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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2월을 보내며
올해 64세 되셨는데
2년전 폐암 3.5기 진단 받으셨고, 한 1년반은 그럭저럭 괜찮으셨는데,
최근 6개월 특히 돌아가시기전 한달은 너무 힘들었어요.
돌아가시기 얼마전에 저는 정말 손을 내려놓고 싶었어요.
엄마가 2월안에 돌아가시겠다는 생각이 거의 들더라구요..
감사하게도..(?) 직접 7년간 키워주신 저희 아이 중학교 입학식에 지장 없게,
또 저희 힘들지말라고 장례일정 짧아지도록 목요일 밤에.. 돌아가셔서
저희는 금요일 하루 조문객 맞고 토요일에 발인했네요..
돌아가시는 모든 과정을 가족 모두가 지켜보며
또 간호사들에게 안정제 투여와 석션 해달라는 요구를 결국 제가 하게 되었고,
석션 하시고서는 바로 돌아가셨어요.
제가 마지막 오더를 한것이 한편으론 다행이지만.. (왜냐하면 남은 가족간의 사이가 별로 안좋아서요..)
저한테는 참으로 지울수 없는 마음의 짐이 되었네요.
지금도 이상하리만큼 그 마지막 정황들이 너무도 또렷해요.
그렇게 상냥하던(엄마가 제일로 좋아했고 며느리 삼고 싶어했던) 그 간호사가
마지막 안정제 투여할 때의 그 냉랭한 표정.
석션해달라고 했을 때, 또다른 간호사가 "네, 석션해드릴까요?" 하던 표정.
어두운 배경에 그 장면들만 다큐멘터리 처럼 생생하고 지나가요.
저는 그 간호사들을 원망하지는 않아요.
다만 엄마의 죽음을 지켜보고나니까, 죽음에는 뭔가 예시랄까 느낌같은게 있더라구요..
이게 아닌데 싶은마음, 내가 왜 이러지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거부할수 없는 그런 상황이요..
폐암은 5년 생존율이 15~16% 라고 해요.
저희는 그래도 엄마가 워낙 씩씩하셨기 때문에 버티실거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식이요법 한답시고, 그 좋아하시는 삼겹살, 비비큐 후라이드 치킨, 파리바게뜨 빵도 못드시게 했어요.
그런데 지나고보니 그 수치는 괜히 있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가버리실줄 알았으면 눈치 안주고, 좋아하시는거 실컷 드시게 할걸 정말 후회가 돼요.
지난 여름, 삼겹살과 닭갈비 구워 먹을때도
엄마는 우리 먹으라고 양념 재워놓으시고는 정작 당신은 하나도 안드셨어요.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후회로 남는게 어디 이뿐이겠어요..
지난 가을, 겨울, 엄마가 식사를 잘 못하시고 몸이 불편해지면서
1주일에 5일은 친정가서 점심밥을 차렸어요.
그건 결국 저를 위한 거였어요. 제 마음이 편하자고 한거였죠.
이제는 홀로 남으신 아빠를 위해 점심밥을 차리러 다녀야 해요.
물론 예전처럼 1주일에 5일은 못갈거 같고,
차차 아빠에게도 간단한 음식하는 법을 알려드려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두동생들이 있지만 직장엘 다니고, 퇴근후에 집에 와서 아빠를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은 아직 못하는거 같아요.
두 동생들 시집, 장가도 보내야되고,
아빠는 작년부터 아예 건강검진도 안받으시더라구요..
괜히 무슨 병이라도 나오면 자식들한테 더 부담 주기 싫으시다구요..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은행으로부터 이제곧 엄청난 대출 독촉이 있을 거예요.
5억 정도.. 기가 막힐 노릇이죠.
사위는 역시 남은 남인가봐요.
저는 저희 집 담보로 대출받아서 해결해 드리고 싶은데, 남편도 이 상황 모두 알면서도 모르는척해요.
엄마 병원비며 약값도 4700만원 들어갔는데, 남편은 딱 5백만원 내놓고 끝이예요.
엄마아빠 아무 수입없고 두동생들도 자기 앞가림하기 바쁜데
저희 남편 대기업부장이고 저희10억짜리 집 갖고 있는데,
5억 물론 무지 큰 돈이지만..
아무 대책없이 나앉게 생긴 처가식구들 위해
저희는 장인어른보다 젊은데 또 벌수 있지않습니까 하면 너무 고마울텐데
어려운 결심인줄은 알지만, 그래도 너무 서운하고 밉습니다.
이혼하면 제 앞으로 반은 떨어질테니, 그것으로 빚을 갚을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아빠는 " 내가 교회 안다녔으면 벌써 자살했다." 그러시네요.
이 모든 상황이 정말 그러시고도 남아요.
법조계는 물론 개인회생 파산 이런 쪽에 아는사람도 전혀 없고
방법을 물어볼데가 없네요.
엄마 돌아가시기 한달전
이 어두운 터널이 빨리 끝나고, 밝은 빛을 보게해 달라고 기도했었어요.
하지만 다시 어두운 터널로 들어오게 된거 같아요.
힘든 2월을 보내었는데, 더힘든 3월이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연아의 좌우명처럼, 이것도 분명 지나는 가겠죠..
정말 빨리, 후딱, 저 멀리, 아주 완전하게 지나가 버렸음 좋겠어요.
4월,5월은 정말 기쁘게 맞이하고 싶어요..
그렇게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1. ...
'10.3.9 3:00 PM (118.131.xxx.169)기운내세요. 힘내세요. 하늘나라계신 어머님도 편안하게 가족들 내려다보실 수 있도록, 꼭 힘내세요.
그리고 제 짧은 생각이지만요, 차분히 남편분께 도움을 요청하세요. 설사 남편분이 속으로는 싫어하더라도, 당신도 힘들겠지만, 이러이러한 것이 가족의 도리라고 설득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말 들었어요.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뭔지 그걸 해야한다고요.
님, 힘드시겠지만...정말 아버님께 도움이 필요한지, 아님 남편분과 편한 관계가 더 필요한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요령껏 잘 협상(? 좀 이상한 단어라..지송)해야 한다고 생각해요.2. hohojulie
'10.3.9 3:03 PM (118.220.xxx.55)...님 고맙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분인데.., 마음에 위로를 받고 눈물이 날뻔 했어요..
3. 쟈크라깡
'10.3.9 3:29 PM (222.111.xxx.14)이것저것 해결해야 할 일이 많네요.
아이들도 있는데 이혼 생각하지 마세요.
물론 말 뿐이시겠지만 남편이 밉기도 하겠지만
이혼한다고 50% 오는 거 아니예요.
저도 장녀라서 그 책임감, 나 밖에 할 사람이 없는 힘든상황 너무 이해가 됩니다.
이런 일은 인생에 있어서 소나기 같은 것으로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너무 완벽하게 잘 하려고 하지 마시고 장기적으로 봐야 하니
몸 축나지 않게 쉬엄귀엄 할 수 있을 만큼만 하세요. 안그럼 지칩니다.4. ^^
'10.3.9 3:40 PM (125.181.xxx.43)힘내세요..첫글 보며 저두 엄마 멀리가신지 4년 올 5월이면 4번째 제사를..
저희엄만 53살에 갑작스런 뇌출혈로...멀리떨어져 살아 한달전 얼굴보고 가셨어요...
첫 두줄보곤 그래도 저보단..이런 말이 나왔지만 곧..힘듦이 느껴지네요..
어떻게 위로를...전 엄마에게 해줄께 없다는...어쩜 복이람 복인지...아직도 믿기질 않고 모르겠네요...님 분명 친정엄마는 도와 주실꺼에요..전 친정엄마가 부처님이자 하나님이에요..
뭐든 엄마 잘되게 빌어줘라며..님두 꼭 그러실듯...잘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5. 아이린
'10.3.9 3:41 PM (119.64.xxx.179)힘내세요.
6. 힘내세요..
'10.3.9 4:02 PM (122.35.xxx.230)정말 착하시네요.
저는 친정아부지 보내면서 비슷한 경험 했어요. 그래도 님처럼.. 그런 마음 어렵더라고요.
형제들 간 문제가 있어서요. 돈만 가져가는 뭣같은 오빠와 몰래 줘버리고 딸들에게만 손내미는 엄마 때문에요.
암튼... 개인파산 신청하세요. 그 5억빚 고스란히 껴안을 필요 없답니다.
아버님 연세에 다른 일 하실리도 없고, 크게 생활하는 데 문제가 되지도 않는답니다.
괜히 개인파산 신청하라고 하면 그 사람 죽이는 일인줄 알고 말 못하다가 형제친척 다 말려들어가 모두 집 날리는경우도 여럿 봤어요.
매정하다 생각지 말고, 아버지 개인파산 신청시키고, 차라리 본인 명의 통장으로 돈을 넣어드리고 생활비 쓰시라 하세요.
괜히 빚갚는다 설치면, 님 집도 날아가요.
힘 내시고, 형제들이나 남편이 내 맘 같지 않더라도.. 절대 섭섭해 마시고요.
냉정하고 차분하고 과감하게... 모른다 하지 마시고 인터넷 뒤져가며, 빨리 아버지 개인파산부터 신청하세요.7. ...
'10.3.9 4:22 PM (59.14.xxx.212)돕는다는게 숫자처럼 간단한게 아닙니다.
님 남편 입장에서 처가의 빚 갚아주는 것도
말이 쉽지 ,,, 살을 떼어내는 아픔일겁니다.
또 그렇게 해서도 안되구요.
님 친정 빚은 아버님이 파산신청 하시는게
맞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님께서 짐을 내려놓으세요.
친정 돕다가 님 가정도 깨집니다.
이제는 훨훨 털어놓으시길...
님의 가정이 더 중요합니다.8. hohojulie
'10.3.9 7:09 PM (118.220.xxx.55)쟈크라깡님, ^^ 님, 아이린님, 힘내세요님, ...님,
모두 감사해요. 어디 털어놓을데가 없어서 넋두리처럼 늘어놓았는데,
읽어주시고 댓글달아주신거 모두 감사해요.
저도 꿋꿋이 힘내고,
나중에 82쿡의 다른분이 힘들어할때, 위로자가 되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