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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고사 그만두고 싶어요..

... 조회수 : 2,737
작성일 : 2010-02-26 17:15:19

이제 20대 후반..
고등학교때 정말 공부 열심히 했었는데.. 전교1등 한적도 있고..
현역으로 s교대 입학할때만 해도 앞으로 직장걱정은 안해도 되겠구나 ㅠㅠ 생각했었는데..
제 인생이 이렇게 꼬일지 몰랐어요..

사실 선생님이 되고싶지도 않았고, 학교 선생님들 권유로 교대에 입학한것인데
교직에 애착도 없고 애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은지라..
꼭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없어서 대학와서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어요.
임용 걱정하면서 고등학교때처럼 빡세게 공부하던 친구들은
졸업하자마자 한번에 임용되어서 지금 선생님 몇년차고,
저는 그때 그 공부하던 애들..
고등학교때 공부한것도 모자라서 대학와서도 공부하다니.. 독한것들.. 하고
남자 만나고 미팅하고 놀다가.. 학점도 안좋고
다들 정말 쟁쟁한 애들이라 그런지 죽어라고 해도 계속 떨어져요 ㅠㅠ
절망도 많이 했고.. 과외하면서도 가르치는일이 정말 힘들고
선생님이라는것이 아무나 할 수 없는거겠구나.. 나랑 잘 안맞는구나 라고 생각해서
학교 잘못왔다는 생각이 너무너무 많이 들었어요.
과외하는것이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서빙이나 행사아르바이트를 뛴 적도 있었는데
오히려 그런것은 생기가 나고 좋았어요.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적성이 안맞으면 정말 힘든것 같아요.
임용이 되어서도 선생님 생활하는 것이 정말 힘들것같고..
교대생인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임용고사에 붙어서 선생님이 되는 수 밖에 없는데
안 그러면 지금처럼 계속 알바 또는 과외 인생에 불과하겠죠..
2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아이엄마 얘기를 들을만큼 나이도 먹어보이고
펜을 잡은 손에 주름이 보일락말락 손이 늙어가는게 보이는데
아직까지도 시험 준비한다고 동네 독서실에서 책이랑 씨름하는것도 쪽팔리고..
한두번도 아니고 이제 5수인데..
눈물나고 서럽고..
이 길을 가고싶었던 것도 아닌데
너무 심적으로 힘이 들어요..
교대에 오고싶었던 적도 없었는데
성적이 되었고,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여자는 교대가 최고다 라고 우기셔서 온 것인데
제 인생은 어디에 있는지..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던 저는
가지 말았어야 하는 길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대학 생활 내내.. 이 길이 맞는것일지 방황이었고
학교생활도.. 목표가 없으니 재미도 없었고..
일반대에 갔으면 최소 연고대는 갔을텐데(그때 우리학교가 컷이 굉장히 높았어요 ㅠㅠ)
사람들 만나서 서울교대 다닌다, 그러면 어디있는 전문대냐?? 하고 무시하는 사람도있고
공부 굉장히 못했나 보다 하는 사람도 있어요.
연대 다닌다 그러면 우와 그러는데..
그렇게 공부 잘했었는데 대학 나와서 백수신세네요..
떨어지는 것도 한두번이지, 해가 지날수록 경쟁률은 높아져만가는데
이러다가 평생 선생님도 못돼고 임용고사만 준비하다가 할머니가 될것만 같아요.
제 인생 좀 도와주세요 ㅠㅠ
그냥 이건 아닌가보다 하고 여기서 그만두고, 학원선생을 알아보던지
아니면 다른 취직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좋을까요?
선생님을 하고싶지 않아서 학원선생님도 싫은데..
차라리 일반대에 갔으면 나 어디나왔다,(이대나온 여자라던지-_-) 그런 자부심이라도 있을텐데
등록금도 싼 서울교대라.. 자부심도 별로 생기지가 않네요..
그래도 오늘도 공부하러 도서관에 갑니다.. 이 나이에 책가방 싸들고..
IP : 114.206.xxx.21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2.26 5:19 PM (180.66.xxx.37)

    힘내세요.. 울 올케도 사년쯤 전에 일반대학교 일어과 나와 전국 20명 뽑는 일어교사 합격했는데 그전에 거식증 걸려 밥도 못먹고 물론 재수 도 하구요.
    올케가 그러더군요. 교대생들..공부하느라 학교가서 고생이 어지간하다구요.
    울 조카도 이대 영어교육과 가서 임용고사 3수 하더니 올해는 안하겠답니다. 합격했다고
    좋아하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나라꼴이 우째될란지.. 고학력 실업자 다 우짤 것이여....

  • 2. 그래도
    '10.2.26 5:46 PM (118.218.xxx.189)

    힘내세요
    적성이 무지 중요하긴 하지만,
    서울교대 나와서 탄탄한 직장 갖고 사는것도,, 나름 훌륭하고, 나이들어갈수록
    자기 경제력있고, 남들은 부러워 하는직장의 면도 있쟎아요..
    지금, 시험공부도 하기 싫고, 결혼이나 연애에 관한것도 좀 꼬이거나
    님이 지금 아노미 상태일수 있어요,
    그래서 더 싫다 싫다, 싶고요,
    일단, 교대나와 다른곳 직장 구할수 있나요?
    시험봐서(4년내내 공부하던 거쟎아요) 일단 교사 되세요,,
    결혼해서 아이생길때까지만이라도 다니다가,,
    그때가서 그만둘수 있어요,, 그때 그만두면,, 여러가지로, 합리화가 되쟎아요,,
    지금 공부도 안하고 다른 적성 기웃거릴나이는 못되고요,,
    다른일,,뭐,, 님이 확고히 하고싶은 분야가 있다면 모르지만,, 이도저도 괴로운 상태이기만 하다면 일단 정도를 가세요,,
    저도 집에서 인천교대가라고 그랬는데,, (직장확실하다고)
    대학생활의 낭만이니 뭐니,, 이런쪽으로만 겉멋이들어서,, 나하고 싶은대로 갔거든요
    직장문제야,, 졸업하고 무지 고전하고,,결혼해서 지금은 전업인데요
    직장다니고 사회생활하는것 게다가,, 철밥통 직장이 아까워서,, 끝까지 다녀야 하는상황
    저에게는 너무 안맞고 괴로운 부분이 있어서,,
    좋은 커리어는 없지만,, 지금의 인생이 저에게는 딱! 맞아서 나름 만족해요,,,
    적성,, 직업,,, 고민은 해도요,,,
    일~단은 시험쳐서 교사임용되세요,,지금 어영 부영 하다보면, 혼기도 놓쳐요,,

  • 3. 백번공감
    '10.2.26 6:02 PM (121.165.xxx.143)

    백번공감해요.
    전 임용고사를 단번에 붙어서 증학교 교사생활을 10년 넘게 했는데, 결국은 사표내고 나왔어요.
    물론 결혼도 했고, 남편도 적극적으로 찬성해서 낸 용기이지만, 절대 후회가 안되네요.
    그런데, 결혼 안했고 그냥이었어도 결국은 15년 채우고 그만뒀지 싶어요...
    주위 사람들은 너무나 선생님이 잘 맞다고 하는데 혼자서 안맞아서 고통스러운 나날들이었죠.
    그 후에 저도 기회가 닿아서 커피집에서도 일하고 이것 저것 다른 일들 했었는데
    교사시절과는 비교도 안되게 재미있더라구요. 지금도 다른일 구상중이에요.
    원글님. 인생은요, 길지 않아요. 원글님같은 분은 교사가 되어도 내내 행복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잘 생각해보고,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면, 아니,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한번 해보세요. 학원도 적성에 안맞는데, 학원보다 훨씬 갑갑하고 잡일많은 교사생활은 더 힘들거에요.
    다른일 해보고, 그 후에 그래도 교사가 최고구나 싶으면 그때 다시 하세요.
    그때 다시 하면, 마음이 안정되어서 공부도 더 잘될거에요.

  • 4. dma..
    '10.2.26 6:04 PM (211.211.xxx.171)

    저는 지금 중학교 교사입니다. 학교다닐때 교사가 꿈이라기 보다는 그냥 좋아보였어요.하지만 고등학교땐 교사보다는 디자이너가 꿈이었어요...그런데,막상 대학시험치고 원서낼때, 공부안한것도 있었지만, 디자이너가 될려면 너무 힘들다고 아빠가 반대하셨고요, 그래서 그냥 될대면 되라는셈으로 사대 그것도 수학교육과(담임선생님이 수학이 제일 전망있다고 했답니다)에 다니게 되었네요.

    4년동안 전 수학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아빠와의 약속때문에 공부 죽어라 열심히 했고, 장학금 탔으며 과 수석으로 졸업했네요..
    그리고 선생님이 되었는데, 좋아서라기보다는 사실 사대나오면 선생님되는게 제일 좋은거니까 그렇게 했네요...

    교직생활에 조금의 실망도 있었고, 너무 힘들어서 제발로 걸어나와 결혼도 하고 애 키우다 보니, 할줄 아는게 아이들 가르치는것 밖에 없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전업으로 있으면서 아들내미 친구들 모아가르쳐보니,아이들 가르칠때가 제일 행복하구나 싶어 용기내어 작년부터 학교에 다시 나갑니다...

    살다보니 20대엔 잘모르고 그저 열정만으로 아이들을 가르쳤구요, 30대엔 다른게 뭐 있나 싶어 생각도 안했는데, 40대가 되니, 결국 난 아이들앞에 서서 수업할때가 제일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사는게 제일 행복한거 같습니다...이제까지 한것이니 좀 더 열심히 해보세요..저도 학교때려치우고 나와서 막상 다른걸 할려니 용기도 안나고 뭘해야할지도 모르고 하던거 하는게 제일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힘내세요

  • 5. 그만둘 때 두더라도
    '10.2.26 6:07 PM (219.250.xxx.163)

    일단 시험은 합격한 뒤 결정하세요.
    지원 자체도 못하는 사람도 많잖아요. 지금은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비관적으로 생각되시겠지만 원글님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을 거에요.. 기운 내서 다시 한 번 도전해보세요...

  • 6. 저는
    '10.2.26 6:23 PM (122.38.xxx.223)

    공부하다가 그만 뒀어요. 어느순간 누가 교사시켜줘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교사는 적성에 안맞으면 남이 뭐라고 하든지 하기 힘든일 같아요.

  • 7. 저는
    '10.2.26 10:46 PM (221.146.xxx.74)

    원글님 나이면
    많은 것 같지만
    생각보다 앞으로 살 날이 많습니다.
    앞으로는 은퇴가 길어지면서 더더욱 그럴 거구요

    정말 호구가 너무너무 급하다
    그런게 아니시라면
    꼭 하고 싶은 일이 뭔지 함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원글님이 저의 딸이라면
    전 그렇게 권해보고 싶습니다.

  • 8.
    '10.2.26 11:18 PM (121.158.xxx.139)

    저는 중학교 교사로 있는데요. 원글님의 글에서 교직에 대한 마음이 절실하지 못함을 느낍니다. 사실 요즈음 아이들 맹랑한 아이들 많잖아요.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도 실망스런 모습들을 많이 겪게 되는데 적성에 안 맞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신다면 그것을 어떻게 견디실려고요.
    배우는 아이들도 잘 안답니다. 선생님이 자기들을 어떻게 여기는 지를요. 냉정한 말씀같지만 교직에 대한 마음이 절실하지 않는다면 다른 쪽으로 생각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남들보기에는 교사가 쉬워보여도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 남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9. 윗분
    '10.2.27 8:18 AM (222.108.xxx.143)

    명답이다 진짜..
    하던거 하던게 제일이다

  • 10. 얼마나
    '10.2.27 1:32 PM (211.245.xxx.28)

    힘이드셨어요ㅠㅠ~
    5수째라 책은 꼬ㄹ도 보기 싫겠어요

    우리딸도 이번에 임용 떨어 졌네요.
    지방교대입니다

    열심히 한 걸 아니깐 떨어지고 집에 있는걸 보니 안스럽더라구요
    지금 과외하고 있구요
    외국에 잠깐 좀 다녀오라고 했어요

    한 걸음 후퇴가 두걸음으로 나아 갈수도 있는거 같구
    시야를 넓게 가지는것도 괜찮을거 같아서...

    너무 힘들면 그만두라고 해도
    한번 더 해볼거라고 하네요

    전 선생말고 할게 없냐
    마트같은데 들어가서 열심히 해도 된다는 주의인데
    울신랑은 오로지 교사가 최고 인지 알아요
    왕답답ㅋ

    그리고 서울교대 나오신거 자부심 가지셔도 돼요
    부러워 하는 사람도 엄청 많구요.

    자게에서 나온 명언 아시죠?

    "이 또한 지나가리라~"

  • 11. 이어서
    '10.2.27 1:35 PM (211.245.xxx.28)

    우리딸 28세예요 ㅋ
    원글남과 비슷한나이죠?

  • 12. .......
    '10.2.28 4:18 PM (220.116.xxx.29)

    지나가려다 글 남겨요.

    전 장수생에 지방교대 졸업하고 임용 붙어서 지금 교사생활하고 있어요.

    교대는 내신 때문에 다들 미친듯이 공부해서
    생활이 생기가 없고,,반쪽짜리 대학생활인듯 했어요.
    게다가 전 일반대학을 다녀본지라,,
    일반대학 학생들도 열심히 공부하지만
    다양성이 있어서 좋았거든요.
    그런데 교대는 참 획일적이죠..

    저는 교사의 사명감 때문에 교대에 들어간 것은 아니에요.
    직업의 안정성과, 또 거기에,
    일할 때 책임감이 강한 편이라 학생들에게도 책임감을 가지고 대한다면
    적어도 보통 이상은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들어갔어요.

    저는 열심히는 하지만, 역시 적성을 생각한다면 힘들어요.
    주변 다른 선생님을 보면 정말 딱 교사 체질인 분이 있거든요.
    전과목과 예체능에 능하고 카리스마가 뛰어난 분들이죠.
    그래서 때때로 열등감을 느껴요.

    사실 제가 사무직으로 일했을 때에는
    적어도 일을 못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잘한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는데요.
    지금은 그 반대에요.

    전, 님이 과감하게 한 해 정도 쉬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초등임용이 균질한 실력을 가진 집단내에서의 경쟁이라
    피를 말려서 한 해 공부한다는 게 정말 힘들잖아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교담 기간제 하면서
    자신의 적성도 다시 한번 점검해보구요.
    위의 어떤 분의 따님처럼 여행도 다녀오세요.
    그리고 마음의 정리를 한 후에 다시 시도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해요.

    님의 나이가 결코 많이 않아요.
    저 재수학원 다닐 때 농담처럼 떠돌던 말이
    "내가 20대 후반이면 5년짜리 계획 세워서 우주정복이라도 하겠다!" 였거든요.
    사실 저는 님이 교직만 생각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인생은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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