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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 싫고, 욕심도 없는 딸..제가 잘못키웠나봐요

시름엄마 조회수 : 1,841
작성일 : 2010-01-26 18:18:28
제 딸..이번에 고등학교 졸업합니다.
요즘은 누군가가 딸이 몇살..이냐고 물으면..잠시 우물쭈물합니다.
00대학 들어갔어요..하면 좋을텐데..

어제..제딸과 듣보잡대학으로의 진학(이것도 합격도 아니랍니다. 예비지..)과 재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중..
'고생하기 싫다' ..'그학교도 괜찮다'는 딸애의 말에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네요.
왜 우리딸은 욕심이 없을까요..
높은 기대치가 없을까요...

제가 어디서부터 잘못 키운건지.. 새삼 돌아보게 되네요.

저와 남편은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일류대를 나왔어요.
거길 가기위해 부단히 노력했고..아니 정확히 말하면..미쳐있었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대학원...울남편은 박사과정...
그 과정은 힘들고 괴로웠지만 인생의 큰 보람으로..명예로..자존심으로..견디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울 딸애는.. 그런게 없네요.
뭘 하겠다는 것도 없고.. 꿈도 야망도 없어요.
꿈이 없다보니..이과 문과 선택도 그냥..문과의  암기과목이 싫어서 이과를 선택하대요.
지금 대학은 듣보잡대학 예비순번 받은거 2개 나머진 불합격..
그래도 예비순번 받은것에 기대를 하는가봐요. 에효~
아마도.. 아무데나 가놓고 좀 놀고 싶고.. 연애하고 싶고.. 그런가 봅니다.

학교 아무데나 들어가서 편입하겠다는데..
편입은 쉽냐? 고 툭 말해놓곤..
교과서처럼 '그래도..널 믿어'라고 말을 해줬어야하나..싶네요.

너무
우울하고 속상해서
방바닥에 대자로 누워 멍하니 천정만 보게 됩니다.
IP : 116.36.xxx.15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1.26 6:25 PM (218.38.xxx.130)

    '그래도 널 믿어'라는 맹목적 지지는 교과서가 아니래요.
    저도 최근에 '양육쇼크'란 책을 읽었는데 참고할 만한 바가 많더군요....
    아마 따님은 도전한 후 실패할 것이 두려워 현실에 안주하는 게 아닐까요?

    어릴 적 '머리좋다'는 이야길 많이 들으면 그렇게 된다고 해요.
    왜냐면 계속 머리 좋단 이야길 듣고 싶고, 그걸 인정 받기 위해선
    쉬운 도전만 해야 하거든요. 어려운 도전 했다 실패하면 머리 좋다는 평가가 박살나니까...
    그래서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칭찬만이 올바른 것이라고 하더군요.

    대입을 앞둔 자녀에게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무조건적인 지지보다 냉정한 앞날을 설명해주면 어떨까요?
    너가 그런 대학을 가면 그런 대학의 남자와 결혼하게 된다든가.. -_-;;;;;;
    좀 예가 그렇지만..;;;

  • 2. 원글이
    '10.1.26 6:34 PM (116.36.xxx.157)

    음님..
    그런 쇼크는 고등학교 3학년 내내 주었지요.
    지금 이런거 해야한다..라고 하면 이런핑계 저런핑계를 대서 안하더니
    이제와서 하는 말이..엄마 말이 맞았다네요 .
    그러면서도... 지금 재수를 권하는 제 말에..고생하기 싫다 합니다..
    당장의 힘든 것을 하기가 싫은 거지요..
    앞으로 몇년후..그때 엄마 말 들을 걸 그랬어..할라나요. -_-;;

  • 3. ......
    '10.1.26 6:40 PM (114.205.xxx.21)

    도전한 후 실패할 것이 두려워 현실에 안주하는 게 아닐까요? 22222
    제 시누이가 그렇습니다...
    뭘 할려고 안합니다...결혼도 취업도 공부도...40인데 노인네가 용돈줍니다.
    얘기해보면 이렇게 살다 죽겠다..라고 합니다...나중에 유산이나받아서...

  • 4. 원글이
    '10.1.26 6:54 PM (116.36.xxx.157)

    저와 동문이 되라는 것도 아닌데..
    그저 경기권만이라도 가라 하는건데..제 꿈이 너무 큰건가요.
    본인은 저리도 무덤덤한데.. 저는 왜 그 학교 생각만하면 눈물이 나오는걸까요..

  • 5. 걱정마세요
    '10.1.26 6:58 PM (218.153.xxx.55)

    엄마 눈엔 그렇지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지금 다 소용없는 얘기구요... 아이가 다 성장했으므로...
    그러나 실망할 일이 아니랍니다...
    지금 아이가 목표가 없고 나른해 보여 걱정이신데, 아직 끝이 아니고 계속 생각이 변합니다
    그 애 나름대로 살길을 찾을테고 엄마가 걱정하는 가운데서 또 발전을 할거예요.
    결국 도전의식없고 게으른 그 딸이 부지런하고 성취욕있는 배우자를 만나 나름 만족스런 삶을 살테니 너무 걱정마시고 기다리세요.
    악착같이 공부하는 딸을 기른 분들도 나중에 또 나름 고민 있으시더라구요...

  • 6.
    '10.1.26 6:58 PM (59.7.xxx.243)

    제가 어릴때 좀 잘 하는 아이었어요. 지금도 엄마가 자랑스러워 하는 딸인데요...
    저는 솔직히 혼자 알아서 책읽고 공부하고 그랬거든요. 학원,과외없이도 혼자 다 알아서 했죠.
    제가 일하니까 우리딸을 엄마가 봐주셨는데 엄마는 저를 키운 경험으로 애 혼자 그냥 두면 알아서 잘 하겠지, 생각하셨어요. 저도 뭐 알아서 하겠지, 어려울 거 없잖아, 했구요. 근데 아니더라구요.
    저희 엄마나 저나 '아니 이걸 왜 몰라?' '어이구 니네 엄마는 맨날 백점이었어' 이런 말을 꾸짖는게 아니라 농담처럼 해도 아이가 엄청 스트레스 받더라구요. 나중엔 거의 눈을 부릅뜨고 '엄마가 그렇게 잘 났어~!!' 하더군요. (초등학교 1학년때)

    아,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아이에게 자신감도 많이 넣어주고 잘한다, 잘한다, 해줘서 지금은 1등해요.

    제 주변에도 엄마,아빠 훌륭한데 애들이 공부 못 하는 집 많거든요.
    보면 엄마,아빠나 주변 사람들에게 주눅들어 처음부터 그냥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지금이라도 많이 다독여주시고 공부 아니라도 다른거 잘 하는거 찾아주세요.

  • 7. 죄송하지만...
    '10.1.26 8:09 PM (123.204.xxx.217)

    재수에 관한 것은 따님의 생각이 훨씬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 8. 우선
    '10.1.27 4:46 AM (24.111.xxx.4)

    우선 님 탓 아니니 자책하지 마세요.
    잘못 키우신게 아니고 따님이 좋은 환경에서 주욱 나고 자라서
    나쁜 환경에서 사는게 얼마나 힘들고, 나중에 후회가 되는지 느낌이 없어서 그런것 같아요.

    딸 눈에는 부모가 명문대 나와서 딱히 더 좋아 보이는게 없다고 생각되서 그럴 수도 있고요.
    원글님 사는게 별로라는 말이 아니라요
    명문대 나오고 부모가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이렇게 사는건데
    딸은 그게 대단하게 생각되지 않고 공부 좀 덜해서 그보다 못하게 산다해도
    뭐 얼마나 더 못살까 이런식으로 현실감각이 없을 수 있다는 말이죠.

    부모가 잘나서 그 기준을 맞추려고 더 열심히 하는 애들도 있는 반면에
    님 딸처럼 고생 안해보고 계속 좋은환경에서 자라서
    자기가 받는 혜택에 무감각해서 욕심없고 별 의욕없고 이렇게 되는 애들도 있어요.

    욕심이 없으면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해서 오히려 많이 가진 애들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도 있고
    행복해서 사니 오히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할 수도 있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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