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며느리생일과 시어머니생신

초보새댁 조회수 : 1,308
작성일 : 2010-01-20 12:26:51
안녕하세요~ 작년 가을에 결혼한 새색시입니다.

올 해 서른 다섯. 남편은 서른.  꽤 오래 연애하고 시댁의 반대를 뚫고 결혼했어요.

두살 터울 남편 누나 먼저 결혼해야 동생 할 수 있다고 2년을 넘게 미루고 미루시며

남편이 작년 봄에 결혼하겠다고 집에 거의 선언(?!) 한 이후로 시어머님 한 달 넘게 침묵모드.

허락하신다며 두달이 넘게 주말마다 저희 불러

같이 있을때는 제게 한없이 잘 해주시고 아들 자리 비우면 바로 제게 비수를 꽃는 말씀과 행동을 하셔서

허락한게 아니시고 나보고 알아서 나가떨어지라는 말씀이시구나...

연애하면서 이 사람이 참 좋고, 인생 즐겁게 함께 살고 싶고, 이 사람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는데

이렇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님께 귀하고 예쁜 아들의 아내가 아닌

내 아들 뺏은 나이 많고, 변변한 직업 못 갖고, 누나 혼사길 막는... 전~혀 맘에 안드는 존재로

마치 내가 죄인인양 환영받지 못하는 새식구가 되야한다는 게 너무 괴로워서 결혼을 다시 생각하기도 했죠.

우여곡절끝에 결혼하고... 그 이후에도 참 섭섭한 일 많았는데...

지난 토요일이 제 생일이었어요.

남편이 주말에도 일을 해야해서 금요일 밤 12시에 둘만의 조촐한 생일파티를 해주었네요.

그러곤 갑자기 친정부모님도 일이 있으셔서 남편만 빠지기로 했던 점심 약속마저 취소되어

코엑스에 가서 책 보고 , 밥 사먹고, 차 마시고, 예쁜 수면양말도 사고, 영화 보고~

몇 년만에 시내 나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네요.

그런데 영화를 보느라 핸드폰을 꺼놓은 2시간동안 시어머님께서 30통의 전화를 하셨네요.

우선 핸드폰 끄기 전에 남편과 영화보고 제가 집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맥주 한잔 하기로 약속을 했기에

남편에게 먼저 전화를 했습니다. 룰루랄라~ 퇴근 좀 빨리하게 되서 코엑스에 다 왔으니 쫌만 기다리라합니다.

가슴이 콩닥콩닥. 영화는 6시~8시에 보았고, 보통 이시간에는 연락하지 않으시기에

생일이라고 이리 전화를 많이 하신건가~ 꺼져있어서 걱정 많이 하셨나보다... 생각하고

남편 만나서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요지는 밤에 어딜 가셔야해서 미리 전화하신거고, 선덕여왕 뮤지컬이 보고싶으시다고...

평상시 밤10시마다 시어머님은 지방에 계시기에 주무시기 전에 꼭 전화를 하십니다.

안 받으면 아침 6시에 일어나셔서 하시기때문에 놓치지 않고 전화를 받습니다.

세끼 밥 먹는것처럼 전화하셔서 우리 부부. 아니... 아들의 세끼 식사와 일상을 너무너무 궁금해하시고

오늘은 호박볶아 먹었어요... 하면 호박에 관한 말씀을 10분 가량 풀어놓으십니다.

요리와 살림 지혜 등 제가 모르는 얘기나 도움이 될 만한 것들도 많아서 메모 하기도 하고

이제는 제가 질문을 많이 하니 다음날 통화할 때 어머니가 답변을 준비해서 말씀해주시기도 합니다.

잔걱정이 너무너무 많고 반복해서 말씀하시고 지나치다 싶을 때도 많지만

다행히 제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시어머님과 매일 통화하고 있어요.

헌데... 남편이 제 생일이라고 다시 전화 해 말씀드렸더니 절 바꾸라해서

네~ 어머님~♡ 했더니만

뭐가 뭐가 좋다고 맨날 그렇게 웃고 네~ 어머님~♡ 이냐.

추운데 빨리 들어가라. 밖에서 돈 쓰지말고 빨리 들어가라.

주말근무까지 하느라 고생하는데 넌 무슨 그런 영화보는 사치를 하냐.

너는 왜 너 생일이라고 미리 말 안하니. 니가 말 해야지 알지 내가 어떻게 아냐.

하고 전화 끊으셨네요.

처음으로 같이 전화드리자며 스피커폰으로 했는데 남편도 미안했던지 아무 말 못하고...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며 로맨틱하게 보내고 싶었던 생일이었는데

결국엔 과음하고 남편에게 왜 미리 시댁에 내 생일이라고 말씀 안드렸냐며 화내고

기분 상해서 그때부터 시어머님 전화도 안받고 있고...

'나 삐질라고 한다' 라는 시어머님 문자 받고 너무 속상해서 글 쓰네요.

정말 남편과는 연애하고 결혼준비하고 지금까지 잘 지내고 좋은데

왜 이렇게 시어머님때문에 맘 상할 일이 자꾸 생길까요.

이런 구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할 도리는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혼자만의 착각인가봅니다.

다음 주말이 시어머님 생신이십니다.

지난달 시부모님 결혼기념일 12월 24일에 시누이 주도하에 외식했는데 그때 말씀 하시길

이번 생신때 시어머님 7남매 모두 모이신다고...

포항, 울산에 7남매 모두 계신데 이번참에 겸사겸사 서울 아들 집들이 해야하지 않냐 하셨다고

그때 남편이 우리 집 좁아서 4명 이상 초대 못하고

어떻게 그 많은 사람 시간 다 맞추냐며 우리가 집에 내려갈테니

외삼촌, 외숙모, 이모, 이모부, 사촌들(모두 40명) 다 오라해서 고기 먹으러 가자 했더니만

계속 침묵모드여서 결정을 못 내리고 지금껏 어찌하나... 하고 있는데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나. 아내. 딸. 며느리이고 싶습니다.
IP : 210.2.xxx.14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효~!
    '10.1.20 12:30 PM (125.178.xxx.192)

    그 시모 참..
    며느님도 똑같이 하세요. 남들있을땐 잘하구
    없을땐 생까세요.

    정말 나이먹는다고 어른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정말 잘하거나 굽히지말고 사세요.
    그러다간 원글님 화병걸리겠네요.

  • 2. 아우
    '10.1.20 12:34 PM (180.71.xxx.181)

    숨막혀 기절 하것네
    어떻게 저렇게 하고 살아요?
    완전히 꼭두각시구먼,,,,우짜나,,,

  • 3. .
    '10.1.20 12:40 PM (125.139.xxx.10)

    남편하고 시엄니하고 하게 놔두셔요. 그리고 무슨 출근도장 찍어요? 밤 열시에 날마다 전화??
    소름이 다 끼칩니다

  • 4. 에효
    '10.1.20 12:52 PM (121.138.xxx.162)

    5살이나 많은 연상의 며느리가 맘에 안드신모양이네요.
    저도 손아래 시누 결혼시키고 결혼식 하느라 2년반 연애했었죠.
    밤 열시에 날마다 전화는 진짜 아니네요.
    전 그러고 못살거같아요.ㅠㅠ 고문도 그런 고문은 없을듯합니다.

  • 5. 어머님
    '10.1.20 12:58 PM (220.70.xxx.149)

    님이랑 단둘이 있을때 단호하게 말씀하세요..
    저도 시집와서 남편에게 잘하고 시부모님에게 잘하면서 살고 싶은데 자꾸 그러시면
    앞으로는 저도 달라질 것 같다고 자꾸 상처 주는 말 하지말고 앞으로 더 잘할테니 며느리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하세요 어머니가 계속 그러시면 저도 미운감정이 자꾸 자랄것 같다고
    정말 착하고 늘 웃는것보다 때로는 심지있게 굳은 의지로 말씀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렇게 얘기하다 보면 엄한 상황 (화나셔서 노발대발한다던가) 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절대 맘 약해지면 안됩니다.

  • 6. 오마이..갓..
    '10.1.20 1:08 PM (211.219.xxx.78)

    위의 '어머님'님의 말씀도 좋구요

    제가 보기엔 원글님 잘하려고 노력하실 필요 없습니다.
    전화는 무조건 남편과 스피커폰으로 같이 걸고 받으시고요
    무조건요 (남편도 자기 엄마가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혼자 받으실 때에도 남편이 집안 다른 곳에서 뭘 하고 있다면
    반드시 스피커폰..
    남편이 어떻게라도 들을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네~ 하시고 그냥 무시하는 방법도 좋아요

  • 7. ,,
    '10.1.20 1:22 PM (122.34.xxx.56)

    삐지던지 말던지....
    남편 전화도 몇통 랜덤으로 받지말고 못받았다고 전화가 좀 고장인가보다하면서
    시엄마 전화 스팸처리하고 한 일주일 내버려두세요.....

    죽이던지 살리던지 삐지던지 말던지 그냥 내버려두고
    남편있을때 스팸풀어두고
    시어머님 난리치는거 남편이랑 스피커폰으로 들어버리세요....

    무슨 밤 10시에 호박타령으로 10분씩...
    전화받아도 수화기 조용히 내려두고 딴일하시던지요

    읽기만해도 열받는 시모네요......

  • 8. ....
    '10.1.20 2:06 PM (222.109.xxx.42)

    나중에 나도 내 아들이 스무살도 아니고 서른 살에 다섯 살 더 먹은 연상녀 데려오면 흔쾌히 좋아 좋아 할 건지 한번쯤 생각해 보세요. 여자는 아이도 낳고 해야 하기에 여느 집을 막론하고 일단 반대부터 할 것이란 것도 염두에 두세요.

    그리고 첫 시어머니 생신인데 한번쯤 고려해 보세요.
    한 번도 안 해보고 못 한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해 보려고 하던지 아님 설득해 보세요.
    나이 먹은 며느리 안 좋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면도 있다는 걸 아세요. 며느리로서 첫 시부모님 생신부터 안 할 궁리부터 하는 거...

    가족이라는 것은 맞춰 가면서 살아야 하지 않나요. 갓 시집온 새댁이라면서 이런 모습은 좋아 보이지 않네요.
    가풍을 일단 배워볼 생각도 없고 단지 의무감으로 기본만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정말 나이 먹은 여자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겁니다.

  • 9.
    '10.1.20 2:14 PM (218.38.xxx.130)

    무서운 시엄니네요.

    님이 그렇게 살살 웃으며 대하니까, "니 죄를 니도 알렸다?" 이렇게 더 쎄게 나오는 거예요.
    한마디로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막 뻗대고 있는 거예요.
    "그럼 그렇지, 니가 나한테 죄 지은 거 맞지. 내 아들 뺏아간 년. 나쁜 년" 이렇게요..

    님이 계속 이대로 '잘하고 싶다' 생각하고 잘 대해드리려고 노력하면..
    아마 님이 속 썩어 문드러지고 한 5년 있다가 그때 가서 뒤엎고 싶어지실 거예요.
    일찍 바로잡으세요. 난 그런 대접 받을 만한 하찮은 여자가 아니다. 스스로를 대우하세요.

    침묵 모드에 약해지지 마세요. 님도 침묵하세요.

    현명해지고 싶으시다구요.
    대체 어떤 게 현명한 것이냐??
    시엄니에게 납작 엎드려 가정의 평화를 가져오고 내 맘의 지옥을 가져오는 게 현명한지
    시엄니의 삶과 나와 남편의 새로운 부부로서의 삶을 각자 지키는 것이 현명한지 잘 아시겠죠.
    다행인 것은 남편 분이 아예 못난 마마보이가 아닌 것 같다는 점입니다..

  • 10. ,
    '10.1.20 4:39 PM (118.33.xxx.93)

    저희 엄마 늘 하시는 말씀은,
    니 할도리는 다 해놔야 나중에 할말이 생긴다, 입니다.
    특히 생일이나 김장, 명절 제사 이런 큼직하고 눈에 보이는 것들은 더욱더요.
    그냥 지나가시면 나중에 남편한테도 서운한소리 들으실 수 있거든요.
    부부싸움중 80%가 저도 시댁때문인데.. 부부사이라도 좋게 유지하기 위해 시댁에 싫어도 해야할 때가 있더라구요.
    그래야 정말 나중에 남편과 싸움이라도 나고..시댁과 따져야 할 일이 생기면..
    난 내할일 다 했다. 이렇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뒷얘기 할때도 일단 먹고들어갑니다..

    아..쓰다보니..참 더러운 현실이네요..ㅠㅠ

  • 11. ..
    '10.1.20 9:31 PM (59.10.xxx.100)

    222.109님 참 대단한 효부 아니면 굉장한 시어머니시겠어요.
    아까부터 시집 이야기만 나오면 역성 드는 댓글 다시는 것 보니까요.

    남편분이나 아들은 처가 가풍 잘 맞춰 사나보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1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1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1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7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82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5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8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20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14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62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5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5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06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3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20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43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11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5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4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3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3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3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56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7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67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9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9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1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06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