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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무심한 당신 아들들을 탓하세요.

며느리 조회수 : 4,175
작성일 : 2010-01-18 07:05:46
어머님, 이번에 생신상 못 받으신게 그렇게 속상하셨어요?

제가 매년 한 상 차려드리다가 올해는 둘째 낳고 키우느라 못차려드렸더니 화가 나시나요?

저도 이번엔 힘들고 피곤하고..그래서 이번엔 외식 좀 하자고 애아빠한테 말했는데 들은 척도 안 하더군요.

애아빠 몇달을 놀아서 수중에 돈도 한푼 없어서.. 저도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눈딱감고 결혼 안 한 아주버님한테 빌붙어 간단히 외식 좀 하려고 했어요.

근데 아주버님 전화도 안 받으시고 문자도 냠냠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할거냐고 하루종일 물어도 묵묵부답인 내 남편님..

아버님과 싸우고 다신 안 보겠다는 남편을 저더러 어쩌란 말입니까.

정말 세상에 다시 없을 진상아버님..저도 대하기 힘듭니다..

저녁이라도 먹으려고 7시쯤 전화했더니 안 받으시고 8시 반에 전화주셨죠..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지금이 몇신데 전화하냐시며.. 이 시간에 무슨 밥이냐며..

왜 저한테 화를 내시나요??

며느리가 봉입니까? 며느리가 해결사에요?

그런 어머님은 제 생일이나 아시나요? 어머님과 같은달인데 이미 지나갔답니다. 모르셨죠?

남편이 제 생일이었다고 무슨 대화끝에 말나왔었는데 그냥 모른척 넘어가셨잖아요.


통화중에 화내시는 모습보고 황당해서 핸드폰 넘겼더니 남편이 내일 우리집에서 먹자고 하네요.

중간 설명 아무것도 없으니..역시 또 저만 나쁜며느리 된거 맞죠?

그러게 내가 아까부터 어떻게 할거냐고, 오늘은 외식하자고 그러지 않았냐고, 어머님 화나신 것 같은데 어떡하냐고 했더니

남편님 말씀이 가관이시네요.

"왜 나한테 짜증이야, 그러는 넌 자식아니냐?"

쿵.

그랬군요.

제가 시댁 자식이었군요. 왜 난 며느리로만 알고 살았을가요.

대한민국에서 언제부터 며느리가 자식이 되었던가요.

애앞에서 싸우기 싫어 입다물고 말았지만..짜증이 온몸에서 용트림 하네요.


항상 안좋은 상황에서는 제가 어머님 딸이 되고, 자식이 되네요.

널 딸같이 생각했는데.. 너도 자식인데..


근데요. 우리 진짜 엄마는 제 생일 그냥 넘기신적 없거든요?

깜빡 잊었더라도 나중에 전화해서 불러서 맛있는거 해주시는 분이 저희 진짜 엄마시거든요.

어머님도 당신 아드님 생일은 음력임에도 날짜 잘 챙기시던데요.

양력 제 생일은 결혼 이후 물어본 적도 없으셨죠.

그래도 저 아버님..어머님..아주버님까지 생신때마다 늘 직접 음식해서 한 상 차려드렸어요.

밖에서 외식하기 싫으시다고 늘 강조하셨잖아요.


이번 한 번 그냥 넘긴게 그리도 속상하셨어요?

근데요, 제 탓 마시고, 어머님이 무관심하게 기르신 아들들을 탓하세요.

그 효도 저한테 받을 생각 마세요.

저는 제가 우러러 나오는 만큼만 할거니까요.


그래도 오늘 저녁이면 저희집오셔서 생신상 받으실테니 너무 기분나빠하진 마세요.

물론 전처럼 잘 차려드리진 않을거에요.

생각할수록 기분이 안 좋아서요.




IP : 118.33.xxx.23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18 7:19 AM (125.137.xxx.165)

    골병듭니다. 적당히 하셔요~

  • 2. ....
    '10.1.18 7:38 AM (125.187.xxx.175)

    그거 다 속으로 삭히고 살다가 홧병나시겠어요...
    화병, 그거 공식 의학 병명이더군요. 홧병의 정의에. '한국인에게 나타나는 질병'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한국의 며느리에게'나타나는 병이라구요...
    이 글, 맘속으로만 담아두지 마시고 아이들 없는 자리에서 조용히 한 번 터뜨리시길...
    시부모님께 터뜨리기 전에 남편 버릇부터 고쳐 님편으로 만들어 놓으세요.
    어디 요즘 세상에 갓난이 둘째까지 키우는 며느리에게 집에서 상 차려 바치라고 한답니까?
    그렇게 사먹는 밥이 싫으면 자기 손으로 해먹든가 놀고 있는 아들내미를 시키든가...
    정말 이상한 사람들 많아요...며느리가 지 집 하녀인 줄 아나???

  • 3. 안타깝네요.
    '10.1.18 8:01 AM (121.130.xxx.5)

    어차피 하실거 미리 하셨으면 좋으셨을걸. 생신 당일 저녁 7시에 전화하셨으니 좋은 소리는 못 들으셨겠네요..저도 외식 싫어하셔서 늘 집에서 제가 친척들 다 불러모아서 상 차립니다만, 생신 당일날 7시에서야 전화 하신 건 실수신것 같아요. 안보고 사는 관계라면 모를까 생신이신데 저녁 다 먹었을 시간에야 전화드리면 당연히 화내시겠죠...안 차리실거면 미리 전화하셔서 이번엔 못 차리겠다고 아예 말씀하셨으면 좋으셨을걸. 결국 하실거 다 하시고 마음도 약한 분 같은데...이번엔 여러모로 속 상하셨나 봅니다.

  • 4. ...
    '10.1.18 8:14 AM (115.86.xxx.24)

    저도 어제 토,일한상 차린지라...

    동서는 두돌쟁이, 백일쟁이...저는 만삭..
    뭐 까짓거 죽는일 아니니까 차리긴 했는데
    저라고 남편이 2주째 말도 않하는데 생신상차리기가 기쁘겠나요.

    임신하니 설겆이도 안시킨다는 시집도 있더라구요.
    그런집 구경가고 싶어요..

    저도 별로 기쁘지 않아서 구색은 맞췄지만 힘은 뺐어요.
    원글님도...생신상에서 힘을 빼세요.

    미리 못차린다고 전화하는것도 웃기잖아요.
    자기들이 이번엔 외식하자던지..차리지 말라고 해야지.
    저 힘드니까 못차려요 이말...어떻게 해요.

    저도 우러나는것 만큼 하자고 마음먹지만
    항상 맘에서 우러나는것 보다는 쫌 더하게 되는게 며느리 자리인거 같아요.

    전 사실 욱하지만...이왕 하실거라도
    하기싫은거 알게되시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전처럼 지냈다면 아들이 돈을 버는지 말던지...
    아버지랑 아들이 사이가 좋던지 말던지...
    며느리는 며느리도리를 한다...뭐 며느리는 제껴놓고 생각하겠지요.
    어머니는 화가나더라도...원글님은 소심한 표현이라도 했다고 생각하시고
    맘푸세요. 이왕 차릴거 차리되 형편과 맘가는 만큼 하시구요.
    차차 외식할 날도 있겠지요.

  • 5. 모두
    '10.1.18 8:27 AM (121.169.xxx.246)

    남편에게 넘기세요.어머님~ 그렇잖아도 어찌해야되나 고민되서 애기아빠 의견 따르려고 답변 기다리고 있어요~ 저한테 통 얘기를 안해서.. 애기아빠랑 통화좀 해보시겠어요? 화내시면 애기아빠 바꿔드리구요.

  • 6. ..
    '10.1.18 9:07 AM (125.140.xxx.37)

    처음부터 잘하신게 화근이네요.

    근데 시어머님을 원망하시기보다 남편 먼저 잡으셔야겠어요.
    남편이 제역활을 못하고 계시네요

  • 7. 참지마세요
    '10.1.18 9:12 AM (210.222.xxx.193)

    홧병 나시겠어요.... 휴.
    우리 엄마가 거의 20년을 그렇게 살았어요. 할머니 고모 삼촌 시조카까지 여덟식구 같이 살면서 직장도 다니셨어요. 그러고 좀 지난 후 정신과 다니세요. 정신과라고 해서 이상하게 보시진 마시구요. 신경정신과. 밤에 잠을 잘 못 주무세요. 늘 소화도 안되고 건강도 안 좋으셨는데 다니는 병원 의사샘이 신경정신과 추천해주셔서..다니세요.
    웃기는건.. 신경정신과 다니면서 약 먹으면 보험 가입도 안되더군요.
    어쨌든.. 님. 지금 그렇게 계속 화를 누르고 살다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요. 꼭 님 건강 챙기면서 그 상황를 바꿔나가세요.

  • 8. 현랑켄챠
    '10.1.18 9:24 AM (123.243.xxx.5)

    형수님께 전화해서 생일 물어봐야겠어요..............~~.......ㅠㅠ

  • 9. 나 식모
    '10.1.18 9:30 AM (211.206.xxx.91)

    어차피 해야할 일이라면 내맘이라도 안다치게..몸은 아프면 쉬면되지만..
    원글님 백배 공감 입니다..
    조금만 하셔요..

  • 10. 둘리맘
    '10.1.18 10:01 AM (112.161.xxx.72)

    아휴
    남편 입을 톡 한 대 때려주고 싶네요

  • 11. ...
    '10.1.18 10:04 AM (124.54.xxx.210)

    남편 지금 놀고있는 상태면 시어머니가 생각이 있는 사람같으면
    저런 행동을 안할텐데요... 며느리 눈치 보야 하는것 아닌가요?
    아마 남편 결혼전에는 생일같은것 챙기지도 않았을 집 같은데..
    지금 제 큰 시아주버님댁은 아들 며느리 둘다 약사이고 풍족한가운데도
    생일 정말 간소히 미역국에 회 사갖고와서 한접시만 놓고 생일 넘깁니다.
    당일 저녁한끼 음식점에가서 먹고오구여.. 시누이들3있어도 절대 이렇다
    저렇다 말 안하고 음식점에서 선물드리는것 까지 해결하고 정말
    쿨하게 헤어집니다. 그러니 며느리는 시누이들한테 더 잘하고 ...
    시부모들이 개념만있어도 며느리들이 시댁을 진정 가족으로 느끼고
    살수있을텐데 총각때 제대로 하지도 않던것들이 꼭 결혼해서 가족운운
    하는것보면 정말 가소롭습니다.
    저희조카 명절때도 행주들고 상 닦아냅니다. 아무도 그모습보고 뭐라하지
    않습니다. 우리 큰동서도 남자도 해야한다며 설겆이까지 시키십니다.
    약국문 열어야하는데도 자기 할일 다하고 갑니다.
    며느리한테 효도 받을려면 자기가 잘해야지요..

  • 12. 원글님~~
    '10.1.18 10:05 AM (211.187.xxx.68)

    원글님 위로해 드리고 싶어요.토닥토닥~
    숙제하는 기분으로 얼른 해치워야 마음이 션한건데..
    원글님이 미리 물어보실때 남편이 나서서 나가먹자!하고
    외식하셨음 좋았을것을요.
    결국 욕 먹고 집에서 차리는건 그대로 하시고
    둘째도 어리고 힘드실텐데 어쩌나요?
    너무 잘하려 하지 마세요.
    기대치만 더더욱 높아지니까요.
    숙제는 안할수가 없잖아요.
    굳이 해야 한다면 숙제를 제출하는 선에서요.
    칭찬까지는 바라지도 말고 욕 안 먹을 정도로만요.
    스스로를 보호하는 선에서만 하세요.
    위로해 드리고 싶어요.
    일은 하게되고 욕은 미리 먹고 제일 속상하죠.

  • 13. 시엄마께
    '10.1.18 11:21 AM (122.37.xxx.14)

    이거 그대로 출력해서 드리면 안되는건가요??

  • 14. 그런데 홰
    '10.1.19 2:58 AM (112.155.xxx.50)

    자식 아니냐는 남편 말에 꿍하고 넘어가시는지요. 할 말이 많으셨을텐데. 자식이 아닌 건 자명하잖아요. 남편한테도 할 말 못하고 시부모한테도 못 하고 그러면서 그들이 알아서 원글님을 챙겨주시기를 바라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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