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엄마가 연연하지 않는데도 아이가 성적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도 있나요?

의문 조회수 : 898
작성일 : 2010-03-09 19:52:37
게시판에 아이 성적에 관한 삭제된 글을 읽으니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아는 사람의 초등 5학년 아이가 성적이나 시험, 결과에 대한 불안, 과다한 경쟁심, 숙제나 시험전날의 스트레스
등이 너무 심한데요...
옆에서 보자니, 이건 정말 정도를 넘는다 싶게 아이가 걱정스러울 만큼 예민하고 스트레스가 많은거예요.
그래서 그 문제로 아이 엄마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진짜 공부해야 할 시기가 오는데
벌써부터 저러면 어떡하냐구요....

그런데 제가 옆에서 지켜보니 실은 그 엄마의 기본 성향이 이미 아이의 성적이나 성취도에
너무 큰 기대와 욕심이 있는 상태이고,
본인은 의식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엔 그동안 아이에게 공부나 경쟁이 얼마나 중요한건지 넘치도록 강조해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엄마 본인도 경쟁심과 성취욕구가 굉장히 강한 사람이고,
성인이고 성숙하기 때문에 그걸 잘 조절하고 통제하면서 살고 있지만
(나쁘게 보이지 않아요.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생각되서 배울점도 많구요)
가까운 사람들은 쉽게 알 수 있을만큼 기본 성향이 성취 지향적인 편이거든요.

그래서 항상 아이한테 성취에 대한 강조를 많이 하면서 키운다는 느낌을 저는 자주 느끼는데 본인은 잘 모르는거 같아요.
암묵적이건 드러내놓고건 농담이건 성적이나 결과에 대한 언급을 자주하고,
아주 작은 일이라도 그냥 해주는법 없이 너 이거이거 해내면 이거 해준다, 이런식으로 조건을 붙여
아이가 어떤 것을 해내도록 해요.

아이가 엄마의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도 선천적으로 저렇게 성취결과에 대해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듯 한데
제가 보기엔 굳이 말로 다그치지 않아도 엄마가 얼마나 이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아이들은 다 알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반면에 저같은 경우는, 아이가 어려서 큰 수술도 했었고, 자주 입원하고 퇴원하고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정말로 아이의 성적이나 인생에서의 성공 같은것은 중요하게 생각할 수 없는 과정을 겪었고,
그때문에 아이가 공부를 잘해야 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과를 거둬야 하고....이런 부분에 대한 욕심은 가지기 어려운 상태였기때문에 그냥 저절로 아이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아진 상태예요.
저나 남편이나, 아이가 정말로 건강하게 밝게 크기만 한다면 그것만으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고,
아이가 학교 생활 잘 하고 친구들과 잘 사귀고 평범한 성장을 하고 있는것 만으로도 너무 대견하고 기특하고.....
진심으로 그러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정말로 아이한테는 그런 기운이 그대로 전해지는 건지,
때로는 너무 심한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욕심이 없고 낙천적인 편이네요.
오히려 이제 욕심을 좀 길러줘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어서 일부러 시험 결과 얘기하고
못했을땐 혼내본 적도 있을 정도로 아이가 경쟁심이 없어요.

또 다른 집 아이를 보면, 이 아이도 소위 엄친아이고,
다들 놀고 있는데도 자기 숙제해야 하니까 엄마한테 그만 집에 가자고 할 정도로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아이지만,
이 아이에게 먼저 말한 아이의 부정적인 심리 상태는 보이지 않거든요.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자기 목표나 성취동기로 보여요.
그런데 그 엄마가 딱 그렇네요.
성실하고 부지런하지만 인생관 자체가 좀 여유롭고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심하게 높지는 않더라구요.

그밖에도 제 주위의 여러 케이스를 봤을때,
요즘 문제되고 있는 아이들의 과도한 성적 집착이나 경쟁심은
타고난 성향이라기 보다는 거의 전적으로 부모 영향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지인의 아이 경우를 보니, 너무 아이답지 않고 피폐해 있고, 공격적이고, 성적의 노예가 되어 있는 듯 한데
그 엄마는 그저,
아직 어린데 벌써부터 저러니 나중에 중고등학생때 너무 스트레스가 심하면
정말 공부해야 할때 집중도가 떨어지고 본인이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가 커서
결과도 잘 나오기 힘들다는 걱정만 하고 있는 듯 해서 좀 답답하거든요.
저희 아이의 낙천적인 모습을 보면서 맨날 부러워하는 소리 하는데
아마 저희 아이의 성격이랑 같이 성적까지 그대로 바꾸자고 하면 절대 안바꿀 사람이
매일 만날때마다 저런 소리를 하니 좀 많이 답답하네요.

IP : 24.85.xxx.4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합니다
    '10.3.9 8:05 PM (112.150.xxx.142)

    꼭 말로 뭐라뭐라 해야 아이들이 영향 받는건 아니죠
    오히려 눈빛이나 평소의 느낌은 이런데 부모의 하는 말은 반대면 헷갈릴거 같아요
    세상에 엄마, 아빠의 태도에 영향 받지 않는 아이가 있을까요...
    내가 내 자식 다 모른다고하지만,
    사실 그보다도 내가 내 자신 다 모른다고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첫댓글은 뭐랍니까.... 웬 광고...

  • 2. .
    '10.3.10 12:41 AM (221.148.xxx.118)

    원글님 말씀들 구구절절 다 옳습니다. 윗분 말씀도 옳습니다.
    엄마들 스스로가 나자신이 아이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뉘앙스로 얘기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난 절대 아니라고, 난 절대 안그렇다고 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요.

    아이가 둘 이상이라면 아이마다의 다른 성향, 지능, 그리고 이것보다도
    부모가 특정 아이에 대해 갖는 기대치나, 아이들에 대한 애정도 등이 솔직히 다 다르기 때문에,,
    (인정 못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이 그러합니다..)
    그 결과도 달리 나오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2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7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3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4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3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9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1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0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1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1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1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3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