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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이 보고 살아야 겠죠.

전쟁 조회수 : 795
작성일 : 2010-03-01 13:29:47
제목만 보시고도, 아니오...라고 하실 분, 또는 그래요...라고 하실 분들이 들어오셨나요?ㅎㅎ
사실 저 웃을 기분이 전혀 아닌데...미소를 띠면서, 이 글을 씁니다.
우리 아이가 불안하게 웃으면서 왔다갔다 하니까요.

이혼사유가 성격차이라고 하면...
에이, 뭐 그럴까...이유 내놓기 싫으니 간단히 그리 돌려 말하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더군요.

하지만, 전 성격차이로 헤어졌다면, 그 사유만 100%라고 믿겠거든요.
제가 그런 경우니까요.

남편과 성격차이가 너무도 납니다.
자라온 환경이 너무 다르다 보니, 사고방식, 가치관 하나도 맞는 게 없어요.
게다가 둘 다 강한 성격이라 불같이 싸웁니다. 십몇년을요.

이외수 선생님도 사모님과 활극을 벌이는 것처럼 싸우셨지만, 십년 지나니 좀 나아지더라...하시듯이, 보통 십년 지나면 좀 나아지더라...고들 합니다만, 저희는 오히려 더 심해집니다.
대신 싸우는 시간은 좀 짧아졌네요. 이게 좋아진 거라면 좋아진 걸까요?

그 속에서 자라는 아이가 어떻겠어요?
아이만 생각하면, 너무도 마음이 아프고, 미안할 뿐입니다.

유치원 다닐 때까진 극심한 스트레스때문이었는지 그 전쟁 와중에 곧잘 잠들어 있더라고요.
크고 나니, 미동도 없이 상황을 듣고만 있습니다.
참 우울한 환경인데도 아이가 아주 맑고, 명랑해요. 구김도 없고요.
각각 아이는 너무도 끔찍하게 생각하거든요.

화목하지 못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분들 중에는...
'저러느니, 왜 같이 살아.'하면서 삶이 너무 지옥같았고, 이혼 안 하는 부모가 이해할 수 없었다...는 분들도 계실테고...
또, 이혼 가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갖고 자란 분들은 지지고 볶아도 가족이 같이 사는 게 맞지, 아이를 안 낳았으면 몰라도,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무책임하게 갈라서냐시는 분들도 계시고...

네, 정답은 없겠지요.
하지만, 정말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싶어서, 아이에게 차분하게 물으니, 싸우고 화목하지 못할 때 많이 힘들긴 하지만, 엄마, 아빠와 살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면서 조용히 우네요.

몇년 전 남편 일때문에 육개월 정도 주말부부 할 때가 있었어요.
제가 그 때처럼 사는 건 어떨까...했더니, 그건 아주 다른 이야기라고 하면서, 싫어요...라면서 또 우네요.

정말 미치겠습니다.
IP : 125.252.xxx.2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부가
    '10.3.1 2:04 PM (119.71.xxx.78)

    함께 종교적인 가르침안으로 들어가시는 것이 어떨지요....

    부부가 싸우면 아이는 기가 죽어버리죠.... 불안해하고 안절 부절 못하는 아이가 됩니다....
    아이는 엄마 아빠가 헤어지게 되고 자신이 버림받을 지도 모른다고 느끼며 심히 불안정해집니다....

    두 분이 마주서서 서로의 대척점에 서는 대신 ...어깨를 나란히 해서 한방향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자기중심성이 죄라고 하죠....자아가 강한 것....자아를 관철하고자 하는 것을 죄로 봅니다....자기 중심의 상태를 벗어나서 하나님 중심으로... 관점과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구원이라고 하죠....

    자기틀에 맞도록 상대를 바꿔놓아야만 마음이 놓이는 것.... 있는 그 모습대로의 상대방을 수용할 줄 모르는 것이 화근이 되죠....

    한 20년 싸워서 머리카락이 희어지면 그 때서야 상대방의 어떤 부분은 변할 수 없는 것임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포기하게 되면......상처를 주고 받는 일이 좀 줄어지죠....10년 지나면 나아진다는 건 그런 뜻일 것 같아요...

    아이 때문에 헤어지지도 못하고 그렇게 인생이 가버립니다....

    서둘러서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세요....사랑만 하며 살기에도 짧은 인생을...싸우며 절망하며 보내는 건 너무 슬프죠....

  • 2. ...
    '10.3.1 3:16 PM (58.234.xxx.17)

    아이를 사랑하신다면 두분이 다시한번 노력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지인이 ME라는걸 다녀와서 너무 좋았다고 문제 있는 부부에겐
    더없이 좋을것 같다고 하니 알아보세요
    카톨릭교회쪽에서 하는거지만 종교와는 무관하다고 합니다.
    이혼이나 별거는 지금 아이 상태로 봐서 너무 상처가 클듯하네요...........

  • 3. 아이를
    '10.3.1 3:49 PM (119.64.xxx.228)

    위해서 다시 한번 두분이 서로 노력하셨음 좋겠어요
    물론 불행한 결혼생활속에 자라는 아이보담 싱글로 살더라도 행복한 한부모밑에서 자라는 아이가 더 행복하다는 조사결과도 있지만요...
    이혼한다고 해도 아빠가 없음에 아이가 괴로워하고힘들어 하는건 솔직히 사실일테니까요.
    제친구가 이혼을 해서 잘 알거든요...(저도 이혼하고 싶었고요....)
    실질적으로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살경우 정말 전문직아닌이상 살기 힘들더라구요
    경제적인부분에서요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자니 죄책감이 너무 크고 (남편 시댁...모두 전 싫어요..둘다 제아이를 망칠테니까요) 제가 데리고 살자니 저혼자 벌어서 (그냥 대학만 나오고 전문직도 아니며 자격증도 없어요.) 두애들 데리고 살 자신이 없습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전 이혼하기 싫어요..
    애들이 아빠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정말 정말로 하루하루를 도닦는 심정으로 삽니다

  • 4. ///
    '10.3.1 10:08 PM (124.54.xxx.210)

    네이트판에 새엄마 새아빠방에 어떤 처자가 올린글에 댓글이 거의160개정도가
    달렸는데요 하나하나 너무 슬퍼요... 아빠가 데리고 사는 아이들 새엄마한테 구박
    받지않아도 눈치보고 살던 이야기., 또 바람난 엄마밑에서 남자 네번씩이나 바꾸고
    사는 보습보고산 아이들이 쓴이야기.. 그래도 역시 온전한 엄마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없어도 행복하다고 하네요..심지어 대학생임에도 신종플루 판정받고도 갈데가 없어
    걱정인 글도 있어요... 가족관계증명원직접떼고 현재어머니의 상태를 아이들이 아네요..
    보면서 눈물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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