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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못한 자식을 둔 부모님들께..

하루나 조회수 : 1,413
작성일 : 2010-03-13 00:00:37
크게 조언이라고 썼다기 보다는 희망을 가지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마디 적어봐요..
제 이야기 입니다.

제가요. 초등학교 처음 들어갈 때 한글을 다 못떼고 들어가서
자주 받아쓰기 0점 받아오고 그랬거든요.
어렸을 적부터 몸이 안좋아서 어머니가 공부를 가르치려고 잡아도
금새 스트레스 받으면 안좋아지고 그래서
공부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너 하고 싶은거 하라고 하시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하고싶은건 조금씩 배워보고 그랬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컴퓨터 학원도 다녀보고 피아노 학원도 다녀보고
그림그리고 싶어서 그림도 그려보고
그렇게 많은 학원은 다니지 못했어요 .집이 그리 풍족한 편이 아니었거든요.
어머니가 공부에 크게 신경 안써주시면 초등학교 성적 그렇게 좋게 안나오는거 아시죠?
그냥저냥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에서도 꼴찌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지냈어요.
고등학교도 그냥저냥 갔구요. 지방대학교 갔다가 나와서 제빵학원다니면서 제빵도 배웠어요.
요약하자면 제 학교 인생에서 공부를 잘해본 역사가 없어요.


너무 사설이 길었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부못한다고 구박하는 것보다
이것저것 많이 시켜주세요. 제가 어머니께 받은 선물중에서 제일 좋았던 건
고3때 컴퓨터 학원 보내주신거에요. (저 인문계에요 자리 남아서 운좋게 들어갔죠)
지금 대학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었지만 그만큼 저는 공부에서 자유로웠어요.

공부 못한다고 미래 안보일거 같다고 속 바글바글 끓으시죠?
공부못하는 자식들이 부모님보다 속이 더 끓어요.
공부못하는 애들이 주위 친구들에게 얼마나 무시받고 사는데요. 자기들도 다 알아요.
누군가 구박하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 얼마나 구박하고 있는데요. 공부 못하는 자신이 제일 서러워요.

지금은 결국 늦게나마 스스로 공부해서 교대 들어갔어요.
머리가 좋았다기 보다는 인생에서 공부를 해본 적이 없어서
공부하고 있을 때에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해본적 없는 것을 해보는 느낌..
하나 하나 알아가는 것이 너무 즐거웠어요.

저는 결국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 공부라는 길을 가게되었지만 가기 전까지 많은 길을
경험하게 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IP : 222.150.xxx.12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0.3.13 12:19 AM (113.10.xxx.26)

    셋중에 첫째인데 저만 공부못하고 느렸어요.
    엄마가 늘 너는 대기만성일꺼라고 용기를 북돋아주시고 절대 다그치지않으셨어요.
    대신 모르는건 잘못이아닌데, 한번 틀린걸 다시틀리는건 정말 바보라며,
    (너라면 넘어진 돌뿌리에 다시걸려 넘어지면 바보라고 안할수있겠냐)
    틀린것만 공부해서 다음에 안틀려도 엄마는 칭찬해주겠다고하셨어요.

    늘 공부는 중간언저리였지만, 엇나가지도않았고 다른친구들보다 취미생활에도
    시간을 할애하며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그런데 대학갈때되니 제가 원하는대학과 갈수없는 대학이 차이가나서 원하지않는 대학을
    쳤고 그나마도 떨어졌어요.
    그래서 재수를 했고 제평생 가장 열심히 공부해서 그보다는 좋은 대학에들어갔어요.
    물론 스카이도아니고, 인서울도아니고 언저리서울--;; 이었지만, 저는 그래도 제마음엔
    드는 대학이었고 저는 늘 제가 무슨전공할지는 이미 고등학교때 정해논지라,
    대학에서 점수맞춰 들어온 친구들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제일먼저 원하는 회사에 취업했고
    (물론 대기업도 아니지만, 그역시 제가 원하던 회사였어요)
    열심히 직장생활하다가 너무 좋은사람만나서 아이들 퐁퐁낳고 행복하게 잘살고있어요.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지만, 제가 바라는바는,,
    본인 능력만큼은 공부할수있었으면....
    그나이에 할수있는 재미난것을 놓치지않고 즐겁게 살았으면....
    그리고 자기가 무슨일을 할지 스스로 정할수 있게 자랐으면.....

    참 쉬우면서도 어렵죠..

  • 2. 웃음조각*^^*
    '10.3.13 10:36 AM (125.252.xxx.7)

    제가 바라는 것도..(아이 초등학교 입학하니 부모가 원하는 아이의 장래희망을 적어오라고 하더군요)
    아이가 원하고, 행복하고 즐겁게, 나쁜것 안하고 할수있는 직업.
    이라고 적어보냈어요.

    아이가 12월 말일생이라 다른아이보다 서투른 것도 많고.. 하거든요.

    마음은 아이가 좀 느리고 서투르더라도 기다려주고 해야겠다 싶은데.. 저의 급한 성격은 그걸 그렇게 놔두지 않아요.

    저게도 원글님이나 댓글님의 부모님처럼 깊은 혜안과 참을성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3. ..
    '10.3.13 8:35 PM (59.19.xxx.63)

    교대들어갔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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