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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정말 둘 낳길 잘했다는 생각

흐흐 조회수 : 1,477
작성일 : 2010-03-05 15:17:51
넉넉치 않은 살림에 두 아이 연년생으로 낳아놓고 얼마나 힘들었는지요.
특히 작은 놈은 낳을까말까 고민도 엄청했더랬죠.
초등 저학년 때까진  두 아이 치닥거리에 내 얼굴 씻을 틈도 없이 정신이 없더니
이제 작은 애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정말 한가해졌어요.

그런데 내 몸 한가해진 것도 좋지만.
두 녀석이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요.
아침부터 교복에 책가방에 누나가 다 잔소리 해주고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동생은 물어보기 바쁘고..

어제는 한 아이는 종례가 늦어서 또 하나는 주번이라서 학원시간에 두 놈이 다 늦었는데
저는 밖에 있어 어떻게 해줄 수 없고 그냥 되는 놈 먼저 가라고 했더니만
굳이 서로 연락해서 기다려서 만나 같이 갔다네요.
버스타고 지하철 같이 타고..누나 지금 뛰어내려온다고 작은 애가 보고하고.
감자깡 과자도 하나 사서 서로 같이 먹으면서..
저는 급한 맘에 짐이라도 들어줄려고 지하철 역에 먼저 가있었는데
교복입은 두 남매가 지하철 개찰구를 빠져나오는 걸 보니 얼마나 대견하고 기특하던지요.

더 좋은 건.. 부부싸움 할 때에요.

평소엔 서로 끍어대고 으르렁 거리다가도 집안 분위기 살벌하면
두 놈이 알아서 친밀도 상승해서 서로 의지하고 그러네요. 가끔 엄마 아빠 욕도 둘이 해가면서..ㅋㅋ
엄마편 아빠편 안들어줘도 좋구요..
그래도 이 아이들 마음이 허전하고 씁쓸할 때 같이 욕할 사람이 있다는게 어디에요.
아무리 부모와 친하고 격의없어도 형제자매란 부모와는 또다른 존재겠지요.
혼자 였으면 그거 다 끌어안고 삭혀야 했을 것을..

아이 하나 낳고 가뿐하게 사는 친구들 ,  동네 엄마들 부러워했었지만
힘들었지만 그래도 둘 낳길 잘했다는 생각 들어요.
IP : 124.54.xxx.1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호호
    '10.3.5 3:49 PM (218.50.xxx.50)

    다 키우시고 너무 부러워요.
    저희도 둘인데요. 5살, 2살...
    장난감가지고 둘이 노는거 보면 아주 흐뭇해요.
    아휴...그나저나 언제 초등학교 중학교를 보낼까요...ㅎㅎ

  • 2. ^^
    '10.3.5 3:55 PM (118.222.xxx.229)

    작은애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편해지셨다고 하니,,,
    저 조심스럽게 둘째 생각 접으렵니다...
    앞으로 14년...ㅎㄷㄷ듀.ㅠ

  • 3.
    '10.3.5 4:30 PM (210.221.xxx.171)

    연년생 둘 다 초등학교 가서 급식시작하면서부터 편했어요..
    엄마가 안 챙기면 서로서로 잘 챙깁니다..
    좀 크면 하나보다 손이 덜 가는 것 같아요..
    저도 내년이면 둘 다 중학생입니다... 음하하...

  • 4. ....
    '10.3.5 4:31 PM (119.195.xxx.91)

    7살 우리아들 유치원다녀오면 전 그때부터 자유입니다. 3살동생이랑 둘이 어쩜그리 잘놀아주는지..오빠들어서자마자 우리딸 달려가서 껴안고 옷벗으라고 지퍼내려줍니다.
    오빠도 오자마자 한번 껴안아주고요..둘이 올망졸망 앉아서 레고도 하고 잘노네요..
    한번씩 토닥거릴때도 있지만 그래도 잘노네요.ㅋ
    저도 첨에 둘째낳고 한명키우는 엄마들이 어찌나 부럽던지...ㅠ.ㅜ
    그런데 지금은 정말 좋네요...1년만더 데리고 있다가 어린이집에 보내면 자유가 오겠죠.음하하~~

  • 5. 원글이
    '10.3.5 4:45 PM (124.54.xxx.16)

    좀 키워놓으면 편한 거 같아요..
    엄마아빠 없으면 둘이 알아서 밥도 서로 챙겨주고 설겆이도 같이 하고 그러더군요.
    아플 땐 지들끼리 걱정도 해주고.. ^^
    윗님 맞아요. 어릴때 서로 뽀뽀하고 같이 조물락거리며 노는 거 정말 이쁘지요^^
    이번에 중학교 가니까가 누나친구들이 동생에게 급 관심 가지더라고요. (울 아들이 롱다리 훤칠함)
    누나는 괜히 으쓱해하고요. ㅎㅎ 궁금해서 한번씩 동생반 들렀다 온다는 이야기 듣고 정말 핏줄이구나.. 했어요..^^

  • 6. ....
    '10.3.5 5:33 PM (121.135.xxx.66)

    큰 딸 13살, 둘째 딸 10살인데, 둘째 두돌 지나서부터는 둘이 알아서 놀았습니다. 둘이 같이 놀 때가 제일 뿌듯하지요. 두 아이에게 언니, 동생을 만들어 준 일이 제가 해 준 가장 큰 선물인 듯 해요. 그리고, 둘이라서 아이에대한 애정과 관심이 자연스럽게 분산되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요.

  • 7. 33
    '10.3.5 6:42 PM (110.13.xxx.188)

    저도 그런거 때매 넘 부러워요
    근데 제가 아파서 이제 동생도 혹은 입양도 불가능하답니다
    혼자라서 늘 부모가 어른이 놀아줘야 하는게 참..
    그래도 아들이라 다행.
    아들들은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친구 더 좋아한다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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