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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방문 후의 단상입니다.

무상급식 조회수 : 1,958
작성일 : 2010-03-12 21:39:31
시골 학교라 아직도 가정방문이 있네요.

중학교에 처음 와서 1학년 담임을 맡았습니다.
이번 주는 가정방문 기간이라서 단축수업하고 가정방문을 위해 동동거리며 다녔고,
조금전 마지막 집까지 해서 반전체 가정방문이 끝났습니다.

열악한 지역 경제 탓인지.. 학급의 3/4정도는 모두 가정 현편이 어려워보이더군요.
그중 절반은 제 눈에 학비지원이 절실해보이는 집이었는데
조심스레 안내 말씀드려도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신청 못하시겠다는 답변이 돌아오더군요.
통합학비지원 신청자가 5명밖에 없지만 가정방문 해보니 우리 반만 해도 15명 이상 해당될 듯한데
한사코 괜찮다고 하시니 더 권하기도 어려웠습니다.

3월 급식비..이제 중학교 1학년인 우리반 아이들 5만원 돈 내라고 고지서 나왔습니다.
학교운영회비까지 하면 근 10만원 돈인데,
오늘은 가정방문 중에 지난 화요일에 가정방문한 집에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오더군요.
지원 신청했는데.. 나온 고지서는 어떻게 하냐고요. 당장 내고는 싶지만 정말 돈이 없는데 어쩌냐고요.

중학교 의무교육이라고 하지만 소소하게 드는 돈이 왜 없겠습니까.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요?
아이들 밥값 걷어서 나라살림 많이 펴지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무리해서 교복 새로 사주었다는 학부모님이나
아이가 차별받을까봐 학비지원 안받고말겠다는 학부모님 앞에서
그래도 만약 신청하신다면 담임으로서 최선을 다해보겠노라는 말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청한 모두가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하게 빌어봅니다.
IP : 125.178.xxx.7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0.3.12 9:41 PM (112.151.xxx.84)

    옛날 가정방문 하던 생각이 나네요.
    급식비가 그리나 비싼가요? 진짜 무상급식하면 좋겠네요.

  • 2. 제말이요...
    '10.3.12 9:42 PM (61.74.xxx.63)

    부자한테 돈 5만원 걷겠다고 가난한 아이들 마음에 상처준다니 말이 안되죠.
    부자들만 사는 물건에 세금을 더 물리면 안되려나요...

  • 3. .....
    '10.3.12 9:45 PM (121.182.xxx.91)

    갑자기 우리들의 세금을 그리도 아끼며 쓰고 싶다니....감동적입니다.
    우리들의 세금으로 부자들의 아이에게도 밥을 먹이고 싶은데
    우째서 자기들이 아끼겠다고 나서는지.....
    아끼지 말고 세금이나 제대로 잘 걷어주셈~

  • 4. .......
    '10.3.12 9:50 PM (112.155.xxx.83)

    제발 부자들이 한달에 5만원 안내는거 배아파하지말고 없는 사람들이 자식 상처받을까봐 무상급식 신청못하고 힘들게 급식비 내는거 생각해서 무상급식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 5. .
    '10.3.12 9:53 PM (61.74.xxx.63)

    어렵게라도 급식비 낼 수 있는 사람들은 괜찮죠. 정말 5만원 못내서 굶는 초등학생들 많아요. 서울 변두리만 가도요. 어른도 아니고 아이들이 돈이 없어서 굶어야 한다니 믿어지냐구요.

  • 6. m..m
    '10.3.12 10:02 PM (211.223.xxx.170)

    우리 아이 선생님도 원글님과 같은 취지로 가정방문을 하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우리지역도 한부모 아이들도 많고 조부모와 사는 아이들도 많은데
    사춘기 아이들의 자존심으로 절대 싫다고만 한답니다.
    이럴때 무상급식이 된다면 아이들도 학부모도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 7. ..
    '10.3.12 10:05 PM (59.12.xxx.44)

    저희아이도 이번에 중학교 입학했어요. 이쪽 지역에 이사온지 얼마되질않아 잘은 모르지만
    아는분통해 아이학교가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말을 듣게 됬고 급식비 못내는 아이들이 많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아이이름으로 자원봉사센터에 다달이 얼마씩 기부를하려고 맘먹은터에
    저희도 월급쟁이라 잘사는건아니라도 한명정도는 급식비 부담해줄수있을것같아 선생님께 살짝 말씀드리고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싶은데 혹시라도 오버한다고 생각하실까 염려스러워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아이도 모르고 저희아이도 모르게 어떤방법이 좋을지
    ㅠㅠ

  • 8. 정말이지
    '10.3.12 10:07 PM (125.177.xxx.139)

    그 어린 시기에 전체가 다 무상급식이 아니라면
    지원받아서 먹는아이는 너무 상처 받을것같아요.
    조용히 일처리 한다지만 반 아이들도 다 알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돈있는 부자들한테 무상급식을 왜 하냐고, 없는 사람한테 해야지 이러는데
    ( 그말도 맞긴하지만, 없는 아이들이 비교대상이 되어 상처받으니까.. )
    그럼 부자들한테는 왜 초중등이 의무교육이라고 교과서 무료로 나눠준답니까..
    어린아이 가슴에 피멍들게 하지 말고,
    무상급식 하면 좋겠어요..

  • 9. ..
    '10.3.12 10:23 PM (211.245.xxx.135)

    의식주...중에....식이 제일기본이라 생각이드는데..
    그런걸로 상처받는아이들이 있다는게 너무 마음 아프네요...

    씰데없는데 헛질말고 이런데나 돈쓰면 얼마나좋을까요

  • 10. 학부모
    '10.3.12 10:33 PM (125.178.xxx.159)

    변별력도 없는 진단평가를 1년에 몇차례나 치루면서 돈낭비,시간낭비 하지말고
    정말 필요한 곳에 우리의 세금이 쓰여졌으면 해요.
    어찌 하는 일마다 다 폭탄스러운지...
    3년간 필리핀 가신다는 진모씨 처럼 저도 이나라를 뜨고 싶어요.ㅠ.ㅠ

  • 11. 저두
    '10.3.12 11:08 PM (211.33.xxx.89)

    공감합니다.

    자기가 먹는 밥값은 자기가 내야지..하는 속편한 분들도 계시지만 학교 오가는 버스비도 부담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취학통지서를 받고 다니는 의무교육이면 당연히 밥도 줘야줘..
    군대에서는 밥도 그냥주고 옷도주고 심지어 월급까지 주잖아요.
    아이들을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키우는것이 국가의 경쟁력 입니다.
    연말이면 갈아치우는 거리의 보도블럭만 좀 줄여도 우리 아이들 건강하게 키울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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