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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울었어요

괴로워서 조회수 : 2,196
작성일 : 2010-02-24 20:00:43
결혼한지 3년차 입니다.
어제 밤에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괴로운 마음만 들어서 울었습니다.
요즘은 정말 많이 싸웁니다.

정말 별거 아닌 이유입니다.
그저께 싸운 것은 차로 2시간 넘는 장거리에 친척행사가 생겼어요
그런데 그게 시간이 오후 6시에 시작하는 거라서 같이 가자고는 말 못했어요
그는 밤운전을 꺼려합니다. 물론 저도 잘 못하지만.
그 행사에 참석한다면 근처 친정부모님을 모시고 가야했는데

시간이 엄해서 말을 꺼내기도 힘들지만
힘내서 그날 행사가 있다. 부모님과 함께 가겠다.
그에게 이런 말을 꺼내는 저는 잘못을 했다고 선생님께 용기를 짜내서 말해야 하는 학생 심정입니다.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 가슴이 두근거리니깐요

어떻게 갈거냐고 물어서 내차를 몰고 가겠다고 했는데 안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장거리를 어떻게 가냐면서 "교통사고 나봐야 정신 차리지~"합니다.
정말 기분이 나쁩니다.
빈정거리는 말투라서요..

그럼 나는 평생 장거리 운전은 손놓고 지내라는 건지~
전 서로가 윈윈하기를 바랍니다.
내가 장거리 운전도잘하게 응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미운 마음 접고 화해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더러 넌 왜그리 잘 삐지냐합니다.
혹떼러갔다가 혹 더 붙여온 격입니다.

너무 속상한 마음에 펑펑 울었어요. 예전에 속상했던것 까지 생각나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습니다
울고 있는 것을 들켰어요.
마음이 막 불안해 집니다.

자기는  잘 화해되서 기분은 괜찮은 상태였는데 내가 우는 것을 보고 당혹스럽웠겠죠
뭐가 그리 억울하냐고 하네요

괴로워서 운다고 하니 너 정도면 정말 좋은걸 알아야 한다고 하네요
기가 막힙니다.
자기도 요즘 일 때문에 힘들다고 하면서 자꾸 얘기 좀 하자고 합니다.

난 내 마음 진정되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기 싫은데..한껏 울고 이제 자려고 하는 사람을 기어코 말하자며
합니다.. 정말 괴롭고 나가줬으면 하는 마음밖에 없는 나에게
자기가 힘들다는 말은 내게 절대로 남의 일일뿐입니다.

교통사고 나봐야 정신차린다는 말을 어떻게 부인에게 할 소리냐고 하는데 자기는 날 걱정해서 한소리랍니다.
자기는 제가 이말 때문에 화가 난 줄도 모르고 왜 자기 마음 몰라주냐고 하네요..미칩니다.
행사에 그냥 같이 가자고 했으면 자기가 그렇게 말 안했을거라고 합니다.


무어라 할 말이 없습니다.

그는 나를 괴롭히기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같습니다.
내가 놓치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난 내가 무언가를 생각 못하거나 놓치면..나에게 그건 어떻게 할거냐면서 자기생각은 이런데 니생각은
어떠냐며 묻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내가 놓친 거에대해서 니 생각은 어떻냐고 합니다.
놓쳤으니 생각해 놓은게 없는데.. 그러면 그는 너는 그런 생각도 안 하고 뭐하냐고 합니다.

내 잘못에 대해서 절대 지적질을 하지 않고는 못 넘어가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 앞에서는 벌받는 학생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와 살면서 비참하다는 생각 여러번 했네요~
정말 이래서 부부들이 별거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어요

물론 내가 그의 바람대로 착착착하면 좋겠지만.
잘 안되고 그 앞에서는 움츠려드네요

그냥 직장동료에게 하는 만큼만 말조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하는 청소 빨래 설거지 하나도 고맙지 않습니다. 나는 그저 내 마음 편하기를 바랍니다.

IP : 210.178.xxx.17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직
    '10.2.24 8:15 PM (119.200.xxx.240)

    님...아직 아이 같아보여요.
    싸우고도 살지만 그냥 쿨~하게 사세요.
    저도 아주 오래전에 님처럼 한마디 한마디에 서운하던 때가 있었는데
    속상해서 삐져있던 저를 보고 "피곤한 스타일"이라고...그때 그 딱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들어 두 번 다시 그말 듣지 않으려고 좀 참고 더 참고 넘어갔는데
    지금은 오십줄 가가이에 앉아 닭살이 따로 없습니다.
    세상 살이 부부 금술이 최고랍니다.
    삐지지 마시고 지헤롭게 넘기세요.

    삐지고 울때

  • 2. 강해져야 할때
    '10.2.24 8:26 PM (119.149.xxx.169)

    결혼하신지 얼마 안 되셔서 그러신가봐요. 강해져야 합니다.
    남편은 보호자가 아니에요. 나랑 동등한 가족구성원이자 동반자입니다.
    싸울 일이 있으면 싸우고 따질 일이 있으면 따져야 됩니다. 충돌을 무서워하시면 안 돼요.
    일단 울지 마시고요, 말하는 게 어렵다면 사전에 종이에 적어서 말하기 연습하고, 남편이
    어떻게 나올지 몇 개의 상황설정 해놓은 다음에 답변 준비해놓고, 이런 식으로
    접근하셔서 익숙해지도록 하세요.
    우는 게 능사가 아니에요. 여자가 강해야 가정도 잘 돌아갑니다.

  • 3. 세상에
    '10.2.24 8:29 PM (220.88.xxx.254)

    여러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고 해요.
    모든 사람이 나랑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게 아니라고요.
    바꾸려고 하지도 말고 다른 유형의 사람이 있다 정도로...
    애니어그램이나 성격유형검사 같은걸 해보고
    각자 어떤 타입인지 왜 서로 안맞는지 연구해보세요.
    글로만 보자면 남편이 소통을 안하려는것도 아니고
    남편의 말투가 기분 좋은건 아니지만 큰 문제는 없어보여서요.
    그리고 기분 상하는 부분도 정확하게 반복적으로 말해줘야
    아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 4. 글만
    '10.2.24 8:53 PM (122.36.xxx.11)

    보아서는 원글님이 왜 그렇게 괴로운지 잘 이해가...
    남편의 말투가 좋지 않기는 하지만
    말투가 기분을 상하게 한다...고 명확하게 반복해서
    이야기 하시면 안될런지요
    고 정도 일로 퉁퉁 붓도록 울고 괴로워하면
    남편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괴로울 거 같은데요...
    글로 쓰시지 않은 상황이 있겠지만
    암튼 원글님이 타인과 대화하고 소통하는데 문제가 있는 거로 보여요
    남편을 탓하지 말고 본인이 상담을 통해서라도 본인 문제를 성찰하면 어떨지요

  • 5.
    '10.2.24 9:00 PM (221.147.xxx.143)

    좀 이해가 안되네요.
    왜 남편 눈치 보면서 별것도 아닌 걸로 울고 계시는 거죠?
    직접 운전하고 가면 되잖아요?

    우리 부부는 밤에 무지 잘 돌아다니는데..
    여행도 밤에 출발해요.
    차가 덜 막히거든요. ㅎㅎ
    무사고 20년입니당.

  • 6. 초롱초롱
    '10.2.24 9:16 PM (211.198.xxx.59)

    ㅋㅋㅋ 다들 그러셨군요 ^.^
    저두 그렇게 느끼고 있었는데.
    저희 남편 운전병이여서 자긴 운전하는게 세상서 젤 싫대요.
    강원도 가기로한 어느 금요일, 가기 싫어 아예 술로 떡이 되어 왔더군요,
    너무 화가나서~ 장롱면허였던 제가 술취해서 떡실신한 인간을 옆에 태우고
    미시령 넘어가다 두번 죽을뻔했습니다.
    새벽 5시, 속초해수욕장에 촥 차대고 깨웠죠
    "인나~ 인간아~" 어댜?" "강원도다!!!" "허걱걱!!!"
    통쾌합니다. 그후로 쭉 그래요. 밤새 제가 고속도로를 달려 그가 모르는곳에서
    깨웁니다. 사실 같이 가주는것만으로도 피곤하죠, 일에 쩔어서...
    여하튼 님도 더 강해지셔서 그 통쾌함을 느껴보세용~~~

  • 7. 대화법이
    '10.2.24 9:29 PM (61.38.xxx.69)

    부족한거죠.
    표현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죠.
    안타깝습니다.

  • 8. ,,
    '10.2.24 9:37 PM (110.14.xxx.110)

    부부간에 그렇게 불편하다면 어찌 사나요
    앞으론 님이 불편할때마다 지적질 하세요
    자기도 당해봐야 알죠

  • 9. 어제밤에울었어요
    '10.2.24 9:55 PM (210.178.xxx.179)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제가 아직 장거리 운전은 못해봤고 남편은 당신이 장거리 운전을 어떻게 하겠냐며 시도조차 못하게 합니다. 왜 못하겠어요? 악셀만 밟으면 가는 것을..
    그와 있음 나는 능력이 모자란 사람처럼 느껴져서 같이 무얼하는게 싫네요
    그리고 내가 운전하면 옆에서 이것 저것 간섭해서 너무 싫어요
    이번 주말에는 혼자 차 끌고 여행 댕겨와야 겠네요

    저는 정말 의견충돌에 두려움이 있나봐요..아니 생겨버렸어요
    우린 서로 대화가 안돼요..화내는 것 보다는 차분하게 대화하고 싶은데 그는 자기와 다른 생각에 벌컥 화를 내고 언성이 높아지고 문도 쾅쾅닫으면서 자기가 화낸것을 마구 분출하니깐요
    그래서 이제는 의견충돌이 생길만한 말이다 싶으면 가슴이 쿵쾅거려욕
    그리고 피하게 돼요..
    내가 어떤 말을 하려고 할때 그가 이렇게 저렇게 물으면 난 이렇고 저렇고 한다고 머릿속으로
    생각도 해봤는데 너무 지쳐요
    이건 상사와의 대화도 아니고..이렇게 물으면 어떻할까? 저렇게 물으면 어떻할까?
    정말 긴장되고 차라리 말을 말고 말지 합니다.

  • 10. 소심주부
    '10.2.24 9:58 PM (183.99.xxx.149)

    저도 결혼하며서 비슷한 기분 많이 느꼈어여,,
    신랑분이 저희 신랑이랑 비슷하네여,,,
    본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사람 무시하고 초라하게 느끼게 하는것이,,,
    그럴때마다 저두 운답니다,,우리 힘내여,,토닥토닥 ^^

  • 11. 비슷하면서 다른
    '10.2.24 10:57 PM (119.149.xxx.135)

    저도 좀 이해가 갑니다. 저도 좀 그런스탈일이예요.. 남편은 밤늦게 술마시고 들어오고 맘편히 행동하는데 전 아줌마 모임에만가면(여자들 수다가 늦어지잖아요) 다른엄마들은다 남편한테 전화하고 늦게간다하고 말하는데 저는 남편에게 들어가겠다고 한 시간만되면 불안불안 그시간안으로 들어가야해요.

    몇번 싸우거나 이 걸 깨야하는데.. 저도 제자신이 왜그런지 후회하고 최근에 저혼자 그런일이 있을때마다 남편욕을 궁시렁 궁시랑 합니다..

  • 12. 위로
    '10.2.24 11:03 PM (122.34.xxx.84)

    답답하실것 같아요.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친척행사있다는데 같이 가자...말하고 안간다하면 그럼 친정 부모님이랑 같이 운전해서 가겠다...비아냥 거리면서 말리면 그냥 두고 보라지...살짝 무시하고 다녀오시면 안되었을까요???
    말이야 쉽겠지만은...부부는 동등하다잖아요 자신감을 가지시고 남편분께 당당해지세요. 남편에게 사랑받고 위로받기에 먼저 자신에게 사랑받고 위로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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