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 전 한 아파트 살던 사람이에요.
유모차 끌고 지나다니다 만났는데 두 집 아이 모두 개월수도 비슷하고 저도 또래 친구가 없던 지라 반갑게 인사를 했어요.
근데 처음 만난 그날 오가던 길거리 위에서 순식간에 저와 남편의 인적사항을 다 물어보더군요.
나이는 몇이며 직장은 어디며 친정은 어디며 시댁은 어디며 내 전화번호에 싸이월드 홈피 주소 등등...
그걸 다 대답해준 저도 멍청하지만
여태껏 그런 식으로 질문 당해본 적도 없고, 무슨 보이스 피싱 걸린 듯 다 대답해주게 되었네요. 대답 안하거나 머뭇거리면 다그치듯, "아니, 그러니깐 뭐냐구요~~"하고 물어보는데, 참... 제가, 누가 무얼 물어보면 순간적으로 둘러대거나 거짓으로 답하는 걸 잘 못해요. 요즘은 조금 요령이 생겼지만...
그날 이후로도 종종 오가다가(만날 때마다 취조 받는 기분...저는 그런거 별로 묻고 싶어하지 않아서 안 물어봐요) 제가 이사를 하면서 그 동네를 떠났어요. 근데 가끔 전화가 오더라구요. 저랑 뭐 그리 애틋한 사이였다고 전화 한 번 받으면 제가 먼저 억지로 끊기 전에는 30분이 넘게 계속 다다다다~~ 끊임없이 또 이어지는 그 사람의 질문 공세...ㅡㅡ;;;
질려서 그 다음부터는 전화번호 뜨는 거 보고 일부러 안 받았어요.
그랬더니 이번에는 싸이월드 방명록에 글을 남기더라구요. 전화했는데 연락이 잘 안된다면서...
인간적으로 좀 미안하기는 하지만 답을 하면 다시 또 질기게 이어질 것 같아 아무 답도 안했어요. 그렇게 몇 번 글 남기다가 이제는 조용해졌어요.
악의가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지만, 제가 저런 관계를 못 견디겠더라구요.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인간 관계 끊는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싶으면서도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사람이 서로 친해지려면 꼭 저런 걸 다 물어보고 알아야만 하나요? 친하게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외에 꼭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봐야만 하는 건지...그래야만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건지.
한달쯤 전인가? 자게에서 친하게 지내던 이웃 엄마가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었다고 속상해하던 분의 글을 읽고 나서 저도 잠시 생각이 많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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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나에 대해 꼬치꼬치 묻는 사람과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어요.
거리두기 조회수 : 916
작성일 : 2010-03-05 15:25:11
IP : 125.187.xxx.17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3.5 4:16 PM (119.195.xxx.91)우리동네에도 그런여자가 있는데 저도 전화번호뜨면 안받아요. 문제는 그렇게 궁금한게 많은사람들이 남이야기도 잘하더라구요. 집전화안받으면 핸드폰으로 다시전화안고 핸드폰안받으면 문자남깁니다. 전화했는데 안받네...그러면서요.ㅠ.ㅠ
눈치가 없는걸까요? 오기로 그러는걸까요??
주말이고 밤11시고간에 전화해서 자기이야기 1시간이고 합니다. 저도 첨에는 다받아주고 하다가 질려버렸어요. 남편도 이상하게 보더라구요 ..시도때도없이 전화하니..
전 한 6개월정도는 관계를 유지하다가 그이후로 질려버려서 전화한번도 안했는데 그여자는 그이후 6개월동안 혼자서 일방적으로 계속 전화오고있는중입니다.
제기보기엔 조금 집착이 있는것같기도하고 ..암튼 첨엔 좀 안쓰럽게 생각하다가 두손두발 다 들었어요.2. ...
'10.3.5 4:18 PM (119.195.xxx.91)이어서..
참고로 제가 외출한동안 핸드폰으로 전화오길래 안받았더니 집에들어와보니 부재중10통이 와있어서확인하니 그여자더군요..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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