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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교육 조회수 : 2,280
작성일 : 2010-03-14 02:01:13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 되는 나를 대구로 보냈다.



대구중을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恨)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에게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배"  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걸이를 해야제"  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 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버지~~~"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달려 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나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 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때 되던 어느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때 1등은요..." 하고 말을 시작 하려고 했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 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 없다.



- 전 경북대 총장 박찬석 -
IP : 119.70.xxx.10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교육
    '10.3.14 2:04 AM (119.70.xxx.102)

    촌지 이야기, 간식 이야기
    엄마가 반장되는 세상...

    무엇이 올바른 교육인지 참 알기 힘든 세상입니다.
    오늘 모처럼 읽은 글인데 마음에 남아서 퍼왔습니다.

    저도 글쓴 분의 부모님 마음을 짐작조차 못하지만
    가슴을 무엇인가 때리는 느낌이 드는 것을 보면
    내 아이를 올바르게 교육시키고 싶은 욕심은 다 같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2. ..
    '10.3.14 2:08 AM (122.35.xxx.165)

    감사해요..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요....늦은 밤 가슴 뭉클해지네요...저는 세상에서 좋은 부모되기가 젤 어려운 거 같아요..

  • 3. ㅜ ㅜ
    '10.3.14 2:12 AM (121.130.xxx.42)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군요
    저렇게 믿고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어야할텐데.....

  • 4. 감동
    '10.3.14 3:11 AM (219.241.xxx.229)

    감동받았습니다.

  • 5. 아~나는왜
    '10.3.14 3:54 AM (121.136.xxx.133)

    감정이 메말랐나?

    경남산청에서 대구로 자식을 유학보냈다는 부분이 이렇게 눈에 확띌까요?
    공부도 못했다는 자식을 말이에요....
    역시 사람은 대처로 보내야 한다는~~~ --;;

    게다가 저 부모님이 우리 시대에 공존한다면 역시 한 교육열 하는 부모님이 되셨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분은 자식을 어찌 가르쳐야 할지 로드맵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 무학이라서 단지(?) 자식을 대처로 유학보내는 정도 였지만 말이에요~~~

  • 6.
    '10.3.14 4:07 AM (116.125.xxx.64)

    정말 감동적이네요........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 7. 폴 델보
    '10.3.14 4:19 AM (119.71.xxx.196)

    박찬석.. 이 분도 노무현의 사람이었었는데...

  • 8. 아~~
    '10.3.14 7:58 AM (119.195.xxx.20)

    깊이 반성합니다.
    혹시나 아이들이 거짓말하지 않을까...
    감시하고, 넘겨짚어보기도 하고, 캐내고 했던 제자신 부끄럽습니다.

  • 9. 박찬석씨가
    '10.3.14 10:07 AM (125.190.xxx.5)

    노무현 사람이었나요??
    난 그저그런 정치권에 줄대고 싶어 안달난 교수인줄 알았는데..
    참고로....저 박찬석총장 첫임기때 대학말년이었네요..
    대구에 열린우리당 인재가 없어서 지역배려 차원에서
    열우당 전국구의원을 했을꺼라 생각되네요..
    제 눈엔 정치철새입니다.
    딴날당등에는 발 디딜 틈이 없어서 틈새시장으로 돌아다니는....

  • 10. 졸업생
    '10.3.14 7:05 PM (218.209.xxx.25)

    그 분이 총장할 때 대학다녔습니다.
    해마다 등록금을 확확 올렸습니다.
    사대에서만 지급하던 사도장학금도 없앴습니다.
    그래서 사도장학금 받기 위해 수석을 놓치지 않았던 나는
    갑자기 뛴 등록금 해결하기 위해 과외를 하나 더 해야 했습니다.
    그 분 집은 시골에서 엄청 잘 사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실력도 안되는 아들을 화와이로 유학보냈지요.
    대학을 같이 다닌 분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동기들 중에서 공부도 제일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당시 사대는 공부 좀 하는 사람들은 일치감치 학교로 발령받아 나갔으니까요.
    제가 본 이 사람에 대한 평가는
    뼛속까지 신자유주의자이고 경쟁의 신봉자입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지 할 것 같습니다.
    어쨋든 제가 인정하는 것은
    이 분은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 나이에 태어나서 부자 부모 만나서 유학가고
    정치 줄을 잘 타서 총장에 국회의원까지 해먹고
    자식들도 모두 전문직으로 잘 키워서 걱정 없고
    지금도 넉넉한 재산으로 골프치고 해외여행다니면서
    노후를 즐긴다고 하더군요.

  • 11. 피피
    '10.3.15 4:24 PM (118.176.xxx.100)

    유명인들의 책에 나온 내용을 다 믿으시면 안되요...
    제가 그쪽일을 쫌 압니당...
    책을 팔기 위해 감동적인 사연을 지어서 넣기도 하지요...

  • 12. 반갑
    '10.3.15 5:18 PM (58.120.xxx.243)

    습니다.윗분..
    경대 사대 나오셨나봐요.저도요.
    그리고 저도 그집 좀 압니다.

    경쟁에 이기기 위해선..음......
    그분 되시고..북문쪽의 강당엔 행사가 그 만큼 많아졌음..대여료로..등록금좀 충당될터인데..사도 장학금이 없어졌군요.전 있을때..졸업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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