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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른들 싸움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ㅜ ㅜ
큰 돈이 얽힌 사태라서.. 간간이 터지던 문제였는데,
좋게 좋게 덮고 넘어가다가 술이 들어가면서 끝내 터져버린 거였죠.
저희 집은 중간에 낀 상태여서, 남편이 말리고 말리다가 결국 남편까지 폭발했고,
여자들은 싸우는 남편들 말리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문제는 싸움 그 자체보다 아이들입니다.
방에서 자기들끼리 잘 놀고 있던 미취학 아이들이... 겁에 질려서 울고 있더라구요. ㅠ ㅠ
방문 닫아놓고, 나오지 말라고 당부하고 남편을 말리러 나갔는데
("엄마, 왜 그래?"라는 질문에 "어른들은 생각이 안 맞으면 큰소리로 싸울 때도 있단다"하며 달래놓고...)
문 빼꼼 열고 나와서는 그 아수라장을 봤나 봐요.
물건 던지고 주먹 오가고.... 그런 모습을요.
결국 싸움의 주체자였던 시동생 내외가 집을 나가버리면서 상황은 종료됐는데요....
싸움이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겁에 질려 울던 아이들 때문에 걱정이 됩니다.
(시부모가 시동생네에게 큰 빚을 졌어요.
그런데 그 빚 갚을 생각은 안 하고...
또 무언가를 사지른 특유의 낭비벽을 발휘한 시어머니 때문에 터진 일이었죠...
자세한 얘기는 하기도 뭐하고 하고 싶지도 않아서 생략할게요...ㅜ ㅜ)
"엄마, 할아버지랑 삼촌이랑 왜 그랬어?"
"왜 그렇게 싸우는 거야?"
"무서워......"
..하며 계속 울다가 제게 안겨서 잠이 드는데...
잠들고 나서도 움찔움찔... 너무 안쓰러워요.
남편은 제게 못 볼 꼴 보여서 미안하다고,
나한테 창피하다고 사과를 하는데,
(예.. 시집 와서야 제가 곱게 자란 걸 알았어요... 시집 와서 거친 꼴을 좀 봤거든요.....)
시댁 어른이고 시집 식구들이고 다 상관 없고,
(예.. 학을 뗐다고 하죠.... 그냥 그러려니 싶어요, 이제.)
우리 아이들이 입었을 상처만 걱정이 돼요.
애들 앞에서 부부 싸움 한 번 안 한 우리들인데,
물건 집어던지고, 소리 바락바락 지르고, 주먹 오가는 꼴을 보았으니.......
어른들은 감정이 격해지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거니까 너희는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되자,
감정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 되자고 토닥이면서 잘 어르기는 했는데,
그 후 할아버지를 대하는데 서먹서먹해하더라고요. 피하고.
평소보다 좀 더 유심히 살피고 놀아주고는 하는데...
별 문제는 없겠지요?
어려서 엄마아빠가 말로만 부부싸움하는 걸 보고도
놀라고 무서워서 울고 언니랑 부퉁켜 안고 있고 그랬는데...
더 격하고 험한 걸 본 우리 아이들한테 미안하고.. 그러네요.
1.
'10.2.16 7:17 AM (125.181.xxx.215)뭐... 그정도로 큰 상처는 되지 않을거예요. 친부모도 아니고.. 삼촌 할아버지를 보면 얼마나 본다고 ..
2. 어쩌나
'10.2.16 8:09 AM (121.152.xxx.101)저도 고등학교때 친구네 집에서 자면서 격한(?) 부부싸움을 봤어요.
육박전 다음에 같이 자던 친구가 울면서 하소연하던 것도 생각나구요.
지금도 그 기억이 잊혀지지 않고 떠오르는데
더 어린 마음에 생긴 상처라...
잘 다독거려주시고 안아주시고 엄마아빠는 그렇지 않다는 확신을 주시는게 중요할 것 같아요.3. 걱정마세요.
'10.2.16 9:24 AM (211.36.xxx.184)제가 결혼하고 몇년정도 직장에 다녔답니다. 아이를 친할머니께 맡기고요.
아침저녁으로 출근전에 아이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
그런데 어느날 밤에 자던 아이가 일어나서 엄청 울고 뭔가를 무서워 하는 듯하고 절대로 안자려고 하더라고요.(다른 아이들은 종종 그런다지만 우리 애는 생전 그런 일이 없었던 터라...)
다음날 저녁에 어머님 댁에 들려 자초지종을 물어봤더니
낮에 아버님 어머님이 대판 싸움을 하신 모양... 육탄전도 하신거지요.
그걸 고스란히 보았으니 아이가 멀쩡할 리 있겠어요?
그런데 아이는 아이인지라 금새 잊더군요.
모르죠. 그게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는지 아닌지는...
그러나 15년이 흐른 지금 그애가 대학 갈 나이가 되었지만
그 일이 아이에게 무슨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고요.
본인이 전혀 기억못합니다. 오히려 애엄마인 제게 잊지 못할 일로 남았지요 ㅋㅋ
원글님 너무 걱정마세요. 잊을 겁니다. 문제 안생겨요.4.
'10.2.16 11:25 AM (125.181.xxx.215)고등학교때 본건 못잊지만 미취학 연령때 본건 다 까먹습니다.
님은 미취학 연령때 뭐 기억나는거 있으세요? 전 하나도 기억안나요...5. ...
'10.2.16 2:32 PM (183.98.xxx.179)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시간이 지났기도 하고 무의식속에 억압을 해서 그렇기도 하답니다.
저도 아주 어릴 때 엄마아빠가 말싸움하는 모습 보면 동생과 불안해서 미치려고 했어요.
그렇게, 순수한 아이들도 자라나면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어요 원글님.. 안타깝지만 말이에요.
아이들에게 해준 얘기, 잘 하셨구요, 안심하라고, 괜찮다고, 자꾸 도닥여주세요. 많이 안아주시구요.
그리고 엄마랑 아빠는 그런일 없으니까 안심하라고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