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통장으로 돈을 보내 오셨어요..
꽤 큰돈인데 큰맘먹고 보내니 잘 쓰라고.. 아버진 모르신다고..
고맙긴 하지만 참 마음이 안 좋네요
친정부모님은 두분 쓰실정도는 이루어 놓으셨어요
아버진 연금을 제기준으론 모자라지 않게 받으시고
엄마께는 언니가 매달 백정도씩 드리구요(언니가 잘 살긴 하지만 참 고맙지요)
아버지 씀씀이가 헤프시긴 해도 범위내에서 쓰시니까요
남편과는 연애를 오래하고 결혼했어요.
박사시작할때 결혼했는데 친정부모님께서 걱정을 하시면서도 남편을 오래봐와서 그러신지 반대 많이 안하셨어요
저희 부부는 결혼 십년 다되어 가는데 그동안 참 힘들게 살았어요
남편이 공부하느라 결혼하고 이년반정도는 맞벌이를 했어요
이후엔 둘째아이가 유산되어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시부모님께서 키우시던 큰아이를 데려다 키우면서
저는 여태 전업이고 큰애가 1학년 작은애가 4살이네요
남편이 연구실에 풀타임으로 있으면서 강의도 나가고 매뉴얼번역알바도 하고
저는 저대로 이 악물고 아끼고 아껴서 살림했구요
남편이 학위도 받았고 이제 한숨 돌리네요
시댁은 바랄만한게 없는 형편이라 학비고 뭐고 바래본적 없어요
이래저래서 어렵다 얘기 한적도 없구요
얘기 한하니 그런지 저희 어렵게 산거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잘 모르세요
뻔한 얘긴데 말이죠
친정에서는
쏠쏠히 받아쓴거 같아요
딱히 정기적으로 주신건 아니지만 명절에 갈때, 부모님이 오실때, 아이들 기념일때, 기름값해라 옷사줘라 하시면서 다 돈으로 주셨어요. 쌀이며 과일이며 자주자주 보내셨구요
처음엔 죄송하고 속상하더니 쓸때는 좋더라구요. 딸자식 치고 한심하지요.
이젠 전에 비하면 괞찮은데 워낙에 초반에 모으질 못해 그런지
같은또래엄마나 친구들보면 경제력은 한참 떨어지긴 해요.
그래도 성실하고 열심인 남편도 고맙고 아이들도 예쁘게 잘 자라줘서 행복해요
엄마가 보내신 돈을 돌려드리고 싶어요
근데 엄마가 서운하실까 싶기도 하고
내가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엄마가 필요하실때가 있으실까 싶기도 하구요
서른중반을 넘겼는데 아직도 부모님 맘편히 못해드리는게 참 속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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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주신돈..
막내 조회수 : 1,121
작성일 : 2010-04-01 11:04:10
IP : 121.129.xxx.12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한라산
'10.4.1 11:10 AM (211.228.xxx.161)부모는 자식을 끝까지 섬기는 마음입니다 그자식도 그자식에게 그러지 않겠어요
2. ..
'10.4.1 11:18 AM (211.208.xxx.116)마음이 예쁘시네요.
저는 한참 나이먹었는데도 지금도 용돈도 받고 음식도 자주 가져옵니다.
부모님은 이제 됐다고 하면 서운해 하시고, 이제는 늙어서 할 일이 없어졌다고
생각하시더라구요.(저희 부모님의 경우일 수도 있어요.)3. ...
'10.4.1 11:25 AM (58.234.xxx.17)저도 잘 주는 편인데 형편이 돼서 주는거고 받는분이 고맙게 받아주면 좋아요
주는기쁨이란것도 아주 크거든요
친정어머니께서 원글님 생각해서(걱정이라기 보다 ) 주셨으니 감사인사 꼭 드리고
요긴하게 쓰시는게 효도일 수도 있어요.....4. 저도..
'10.4.1 12:45 PM (58.238.xxx.182)이번에 이사할 예정이라고 했더니 친정아빠께서 LCD TV로 바꾸라고 돈봉투 주시더군요..
아직도 걱정시켜드리는구나..생각하니 맘이 좋지 않았고..남편도 그렇게 얘기했구요..
근데..아빠가 생각해서 주신 돈을 돌려드리는 건 왠지 서운해하실 것 같아서..저도 감사하다고 그냥 받았어요. 담에 뭔가 해드릴 생각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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