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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슬픕니다.

마음이 괴로운 이.. 조회수 : 2,412
작성일 : 2010-02-09 23:57:45
돌 맞을 각오하면서도 글을 올립니다.
자격은 당연히 없다는것을 알면서도 위로 받고 싶다는것이 솔직한 마음이겠지요.

지난주 월요일 중절수술을 받았습니다.
30대 중반. 초등학생 두 딸아이..
이제 아이들이 컸구나 느끼고 있는데..
정말 청천벽력이었습니다.
몸이 너무 안 좋아 테스트기를해 본후 이틀동안 눈물이 마르질 않았습니다.

임신이었어요.
아빠도 늘 콘*을 사용하고 자주도 아니고.. 안심한 제가 잘못이죠.

제가 나이는 젊지만 심하게 혈액순환이 되질 않아
빈혈과 손발저림을 늘 달고 살고..
척추측만증으로 요즘 발목까지 부어서 잘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돈이 없어서 치료도 못 받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골반과 허리, 발목까지 아파 절뚝거리며 다니는,
또 돈이 없어 아이들 영어학원도 보내지 못하는
내 처지만 생각하고
그만 수술을 하고 말았습니다...
임신 5주였네요..

수술하면서 겪은 다리경련으로(척추측만증으로 다리 한쪽이 짧아서 일어난거라네요)
지금도 종아리부터 발목까지 아파 걷기 힘들고
게다가 신랑은 참 미안해 하면서 저에게 맞춰주고 잘 하는데
수술한 날 회사일로 늦고
다음날마저 본인 운동하고 늦게 들어오고
몸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는것도
또 본인이 나서서 수술하겠단 말도 없는것도
너무 서운하네요.

죄책감 때문인지
환청도 들리고 숨쉬기도 힘들고요...
일부러 우울해지지 않으려고 사람도 만나고 친정도 가는데 쉽게 감정회복이 되질 않네요.

최근 낙태관련 뉴스보도가 끊이지 않으니 더 죄책감만 커지네요..

수술후 열흘이 지난지금 괜찮아졌다 생각했는데
그동안 잘 참았던 아이들에게도 화를 냈네요.
몸무게도 자꾸 빠지고..
이제 저학년 아이들의 문제집 다 가져다 버렸습니다.
문제집 풀라고 제가 닥달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모든것이 화가 나면서도
겉으론 착하고 쿨한척 하는 제 자신도 싫네요.

요즘같은 예민한 시기에 올릴까 말까 고민도 많이했네요.
늘 퇴근하면 밥먹고 자기 바쁜 신랑을 보니 또 화가 나네요.

다음엔 인간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ㅠ.ㅠ

좋은글이 아니라 죄송해요..

저 이 글에 답글(원글로서)달지 않겠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IP : 115.161.xxx.222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0.2.10 12:05 AM (125.178.xxx.182)

    누구나 다 이중적인 성격이랍니다..
    원글님뿐 아니구요...
    마음이 많이 괴로우시고 힘드신거..글보면서 알겠네요...
    그치만..새롭게 맘 다잡고...
    이쁜 딸램들 보면서..스스로 위로하세요~~
    누구나 다 힘들때가 있고...누군가는..원글님처럼..
    지금 이순간이 제일 힘들거랍니다...
    힘내세요~~

  • 2. .
    '10.2.10 12:07 AM (122.42.xxx.74)

    힘내시구요. 이미 선택했고 그로인한 결과로 본인을 괴롭혀서 좋을 거 뭐 있나요.
    몸도 안 좋으신데 이제 고만 하셔도 돼요.
    다만 피임은 남녀가 함께 하는 거니 다음부터는 철저하게 준비하세요.

  • 3. 위로드려요
    '10.2.10 12:07 AM (125.190.xxx.5)

    몸 잘 추스리고..딸 둘이 더 이쁘게 잘 키우시면 되지요..
    잊으라고 하면 잊혀질라나 모르겠지만,,잊으세요..
    몇년전 어떤 통계를 보니 기혼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평균 몇회??? 이상 중절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깜놀할 만큼 많았던 것 같아요..
    양심의 가책같은거는 저기 멀리 던져버리시구요...

  • 4. 로그인
    '10.2.10 12:50 AM (180.64.xxx.51)

    이런 글 읽으면 울컥 합니다. 절대 우울한 마음 갖지 마세요. 잠시 잠깐의 양심때문에
    두 아이에게 할 몫을 세 아이에게 쪼개고 쪼개서 일생동안 맘 고생, 몸 고생 한다고
    생각하시면 그 역시 현명한 판단은 아니라고 봅니다.
    전 이미 아이를 더 낳을 수 없는 신체조건이라...주변에서 더 낳아 기를 여건이 안되지만
    모질지 못해서 기르는 엄마들 봤어요. 제가 원글님이라도 중절수술 했을 겁니다.

    산모의 건강과 체력, 정신력, 경제력 등등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수술을 하는 게
    두 아이와 본인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닐런지요. 단, 앞으로 피임은 확실하게 하셔야죠.
    말을 안 할 뿐이지 주변에서 아이 지우는 엄마들 너무나 많을 겁니다. 털어버리세요.

  • 5. ,
    '10.2.10 2:06 AM (121.148.xxx.90)

    슬퍼하지 마세요.
    딸들 잘키워야 하지 않겠어요.
    그리 슬픈일도 아니네요.
    힘내서, 지금 몸 추스르시고, 몸도 좋지 않은데
    맛있는거 해드세요

  • 6. 내일은 웃어요
    '10.2.10 2:07 AM (211.44.xxx.167)

    저는 한때 낙태 반대론자였지만
    지금은 태어나지 않은 생명보다는 태어나서 살고 있는 생명이 더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낙태 보도에는 신경 끄세요.
    그 만큼 많이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었으니
    최선은 아니더라도 원글님의 상황에서는 적절한 결정이었을 겁니다.
    우습게도 현 정부는 미국 정부, 그것도 과거 공화당 정부 흉내를 내는 듯 해요.
    낙태 문제도 그렇고... 대학 입시나 학자금 융자도 그렇고.......
    모든 점에서 다른 나라 것들, 자기네들 입맛에 맞는 것만 들여와서
    어설프게 선진화 정책으로 포장하고 있는 거죠.

    암튼...
    그만 마음 아파하시고
    떠나보낸 생명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대신 그 생명의 언니,오빠 현재 자녀들에게 많은 사랑 주세요.

  • 7. ...
    '10.2.10 2:11 AM (116.122.xxx.174)

    기운내세요. 죄책감 전혀 필요없어요. 현실에 충실하시고.. 최선이었다 생각하세요.
    넘 속상해마세요.. 괜찮습니다. 다 그래요...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답니다.

  • 8. 내일은 웃어요
    '10.2.10 2:17 AM (211.44.xxx.167)

    원글을 다시 읽어보니 따님이 두명이시네요....
    마지막 문장에서 '오빠'는 빼요.

  • 9. ㅠㅠ
    '10.2.10 2:28 AM (118.33.xxx.235)

    저는 이런글 읽으면서 가장 화가 나는게..남편들의 태도입니다..
    돈 기십만원 들여서 간단하게 정관수술 한번 하면 될 것을(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왜 모든 죄를, 죄책감을 여자들이 뒤집어쓰게 만드는 것일까요..
    왜 모든 죄의 끝에 여자들이 있고.. 상처 또한 여자들이 받는 것일까요..
    낙태란게 잘못되면 자궁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지요.
    또 그 후에 산후조리만큼 조리할 시간도 필요하구요.

    남자들의 이기심 때문에 여자들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 지는 현실이 싫으네요..ㅠ.ㅠ

  • 10. 너무
    '10.2.10 2:39 AM (116.47.xxx.63)

    슬퍼하지 마세요.
    님에게는 두 딸이 있고 님은 이제 님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셔야 합니다.
    다른거 아무것도 생각지 마시고 님의 건강을 챙기는 것에만 신경쓰세요.
    님이 건강해야 다른 가족도 건강할 수 있고 행복한거예요.

  • 11. .
    '10.2.10 5:15 AM (119.203.xxx.149)

    너무 안타깝네요.
    슬퍼하지만 마시고, 남편에게 섭섭해하지만 마시고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남편분에게 이성적으로 설득해 정관수술 하게 하세요.
    우선은 내몸을 위해서 그다음은 남편을 위해서요.
    꼬옥 이번기회에 남편 수술하게 하세요.
    두번 이런일이 있으면 안되지요.
    그래도 수술 안하겠다면 남편이 나쁜 사람이지만
    남편이 알아서 수술 안해준다고 수동적으로 있으면
    원글님도 지혜로운분이 아니랍니다.

  • 12. ...
    '10.2.10 6:27 AM (111.65.xxx.61)

    저같애도,,그런결정을,,,내렷을것 같아요,,
    너무,,죄책감 가지지마세요,,,,

  • 13. .....
    '10.2.10 9:15 AM (121.138.xxx.182)

    죄책감은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살면서 낙태에 대한 생각이 여러번 바뀌었는데, 요즘 낙태 관련 사회 분위기 좀 무섭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텐데, 자기 아이 낳고 안 낳는 것까지 법으로 규제하고 사회 통념으로 단죄해아하나요?
    남편도 당사자가 아니죠.
    그러니 그런 반응 보이는 겁니다.
    여자로 대어난 것이 죄네요

  • 14.
    '10.2.10 9:25 AM (119.196.xxx.57)

    슬프네요. 지금은 다른 것 생각하지 마시고 몸 추스릴 생각만 하세요.
    몸보신 충분히 하시고 미역국 부지런히 끓여 드시구요. 남편에게도 티 팍팍 내시구요.
    저 친한 엄마는 그렇게 해서 수술 후에 하혈을 너무 해서 병 생겨 버렸어요. 그래도 남편이 하나도 안 도와주더라구요. 그냥 누구나 당하는 사고라고 치부하고 몸 추스릴 걱정만 하세요, 아셨죠?

  • 15. ..
    '10.2.10 11:07 AM (121.158.xxx.253)

    원글님 얘기만 듣고도 제가 눈물이 나네요..
    그래도 자꾸 잊으시도록 노력하세요..
    건강 상하실까 걱정되어요..
    남편은 정말 자세히는 아내 아픈거 (몸이든,마음이든)
    모르더라구요..몰라서 그러려니 용서하시고,
    대신 요번에 꼭 정관수술하게 하세요..

  • 16. 원글입니다.
    '10.2.10 11:26 AM (115.161.xxx.222)

    모두 너무 감사해요.
    이제서야 답글들을 읽고 한참동안 울었습니다. 고마워서요.
    울고나니 기분이 좀 나아지네요..
    그동안 몇번밖에 글을 올리진 않았지만
    댓글에 상처를 받은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편안한 마음에 또 찾게되고 어제도 그래서인지 글까지 올렸네요..
    이렇게 큰 위로를 받으니 다시 기운을 차려봅니다.
    너무 감사해요..

  • 17. 몸조리
    '10.2.10 12:06 PM (219.248.xxx.104)

    당분간 무리하지 마시고, 몸조리 잘 하세요...
    몸 따뜻하게 하시구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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