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밑에 촌닭의 스타벅스 방문기를 읽으니 옛날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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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 대학을 실력도 없으면서 젤 어려운 곳을 골라 똑 떨어지고 재수하면서 공부만 들이 파다가

모처럼 시내(시내라 해봤자 지방 도청소재지) 구경을 나왔는데 ..
마침 점심 때가 되어 소바집이 눈에 띄어  들어가 주문했지요.

음식이 나왔는데 한번도 안 먹어 봤으니..
사각 그릇에 소복하게 검정국수가 얹어 있고 다른 그릇에는 시커만 간장 같은게 있길래
그 간장국물을 조금씩 그 국수 위에 부었죠. 너무 짜면 안되지 ,, 조금씩..조금씩...
그런데 국수 담은 그릇이 빵꾸가 났는지  국물이 상 위로 주르르 흐르는 것 있죠.
화가 잔뜩 났죠. 뭐 이런 데가 다 있어 빵꾸난 그릇에 음식을 담아 주다니...

여기요~ 그릇이 빵꾸가 나서 국물이 새잖아요~
목청도 크게 냅다 소리 지르니 종업원이 황급히 달려 오더라고요.
아니 손님 소바 국물을 소바 위에 부으면 어떡해요? 여기다 부으니 국물이 샐 수 밖에요..
하면서 젓가락으로 소바를 헤집고 바닥을 보여주는데 ..거기가 대발이더라고요.

옆에 아가씨 손님들은 킥킥 웃고.. 아 쪽 팔려..
아니 이렇게 바닥이 하나도 안 보이게 소복이 얹어 놓으면 제가 어찌 알겠어요?
종업원도 킬킬 웃고 .. 하면서 이 국물에 말아 먹는 거예요라고 알려주더군요.
이 장 안 짜요? 하나도 안 짜요. 첨 먹어 보나봐요?

하여튼 돈 아까와 그냥 나올 수도 없고 창피한 것 무릅쓰고 그냥 먹자니
뭔 맛인지 모르겠더구만요.
지금이야 모르면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그 때는 어린 나이라 그런지 왜 그렇게 창피했는지 몰라요.

[^^]

울 남편이 자기 첫 소바먹은 경험담이라면서 얘기해준 거랑 똑같네요^^

[반전]

ㅋ 정말 윗님 남편분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