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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집 큰 딸로 태어난 죄...

ㅜ.ㅜ 조회수 : 2,158
작성일 : 2010-02-19 10:33:19
없는 집, 2남 2녀의 장녀입니다.
남동생 하나의 대학 학비는 저 혼자 다 댔고,
셋째까지 취직한 지금은 막내 여동생의 대학 학비를 위로 세형제가 나눠서 대고 있습니다.
결혼할 때도 돈 한 푼 안 받았고,
축의금 들어온 거에 돈 더 보태드리고 왔습니다.
이번 명절에도 30만원 드리고 이래저래 장도 봐드리고 그랬지요.
대학다니는 막내만 빼고 두 동생들도 저만은 못해도 아마 비슷하게 했을 겁니다.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한 마디로 할만큼 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가 봅니다.

갑자기 아침에 아빠가 다짜고짜 전화를 해서 그러십니다.
이젠 아빠한테 돈 십원 줄 필요 없고, 자신을 위해서는 돈 한푼도 쓰지 말라나요.
자식 다 필요없답니다.
아니, 자다 날벼락도 아니고 뭔 소린가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어제 남동생과 막내 여동생이 마트에 가려는데
아빠가 샴푸랑 린스 좀 사와라 했더니,
동생들이 아빠가 돈 안주면 안간다 내 돈으로 안사온다..뭐 이랬답니다.
한마디로 그거에 섭섭하셨던 거죠.
소리소리 지르시고 난리도 아니네요...

오래전에 큰 여동생이 아빠 이 한다고 카드좀 빌려달라 했더니
(엄마 아빠는 신용카드가 없으시고, 할부 나올때마다 갚으신다 하셨대요)
안 빌려주었다는 이야기랑,
남동생이 아빠가 부탁한 2만원짜리 물건을 사다드리고 나서 돈 달라고
눈 똥그랗게 뜨고 대들었다는 이야기까지 하면서요...

동생들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대체 아침부터 저는 무슨 죄랍니까?
그리고 솔직히, 대학만 들어가면 용돈 한 푼 안 받고 갖은 알바하며 용돈 벌어 쓴 아이들인데요..
또 자식 등록금 나온 것 하나 신경 안 쓰고
다른 자식들한테 나누어 내게 하시면서 이런 말 하셔야 할까요...

평소에도 마트 한 번 가려면 아빠 필요하셨던 거 말씀하십니다.
이거이거 사와라 이렇게요.
저야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오지만, 매일 함께 있는 동생들이야 싫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솔직히..

저도 압니다.
아빠의 자격지심이란 것을요.
넉넉한 아빠라면 이러지 않으시리란 것도요.
사업 실패하고 경비일 하시면서 더더욱 이렇게 소심해지셨다는 것도요.
그리고 동생들이 잘못한 일이란 것도요.

저러고 팍 전화를 끊어버리시면
큰 딸 속은 까맣게 되어버린다는 걸 아시는 걸까요.
제가 뭘 어째야 하나요.
동생들 하나하나 전화해서 야단을 칠까요.
아빠한테 전화해서 잘못했다 대신 빌까요.

대체 전 뭘 잘못한 걸까요...
없는 집 맏이로 태어난 게 죄겠지요...

나는 넉넉치 못해도 좋으니,
제 부모님이 여유있게 넉넉하게 사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음달에 해외여행 가신다는 시부모님을 둔, 제 남편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습니다.

여행을 가면서도 외식을 하면서도 매번 마음에 돌덩이를 얹어 둔 것 같은 제 마음을
어떻게 하면 알아주실까요...
IP : 114.202.xxx.10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
    '10.2.19 10:39 AM (211.222.xxx.174)

    님심정 저도 잘 알아여..없는집 가장으로 태어난게 죄랍니다..ㅠ ㅠ
    저역시 상업고졸업하고부터 지금 결혼 15년동안 친정 생활비를 대며 살았네여..
    아무리 잘해도 어쩌다 한번 잘못하면 그동안 잘한거는 다 없어지더라구여
    가난한 친정을 업고 산다는거 정말 힘들 일이에여..

  • 2. 없는 집
    '10.2.19 10:46 AM (58.121.xxx.164)

    장녀로 태어난 게 죄가 아니고,
    속없는 아빠를 둔 게 죄인거 같습니다.

    그만한 나이의 애들이 돈 나올 데도 없고,
    없이 살면서 아껴서 살려고 하는 거 같은데
    그거 서운해하시면 어떡합니까??

    원글님 마음을 비워야 하실 거 같습니다.
    마이동풍요,,, ㅠ

    그게 어쨌다고 원글님한테 버럭이시랍니까??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하시면 주지마십시오.
    정리가 돼야 살 수 있습니다.

    자식들한테 감사하다고 날마다 끄덕이며 살아도 부족할 거 같은데요.

  • 3. 글쎄요
    '10.2.19 10:46 AM (125.190.xxx.5)

    그걸 알아주실까요??
    알아주실 분이라면 아침부터 그런 전화 안 하셨죠..
    그냥 시간이 흘러
    아버지 스스로 화풀려서 전화올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저라면..

  • 4. 뭐라
    '10.2.19 10:49 AM (113.10.xxx.151)

    드릴말씀이...토닥토닥...정말 마음이 너무 안좋으시겠네요.너무 착하기까지 하시니..저희언니는 외려 친정한테 다 혜택보고 돈많이 버는 죄로 제가 다 친정돌봄했지요.결혼하고나서 별로 안하니 야박해졌다는 언니...자기 가전,가구 결혼 7년만에 다 바꿔주고 정작 내 결혼할때는 쪼달리며 했는데.(시댁이 워낙부자라 집이 커서요)저는 이제 친정이 살만해졌지만 그래도 가끔 자다가도 복장터질정도의 분노를 가지는데..님은 오죽하시겠어요...가족용서가 가장 힘들다네요..마음 편히 가지시고 님은 그나마 형제분들이 다 괜찮으시네요.저는 오빠나 남동생은 잘하지만 언니때문에 가끔 울화가.

  • 5. -_-
    '10.2.19 11:27 AM (58.227.xxx.91)

    에궁
    동생들이나 님이나 많이 힘드시겠어요
    부자친정 정말 저도 부러울것 같아요 ㅠ
    힘내세요

  • 6. 한번쯤
    '10.2.19 11:51 AM (222.109.xxx.42)

    속엣말을 다 하세요.
    저도 6남매 장녀로 뭘 할 때마다 동생들 때문에 학교도 못 보낸다, 결혼도 니 돈으로 해라...

    딸이 아니라 아들이라며 동생들도 다 맡기고는 그 애들이 뭐라 불평하면 죄다 저한테 잘못한다 하더군요. 몇 년 동안 참아줬는데 더 이상 못 참겠어서 한 번 속에 있는 말 다 했어요.

    그 다음부턴 제 눈치 보시고 가능하면 안 시키려고 하더라구요. 하는 자식은 끝도 없이 하길 바라는 건 시부모나 친부모나 다 마찬가지더라구요.

    단지 시부모는 내 부모가 아니니 하면서 서운한거고 친부모는 불평하면서도 해주게 되는 차이일뿐이지요.

    지금은 어느 선까지만 해도 암말 안하세요. 스스로 선을 정해서 그 정도만 하시고 속 안 끓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아요. 화병난다고 한들 자기들 때문에 났다고 인정해 줄 사람 아무도 없어요.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 7. 저도...
    '10.2.19 11:57 AM (180.67.xxx.227)

    이번 설에 친정 갔다가 비슷한 경우를 겪고 왔네요.
    당하고 왔다고 봐야...
    아직도 가슴 속이 먹먹하고, 설겆이하다가도 눈물이 흐르네요.

    설 지나고 82 들어오니 이런 글들이 많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나같은 사람이 참 많구나.
    그러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다정하게 책을 읽어주고 있는 신랑을 보면서...
    30년 전... 주말이면 종로서적, 교보문고 데리고 다니며 책을 골라주고, 읽어주시던 아버지
    대학시절 남자친구가 너무나 큰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가 부담스럽다 할만큼 다정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였는데...
    세월의 팍팍함으로 그리 변하셨으리라... 생각하게 되지만,
    정말 최선을 다 해 온 딸에게 가장 막 대하는 아버지가 너무 원망스럽고
    이 상황이 너무 힘드네요.

    부자 친정 둔 사람이 제일 부럽습니다.
    나한테 쌀 한톨 안떨어져도 좋으니...

  • 8. 와...
    '10.2.19 1:30 PM (123.111.xxx.19)

    원글님 왜 이리 이해심 많고 착하신겨...
    님 아버님 자격지심이 아니고 솔직히 뻔뻔하신거죠. 자식이 무슨 채무자입니까?
    흔한 말로 부모에게 자식은 빚받으러온 사람이라던데..님의 경우엔 완전 뒤집어진 케이스네요.
    정말 미안한줄 모르는 거지근성의 부모네요. 정 떨어지실만도한데 참 대단하시네요.
    더 못해주는 걸 미안해하고 아쉬워하는 부모도 세상엔 참 많은데 이런 부모도 있군요. 헐.
    원글님께 죄송하네요. 부모 욕이니까...
    원글님처럼 착하신 분도 계시고 저같은 사람도 있고..세상은 그런거지요 뭐.

  • 9. ..
    '10.2.19 1:38 PM (124.54.xxx.122)

    아~저두 없는 집 큰딸로 태어나 혼자서 고생 하다가 의무만 있고 혜택(?)은 하나도 못 받은 우울하고 불쌍한 신세랍니다....친정 생각만 하면 답답합니다.

  • 10. 사업실패는
    '10.2.19 3:06 PM (180.69.xxx.155)

    대체 언젯적에 하셨길래
    원글님이 동생들 학비를 대고 그랬나요?
    대충 어림잡아도 4-5년전 일은 아닐텐데요.
    전 동생들이 그러는게 이해됩니다.
    자식 다 필요없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는 자식한테 기대 살려고 작심한듯
    본인 노후대책 준비하라고 하면 쓰러지시겠죠?
    아버지가 정신을 빨리 차려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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