내에 맞춰주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남편과 요즘 사이가 참 안좋습니다.
며칠전에 밤새 술 마시고 연락두절 상태였다가
음주운전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혼자 차를 망가트려서
돈 들어갈 일도 태산으로 만들어놓은 상태거든요.
남편은 자기 잘못도 모르고 저한테 왜 삐쳤냐 하고 있지요.


그래서, 나는 절대로 못해주겠다.
영문초록 A4 두어장짜리면 돈주고 맡겨도 얼마 안비쌀테니
그 선배한테 번역가한테 맡기라고 하던가 당신이 말을 못 꺼내겠으면
당신 돈 써셔 번역센터에 맡겨 갖다줘라 했지요.


그랬더니 남편을 바보 만들셈이냐고 노발대발 합니다.
평소같으면 그래 사회생활 도와주마하고 해줬겠지만
이제는 지쳐서.. 덜 자란 남편 뒷치닥거리 하는게 지겨워서 이대로 버틸겁니다.


며칠간 남편과 말 한마디 안하고 있는 중인데,
오늘은 아무 말 없이 컴퓨터 책상위에 논문 머리말 인쇄해 놓은걸 두고 갔네요.


제가 너무한건가요?
IP : 121.147.xxx.217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
    '10.4.2 9:32 PM (218.38.xxx.130)

    남편 철없으시다
    분야까지 다른데..
    아무리 그냥 영어고 사전 찾으면 나온다 해도 밑져야 본전, 실수하면 욕먹는 일 아닌가요
    저같아도 절대 안해요..

  • 2. ..
    '10.4.2 9:33 PM (110.14.xxx.26)

    아니오, 잘하셨습니다.

  • 3. 행복
    '10.4.2 9:34 PM (59.9.xxx.55)

    아녀,,,남편분이 너무 하시는거네요.

    남편 사회생활,,내조 다 좋지만 위의 상황은 남편분이 넘 생각이 없으신거 맞아요!!

  • 4. 너무하지 않아요.
    '10.4.2 9:36 PM (220.72.xxx.36)

    해주지 마세요.
    일해 줄 사람의 의견도 묻지 않고 그냥 받아 오다니...
    아무리 남편이래도 너무 하네요.
    컴퓨터 앞에 놓인 논문 머리말 보고 저라도 열뻐치겠어요.

  • 5.
    '10.4.2 9:38 PM (115.143.xxx.44)

    도대체 왜들 그런 부탁을 그렇게 쉽게 하나 몰라요. 저도 영어로 밥먹고 사는데 제 논문 초록 번력도 돈주고 번역센터에 의뢰했어요. 그 다음에 제 입맛에 맞게 감수해서 제출했고요. 제 논문인데도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그거 붙잡고 있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하물며 남의 거...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칩니다.

  • 6. 진짜..
    '10.4.2 9:38 PM (119.149.xxx.217)

    오지랖이라고하기에도 황당한 경우네요..
    원글님도 아무말없이 남편이 잘 보시는곳에 두고 신경끄세요..
    그거 아녀도 신경쓰고 살데 많고만 뭐하러 일거리 만들어가면서합니까..

  • 7. .
    '10.4.2 9:39 PM (121.136.xxx.199)

    거절은 당연한 것이죠.
    그런데 절대로 못해준다..이런식 보다는
    내 전공이 아니어서 도와주고 싶어도 못도와준다.
    그 선배에게도 그리 말해달라 라고 말하세요.
    그 남편 참 이상한것이 님이 못하겠어서 못한다는데
    무슨 남편을 바보로 만드는 것인지요?
    생각없고 철없는 남편이네요. 영문초록 잘하는 부인 두면 자기가 똑똑한 것이래요?
    그저 웃음만 나오네요. 원글님 속터지겠어요...

  • 8. 거절 이유
    '10.4.2 9:49 PM (119.69.xxx.130)

    논문이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라 이해를 못 하겠다고 하세요. 솔직히 정확하게 이해를 해도 번역을 제대로 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인데, 이해를 못하면 번역 자체가 불가하지요. 특히 비전문가가 초록만 보고 내용을 이해하는 건 쉽지 않아요. 같은 분야 전문가도 전체를 다 읽어봐야 의도가 제대로 읽힐까 말까한데 말이에요.

    근데 이상한 게 영문초록은 나중에 도서관 제출할 때나 내면 되는데, 우리만 그렇게 했나요?

  • 9. ...
    '10.4.2 10:07 PM (58.143.xxx.100)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한 일을 비용없이 그냥 써보겠다는 그 선배도 이해가 안되고요,
    그런 일이 얼마나 머리 아프고 힘들게 해야 하는 일인데 덥썩 무료로 해주겠다고 한 남편분도 좀 이해가 안가요.
    아내분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 10. 00
    '10.4.2 10:21 PM (125.133.xxx.60)

    800자 전문번역 7만원 정도 받던데, a4 두장이면 14만원 할 듯 하네요.
    15만원이면 떡을 치는데(비속어인가요?), 후배 와이프를 얼마나 우습게 알면 15만원이 아까워서
    분야가 아닌 사람에게 의뢰를 하는지요? 성내야 할 사람은 원글님이세요.

    못한다고 하세요. 한번 뒤치닥거리 하면 계속해야 합니다.

  • 11. ..
    '10.4.2 10:32 PM (116.126.xxx.190)

    우와 우리 남편 같으면 겁나서 그런 부탁 못합니다. 저런...

  • 12. ....
    '10.4.2 10:34 PM (112.104.xxx.228)

    원글님 너무한 거 없고요.
    거절하신게 잘하신거고요.

    남편은 선배에게 아내의 영어실력이 좋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컸을거예요.
    그런데 아내가 거절하니...아내에게 눌려사는 남편처럼 평가받게 생겼으니 열받은거 같아요.

  • 13. ..
    '10.4.2 11:21 PM (121.168.xxx.229)

    그 선배가 웃겨요.
    영문 초록까지 어떻게든 자기 손으로 해야지..
    그걸 후배 부인에게 맞기려 하다니
    설마.. 초록 내용을 한글로도 안 써준 건 아니죠?

    저도 영문과 출신이고 대학원 나왔지만..
    제 논문 영문 초록도 지도 교수님께 한 두 번 퇴짜 맞고..
    외국인 감수하고 .. 그렇게 써더랬어요.

    그냥 한국말 그대로 영어로 옮기는 게 아니라
    영어식 표현으로 논문을 요약하는 거라서..
    그 논문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면..
    영문 초록 잘 쓸 수가 없어요.

    영어 잘하면 그냥 자동으로 한글 보면 영어로 옮기는 줄 아는 사람
    님 남편이나.. 그 선배.. 참.. 무식해요.

  • 14. ..
    '10.4.2 11:28 PM (112.144.xxx.92)

    전공 영어는 잘못 번역하면 완전 웃음거리 됩니다. 저 기술로 밥 벌어먹는 사람인데 영어로 밥 벌어먹는 사람이 번역해 온 거 보면 기도 안찬 거 많습니다. 전공 용어는 죄다 고쳐야 하죠.
    대학원 다니실 정도면 그 정도 영작할 수준은 되실텐데, 참 생각 없으신 선배분이시네요. 저 영어실력 그저 그렇지만 대학원 때 학회 논문 포함 abstract 제가 다 썼습니다. 남 주고 하나하나 전공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표현으로 바꾸는 것보다 제가 쓰는 게 더 빨라요.

  • 15.
    '10.4.2 11:40 PM (125.186.xxx.150)

    분야가 완전히 다르면 쓰는 용어가 완전히 다르고 그건 어찌보면 영어잘하는 거랑 아무 관련이 없는건데...정녕 논문쓰는 사람은 그걸 모를까요? 전공분야가 너무 달라 쓰는 용어가 너무 다르다.그래서 못하겠다..하세요..정말 맡기는 사람도 맡으시는 남편도 그렇습니다.

  • 16.
    '10.4.2 11:46 PM (222.233.xxx.88)

    찌질한 인간이네요.
    한마디로 왕재수입니다!
    절대 해주지 마세요. 옴팡 뒤집어쓸 수 있어요.

  • 17. **
    '10.4.2 11:59 PM (115.143.xxx.210)

    선배나 남편이나....많이 찌질합니다.

  • 18. 진짜
    '10.4.2 11:59 PM (24.16.xxx.111)

    그 선배 한심하네요.
    그거 하나 자기 힘으로 못하는 사람이 논문은 자기 힘으로 썼을까요?
    거기까지 오면서 얼마나 많이 도움 요청하고 배끼고 했을까 상상이...
    어느 학굔가요???
    한국에 정말 힘 안들이고 학위 받는 사람 많아요. 거져 먹는 교수도 많구요..
    댓글들 남편 보여주세요.

  • 19. 비타민
    '10.4.3 12:27 AM (211.201.xxx.157)

    절대로 해주지 마세요.
    괘씸하거나 뭐 그런 이유가 아닙니다.
    그건 두고두고 남는 것인데 잘해도 님은 본전이고 못하면 님이 옴창 두고두고
    말 듣습니다.
    전문가가 괜히 있는 게 아니죠.
    좋게 좋게... 그건 자기들이 책임지지 않을 인간들이 하는 말들이고,
    책임을 져야할 님은 절대로 해주지 말아야합니다.

    마누라 영어 한다니 생색 내고 싶어하는 건 알겠는데
    님 남편도 머리가 나쁘고 선배란 인간은 더 어리석네요.
    님이 해줘도 보나마나 오자도 못 고칠테고 결국 나중에 말 들을 건
    오직 님 뿐입니다.

  • 20.
    '10.4.3 1:02 AM (116.39.xxx.42)

    여기 댓글들 그대로 인쇄해서 그 논문과 함께 남편에게 전해주세요.
    영문초록을 무슨...던져 주면 몇시간 안에 뚝딱 나오는 조립품인줄 아나봐요.
    자기가 쓴 논문도 영어식으로 바꿔 표현하려면 얼마나 힘든데요...또다른 창작입니다 그건.
    내가 다 화가나네.

  • 21.
    '10.4.3 1:46 AM (116.34.xxx.53)

    감정적인 문제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그런 특정 분야의 논문 관련된 거라면
    영어를 잘한다는 것만으로 함부로 번역할 수 없는게 당연하고
    왠만큼 음..이름하여 먹물 먹었다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텐데..

    영어 단순해보이는 한문장도 어떤 상황인지 앞뒤 문장 모르면 해석하기 쉽지 않은건데..

    어찌 그런 걸 ...

    남편분..똑똑한 와이프 두고 있다 자랑질 하고 싶었을까요..

    ( 요새 남자들 그렇다네요..와이프 학벌좋고 똑똑하고 사회적으로 좋은 직장 가지고 있는거
    자랑질 하구요..특히 처가 부자이고 집안 좋은거 완전자랑감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속물 근성이었을까요..? 쓰리고 아프네요.. )

    참..삼삼오오 모여 잘난체들 그만들하고 사회 기본 기초 질서나 지키라고 하세요..
    음주운전 같은 사회적 무뇌아들이나 쓰레기들이 저지를 일이나 스탑 하라고 하세요..

  • 22. 절대!!
    '10.4.3 8:08 AM (124.199.xxx.22)

    너무 하지 않습니다..

    비유과 과장되긴 하지만,,,
    한글 읽고 잘 쓸 줄 안다고 해서..
    자기 전공분야에서도 헤매는데, 타 분양 전공책 읽으면 이해가 됩니까??

    암튼 대학원 졸업논문초록쯤은 자기가 해결해야죠~
    아니면 최소한 자기가 만들고 어법이 맞는지 봐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ㅉㅉㅈ

    1등으로 멍청한 사람은...그게 뭐 대수라고 하고 들고 온 남편!!
    1등으로 멍청한 사람은...제 얼굴에 침뱉기인줄도 모르고 부탁하는 선배라는 사람!!!

  • 23. 아마도
    '10.4.3 8:16 AM (202.124.xxx.182)

    평소에 주변인들한테 원글님자랑을 은근했을거란 생각이드네요
    능력있는 와이프라고요
    그런데 막상 부탁하니 거절못하는거죠
    남편분 자기발등찍었으니 본인이 해결하라하세요
    그런데...남편분자존심(그지같은)이 걸린문제일지도 몰라서
    만약 원글님이 제지인이라면
    하는척?이라도 해보고 손들라고
    하고싶어요
    우울한 기분푸시고요 ~~~

  • 24. 논문은셀프
    '10.4.3 8:23 AM (59.19.xxx.203)

    남편이 영어 관련 직종인데 아는 사람이 대학원 논문 초록 작성 몇 번이나 남편한테 부탁하길래 어이가 없더라구요.
    남편이 한가한 직업도 아니고 1주일 내내 바쁜데 그걸 떡 하니 부탁하는 사람은 대체...
    그것도 남편 전공과는 무관한 과학 논문. --;
    남편은 전문용어 이런 거 잘 모르니 일일이 그거 찾아서 한다고 정말 고생하더군요.
    그 뒤로 아무렇지도 않게 수정 요구 하구요. 몇 번이나 전화와서 교수님이 퇴짜 놓아서 다시 해달라는 둥... 아주 피곤하게 굴어서 남편도 진저리가 난 거 같았어요.
    암튼 남 보고 자기 논문 뭐 해달라는 사람 전 진짜 이해 안되요. 그러고 싶을까...

  • 25. 꼬소한 복수
    '10.4.3 9:25 AM (117.53.xxx.207)

    고민마시고 남편분은 내 와이프 이정도는 된다 하고 잘난 척도 좀 해보고 싶고, 생색도 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별 생각 없이 선뜻 맡아왔고요.
    그 선배분한테 돌쟁이 아이 키우고, 손 놓은지 몇 년 되서 누가 될까 싶어 도저히 못 맡겠다는 취지로 이메일이나 문자 보내세요.
    남편 입장도 있는데 상황이 그렇다고 하십시요.
    해결을 남편 한테 맡겨둬봐야 결론 하나도 안나고 속만 끓습니다.

  • 26. ...
    '10.4.3 4:20 PM (218.50.xxx.49)

    제가 번역 알바로 먹고 사는데요,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외국어 번역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모릅니다. 그냥 컴퓨터 자판만 따닥따닥 두드리면 완성물이 나오는줄로 압니다. 제 남편도 지인들의 부탁을 거절 못하고 저한테 번역건 가져온 일이 몇번 있었어요. A4 두어페이지짜리라 시간 얼마 안 걸릴거다 이러는데 내 전공분야가 아닌 것은 사전을 뒤져가며 전문용어를 찾아야 하니 시간도 곱절 걸립니다. 저도 처음에는 무료로 해주다가 후에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시간이 없다고 했어요.
    아마 원글님 남편도 원글님이 영어 잘하시니 쉽게 하실줄로 알고 가져온듯 합니다. 이미 가져온걸 안하겠다 하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 "내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매우 어려우니 시간이 걸릴 듯하다. 당신이 집일도 하고 애도 봐달라" 남편이 동의 안하시면 방법 없는거고, 동의하신다면 원글님은 논문 초록을 핑계대고 두주일 가사일에서 해방받으심이 어떠신지...

  • 27. 아니
    '10.4.3 4:29 PM (203.90.xxx.76)

    선배한테 뭐라고 마누라 자랑질을 해놨는지는 모르겠으나
    자기가 하는것도 아니고 마누라 부려서 체면을 세우는것이 이해불가네요
    내 친언니것도 아니고
    남편것도 해주는것이 우습구만
    남편의 선배것을 해줘야하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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