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아주버님 내외분께서 서울에서 내려오셔서 (여긴 지방)
연휴 중 하루를 저희 집에서 주무셨어요.
결혼한 지도 얼마 안 되었고
아이도 없고
형님 빼고는 다 술을 좋아라 해서
저녁 식사 겸 술을 마셨어요.
집에서 담근 매실을 소주에 타서요.
그렇게 많이 마시지는 않았고
저도 멀쩡하게 상 다 치우고 설거지까지 다 하고
다 같이 차도 마시고 TV도 보다가 자러 들어왔죠.
근데 제가 취했었나봐요. ㅜㅜ
저도 모르게 긴장을 했었던 것 같아요.
술, 제가 약한 편이 아니거든요.
아침에 두 분 가셔야 하는데
자면서 바로 기절해서 제가 일어나지를 못한 거에요.
남편은 저를 안 깨웠고요.
근데 거기까지는 차라리 괜찮았어요.
자다가 갑자기 머리가 핑 돌면서 토할 것 같아 깨서는
몸을 벌떡 일으켜 침대 밖으로 한 발 빠져나오는 순간
바로 토해 버렸어요. ㅜㅜ
그 다음 상황은 정말 영화 속 장면처럼 현실감이 없어요.
전 슬로우 모션으로 남편을 부르면서 화장실로 달려갔고
물론 이 모습 두 분 다 보셨고
화장실 가서 정신없이 토하는 소리
모두가 다 들었고
제가 토하는 동안 남편은
제가 저지른 것 치우고.
알고 보니
모두 다 막 출발하려고 하는 찰나
제가 그렇게 미친x마냥 뛰쳐 나온 거였어요.
그래서 형님 내외분은 다시 들어오셔서 잠시 기다리시고
남편이 다 치우고 제가 화장실에서 나오니
그 때서야 가셨어요.
엉엉 저 어떡해요.
별 말 없이 웃으시며 가셨지만
남편도 괜찮다 하지만
전 정말 미치겠어요.
이제 곧 결혼 3년차인데
완전 못 볼 꼴 다 보이고 ㅜㅜ
이 사실을 아시면
친정 엄마 아마도 몽둥이 들고 쫓아오실 거에요. ㅜㅜ
... 이런 것도 시간이 약이 될까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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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의 악몽
/ 조회수 : 919
작성일 : 2010-02-19 12:09:48
IP : 125.184.xxx.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2.19 12:15 PM (112.144.xxx.110)아이구...술마시고 주정한것도 아니고 속이 안좋아 토한걸가지고 뭘...
형님내외분이 애교로 봐주실꺼에요
오늘쯤 안부전화한통 드리세요~~2. ..
'10.2.19 12:20 PM (220.70.xxx.98)옷은 입고 있으셨겠죠?
술이 원래 약한가보다 하셨겠죠 뭐.
집에서 담근술이 뒤끝 안좋아요. 조심하세요..^^3. /
'10.2.19 12:21 PM (125.184.xxx.7)옷은 입고 있었어요. ㅜㅜ
완전 자다가 귀신 같은 몰골이었지만요 ..어흐흑.4. ,,
'10.2.19 12:35 PM (121.138.xxx.183)걱정 안하셔도 될듯...
형님이 애교로 봐 주실꺼 같은데요...5. 넘
'10.2.19 12:57 PM (116.41.xxx.186)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는 것 보다 인간미 느끼셔서 더 잘해주실 거예요~~
6. ^^
'10.2.19 5:56 PM (220.64.xxx.97)이제 함께 오손도손 술 드시긴 틀린듯...안 주실것 같아요.
두고두고 재밌어하시겠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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