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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에도 볕 들 날.. 올까요?

구질 조회수 : 1,184
작성일 : 2010-02-07 14:18:20
아이 둘 키우는 30대 중반이에요.
집에서 재택근무하면서 월 70만원 정도 벌고,
월급쟁이 남편이 월 200만원 정도 갖다 주죠.

가진 돈은 5000만원.
3000만원 대출 받아 8000만원 다세대 전세 살면서,
다달이 40만원씩 갚아가며 살고 있어요.
통장 잔액은 몇 만원도 아닌 몇 천원.
1000만 정도의 보험대출이 있으니 실제 가진 돈은 4000만원 정도겠군요.
(시댁 빌려드렸어요..ㅠ ㅠ)

어떻게 보면 정말 무난한, 평균적인 우리나라 중하층 4인 가정..이겠죠.

하지만 남편이 전에 그런 말을 하더군요.
10년을 타서, 3달에 한 번은 엄청 수리비가 드는 소형차를 타고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한 외제차를 보면서 "우린 평생 저런 차 못 타겠지?" 이러는데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나더군요.

그런 차가 타고 싶으면 더 올라갈 궁리를 하든지, 더 벌 궁리를 하든지, 더 아낄 궁리를 하든지...
어린 시절 유복하게 자라 누릴 건 다 누리고 싶어하면서 큰 노력은 하지 않는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 거예요...

미래 대책이라고는 하나도 되어 있지 않고, 빚더미 위에 앉아있으면서도
연신 해외여행이며 맛난 먹거리며 명품을 달고 살려는 젊은 시부모님과(아직 환갑도 전이에요..)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

당장은 길거리에 나앉을 정도는 아니지만,
집 한 채 없고, 빚만 있고, 아이는 어리고, 시부모님은 대책이 없고... 이런 현실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수입을 늘리고 싶어서,
제가 할 수 있는 부업을 하면서 하루 평균 3시간 자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 그런 노력이 마냥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결국 이렇게 매일 허덕대며 아이들 뒷바라지하다가,
아이들 자라면 대책 없는 시부모님 뒷바라지하다가,
더 나이 들어서는 남편과 쓸쓸히 늙어죽을 걸 생각하면....
일을 하다가도, 아이들이랑 놀아주다가도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 그런 충동이 일어요.

친정 부모님은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며,
너무 아둥바둥 살려고 하지 말라고 저를 걱정하세요.
(무리해서 일을 받아서 걸핏하면 밤새며 일하고.. 앓아눕고.. 그러거든요..;)
본인들도 아무런 기반 없이 시작했으나, 이렇게 잘 살고 있지 않냐고.

네. 친정 부모님 힘들게 사셨어요.
하지만 타고난 근면함과 검소함으로 모으고 모으고 아끼고 아껴,
현재 큰 문제 없이 연금 생활 하고 계십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외식 한 번 한 적 없고, 백화점 같은 곳에서 옷 한 벌 산 적 없어요.
가족여행 같은 건 꿈도 꾸지 않는.. 그런 삶이었어요.)

반대한 결혼이라 죽어도 친정에는 손벌리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천정 부모님께는 시부모님이 약간의 사치벽은 있으나 좋은 분들이다, 남편은 성실하고 나한테 잘한다,
아이들은 좀 개구지지만 그래도 제 몫은 할 것 같다 등등,
일체 힘든 내색은 하지 않는데..... 그게 제 얼굴만 봐도 보이나 봐요.

아이들 보면서 열심히 살아야지, 싶다가도-
바보 같이 살고 있다는 생각에 저 자신이 너무 한심해집니다.

내년에 지금 살고 있는 전세집에서 나가야 하는데,
이 전세난 속에서 어떻게 또 집을 구하며,
한 달에 백만원씩은 마이너스가 나는 걸 미친듯이 부업해서 메꿔나가고 있는데,
제 부업비는 자신들 용돈으로 달라는 철없는 시부모를 어찌할까..........
생명도 짧은 영업사원인 남편 차도 바꿔줘야 하는데(영업사원이라 차가 필수거든요).... 등등등등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자니 너무 막막하고 갑갑합니다.

..넋두리가 길어졌네요.

평안한 일요일이어야 하는데...
아이들은 둘이 놀고,
남편은 TV보다 잠들었고,
전 일거리 부여잡고 컴퓨터 앞에 있다가...
다만... 미래에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자꾸 우울해져서,
어떻게든 마음을 추스려야겠다는 생각에 여기에 마음 한 자락 풀고 갑니다.
IP : 218.50.xxx.2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2.7 2:27 PM (121.130.xxx.81)

    반드시 좋은날 올겁니다.. 97년에 결혼했는데 시댁이 워낙 가난해서 진짜 맨몸으로 시작하고
    친정집에 얹혀살고 큰아이 한살때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IMF때 우리 남편 길거리 무료급식하고... 하도많아 책을 쓸정도네요.. 아이들 때문에 무조건 살아야 한다고 젊었을때부터 맞벌이
    빡세게하니 지금은 숨좀 쉽니다.비록 가진건 없지만 내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요..
    열심히 살다보면 해뜰날이 옵니다.. 희망 잃지마세요.

  • 2. ..
    '10.2.7 2:33 PM (125.140.xxx.180)

    남편벌이가 저러면 시댁에서 손벌리는게
    제상식으로 이해가 안되요..
    애들교육 시키며 우리들 노후까지 생각하자면
    시댁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용돈 못 드릴거같은데...
    원글님, 너무 착하시고 열심히 사시니
    되려 시댁에서 의지하나봅니다..ㅠㅠ
    저같음 나쁜 며느리 소리 듣고 애들 초등까지는
    교육비 조금 아끼고 좀 더 모을거같아요..
    지금 시댁에 돈 해드릴 여력이 어디 있나요?
    열심히 살아도 헛헛해 하실만 하네요..
    그래도 기운내시고 건강 챙기세요..

  • 3. 윗님처럼
    '10.2.7 2:36 PM (58.237.xxx.36)

    저도 97년 결혼, 여전히 결혼할때 가져온 오래된 연식의 차 가지고 다닙니다.
    저는 전세 1000. 빚은 없구요.
    생활비 풍족하지 않습니다.
    요리, 좋아하는데 맘대로 식자재 살 수 없어 요리책 빌려다 보고 눈요기만 합니다.
    하지만 늘 감사해요.
    식구들 병원 생활 하는이 없고 햇볕을 쬐면 활기차게 걸어다닐 수 있고 좋아하는 책 맘대로 읽을 수 있고 82에서 좋은 님들 많이 만나고 배우고, 삶은 돈이 아니라도 즐거움으로 차있네요.
    힘내세요.
    진흙 쿠키 먹지 않아도 되잖아요.
    북한에서 태어나 살고 있다면 이 형편도 못되겠죠.
    "좋은 생각이 좋은 삶을 만든다" 파이팅!!

  • 4. ...
    '10.2.7 2:40 PM (121.130.xxx.81)

    맨 첫글썼는데 5남매 막내인데 우리 어머니가 결혼하기전 이형님 저형님 다 퍼다줘서
    정작 결혼할땐 무일푼으로 결혼했어요.. 저는 결혼과 동시에 다짐한게 있다면 절대로
    돈 관리는 내가하고 그 동안 형님들 우리남편이 벌어놓은것 다 갖다 썼으니 무조건 돈에
    관한한 없다고 선포하고 뭔때만(명절,생신)만 빼곤 절대로 돈 드리는일 없어요.. 내 코가
    석자인데 줄돈이 어디있겠습니까?? 아주 강하게 나가세요.. 그게 살 길입니다.

  • 5. 위를 보면
    '10.2.7 2:54 PM (125.131.xxx.199)

    남편분이 평생 외제차 못타보겠다는 말이 왜 화가 나시는지 살짝 이해가 안가네요.
    외제차 굴리고 사는 사람보다 평생 못 굴려보는 사람들이 훨씬 많지 않나요??
    뭐 소나타도 못 끌어보겠다는 소리를 했다면 화가 날만해도 제가 보기엔 그리 화날 상황은 아닌거 같네요.
    제 주변엔 연봉 1억에 10억 아파트 갖고 있어도 소나타 이상은 안굴리는 사람들 많습니다.
    아무튼 원글님 혼자 너무 아둥바둥 하시는거 같아 안타깝네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신거 같은데 너무 조바심 내지 마세요.
    남편분이 성실하시다면 아이들 좀 크면 원글님도 부업이 아닌 가게라도 하나 꾸려보세요.
    시부모님들께는 절대 수입이 어느정도인지 얘기하지 마시고요.
    평범한 인생이라면 지금은 인생에서 가난한 시절이 맞지요.
    두분다 돈을 벌기 시작한지 10년이 안됐을테고 아이들은 어리고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당연한겁니다.
    너무 속상해 마시고, 차근차근 돈 모으셔서 종자돈이 커지길 기다리세요.

  • 6. 줄리
    '10.2.7 2:55 PM (211.200.xxx.48)

    버는것보다 중요한건 모으는것과 주위에서 퍼가는것 이더군요.
    많이 벌어도 많이 나간다면 꽝이고 적게 벌어도 나갈곳 없으면 모이구요.
    주택문제로 뻥튀기 안되면 집은 없는거고 부동산 누가 물려주지 않으면 없는거고
    진짜 돈모아서 뭐하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누가 좀 이런거 해결해주지 않나요?
    그나마 집안에 환자없으면 다행입니다. 병원비에 집날아가거든요.

  • 7. 에고
    '10.2.7 3:06 PM (59.18.xxx.124)

    저와 비슷한 연배이신 것 같은데......전 결혼도 못했고...빚도 있고....편찮으신 부모님까지 계십니다(제가 책임져야할).

    저보단 나으시네요.
    죽고싶다는 생각 하루에도 열두번씩 하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래,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힘을 내보자, 생각했습니다.
    원글님도 힘내세요.

  • 8. 똘이엄마
    '10.2.7 4:42 PM (180.64.xxx.235)

    볕뜰날 옵니다~
    남편분이 똑같은 상황에서 "내가 우리 마누라 저런 차 꼭 사줘야지.."빈말이라도 이렇게
    얘기해줬음 좋았을텐데..^^;; 님 기분 너무너무 이해되요..저도 결혼하고 처음에 몇년동안
    적은 돈이지만 매달 돈 모으고 살았는데 이번에 대출을 조금 하면서 한달에 나가는 돈이
    목돈이 생겨버리니까 돈이 모이지가 않고 참 한달 한달 우울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돈을 벌어도 버는 족족 나가는 돈이 되니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이 돈을 모으면
    얼마나 좋을까~이런 생각 혼자 속으로 계속 되뇌이고요..^^;;
    그래도 언젠가는 '여유'라는 걸 느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산답니다~
    대출하신 돈 다 갚고 돈 차곡차곡 모을 수 있는 날 꼭 올거에요..열심히 사시니까요^^
    누가 어떻게 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랍니다..아이들 이쁘게 키우세요~

  • 9. 네, 옵니다.
    '10.2.7 10:59 PM (59.11.xxx.180)

    이렇게 생각해야 희망이 있지요.
    크게 생각하세요.
    예전 양반, 상놈에 노비가 있던 시절보다는 발전된 사회니까요.
    다시 양반, 상놈의 계급사회로 어느듯 다가선 느낌이 나지만, 힘내십시오.
    세상사 뒤집으면 그만입니다.
    님같은 희망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뒤집어질수도 있는게 세상입니다.
    돈과 멋진 외제 자동차, 모두가 멋진 비싼 외제차를 쓸순 없지요.
    모두가 끌고 다닌다면 도로사정이 더 안좋아지고 공기도 더 나빠지겠죠.
    이젠 다시금 모두를 위해 소박한 생활을 생각해볼때가 아닐런지요..
    대중교통이 좀더 편해지고 일반화되는게 우리가 숨쉬는 공기를 위해선 더 좋을듯합니다.

  • 10. 시어머님이
    '10.2.8 4:52 AM (118.219.xxx.249)

    정말 문제시네요
    도와주진 못할망정 쪽박까지 깨실려는분같아요
    어렵게 부업하는걸 달라고 한다는게 정말 말이 안되는거같아요
    우리집은 친정엄마가 원글님 시어머님같은분이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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