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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할아버지 제사 불참이 큰 잘못인가요?
오늘은 정말정말 제가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것인지 기혼 선배님들께 여쭤보려 어렵게 글 남겨요.
연애하며 남자친구 어머니 반대와 제 판단으로 2~3번 헤어지려 했었고
결혼준비하며 예비시어머니의 반대와 많은 요구사항으로 파혼까지도 갔었는데
남편이 10년간 한결같은 모습 보여주며 절 너무 아끼고 사랑해주며 강하게 결혼 추진해서
둘만의 힘으로 준비하고 소박하고 즐겁게 결혼해서 잘 살고있습니다.
결혼 후 추석, 구정 외에 시어머님께서 크리스마스, 신정, 정월대보름,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도 챙기세요.
신랑도 총각 때 10년 이상 자취하며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는데 그때마다 챙기는 거 못 봤고,
저도 지금껏 그리 안 살았지만 자잘하게 돈 나가는게 솔직히 아까워요.
초콜렛 몇개 사서 나눠먹을 수 있죠.
하지만 내 입에 들어가는 초콜렛은 없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챙겨줘야 하니까 반갑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저희 결혼할 때 저랑 신랑 함께 모은 돈 5천만원+신랑 이름으로 대출 5천만원으로
양가 부모님 도움 전혀 안 받고 결혼했고. 서운하지 않으실만큼 해드릴 것도 해드렸어요.
게다가 저는 무교인데 시어머님이 너무너무 바라셔서 시어머님 다니시는 교회에서 결혼했고요.
(점도 보시고, 집에 제사도 지내시는데 교회도 열심히 다니시고 등산 다니시며 절에도 놀러가세요.)
서울에서 6시간 거리이고 차 대절비며 손님접대도 저희 돈으로 했어요.
시댁 살림 어려운 거 아니까 기대도 안했고, 부모님께 돈 바라지 말자 약속했기 때문에...
허리띠 바짝 쫄라매고 살고있고, 5천 갚기전에 아기도 2년동안 미루자 하고 저희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서
천원 한장 쓸때도 망설이고, 결혼하면서 서로 경제관념이 확고해졌거든요.
하지만 양가부모님 건강검진 해드리고, 양가 어머님 위해 냉장고 바꿔드리고 쓸 때는 잘 썼어요.
시증조할아버지 제사, 시증조할머니 제사, 시작은할아버지 제사, 시할머니 생신, 시어머님 생신이 있었는데
제사 3번은 평일이기도 했고 제사 지내신 후에야 말씀하시고 남편도 제사날인지 몰랐고,
시할머니 생신은 저희가 구정 때 돈 드린 걸로 하셨고
그리고 시어머님 생신때는 저희 연애할때부터 뮤지컬을 보여드렸었어요. (친정 엄마께도 늘 그랬어요)
그때 제가 해외출장을 보름이나 다녀와야했고 어찌어찌 시어머님 일정과도 안 맞아
공연선물만 드리고 넘어갔는데 출장 다녀와서 제 생일이었어요...
다른 일로 밤11시 넘어 통화하는 도중 제 생일인걸 아들 통해 알게 되셨는데
저 바꾸라 하시고는 왜 말을 안해서 나쁜 시어머니 만드냐고.
생일이면 생일이라고 말해야 하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 크게 혼을 내시더라고요.
사실 저 시어머니께서 제생일 챙겨주시리라 기대도 하지 않았고.
남편, 내 친정부모님, 형제들 있기에 못 챙겨 받아도 서운하지 않을정도로
시어머니에 대한 애정. 마음이... 별 없거든요. 하지만 시어머니 말씀이 매번 가슴에 맺혀 쌓여갔어요.
그리고 3월 초에 시누이에게서 밤 12시에 연락이 왔어요. 엄마한테 전화 좀 하라고요.
그때 남편은 해외출장가고 저 혼자 집에서 자고 있었거든요.
엄마 요즘 병원 다니시고 많이 편찮으신 거 아냐고요...
저는 초저녁에 분명 통화하실때는 아무 말씀 없으셔서 갑자기 무슨 일 이냐 크게 편찮으시냐 깜짝 놀랐죠.
헌데... 바로 전화 드렸더니만 매번 제사 때마다 며느리 없이 너무 힘들었던데다
구정 때 저희가 집 청소 안해놓고 올라가서 (저희가 머문 방은 머리카락 싹 치우고 잘 정리하고 왔어요)
그게 쌓여 몸살이 나시고 청소하다 무릎이 더 안좋아 지셨다고요.
저는 우선 진심으로 걱정이 되서 괜찮으신지 재차 여쭤보고
병원 어떻게 다니시는지 큰 병원 가야하는 건 아니신지 다음날도 전화 드렸어요.
저는 남편 돌아오면 뵈러 가야지 했는데... 갑자기 바빠져서 찾아뵙지는 못하고...
시어머니께서 아들에게는 아픈데 전~혀 없다고.
우리 아들 너무 힘들게 돈 버는데 몸 아프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늘상 저희 스피커폰으로 통화 해서 저도 들었어요.)
헌데 지금 병원에 가셨다고 하시네요.
지난주에 시할아버지 제사가 있었어요. 밤12시 시간 딱 맞춰 지내기 때문에
이번 제사는 제가 날짜를 미리 알아두고 있어서 제사 지내기 전날도 시어머니께
말씀으로나마 못 가 뵈서 죄송하다고 하고
시어머니께서는 맘같아서는 KTX타고 와서 제사 지내는 것 만이라도 보고
아침에 첫차타고 가라 하고싶지만. 니 남편이 둘다 못 간다고 그리 못을 박으니 내가 어쩌겠냐. 하시며
제사 지내는 시간에 딱 맞춰 전화 꼭 하라 하시더군요.
시아버님은 5형제 중 셋째세요. 또 다 아들만 둘씩 낳으셨고. 어쩌다보니 노총각들이 많고 저희가 개혼이에요.
그래서 남편도 야근이라 11시 30분에 저희 회사로 저 픽업해서 집에 11시 50분에 도착해서 전화드렸는데
소리소리 지르시네요. "왜 낮에 전화 안했니" 저희도 할 말이 없었어요...
지금껏 남편도 시어머니와 저 사이에서 중재하느라 진땀 뺐는데
이건 정말 정말 아니다 싶었는지... 그날 밤 둘 다 밀린 얘기 나누며 한 숨 못잤네요.
남편은 내가 네 맘 다 알고... 내가 항상 네 편이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많이 달래줬고 그 이후 시부모님과도 얘기를 좀 나눴나봐요.
전 생각 정리하며 이제는 안되겠다 싶어 침묵의 시간을 일주일 정도 가졌는데
지금 병원에 가셨다고 몸살이 크게 나셨다고 시누이에게서 연락이 왔네요.
시어머니는 준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 하지도 않는게 이해가 안되서 그랬다며 변명하시고,
시누이는 아들이 스무살에 집떠나 멀리 살고 얼굴도 못 봐
늘상 외롭고 서운해서 그러시니 저보고 이해하라고.
우리 엄마 좀 잘 모셔달라고...
그러게 왜 결혼했는데 제사에 안 가냐고...
아무리 내가 미워도 그렇지...
결혼식장에서 대성통곡하신 시어머니...
제가 그렇게 큰 잘못을 한건가요.
(남편은 이번 일에 대해 제가 잘못한 거는 없다 하며 본인이 알아서 집안일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친정 부모님이나 친한 친구들에게도 내 얼굴에 침뱉기라 말도 못 꺼내고.
혹시 제사 때 쓰시라고 돈 안드려서 이러시나...
우리 결혼하고 반년간 시댁에 드린 돈이 500만원인데...
별별별 생각을 다 하고 있네요.
결혼을 통해 '가족'이 된건데...
없는 정 쌓으려고 잠시나마 노력했는데 자꾸 맘이 멀어지려 하니 참 속상합니다.
'밤 12시 제사 시간에 맞춰 전화하라 하셨지만 그 시간 되서 전화 드릴게 아니라
낮부터 어떻게 준비되어 가고 있는지 전화드리지 않아 너무 죄송하다.
직접 제사 지내러 가지 않은 것은 더더욱 죄송하다.' 이렇게 무릎 꿇고 용서 구할 정도는 아닌거죠?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1. -_-;;;
'10.3.26 11:17 AM (58.149.xxx.27)일단, 남편분께서 정리하겠다 하셨으니 가만히 계세요.
물론 낮에 전화 못드린거에 대해 섭섭하다고 하시면 할말 없지만
낮에 일하느라 바쁜 며느리, 이해해 주심 어떨까 싶기도 하고..
원글님은 하실만큼 하셨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아버지 제사도 아니고 얼굴도 못뵌 시할아버지 제사에 일하는 며느리가 안왔다고 노발대발 하시는건 좀...
글쎄요..
저도 맞벌이이고 시댁이 지방입니다만, 어지간하면 시댁 경조사엔 모두 참석하려 하고
주중에 맞물려 있을때는 남편과 함께 연차를 내고라도 가긴 합니다만,
일이 생겨 못가게 되면 절대 저희 어머님 뭐라 안하십니다.
이럴땐 그냥 여우인듯 곰인듯 구는 것이 상책인듯 싶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나중에 시어머님 뵐일 있는데 이 이야기가 거론되거든 웃는 낯으로 '제사 시간에 맞춰 전화하라고 하셔서 일부러 그 시간에 전화 드린거였어요, 호호호호~'하고 웃어버리세요.
무릎까지 꿇고 백배사죄는 아닌것 같습니다.2. ㅋㅋㅋ
'10.3.26 11:46 AM (58.125.xxx.225)시어머니가 트집을 잡자고 작정을 하신 모양입니다.
나 몰라라 내비두세요. 남편이 알아서 한다잖아요.
나는 몰라요~ 남편이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남편을 방패막이 삼아서 버티세요. 그리고 이런저런 행사 챙겨줘봐야
좋아하지도 않고 트집만 잡을듯 한데 다음부터는 발렌타인이고 화이트데이고
생까세요.
시엄씨가 지쳐서 포기하는 그 날까지 버티세요.3. 참나
'10.3.26 11:48 AM (112.150.xxx.114)버릇잡으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알지도 못하는 친척어른 제사 챙기는 것도 이해안되고, 10년이나 떨어져지낸 자식, 결혼하니까 이것저것 다 챙겨보시려고 하는 어른도 과욕인 듯 싶네요..
그치만 어른을 말 통하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대화하려고 하면 본인만 힘듭니다. 왠만하면 네네 대답은 해드리고, 실제로는 본인이 할 수 있는 도리, 해야겠다고 생각되는 도리를 하시고 나머지는 신랑에게 맡겨두시는 편이 좋겠네요..4. 제사비가
'10.3.26 11:59 AM (220.79.xxx.203)문제 아닐까요?
결혼하고 시댁에 드린 돈과는 별개로, 증조대까지는 몰라도
시할아버지 제사 정도에는 제사비를 조금 보태야할것 같아요.
더군다나 도와드리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시어머니가 이런저런 트집 잡는게 아닐지...5. 결혼생활이
'10.3.26 12:08 PM (218.238.xxx.171)참 쉬운게 아니죠..
원글님 같은 시어머니, 너무 많이 봐온지라, 이젠 원래 시엄니가 다 그렇지 그런말이 나올 지경이네요..
일단 남편이 원글님 편 들고 있고, 또 남편또한 아들로서의 입장도 어느정도 있으니깐 원글님이 마음 너그럽게 먹고, 남편 현재 태도만으로도 다행이다 생각하며 버티세요.
그리고 시엄니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 다 곱씹어 생각하고, 왜 화나셨을까, 내가 어떻게 해야하나 그렇게 해결책 찾으려 하지마세요.
내가 예민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정말 내 자신때문에 더 힘들어지더라구요.
그냥 알아도 모른척하고 넘어가버리구요, 적당히 예민해지셔야해요.
죄송해요 입바른 소리 한마디하고 그냥 모르쇠하세요.
맞춰주기 시작하면, 시엄니 더 바라세요, 첨에 싫은 소리 많이 듣더라도, 아, 쟤는 곰이라서 말해서 못알아먹는구나 생각되시면 서서히 포기하실거에요.6. 절대~~~
'10.3.26 12:37 PM (218.233.xxx.96)딱 울시어머님스타일이네요. 결혼식날 대성통곡은 아니라도 인상팍 구겨가며 싫은
내색하는 사람,전화않한다 트집에, 이것저것 꼬투리,소리소리 무식하게 지르는...
저도 첫 시할아버지 제사에 11시쯤에 갔는데 이미 음식 다끝낼 분위기로 새벽부터
혼자 하신모양..죄송하다며 슬슬기는 저보고 울시아버님 "아이고,,내일 오지 그랬냐?"
참,,어른답지 못한 언행에 이젠 저도 딱 할도리만 합니다.
절대 전화하지않고 명절에만 갑니다. 그러니 슬슬 제눈치를 보며 말조심하더군요.
원글님,, 무릎꿇을일 전혀 없지요. 왜요? 원글님도 친정에서 귀하게 자라지않았나요?
자존감있는 사람한테 대접해주는게 우리나라사람같아요.
스스로 자신을 하대하지마세요. 결혼 10년만에 깨우쳤네요.7. 휴
'10.3.26 1:13 PM (115.41.xxx.10)저희 시어머니는 제가 전업주부인데도, 제사 땐 어르신들이 알아서 할테니 먼 길 내려오지 마라 하셨어요. 어머니 동서들도 있어서 제가 가도 심부름이나 해서 그랬겠지만. 원글님 시모는 답이 안 나오네요. 혹시 혼자 그 음식 다 장만하시나요? 전화 걸어 전달하는 시누이는 가서 도와드리나요? 혼자 그 음식 다 장만하려면 시어머니 용심이 생기기도 하겠어요. 며느리도 봤는데 이 고생을 해야 하냐면서..
남편이 알아서 하게 냅두는거 외에 방법이 없겠어요. 그거 다 따라드려도 성에 차지 않을 기세인데요. 그래도 돈은 좀 보내 드리세요. 저는 안 가도 돈은 꼬박꼬박 드렸거든요.8. 21
'10.3.26 3:54 PM (61.38.xxx.69)원글님께서는 벌써 500 드렸다지만
시어머니는 100 도 안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답니다.
받은 것은 싹 잊는 탁월한 재능을 가진 어른들도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