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군데 입댈곳(잔소리 할 것)없는 반듯한 고딩 아들이구요.
남편은 아이들이라면 어릴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한없이 다정하고 믿어주는 아빠에요.
그런 두 부자 사이에 처음으로 (별것 아닌일로)살짝 신경전 아닌 신경전이 있을랑말랑해서
남편 출근할 즈음 아들이 식탁에 앉아서 무미건조하게...안녕히 다녀오세요...
이렇게 인사하니 아빠는 그냥 쓱~ 한번 쳐다보고 대답도 안하고 현관으로 나가더군요.
평소 남편 출근 풍경이 좀 요란스러운데,
그냥 살짝도 아니고 꽉~ 부둥켜 안고 때론 안은채로 들기도 하고
뽀~도 이쪽저쪽 서너번 진하게 하고 출근합니다.
애들말고 저한테요. -.-;
어쨌거나 아들이랑 아빠가 살짝 서먹한 분위긴데 제가 평소처럼 가까이 가서
요란스런 출근 시킬려니 좀 그래서 멀찍이서 암말없이 손만 빠이~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손짓으로 어서 일루와~ 하길래
쪼르르 달려갔더니, 꽉~ 부둥켜 안고 뽀뽀하고...
그때 초딩 딸이 고양이 안고 쪼르르 현관으로 와서 아빠한테 인사하고
아빠도 딸 이마에 뽀뽀하고...
어느새!! 아들도 슬그머니 뒤에 와있더군요.
머쓱하게 둘이 슬쩍 형식적으로 한번 허그하고... ㅎㅎㅎ
방학중 남편 출근할때 애들은 인사만 하고 현관 마지막 배웅 뽀~ 허그 배웅은 엄마만 하는데
오늘은 온가족이 다 현관서 아빠 껴안고 배웅했네요.
짜슥~ 분위기상 저도 한번 허그해야할 것 같아서인지 어째선지.
뭐, 남편 환하게 웃으며 출근했어요.
어젯밤 두 부자 얘기하며 먹으라고 야식으로
닭 한마리를 우유에 오랫동안 담궈뒀다
허브솔트+간장+생강가루+마늘+양파효소 반컵넣고 끓이다 조려서
간장구이 만들었던거 남편이 반정도 먹고 (아들은 괜히 배부르다 안먹고)
오늘 작은 아이간식으로 남은거 다 먹어버렸거든요.
아까 남편 전화왔길래, (아들)괜히 혼자 뾰루퉁하다 닭구이 한 조각도 못먹었네.했더니
오늘밤 작은애 재우고 셋이서 근사한 호프집가서 맛있는거 시키고
아들 맥주한잔 사줄까? 하네요.
아무리 술이랑 거리가 먼 집안이지만
(남편-술 안좋아하고,저-술 못마시고)언젠가는 저도 술 배울거고
고교 졸업후 바로 유학 예정된 아이라서
술은 어른한테 배워야 한다는데, 이참에 아빠랑 가볍게 맥주라도 마시게 해볼까...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미성년자에게 주도 가르치기는 아직 이른가 싶기도 하고
술도 술이지만, 성숙한 인격으로 조금 더 깊은 속 얘기도 나눠보고 싶기도 하고
고민입니다.
아무리 반듯한 애라도 혹시 어디서 친구들끼리 이미 술냄새 맡아 봤을지도 모르는데
이참에 아빠가 처음으로 (정식으로)술 한 잔 건네는거... 괜찮을까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들에게 술 가르칠 나이는...?
엄마 조회수 : 599
작성일 : 2010-02-23 17:40:46
IP : 119.193.xxx.7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2.23 5:46 PM (119.203.xxx.149)그럼요~
우리집은 중 3인데 관심 보여서
집에서 어른이 주는것만 마셔야 한다고 단단히 이르면서
술은 어른께 배우는 거라고 이야기 하면서 조금씩 줍니다.2. 엄마
'10.2.23 5:50 PM (119.193.xxx.79)오잉~ @@ 그런가요?
사실 술 사줄까? 했던 남편 말듣고 저혼자 가슴 두근두근하고
손도 발발 떨리네요.
어째야 할까? 고민하느라요.-.-3. 충분히 되었지요
'10.2.23 5:52 PM (121.151.xxx.154)저희는 고3고1인데 두아이다 중학교때부터 했던것같아요
물론 니들끼리 마시면 안된다 어른들이 잇는장소에서 어른들이 주는만큼만
마시는것이다라고 말했지요
일년에 서너번있을까말까하지만 먹입니다
작은아이 떼놓고 가지마시고
같이가서 작은아이가 몇살인지 모르지만
음료수먹으라고하고
큰아이 생맥주한잔 먹으라고하세요
아이도 좋아할겁니다4. 엄마
'10.2.23 6:01 PM (119.193.xxx.79)저희가 너무 순진한 부모였나보네요. ㅜ.ㅜ
용기내서 한번 실행해봐야겠네요.
작은 아이는 초등 고학년 되지만 9시 조금 넘으면 일찍 자는 아직 어린애고
남편 출근은 조금 늦은 시간이라서, 작은 애는 두고 가야할 것 같아요.
다 큰 어른들?끼리의 자리를 갖는데
초딩이 껴들면 또 깊은 얘기도 못할 것 같아서요.
도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5. 부럽네요
'10.2.23 6:33 PM (118.219.xxx.249)원글님 부러워요
애들이 그렇게 큰데 아침에 남편 출근할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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