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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촌지교사???와 어떤 학부모???

씁쓸 조회수 : 1,726
작성일 : 2010-03-06 18:17:15
초등학교 선생을 하는 후배가 있습니다.
남자라서 인기도 좋았다고 하더군요. 특히 동료교사들도 남자교사가 전근오면 아주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들어보니 남자가 할수 있는 일이 학교에 적지 않게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자교사가 적다보니 학교운영에 상당한 애로가 있어서 그렇다고 하네요.

뭐 이건 그렇고
그런데 이 후배가 촌지 좋아하는 선생으로 모함?? 받은 적이 있었던 잠시 고생했던 이야기를 털어놓더군요.

반 아이중에 공부는 곧잘 하면서 유난히 장난을 잘치는 남자 아이가 있었는 데 유독 자신보다 약해보이는 아이들를 더 괴롭혔답니다.
그래서 수업중에 종종 지적도 하고 따끔하게 혼을 한번 내봤는 데도 그때 뿐, 조금만 선생 눈에 벗어나기만 하면 같은 행동을 반복하더랍니다.
여름방학이 다가와도 여전했지만 여러 동료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가능한한 혼을 내서라도 고쳐주어야 하지만, 잘못하면 교무실에서 학부모에게 멱살 잡히는 수모도 당할수 있으니 조심하라"라고 했다는 군요.

그때 "저는 학부모에게 멱살 잡히더라도 애는 고쳐야지, 그것이 무서워서 선생이 포기해서야 되겠니, 애가 크면 어떻게 되겠니, 책임감 좀 가져라" 라고 옛날 호랑이 담배필 적 이야기를 했습니다.

후배도 비숫한 생각이었던 모양인 데, 아이들 일기장에 그 아이에 대한 글이 자꾸 올라오고 어떤 아이는 그 아이때문에 학교오기 싫다는 글까지 읽게 되자 결심을 하고 아이를 많이 혼냈답니다.
그리고 그날 그 아이 부모에게 전화를 해서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이런 이유로 야단을 쳤는 데 오면 잘 설명을 해주세요라고 당부를 했답니다.

웃긴건 그 부모의 대응이었습니다.
"아이한테 우선 들어보고 판단하죠."라고 쌀쌀맞게 전화를 끊는 것부터 분위기가 이상하다 생각했는 데(당연히 "아이가 그렇게 행동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할줄 알았겠죠.) 다음날 학교를 찾아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이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 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돈봉투를 주더랍니다.
처음 받아 본 돈봉투에 당황한 후배는 바로 돌려주려하는 데 "우리 아이가 장난끼는 있지만 선생님이 말하는 그런 아이는 아니다. 그 동안 아이를 혼낸것도 분한데, 이정도를 거부하면 더 달라는 거냐"고 따지더랍니다.
그래서 젊은 혈기의 그 후배가 욱해서 결국 그날 큰 언성이 좀 오갔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서로 화해를 하기는 했지만

그날 차라리 멱살을 잡히는 것이 나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런일이 있은 후 촌지교사라는 소문이 은연 중 퍼졌다네요.
(소문을 안것은 1년 정도 지나서라는 데 해명이나 해결 방법이 없더랍니다.)
그런 소문을 들은 이후로는 아이들이 잘못하더라도 주의 주거나 야단을 치는 것이 솔직히 부담 된다고 하네요.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 부모님들의 사고방식이 너무 다양해서(학년말에 오히려 고맙다고 인사하는 분도 있지만..) 부딪히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도 하고 앞으로 교육정책을 보더라도 가능하면 공부만 열심히 가르치려고 노력한답니다.

명품 가방 이야기 읽다보니 생각나는 일이라 적어봅니다.
참 그 엄마 명품 가방을 들고 왔다고 하더군요. 복도에서 마주쳤던 어떤 여선생이 나중에 이야기해 주더랍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선생이 명품가방을 들고 하교를 하든, 학부모가 학교에 명품가방을 들고 선생을 만나러 왔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그것은 정말 취향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촌지주려고 생각하는 엄마에게는 명품가방이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았겠죠...

생각이 바르다면 바르게 보일 것이고 바른행동을 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도 옛날 호랑이 담배필 적 이야기인지도 모르죠.(아니! 나는 나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 데 왜 이렇게 생각이 고루하냐..)
IP : 119.70.xxx.10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3.6 6:20 PM (121.144.xxx.37)

    아니! 나는 나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 데 왜 이렇게 생각이 고루하냐..)

    ==스스로를 잘 아는 분인 것 같습니다.

  • 2. 팔자좋아
    '10.3.6 6:35 PM (125.181.xxx.215)

    이 글의 요지는, 아이가 잘못을 해서 선생님이 혼내는데, 학부모는 선생이 촌지를 안줘서 자기 아이를 괴롭히며 전화로 촌지를 요구하는걸로 판단, 돈봉투 들고 찾아가다는거네요. 82에 그 학부모가 글올리면 이렇게 올리겠구만요. 우리아이를 괴롭히고 전화까지 걸어와 노골적으로 밝히길래 할수없이 갖다줬다.

  • 3. 원글
    '10.3.6 6:56 PM (119.70.xxx.102)

    .님 맞아요. ㅋㅋ
    후배는 좀 심각한 얼굴이었는 데 나는 항상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는...

    팔자좋아님
    추가하자면 돈봉투 두께만 보고 적다고 판단했는 지 거부하더라 .그래서 한판했더니 좀 잠잠하더라...
    아 그러고보니 이 비숫한 글도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ㅜㅜ

  • 4. 不자유
    '10.3.6 7:03 PM (122.128.xxx.135)

    최근 며칠간 재택근무 신청하고 땡땡이치면서 자게 들락거리다 보니
    학기 초라 그런가, 초등학교 청소나 임원 선거들에 대한 글이 많고
    저역시 초등생 둔 맘이고 학기 초라, 관심 있어 클릭하다 보니
    저와 , 또 제 아이 학교와 다른 일들이 많아 의아했습니다.
    (댓글로 제 생각을 이야기했다가 원칙주의자다, 뻔뻔하다 소리도 들었어요^^::)

    저와 다른 이런 저런 댓글들 읽으면서, 세상에는 참 많은 불미스러운 일도 많고
    같이 아이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도 참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하는구나 새삼 느끼곤 했어요

    원글님, 저는 원글님 고루하다는 생각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저또한 고루해서이겠지만^^, 원글님 말씀 동감하구요.
    원글님 쓰신 사연과 비슷한 이야기
    촌지 드렸다가 거절당했다고, 뭐 그런 싸가지 없는 선생이 다 있냐고
    딴에는 하소연하러 온 아는 엄마 보면서, 뭐라 말할 수 없이 어이없어 난감했던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대문 글중 교사 입장님의 원글과 댓글들 중
    참 까칠한 학부형들이 학교에 드나들기도 하고 그래야
    (제가 아마 그런 축인가 봅니다--::)
    불미스러운 학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댓글에 공감했고

    의료 현장과 교육 현장에는 좀더 엄격한 룰이 존재해야 한다는
    어떤 분의 댓글에도 많은 공감이 갔습니다.
    단, 그런 엄격한 원칙의 잣대는 교사에게만 요구되는 소양이 아니라,
    학부형들 자신도, 학교 운영의 한 주체로서 그래야 한다는 생각
    요 며칠 많이 하게 되더군요.

    82에 원글이나 댓글을 올리다 보면
    공감의 견해도, 또 반대의 견해도 많이 접하게 되지요.
    그리 생각하시고 편한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 5. 제가 아는 분은
    '10.3.6 7:05 PM (125.135.xxx.243)

    중학교 선생님인데..
    문제아를 가르치는게 예전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학부모에게 알리면 저렇게 오해하기도 하지만
    오해를 곧잘 풀어나가시든데..
    학부모 탓으로만 돌리고 쉽게 포기하시다니..좀 안타깝네요..
    모든 학부모가 좋은 학부모여야만 선생님도
    좋은 선생님일 수 있다는 논리신데...
    그 논리대로라면 촌지교사가 사라질 일은 없겠어요..
    어쨌던 많은 선생님들이 문제점은 인식하고 계시고
    자정 노력을 하시리라 믿어요..
    초등학교 교사 사이에선 만연한것 같아 참 안타까워요..
    학부모입장에서도 내 아이를 믿고 문제가 발생했을때
    먼저 선생님을 믿고 문제 해결방법을 모색해봐야겠어요..
    선생님이 전화하시면 돈달라는게 아니고 내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고
    도와주려고 하시는거란걸 알아야겠죠..

  • 6. .
    '10.3.6 7:06 PM (61.38.xxx.69)

    저도 원글님처럼 고루합니다.
    우리 끝까지 고루합시다.^^

  • 7. 不자유
    '10.3.6 7:09 PM (122.128.xxx.135)

    점 하나님 댓글, 원글님은 아니지만 저도 참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저도 끼워주세요. 우리 끝까지 고루합시다.^^ 22222222

  • 8. 저도
    '10.3.6 7:30 PM (58.237.xxx.146)

    동참, 원글님 이런 글 올리신 깊은 뜻이 짐작됩니다.
    학기초라 여러 글이 올라오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 여러 오해도 생길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부자유님, 아침에 님이 올리신 댓글 읽으며 어린시절 그런 경험을 하신 분이라 반듯이 크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죠.
    저는 50 대가 넘은 사람이지만 님이 올리신 글과 댓글들을 통해 많은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생각들 공유했으면 좋겠어요. 두분 다 감사드립니다.

  • 9. 저도
    '10.3.6 8:37 PM (58.120.xxx.243)

    좀 고루하다 못해..
    요즘 아이들 다들 공원에서라도 야단치실수 있나요??
    보통애들이 아니지요.
    왜그리 되었을까요???
    선생들이 다들 무식하고 촌지만 받아서..
    선생들이 교육 그리 시켜서..???

    그나마 혼낼 사람이 선생인데...

  • 10. 정답
    '10.3.6 8:41 PM (202.136.xxx.230)

    문제아는 100% 문제 부모에게서 나온다
    그래서 요즘 문제아 지도 안한답니다
    부모를 부르면.... 아이보다 한 술 더뜨는 인간들이 온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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