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준비를 하다가 남편에게 언제쯤 오냐고 전화를 했더니
어머님께 전화해서 저녁드시러 오라고 하라네요.
순간 가슴이 벌렁벌렁거리며.. 말을 버벅대고 있는 저를 발견..
제가 머뭇거리며 버벅대는걸 느꼈는지.. 하기 싫으면 말라그러면서 전화를 끊더군요.
네.. 알고 있었습니다.. 전화를 해야한다는 것을요..
다른 때 같으면 했을텐데..오늘은 이상하게 심장의 벌렁거림이 멈추질 않더군요..
토할것처럼 머리도 어지럽고..그래서 우는애 안고 한 30분을 멍하게 앉아있었나봐요.
도저히 전화를 못하겠더군요.
또 남편과 한바탕 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더 지끈지끈 했습니다.
그러다 불현듯 옛날 생각이 났네요.
결혼하고 저흰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었거든요.
결혼하고 바로 임신을 해서 전업으로 있었는데 철없이 같이 살겠다고 했던게 화근이었죠.
결혼전엔 좋았던 시부모님이었는데..
사소한일로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정말 미치겠더라구요.(남들 다 쓰는 시월드소설..저도 몇권쯤 됩니다..)
저빼곤 다들 직장에 다니셔서 7시면 퇴근하셨는데 집에 혼자 있을 땐 그나마 괜찮다가 4시 반쯤되면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7시가 다가오는게 불안했고 심장이 벌렁거렸죠.
갈곳도 없었지만, 꼭 어딘가로 나가야만 할 것 같았고 늘 그렇게 4시즈음해서 나갔다가 7시가 가까워지면 들어와서 저녁준비를 했어요.
문여는 소리가 언제쯤 울릴까.. 늘 불안에 떨면서요.
아이낳고도 유모차 탈수 있게되자마자 오후엔 늘 나갔을 정도니까요. 저녁시간만 되면 숨이막힐 정도였거든요.
암튼.. 어찌어찌..전쟁같은 별거끝에 결국 아이 돌즈음 분가를 했고.. 지금은 둘째도 낳고 살고 있네요.
시댁하곤 먼거리는 아니구요. 차로 10분거리 정도에요. 같은 동네죠.
어머님은 늘상 전화를 안하고 불쑥불쑥 들이닥치시는 편이라 지금도 저녁때면 조금씩 불안한게 남아있어요.
물론 오시면 아무렇지 않게 같이 밥도 먹고 하지만, 어머님이 직장을 다니시기 때문에 저희집에 오시면 정말 아무것도 안하시고 딱 자리잡고 앉아계시거든요.
저희집은 좁은 빌라라 거실겸 주방이라 제 움직임이 다 보여서 어머님 시선이 신경 많이 쓰이죠.
둘째 낳은지 얼마 안되어서(만사귀찮거든요ㅠ) 저녁은 좀 드시고 오시던가 했음 하는게 제 솔직한 바람이지만,
어디까지나 제 바람이구요. 뭐 사들고 오시는법도 없고.. 외식은 생각도 없으시고..제가 다 차리고 치우고 후식에 쌓인 설거지까지..
어머님 가시고 나면 한숨만 나와요.
남편은 다른건 다 괜찮은데..시댁얘기만 나오면 싸움이 나는지라..
정말 제가 왠만해선 얘기 안꺼내는 편이에요..애들앞에서 싸울수도 없구요.
퇴근하고 온 남편이 큰애데리고 시댁에 가려다가 큰애가 자고 있으니까 그냥 혼자만 나갔네요.
저녁 먹으라는 말만 남기구요.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려요.
이 문제로 또 한참을 서로 맘상하겠구나 싶어서요.
저 어쩌면 좋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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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께 전화하라는 말에 가슴이 벌렁벌렁거려요..
후유증 조회수 : 674
작성일 : 2010-03-11 22:20:10
IP : 118.33.xxx.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에휴...
'10.3.11 10:34 PM (125.190.xxx.5)그러다 병나십니다..그냥 남편의
감정을 대범하게 무시하시면 어떨지..
무시가 안되니 이러고 계시는거 겠지만요....
남편들 좀...적당히 효도하면 어디가 덧나나...
이렇게 마누라 잡아가면서까지 그러고 싶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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