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그냥 물이 아니야....

[문수성]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데,
한 보름 전쯤부터 갑자기 물도 틀지 않았는데 모터가 윙윙거리며 끊임없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모터고장인줄 알고..모터 교체를 했습니다.
그래도 똑같은 증상...

날이 너무 추워서 어딘가 얼어 있나부다...
좀 더 기다려보자는 남편말에...
잠시 물 틀어서 통에 받아 놓고...모터 꺼놓고...그래가면서 살았네요.

빨래도 밀리고,
집은 먼지 투성이가 되고,
씻으려면 목욕탕 가고...
주전자에 물 받아두고...
설거지도 통에 물 받아서 하고...

그렇게 보름을 살고보니...
물이 그냥 물이 아니다 싶습니다.
물이 없으면 어떻게 살까..싶고..
지하수가 고갈되면 어쩌지 ? 하는 공포가 밀려듭니다.

어제 누수탐사하시는 분들 불러서 공사를 했습니다.
관이 얼어서 터진거 맞았습니다.

다 고치고 나니, 다시 물이 콸콸 쏟아집니다.
처음 이사올때보다 더 쏟아지는 걸로 봐서..
그간 쬐끔씩 계속 새고 있었던게 맞는거 같습니다.

물이 잘 나오는데도...이제는 함부로 못 쓰겠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설거지 통에 물 받아서 설거지하고,
오랜만에 돌린 세탁기의  물을  다시 받아서 목욕탕 청소했습니다.
물을 쓰는 방법을 좀 바꿔바야겠다 싶습니다.

모타 간것까지 약 50만원돈이 들었는데..
남편은 집주인에게 말하지 말고 우리가 물자고 합니다.

올해 3월쯤이면 우리집 지어서 이사갈텐데...
지난 5년간 우리가 잘 살았으니..그 정도는 해줘도 된다고..
맞는말 같아서...그러자고 했습니다.

기왕 고치는거 씽크대 수도꼭지, 샤워꼭지, 개수대 수도꼭지까지 모두 교체를 했습니다.
다음번에 들어올 사람에게 욕은 먹지 않겠지요 ?!

그나저나 50만원이 부담스럽긴 하네요...

[.]

너무 착하시지만, 새집 지어서 이사가신다니 그 착함이 보상받는 것 같아 다행이고 (보상 못받는 삶이 더 많은 세상에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