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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결식학생이었던 나 10년 전 과거를 뒤돌아보며..

알싸 조회수 : 653
작성일 : 2010-03-26 17:49:22
       최근 무상급식 이슈로 선거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작년에 쓰여진 어떤 한분의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분은 10년전 결식 아동이었으며
       결식아동을 위한 정부지원으로 혜택을 본 분이네요.  
         정말 정치권이 무상급식을 단순히 예산문제로 귀결하여 대리전을 펼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갈수록 굶는 아이들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제발 정신들좀 차리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맨 밑에 보면 이분의 싸이월드 홈페이지까지 공개를 하셨더군요.  
       자신을 공개하여서라도 이 안타까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이었겠죠.
      

     결식학생이었던 10년 전 과거를 뒤돌아보며..
    http://pann.nate.com/b4392583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9살 된 직장인입니다.
요즘 결식학생 급식 예산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이 공간을 빌어 몇 자 글적거려봅니다.

정확하게 10년 전이던 19살까지, 저는 15살부터 고등학교 3학년때
까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결식학생 급식을 받았었습
니다.

부모님은 9살 때 이혼하시고, 그 후로 어머니와 계속 살았었는데요.
어머니께서 몸이 약하셔서 힘든 일을 하실 수가 없는탓에 어릴적엔
정말 어렵게 살았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한창 먹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끼니를
거르고 굶을 때가 많았고, 그래서인지 키가 자라지 않아 중학교2년
때 제 키는 불과 152cm 밖에 되지 않았었답니다. 그 때 어머니께서
165cm만 되면 좋겠노라고 걱정어린 말씀을 해주셨던 기억이 나는데..

중학교 2년때 학급 담임선생님께서 결식학생 추천을 해주시게 되어
저는 그 후로 계속 급식을 받을 수가 있게 되었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같은 혜택을 비슷한 경로를 통해 받을 수 있게 되어 못
먹어서 도무지 자랄 것 같지 않은 키는 179cm까지 자라게 되었답니다.

참 기적이죠?? 중학교 때는 급식을 받을 때 근처 김밥집에서 매일2줄
의 김밥을 공급받았고, 고등학교 때는 교내식당에서 급식을 받았는데,
학기 중에 비해 방학 때는 배고픔을 참기가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방학 중엔 결식학생들에게 주는 급식이 1일 한끼로 줄어들거든요.
즐거운 방학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에 급식이 줄어드는
방학이 너무나 싫었었답니다. 배가 많이 고파서요.

참, 배고픈게 뭐라고.. 언젠가는 누가 시켜먹고 남은 중국집 음식반찬을
상한 줄도 모르고 누가 볼까 싶어 몰래 먹다가 식중독에 걸려 며칠을
앓아눕기도 하고, 어떤 때는 배가 너무 고파서 수돗가로 달려나가 물로
배를 채운 적도 있었답니다. 어릴 적에 너무 배고프게 살아서인지 몰라도
지금도 밥을 먹을 때는 일부러 국물 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많은 거 같아요.
아무래도 포만감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듯...

방학 중에 나오는 결식학생들에게 나오는 쿠폰, 그리고 함께 지급되는
관내 음식점 현황과 그 밑부분에 프린트 되어 나온 글씨 자세하게 기억할
순 없지만 대략 이렇게 써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의 어려운 상황
들을 극복하고, 나중에 장성해서 여러분과 같은 처지의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대략 이렇게요. (지금 어려운 학생들을
많이 도와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매달 2만원씩 결식학생들을
후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가입해 있으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랍니다.)

방학 중에 관내 급식을 받을 수 있는 음식점을 찾아 헤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분명히 유인물에는 3,500원에서 4,000원 상당의 음식까지는
먹을 수 있다고 나와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막상 주위를 돌아다녀보면
그런 비싼 음식들은 먹을 수가 없다고 해서 어린 마음에 참 많이 주눅들기
도 했었지요.

그래서 주변 김밥집에서 마음 편하게 김밥 2줄로 한끼를 때울 때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근데 참 신기하게 어느 날 결식학생 급식을 받던 다른
친구가 좋은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학교 위쪽에 보면 중국집
이 있는데 그곳은 3,500원짜리 짜장밥을 먹어도 아무런 주인이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이죠.

와~~정말 신기하게 그곳에 가서 짜장밥을 먹었는데.. 거기 주인 아저씨는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시는거에요. 어린 마음에 이곳은 그냥 먹어도 되는
가보다. 그렇게 그 집을 아무런 생각없이 들러서 짜장밥을 먹고 나오던 기억
이 있습니다.(그냥 어린마음에... 밥도 많고, 반찬도 많으니깐...)

그렇게 어렵게 사춘기를 보내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학기 중에는
공부를 하며 장학금을 타고, 대학시절을 보내었습니다. 참 쉽지는 않았지만
결식학생 급식제도가 없었더라면 과연 지금의 제가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그 제도에 감사하고 있고, 또 감사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뒤돌아보니 분명히 그 짜장면집 아저씨, 어린 마음에 어떤 메뉴는
먹을수 없다고 냉정하게 말하면 주눅들고, 상처받을까봐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던 거 같더라구요.

너무 감사하죠?? 어린 나이의 배고픔을 이해해주셨던 그 짜장면집 아저씨에게
감사드리고, 결식학생 제도를 통해서 어린 아이들이 품은 꿈이 짓밟히지 않게
지켜준 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요즘, 결식학생들에 대한 지원예산이 삭감되는 것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파
울기도 했습니다. 한창 먹을 나이라서 돌아서면 배고프고 할 나이인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지만 그러한 욕구들을 다 내려놓고 살아가는
아이들인데...

너무나 안타깝더라구요.
혹시나 이 글을 보고 있을(?) 어린 학생들, 가난한 형편에 좌절하지 말고, 꿈을
절대로 접지 않기를 바랍니다. 형편이 어렵다는 사실은, 여러분들의 무능함을
드러내는게 절대로 아닙니다. 사회구조가 이상하다보니, 마치 돈이 많아서 잘
사는 친구들이 본인의 능력이 대단해서 그렇게 잘 사는 것마냥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답니다.

물론, 학원도 다닐 수 없고, 끼니조차 걸러야 하는 그런 배고픔과 눈물겨운
상황 가운데 여러분이 놓여있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남들보다 더 시간이 걸릴 뿐이지, 절대로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들은
절대로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할 수 있습니다. 단지 목적지까지 가는데 다른 사람들은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가는데 여러분들은 걸어가서 더 시간이 걸릴 뿐이랍니다. 힘내고, 꿈을 포기
않고, 한걸음씩 나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항상 뒤에서 응원할께요~

www.cyworld.com/132rotc

살짝 제 홈피도 공개해 봅니다. 7월 한달 마무리 잘하시고, 힘내세요 !!^-^*
IP : 218.146.xxx.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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