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기생충 박멸

서민교수님 조회수 : 288
작성일 : 2010-02-06 23:57:27
마이클럽 펌이예요
--------------------------------------------------------------------------------------------
서민의 과학과 사회]기생충을 닮은 당신께
서민 | 단국대 의대 교수

“기생충학을 해보지 않겠니?” 졸업 후 뭘 할까 고민하던 본과 4학년 때, 기생충학 교수님의 권유는 그후 내 인생을 결정지었다. 그로부터 19년째, 난 앉으나 서나 기생충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기생충의 특성에 대해 한번 말해 보겠다.

첫번째, 기생충은 남의 것을 뺏는다. 대부분의 기생충은 작은 창자에 살면서 영양분을 섭취한다. 우리가 먹는 밥이 스스로 혹은 가족 누군가의 노동을 통해 얻은 것인 데 반해 기생충은 편안히 앉아 음식물을 받아먹는다. 자신이 열심히 벌어 얻은, 게다가 소화하기 좋게 잘 씹기까지 한 고기가 회충한테 간다고 생각하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생충을 퇴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건데, 만약에, 아주 만약에, 남이 발로 뛰어 얻은 르포 자료를 무단 도용해 책을 낸 사람이 있다면, 심지어 그 사람이 그걸 이용해 높은 자리에 오르기까지 했다면 우리는 그를 ‘기생충 같은 자’라고 할 수 있겠다.

두번째, 기생충은 후안무치하다. 환자로부터 아시아조충이라는, 길이가 3m에 달하는 기생충을 꺼낸 적이 있다. 환자는 시도 때도 없이 기어 나오는 기생충 때문에 1년간 병원 네 군데를 전전하며 고생을 했단다. 그쯤 괴롭혔으면 조금은 미안한 표정을 짓는 게 생물이라면 지녀야 할 도리이리라. 경찰에 붙잡힌 범인들처럼 점퍼를 뒤집어쓰고 있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부끄러워하는 표정은 지어야 마땅할 거다. 하지만 그 기생충은 놀랍게도, 웃고 있었다. 그때 생각했다. 아, 기생충이란 놈들은 참으로 뻔뻔한 애들이구나. 만약 누군가가 표절을 해놓고서 “초고를 본 적도 없다”고 한다든지, 표절 보도에 대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적반하장 격으로 소송을 벌이기까지 한다면 우리는 그를 ‘기생충 같은 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세번째, 기생충은 약자를 괴롭힌다. 아프리카에서는 말라리아라는 기생충 때문에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는다. 수단에서는 간경화를 일으키는 주혈흡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들 그리 잘사는 나라는 아니다. 회충 몇십 마리가 몸 안에 있어도 밥 한 숟갈만 더 먹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기생충은 대부분 밥 한 숟갈을 더 먹을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한다. 지지리 못살던 1960년대 우리나라의 기생충 감염률이 80%를 넘은 것처럼. 한마디로 기생충은 가난하고 약한 자들의 적이다. 그러니 자기가 권력이 있다는 이유로 “우리에게는 돈과 힘이 있다. 가만 안 둘 거야!”라고 한다든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사람에게 “다시 한 번 주둥이를 잘못 놀리면 네 혀를 잘라 놓겠다”고 협박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를 ‘기생충 같은 자’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위에서 말한 세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진 사람이 과연 있을까? 에이, 설마. 한두 가지 정도에 해당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겠지만, 세 가지 모두를 갖춘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울 성싶다. 만에 하나, 이건 100% 가정인데,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에게 ‘이 기생충아!’라고 외쳐야 할 것이다. 한 술 더 떠서 그 사람이 아주 높은 자리에 있다면, 그 사람을 아는 모든 이가 들고 일어나 그를 끌어내려야 마땅하다. 기생충은 보는 즉시 때려잡아야 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 방관만 한다면? 우리들 역시 기생충보다 하등 나을 것 없는 존재이리라.

-경향신문
IP : 110.14.xxx.54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15558 난 게장이 싫어요.. 31 왜? 2008/10/19 4,452
    415557 모유수유중 살이 왜 안빠질까요? 18 뱃살공주 2008/10/19 1,151
    415556 에콰도르 영주권과 외국인학교 1 뉴스그후 2008/10/19 876
    415555 백화점에서 산물건교환하는거요! 3 교환 2008/10/19 511
    415554 숙명유아원 아시분 계세요? 3 궁금 2008/10/19 914
    415553 절대로 그냥 이번엔 2008/10/19 315
    415552 일이좋아? 내가 좋아? 2 속상한 이 2008/10/19 365
    415551 뜨개질을 배우고 싶어요. 9 현모양처워너.. 2008/10/19 945
    415550 겨울에 꼭 필요한 의상 아이템은 뭐가 있을까요?(옷 몇벌씩 있으세요?) 6 마음은 멋쟁.. 2008/10/19 1,457
    415549 코스트코에서 연어사고싶은데요 11 연어 2008/10/19 1,536
    415548 내일제주도날씨가 어떨까요? 3 급해요.. 2008/10/18 232
    415547 매달 의료보험비 10만원이상 6 개인사업자 2008/10/18 847
    415546 10년만기펀드 10년만기 2008/10/18 427
    415545 열쇠를 꽂아놓고 집에 들어왔어요 15 5시간반 2008/10/18 1,913
    415544 담배 피우는 남편 너무 미워요... 3 골초남편 2008/10/18 513
    415543 음식이름 좀... 3 ^^ 2008/10/18 412
    415542 싸우고 시댁에 알리지 말라고 하는데.. 5 aaa 2008/10/18 946
    415541 직불금 명단 공개 못한다. 2 열받아 2008/10/18 416
    415540 저에게 시키는 일이 아니니 그냥 가만히 있는게 정석인가요? 1 참외 2008/10/18 539
    415539 부부가 보기 좋은 영화.. 1 엄마 2008/10/18 571
    415538 오늘 무섭다는 생각이 ..... 4 우노 2008/10/18 2,852
    415537 미래에셋CMA통장 이용하시는 분들~! 3 경제무개념 2008/10/18 1,526
    415536 보통 부부싸움에 시어머니가 개입하나요? 5 억울해요 2008/10/18 1,315
    415535 새마을 금고는 어떤가요? 3 지베르니 2008/10/18 448
    415534 호칭에 대해서 질문드려요... 4 궁금이 2008/10/18 371
    415533 남대문 어디에서 팔까요? 2 남대문 2008/10/18 716
    415532 전쟁이 일어날까봐 너무 떨려서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28 걱정 2008/10/18 6,825
    415531 얼마남지 않은 기회가 오는군요. 11 구름이 2008/10/18 4,733
    415530 촛불집회에서 만난 여자친구 10 부러워 2008/10/18 1,343
    415529 현미에 바구미가 생겼어요 5 어쩌나 2008/10/18 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