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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게시판오면 우울하다는 분들은 위안을 받으시기를....

둥글뒹글 조회수 : 2,391
작성일 : 2010-03-04 02:23:31
유난히 고소득 여유로운 분들이 많이 찾는것 같은 82쿡의 분위기에 저도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회원이에요.
오랫만에 들렀는데, 역시나 제 기분도 꿀꿀하게 만드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있네요.

연봉이 얼마일때,, 내 생활비가 얼마이면 알뜰하게 사는걸까 아닌걸까..
솔직히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내가 알뜰하게 살고 있는건지 궁금은 하지만요,,
이것처럼 바보같은 질문은 없는거 같아요.
그리고,, 더 저금을 해라,, 충분히 알뜰하다,,,라고 함부로 이야기 할수도 없는것같아요.

정말 모든 상황따라 다르고,, 환경따라 다르거든요..

그런데요,, 저 같은 사람도 있어요.

전 지금 40대중반의 나이랍니다.
대학4학년 겨울방학부터 지금까지 딱 6개월 놀아봤어요..(물론, 산휴 2달은 제외하구요,,ㅜㅜ)
계속 소득이 있었단 이야기죠.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류대 인기학과 졸업해서 비전있는 직업가지고 그정도 직장다녔으면,
왠만큼 노후대책은 세워져있을것 같지요?

그런데요,,,,,
앞으로 줄줄이  돈 들어갈 일만 있는 고등학생, 대학생 딸 둘이 있구요,
80% 대출잡혀있는 조금만 아파트에, 개인회생 신청준비중인 남편이 있답니다.  ㅜㅜ;;

물론 저 처럼 사는 분들이 흔한건 아닐꺼에요.
결혼해서 5년만에 시어머니가 빚잔치해서 집 다 날리고,, 남은 빚 갚느라고 5년 보내고,
한 5년 살만하다가,, 5년전부터 남편 사업 위태위태 하더니,,
제가 벌어서 생활하고,, 그나마 조금씩 목돈생기면 회사 돈필요하다고 동동거리니 거기 모두 들어가고,,
그렇게 버텨오다가 결국 작년말에 정리하고 말았어요.. 돌이킬 수 없는 빚만 남기구요.

결국 20년이상 성실하게 살았는데,, 현재 남은건 빚밖에 없답니다.


하지만요,, 생각하기 나름인것 같아요.

그래도, 내가 남의집 가장만큼은 벌수 있으니 당장 생활비 걱정은 안해서 감사하고,
젊은이들도 백수가 허다한데,, 능력있는 남자인지 금방 취직해서 재기하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남편이
옆에 있으니 그것도 감사하고,,
예쁜 딸들 각자 자기일 알아서 하면서 밝게 자라주니,, 그것처럼 고맙고 감사한일이 어딨겠어요.


작년부터 몇달동안은 집안 살림살이에 압류들어오거나,, 아이들만 있는데, 추심하는 사람올까봐
정말 노심초사 하고 살았거든요,,  그러다가, 회생신청하면 추심도 중지된다니 그것도 감사해요.
비록, 5년동안 또 남편의 급여는 빚갚느라고 제가 만져보지 못하는 돈이겠지만,,
어쩌겠어요.. 큰일 안치루고, 그렇게라도 갚고 살수 있으면 감사한거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저도 하나하나 생각하다보면,, 앞날이 막막하긴 해요,,

제가 바라는건  오직 울 예쁜 두딸이 하고 싶은것들,,
부모 능력안되서 뒷바라지 못해주는일이 없기만을 바랄뿐이죠.

남들보다 조금 경제적인 면에서 굴곡지게 살아보니까 그렇더라구요,,,
그 돈이란게 열심히만 산다고 내 옆에 있는것도 아니구요,
내가 잡으려고 한다고 잡히는것도 아니더라구요,

하지만,, 지금 우리집보면요,,, 돈이 많을때보다
더 식구들끼리 걱정하고 챙기면서 오손도손 살고 있답니다.

마음이 쓸쓸할때는요,, 위를 보지마시고,
내가 더 챙겨주고 위로해야할 분들을 둘러보세요.

그리고,, 님의 집에 있는 파랑새를 찾아보세요...

얼마나 님이 행복하신지 알게 될꺼에요.

IP : 222.235.xxx.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3.4 2:25 AM (220.89.xxx.78)

    잘 읽었습니다.
    우리집의 파랑새를 찾아라는 말 가슴에 와닿아요..용기를 얻고 갑니다.

  • 2. 좋은말씀
    '10.3.4 2:28 AM (221.140.xxx.231)

    저도 요사이 힘들어져서 우울해질까 말까 하다가^^
    서로 더 걱정하고 챙기는 가족 얘기에 큰위안 받고 갑니다

  • 3. 파랑새
    '10.3.4 2:28 AM (121.176.xxx.181)

    우리 집에도 파랑새는 분명 두세 마리는 있을것 같은데.... 함 찾아 볼께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4. 아...
    '10.3.4 2:29 AM (122.32.xxx.10)

    우리집의 파랑새를 찾아라.... 그럼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된다...
    아... 정말 가슴속으로 쿡 하고 파고드는 말이네요.
    이밤에 잠도 못 이루고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님 덕분에 편안히 자러 갈 수 있을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님께도 좋은 날들이 오길 빌어드릴께요...

  • 5. 에효
    '10.3.4 2:32 AM (121.151.xxx.154)

    저는 나이가 들면들수록
    아이들도 남편도 잘난사람보다는
    아이들이 공부잘하고 남편연봉이 억이상이 되는사람보다는
    자신의 일을 해서 떳떳한사람이 부럽더군요
    제가 가지지 못한 것이라서 그런가봅니다
    저는 그런면에서 원글님이 부러워요
    제남편은 연봉이 억에서 반정도도 안되는사람이랍니다 ㅎㅎ

  • 6. 원글님~
    '10.3.4 2:49 AM (218.232.xxx.251)

    진정 강하고 정도 많으신 분이신가봐요.. 힘든상황도 견디시면서 남에게 희망과 위로도 주시네요^^ 전 신랑 외벌이, 둘째출산예정, 이달말쯤 이사(전세집).. 산후조리도 포기하고 있는데 오늘 시누이가 시매부 생일 선물로 10만원가량 얘기하길래 ( 제생일땐 3만~5만) 짜증도 나고 심란해 있었거든요.. 이제 그만 심란해하고 우리집 파랑새 두마리 (착한신랑, 이쁜아들)
    에게나 잘해야겠어요 ㅎㅎ

  • 7. 저도
    '10.3.4 3:01 AM (119.70.xxx.180)

    며칠전 학교시절 기숙사 같이 쓰고 친했던 그러나 세월속에 잊혀졌던 그친구가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어있는걸 기사로 보고 충격속에서 며칠밤을 설쳤어요.
    저도 열심히 사노라고 살아왔지만 비교해보니 너무 재정적으로 초라한겁니다.

    덕분에 좀더 현실적인 의식을 갖고 살게 되었구요,매일 배가 아파서 시간을
    금쪽같이 쓰고 있답니다. 배아프면 배우는 것도 있어야잖아요.

  • 8. 아이들이
    '10.3.4 3:06 AM (125.177.xxx.48)

    다 컸네요. 전 40대 초반이긴 하지만 둘째가 5살이고 전업입니다. ㅠㅠㅠ
    남편연봉도 그렇구요. 초등생 누나한테 치여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갈 나이지만
    심심하게 엄마랑 있는게 오늘따라 불쌍해 보이더군요.
    근데 욘석이 우리집 젤 예쁜 파랑새 같아요.

  • 9. ^^
    '10.3.4 3:06 AM (211.176.xxx.139)

    저희 부모님도 항상 돈돈 하며 살지 말라 하시지만
    아직 젊어 그런지 잘버는 분들 보면 난 뭔가 조바심도 나고 그렇더라구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지금 82 자게에 그리고 저에게 꼭 필요한 글을 올려주셨어요.

  • 10. //
    '10.3.4 3:51 AM (218.237.xxx.247)

    전 원글님보다 훨씬 어리고 이제 결혼한지 얼마 안된 사람이지만,
    82쿡에 가입한지 벌써 5년...정도 되다보니 그런글, 그냥 그런사람도 있구나
    하는 경지에 다랐어요.그냥 읽는것 만으로도 별 감흥이 없네요.
    돈이 많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그들도 행복해하지 않는거 보면
    그냥 다 거기서 거기 같은 생각도 들구요.
    사는동안 우리집 파랑새 두아이들에게 열심히 사는 엄마모습 보여줄꺼예요.
    새벽에 이런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11. 저도
    '10.3.4 4:06 AM (114.204.xxx.189)

    가끔 고소득자 집이 부러운 마음도 있긴 하지만.
    지금 제 삶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우리 식구들 모두 건강하고
    작은것에 감사할줄 알고 행복할줄 아는 그 마음을 가진 나와 남편 아이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저도 아이 둘인데 부모가 능력이 안되서 뒷바라지 못하는거가..제일 걱정스럽습니다.
    노후도 그렇구요.
    그래서 올해부터 맞벌이 합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두돌 되가는 둘째 어린이집에 맡길 생각하니..마음이 흔들리게 되네요
    솔직히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것이지만
    어릴적에 엄마와의 많은 추억은 돈으로도 살수 없는 크나큰 선물이니까요..
    다행히 첫째는 저와의 추억을 많이 쌓아주고 어린이집도 만4살부터 보내서 미련은 없습니다만
    둘째가 많이 걸리네요.
    울 남편도 돈을 더 많이 주는곳이라면 힘든일을 마다 않고 할 사람이지만..
    저는 항상 그럽니다.
    돈 많이 벌어오는 바쁜 아빠와 남편보단
    돈 조금 벌어도 가족들과 오랫동안 함께 해주는 아이들 아빠와 내 남편이 좋다구요..
    뭐 내일은 또 해가 뜨지 않겠습니까^^
    저는 우리집에 파랑새가 많다는걸 ~~알고 있구요~
    우선..항상 첫째로 식구들 다 건강한게 너무나도 감사하지요^^

  • 12. 마린이
    '10.3.4 4:47 AM (210.2.xxx.237)

    저에게 정말 도움되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ㅜㅜ

  • 13. 로그인
    '10.3.4 7:42 AM (110.13.xxx.205)

    일부러 로그인했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만족하고 살아야지 하면서도 그렇게 못살고 있는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님. 앞날에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14. ^^
    '10.3.4 9:38 AM (125.191.xxx.25)

    저도 님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지요
    차이점은 저는 친정 동생이..제 돈을 해먹은거..ㅠㅠ
    언니에게까지 사기를 치더군요..
    그때문에 남편에게 면목도 없고..
    설상가상으로 제 직장이 경기가 어려워..
    문닫는 바람에 실직하고...재취업은 정말 힘들고
    그와중에 남편까지..ㅠㅠㅠ

    하지만..올해는 어찌 저찌..풀릴거 같아요
    저도 다른건 제 잘못이라 누굴 탓할순 없지만
    아이들이 하고싶을때 부모가 뒷바라지 못해준게..젤로 미안하고..
    후회스럽고 그래요..

    동생이 교묘하게 제가 번돈에다 빚까지 얻어가서 고소도 못하고
    동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ㅠㅠㅠ

    언젠간..헤어날날이 있겠죠.

  • 15. 긍정의 힘
    '10.3.4 10:40 AM (121.166.xxx.1)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다행이네요
    몸성하고 튼튼한 가정의 울타리가 되는 식구들이 있으니 좋은 날 올거예요
    저도 한 십년동안 빚만 갚느라 내인생 다 소비했는데 이제야 조금씩 저축하며 살아요
    아직 집도 없지만 저도 님처럼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

  • 16. 不자유
    '10.3.4 12:15 PM (122.128.xxx.135)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파랑새...참 오랫동안 잊고 있던 어휘네요.
    원글님 댁도, 내일은 오늘보다 더 행복하시길 빕니다.

  • 17. ..
    '10.3.4 1:52 PM (114.203.xxx.90)

    덕분에 저도 기운 얻어갑니다
    실직한 남편이 하도 어깨를 늘어뜨리고 다니는것도 보기 싫고
    혈기왕성한 아들도 짜증나고 뱃속 아기는 왜 있나 싶기도 하고
    모든게 신세한탄이었는데...님 글이 제게도 큰 위안이 되네요
    오늘은 남편에게 따뜻한 저녁을 해줘야겠네요..

  • 18. 저도
    '10.3.4 2:36 PM (125.191.xxx.55)

    지금 숨막히게 힘든상황입니다
    우울증 안걸리고 살려고 발버등치는데 님글 정말 위로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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