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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제이야기 조회수 : 982
작성일 : 2010-02-12 22:40:02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5살에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졸업생입니다.
본가는 지방이지만 고등학교때 서울로 상경했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녀 서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가족은 3식구로 외동딸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불화가 심해져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로 어머니는 중3때 영국으로 떠나셨고 지금까지 영국에서 살고 계십니다.
저는 고1때 친고모의 권유로 서울로 왔고 친척집에서 자랐습니다. 집은 고모집이고 고모는 일본에서 살고 계십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 상처가 있어서 21살까지 방황하다가 22살때 정신을 차려 세상을 똑바로 파악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제가 다짐한것은 부모를 부모로써 기대하지말고 한 사람의 부족한 인간으로써 받아들이자. 가족이 아닌 그냥 객관적인 인간으로써 생각하고 기대 하지 말자. 였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 저희 집은 매우 화목해 보입니다.
함께 살지 않지만 마음넓은 아버지에 조금 특이한 어머니 그리고 묵묵히 그런 가정을 이해하는듯한 딸.
의사소통이 잘되고 말이 잘 통하는 가족. 이렇게 보여요.
실상 아버지도 옛날 사람 같지 않게 나름대로 절제심이 강하고 다른 아버지들에 비해 융통성이 있으며
방관자 적인 애정으로 절 키워 한국에서 남들눈에 봤을때 저는 상당히 자유롭고 독립심이 강한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서양적인 마인드를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것만으로 설명이 가능할듯해요.
아무튼 아버지 혹은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면 주위사람들이 친구와 통화를 했냐 싶을정도로 생활방식에 있어서는 많이 자유롭습니다.
가족소개는 이정도로 하고 요즘 저를 날카롭게 하는 일이 있는데 제가 이일을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소화해야할지 몰라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아버지는 정이 많고 마음이 약하신 분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친척들 혹은 타인에게서 성인군자라는 소리를 들으십니다.
성인군자 들으려면 마음도 좋아야 하지만 많이 베풀어야 합니다.
주위사람들에게 물질적으로 (돈) 많이 베푸는게 천성인거라고 이해하며 살고있습니다.
그래서 늘 주위에 돈 냄새맡아 날아오는 벌레들이 들끊습니다.
하지만 베푸는것도 자신 스스로 사는게 안정도 되어서야 베풀어야 하는데 저희집 지방인데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18평짜리 2천만원도 안되는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imf 때 아버지가 하시는 사업에 부도가 나서 5년쯤 쉬다 5년전부터  일을 하시는데 여전히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제가 지방에 내려올때마다 이사좀 가자. 작아도 상관없으니 깨끗한 곳이라도 가자. 라고 하면서 마찰이 시작되어 "왜 그 개자식은(가족중 사기꾼으로 감옥까지 몇번 다녀온 아버지보다 5살 많은 아버지의 삼촌)  나도 못받는 용돈을 아빠한테 매달 30만원씩 받느냐"를 거쳐 감정싸움을 시작하면 아버지 늘 "피해보듯 살아야 하는게 좋다" 라고 말하십니다.

그런 책임감을 가지고 계신 아버지는 실상 저는 챙겨주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때는 일본에사시는 고모가 학비며 생활비를 대주셨고 대학교때는 장학금으로 학비를 버텼으며, 알바를 해서 용돈벌이를 해서 아버지께용돈 받은적이 몇번 없습니다.어릴때는 어린마음에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차차 커서 현실로써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며 기대하지않아야 상처받지 않을 아버지라는 사람이라고 납득하며 살아왔습니다.
가족에게 베푸는건 '장남'으로써의 습관적인 마인드 혹은 '정'이 많고 가족을 아끼는 성인군자라서 저럴테지.
내돈 아닌데 상관없지 않느냐. 라며 넘겼습니다.
그러던, 3년전쯤 제가 봤을때는 분명히 꽃뱀인듯한 여자가 아버지께 붙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하셨을때 같은 병실에 입원한 다른 할아버지의 딸로 만나게 됐다고 합니다.
훨씬 전부터 엄마에게도 독일인 남자친구가 있었고 (실제로 만나 즐겁게 지냈었고 지금은 헤어지셨습니다)
아버지께도  평소에 취미생활도 하고 여행도 함께할 괜찮은 여자친구를 만들어 보라고 수시로 이야기 했기에 담담히 축하까지 하며 잘 지내보라고 했습니다.
아빠에게 말로만 들어서 처음에는 괜찮은 여자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만난지 1달도 안되서 돈이야기를 꺼내고,(실제로 아버지는 벌써 어느정도의 돈을 줬습니다.)
서울대 의과대를 다니는 아들 유학보내는 비용과 경희대 영문과를 다니는 딸 용돈을 아버지께 이야기 했다는 이야기를 아버지가 몇개월 뒤에 하신후로 저는 그 여자를 꽃뱀이라고 말했고, 상당히 흥분하고 화를 난 상태로 아버지께 제 의견을 이야기 했습니다.
내가 봤을때는 아닌것 같다. 꽃뱀이 분명하다.그여자는 돈이 목적이다.아빠가 그 여자한테 줄 돈이 어디있느냐. 나는 100원을 쓰려고 해도 몇번을 고민고민하며 쓰는데 그여자에게 돈을 주면 내가 뭐가 되느냐.등등 화도내며 이야기했습니다. 그걸로 아버지와 몇번 마찰이 있었고 아버지는 내가 할일이 있는데.. 어떻게 그여자를 뒷바라지 해주겠느냐. 라며 안만난다고 하셨습니다.그뒤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그여자와 연락을 안하는듯했습니다. 그런데 1년전쯤 아버지 핸드폰에서 그 여자와 문자를 주고받은내용을 봤고, 또 아버지와 말다툼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돈은 주지 않는다. 가끔 안부를 묻거나 가끔 만나서 밥을 먹을 뿐이다. 그래서 저는 그럼 차라리 나한테 소개 시켜줘라,그렇게 계속 만나면 당당하게 나한테 소개시켜 주면 되지 않느냐. 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그럴사람이 아니라고 하는겁니다. 그땐 저도 너무 열이 받아서 아빠인생이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몇개월전 (저는 서울에서 생활중이기 때문에 몇달에 한번씩 집에 내려와서 일주일정도 머물다 갑니다.) 그 여자와 아버지가 문자를 주고 받은 흔적을 봤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화내지 않고 진지하게 "이 이후로 난 그여자 이야기를 꺼내지 않겠다. 아빠가 그여자가 그렇게 진지하게 사귀는 여자가 이니고 그 여자와 잘 정리 되고 돈을 주는 관계가 아닌 친구사이일 뿐이라고 아버지 입으로 확실히 이야기 했으니 아버지를 믿겠다." 라고 말하고 아버지께 확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설 연휴로 인해 지방에 내려와 있는데 어제 아버지의 핸드폰 문자에 그여자가 돈 잘받았고 고기가 먹고 싶다는 문자를 봤습니다. 제가 비웃듯이 아버지 앞에서 그 문자를 읽었더니 아버지가 흥분하시면서 왜 남의 문자를 보느냐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럼 아빠는 내문자 안보냐고 따졌습니다. 그러더니 내가 지금 밥먹으러 나가는게 그여자 만나는것 같냐면서 갑자기 헛소리를 하시더군요. 그래서 또 혼자 찔려서 깊게 생각하지 말라며 화가나서 제 방으로 들어온후 오늘까지 아버지와 말 한마디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 고민은 이렇답니다.
솔직히 아버지와 어머니께 그동안 자라오면서 받은 상처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무능력하고 무책임하며 어머니 역시 개인주의적이며 가정에서의 어머니는 못되는 여자 입니다.
저역시 이런 두분께 부모로써의 기대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 어머니는 만나뵌지 6년이 지났지만 별로
보고싶지도 않고 전화가 올때면 반갑다기 보다는 지겹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로써의 사랑보다는 혼자서 지내니까 밥도 못챙겨 먹고 힘들게 일한다는걸로 애정보다는 동정심이 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왜 아버지가 저 여자와 만난다는 사실에 화가 날까요?
아버지 돈으로 아버지가 돈을 쓰는건데 저는 왜 화를 내야 하는걸까요?
주관적으로 생각해 봤을때 저는 아버지께 화를 낼 필요도 없는것 같은데 왜 아버지의얼굴도 보기싫고 지금당장
서울로 갔으면 싶을까요.
제가 너무 이상한것 같습니다.
이제는 정말 부모라는 존재로 부터 완벽하게 독립하고 싶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길길이 날뛰고 화내고 실망하지 않게 ...정말 벗어나고 싶습니다.
답답해서 처음으로.. 어디에다가도 털어놓지 못한 제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정리해야 할까요?
어떤식으로 생각을 해서 아버지가 생활하시는걸 신경쓰지 않고 개의치 않고 넘길수 있을까요?
82님들 부탁드립니다..알려주세요.



IP : 121.178.xxx.21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답
    '10.2.12 10:49 PM (180.70.xxx.148)

    평생 개의치 않고 신경쓰지 않게 살수 없습니다..
    그게 가족이라서 그렇구요..
    님이 결혼해서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살아보세요
    두분에 대한 원망은 신랑이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남자일수록
    더욱 심해진답니다..정말 짜증나고 답답하고 원망스럽고 그렇죠..
    님이 잘사는거 그게 끝입니다!님 인생을 위해서~

  • 2. 화나는 게
    '10.2.12 11:06 PM (122.36.xxx.11)

    당연하다고 보여지는데요.
    머리속으로 정리해서 화나려는 감정을 누르고 싶은
    그 심정은 이해가 가는데...
    건강한 정서라는 면에서 보면
    화를 내는 자기 감정에 충실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됩니다.

    왜 화가 나느냐? 고 물어보면...
    저 유명한 드라마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홍시맛이 나서 홍시맛이 난다고 한 것인데 ..." ^^

    원글님은 부모에게서 받을 것을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당연한 기대를 접어야 했습니다.
    어린 시절 없이 강제로 성숙해야 했던 사람이구요.
    아버지에게서 사랑도 경제적 지원도 정신적 보살핌도 ..
    그 어느것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듣도 보도 못한 여자에게는 원글님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원을 하고 있다니...충분히 열 받지요.
    자식을 돌보기 위해서 남의 자식을 해치기도 할 정도로
    본능적인 모성 부성..이런 것을 먹고 자라는 게 자식인데
    짐승들도 하는 그것을 안 했던 분들이고 그것땜에
    원글님이 치뤘던 댓가는 아마도 만만치 않았을 것인데
    아버지의 저 행동이 왜 화나지 않겠어요?
    아버지의 돈? 그 돈은 나를 위해 쓰인 적이 없던 돈 이었지요
    당연히 나를 위해 썼어야 했었을 때도...

    자기가 화가 났는데 그 화를 풀어주지 않은채
    그 화가 부당하다..이상하다.. 내가 왜 화가 나야 하느냐..
    자꾸 이렇게 말하면 그건 자기를 억압하는 겁니다.
    화난 자기를 인정하셔야지 억압하면 어떡합니까?
    이제 원글님을 돌보고 사랑하지 않는건 부모가 아니라
    원글님 자신이 되어버리것 같습니다.
    마음껏 화내세요. 성질도 내고요. 비논리적인 분노 짜증도 맘껏 내세요.
    이제야 자식 노릇 한다..고 당당하게 주장하세요
    (여기서 자식노릇이란.... 못되먹은 사춘기 시절을 상상하시고)

    저는 내가 왜 화가 나느냐? 나 정리 잘해서 화내지 않게 좀 해달라...
    는 원글님의 하소연이 정말 가슴아픕니다.
    감정을 억압하다 못해 젊은 나이에 고목나무 겉껍질 처럼 변해버린 정서를 봅니다.
    물오른 버드나무 처럼 풋풋해야할 정서가 고목 껍질처럼 둔탁해지기까지
    겪었을 그 고생이 가슴아프네요.
    화내세요. 화내는 게 지극히 정상이구요 지금 이거 억압하면 원글님은
    불행해 질 거예요.

  • 3. ...
    '10.2.12 11:56 PM (122.32.xxx.10)

    원글님 글 읽으며 제가 막 속이 상하네요.
    이번에 고교를 졸업한 딸을 둔 엄마가 보니 우리 철부지 딸보다 조금 더 어른일 뿐인데
    지나치게, 너무 많이 스스로를 누르고 있는듯이 보여서요.

    원글님, 가족은 서로 웬수같고 지겨워도 다시 부둥켜안고 기대고 껴안고 그러고 사는 거에요.
    성인이 되어 나중에 떨어져도 자라며 같이 껵는 그 과정에서 세상을 준비하고 배우는 공동체란 말이죠.

    이 게시판에 여러 가족의 모습들이 보이고 상처들이 있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성공하든지 말든지 간에)이 계속되고 우리가 계속 세대를 이어가는 한 이 전통은 계속되는 거랍니다.

    원글님 어머닌 쿨하고 독립적으로 보여도 사실은 불편한 현실을 내팽겨쳐버리고 도망친 회피자요 무책임의 극치를 이루는 방관자에요. 아마 인정은 안 하셔도 그마음속 어딘가엔 이 '불편한 진실'에 꽁꽁 숨겨져 있으겁니다.

    아버지 역시 소극적인 회피자죠. 유약하기까지한.

    어리광도 반항도 다 성장에 필수적인 것들이에요, 원글님.
    화 나는게 뭐가, 대체 왜 이상해요?
    그거 당연한거구요.

    화 내려고 해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고 그냥 속만 답답할수도 있어요.
    계속 화 내세요. 그리고 아버지꼐 알려주세요. 원글님이 아버지의 무심함때문에 얼마나 상처받고 아픈지를.

    혹시 가능하시면 가평 다일공동체 치일도 목사님 주관하시는 캠프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봅니다.
    기독교인 아니어도 전혀 상관 없어요.

    원글님이 자유롭고 활기차게,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 사랑을 주고 받고 살도록 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을것도 같아서요.

    비록 익명이지만 지금 이순간 원글님께 사랑을 보내봅니다.
    원글님, 힘 내세요, 화이팅!!!
    부디 화내는데 성공하시길 간절히 기도해요..

  • 4. ...
    '10.2.12 11:57 PM (122.32.xxx.10)

    치일도목사님->최일도 목사님

  • 5.
    '10.2.13 12:42 AM (125.181.xxx.215)

    친딸에게는 용돈한푼 안주면서 남의자식 용돈준다니까 당연히 화가나죠.
    제 생각에 아버지가 많이 외로우실것 같아요. 여자를 필요로 하실것 같구요.
    여자에게 건넨돈이 얼만큼 큰 액수인지 모르겠지만, 그리 큰 비용이 아닐경우 데이트비용인셈치고 봐주세요. 아버지가 설마 큰 액수를 주셨을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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